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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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를 통해서 2016년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그 상의 이름과 의미가 더욱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부커 상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불리는 줄리언 반스의 신작이 다산책방을 통해서 국내에 출간되었다. 

 

사실 줄리언 반스의 작품은 그의 명성에 비해 만나 본 책이 많지 않은데 이번에 선보인 신작 『연애의 기억』은 줄리언 반스가 쓴 유일한 연애소설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졌던 책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초로의 나이가 된 폴이라는 한 남자가 자신의 첫사랑(무려 50여 년 전의 일이다.)과 마주하게 되면서이다. 날카로운 첫사랑의 추억은 일흔의 나이가 된 남자에게도 그 영향이 컸나 보다. 반 세기 전의 추억을 돌이켜보는 폴의 이야기는 총 3장에 걸쳐서 진행된다. 

 

19살의 나이, 대학생이였던 폴은 여름방학을 위해 돌아온 집에서 수전 매클라우드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가 권한 테니스의 파트너였던 수전은 폴의 나이보다 훨씬 많아 48세로 이미 결혼을 해 두 명의 딸까지 둔 여성이다. 

 

나이를 초월해 두 사람은 그야말로 대화가 통하는 상대였고 이런 감정들이 맞물려 둘은 그저 테니스 파트너에서 애정어린 관계로 깊어지게 된다. 아마도 이런 배경에는 폴에게는 첫사랑이였던 수전이 나이에 답지 않게 위트있고 또 서로 말이 너무나 잘 통한다는 것에 있어서일테고 수전 역시도 남편의 가정폭력으로부터 지쳐있던 중 폴의 애정으로부터 분명 위안 그 이상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어쩌면 그 끝이 정해진, 파국으로 치닫기에 충분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수전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폴과 함께 떠나는 것이다. 그 순간에 두 사람은 분명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지도 모르고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닥쳐 올 결과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영원히 행복할것 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혼란과 고통으로 이어진다.

 

분명 그 스토리만 놓고 보면 다소 파격적이기는 하다. 두 사람의 나이도 그렇지만 그들의 상황도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통속적으로 보여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그저 통속소설로만 비춰지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줄리언 반스라는 명성에 걸맞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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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연발 건망증 투성이는 어떻게 기억력 천재가 됐을까?
조신영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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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연발 건망증 투성이는 어떻게 기억력 천재가 됐을까?』라는 제목에서부터 상당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과연 그 비결이 무엇일까? 이 책을 보면서 내 얘기다 싶은 사람도 있을테고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억력 천재'라는 단어에 포인트가 맞춰서서 그것이 궁금해 선택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책의 표지는 상당히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똘똘하게 보이는 남자분 뒤로 이미 감탄 중이라는 사장님은 어깨춤을 추고 있을 정도니 과연 어느 정도이길래 업무도 알지 못하던 사람이 업무 천재가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선 업무라는 특화된 환경보다는 보통 사람들 모두(예를 들면 학생, 일반인들 중에서도 암기력의 향상이 필요한 사람들과 같은)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인줄 알았기에 막상 또 책을 펼쳐보면 포괄적으로 응용이 가능해보여서 기억력 향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기억술, 기억법, 공부법 전문가라고 한다. 게다가 학습 코치이자 기억력 스포츠 선수(생소한 분야이다)로도 활동한다고 하는데 이것만 봐도 제목과 상당히 밀접한 그야말로 전문가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기억력 스포츠 선수가 뭘까 싶었는데 지난 2015년에는 중국에서 개최된 세게 기억력대회에 무려 대한민국의 대표로 출전하기까지 했다니 놀랍다.

 

이후로는 국제 기억력 대회에서 상을 수상하기까지 했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해 기억력을 선보인바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방송을 통해 한번쯤 봤을지도 모를 분인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기억의 원리부터 들여다 본다음 본격적으로 기억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서 연상 기억법, 약어법, 스토리 기억법, 영상화 기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실전에서 활용해볼 수 있도록 초/중/고급으로 수준별 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각각의 방법들에는 사진 등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직접 해볼 수 있고 스스로를 그 테스트를 기록할 수 있는 페이지도 마련해놓고 있기 때문에 책을 순차적으로 읽으면서 기억법을 익힌 다음에는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기억력 문제들을 직접 풀어본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게임을 하듯이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것 같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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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빈센트 디 마이오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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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르의 도서들을 불문하고 '실제', '논픽션' 등의 단어가 붙거나 말이 언급되면 일단 눈길이 한번 더 가는게 사실이다. 보통 이런 말들은 설마 이게 진짜일까 싶은 내용과 맞닿아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놀라게 되는 것도 있고 그 이상으로 무슨 일인가 싶어 호기심이 더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처음 『진실을 읽는 시간』을 접했을 때만해도 도통 내용을 짐작하기 힘든 제목 때문에 크게 관심이 없다가 책에 대한 소개글을 읽고서는 그야말로 반전급으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 되었다.

 

특히나 이 책은 법의학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그 내용이 드라마나 영화,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실제 범죄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 책에도 '실제'와 '사건'이라는 타이틀이 붙다보니 독자들의 입장에서 더욱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그 사건의 진실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추리가 아니라 법의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다루고 있는 『진실을 읽는 시간』은 책 속에 담고 있는 실제 사건부터 상당히 흥미로운데 2012년 초 미국에서 발생했던 인종 갈등을 촉발시킨 흑인 소년의 죽음을 다룬 사건부터 시작해 역시나 미국 텍사스에서 1980년대 초반 발생한 의문의 죽음에 얽힌 사건, 존 F. 케네디의 암살범에 대한 재부검 사건, 고흐의 죽음에 얽힌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사 속에서 이 사건들만 화제성을 띈건 아니겠지만 어찌됐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을 선별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은 분명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인 빈센트 디 마이오는 무려 40년간 9,000건 이상의 부검을 했다고 말하는데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소위 법의학의 세계에 대한 깊은 고찰, 그들이 직업인으로서 겪는 고충은 물론 이 분야의 전문 인력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 등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보통 법의학의 세계라고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유명한 미드 시리즈인 CSI처럼 현실이 그리 멋진 장면들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해서 법의학이라는 세계에 대한 지나친 포장을 넘어 현실적인 요소까지 알게 해주는 책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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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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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비슷한(거의 고정적인 포맷이다. 아주 가끔 이 포맷이 변경되니 말이다.) 포맷에 주인공과 그 이야기만 달리해서 오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월간 샘터 2018년 10월호에는 신미경 민화작가(「이달에 만난 사람」)가 소개된다.

 

민화라고 하면 왠지 한국사나 역사서에서 봄직한 부분인데 이렇게 작가라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신선하기도 했고 과거 속에 머문 그림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샘터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된 것 마냥 즐거웠다.

 

「할머니의 부엌수업」에서는 이우숙 씨의 '블루베리 불고기와 아로니아 전병'이 소개되는데 이름만 들어도 건강을 생각한, 그야말로 슈퍼푸드를 활용한 맛있음 음식 이야기와 함께 지난 이우숙 할머니의 70평생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것 같아 좋았다.

 

더욱이 두 요리의 레시피도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를 참고해서 만들어 보면 좋을것 같다.

 

이달 호에서 흥미로웠던 내용은 「디자인 이노베이션」 코너에 소개된 '플라스틱 시장바구니'였다. 오래 전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들고 다녔던 플라스틱 그 시장바구니,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그 물건이 패션이 된다니 패션의 세계란 참 신기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명품 패션 브랜드사에서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책정해 화제(다소 비난이 일기도 했던) 비닐 가방이 떠오르기도 했다. 

 

10월호의 특집 기사는 '내 단골 ○○을 소개합니다'이다. 단골이라는 것은 다른 곳보다 자주가니 익숙하고 또 그래서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다. 그중에는 아지트 카페가 있기도 하고 자전거 가게, 공예공방, 무려 25년 단골 음식점. 엄마로부터 물려 받은 단골 가게 등 다양한다. 문득 내 단골은 어디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외에도 샘터사에서 출간된 다양한 신간 도서들에 대한 정보들과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그곳에서도 정치 중심가인 여의도를 소개한 「감성마을 산책」도 좋았다. 그리고 여러 문화/예술 정보도 실려있기 때문에 참고해서 다양한 문화적 감상을 즐겨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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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줄 글배우의 마음 수업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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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니...

 

그래,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이상하게 내가 싫어지는 날, 그래서 내가 내가 아니였으면 싶고 다른 사람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날 말이다. 그런데 제목처럼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은 정말 다른 때보다 뭔가를 더 잘보고 싶었던 날이였던것도 같다.

 

하지만 그러질 못하니 더 큰 실망감에 괜시리 나 자신이 미워지고 한없이 못나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바로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 그런 감정에 휩싸인 날 이 책은 읽으면 참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애초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읽어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부제에서 그 답이 나오는데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 줄 글배우의 마음 수업'이라는 부분이 그러하다. 저자는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처음엔 주변사람이나 환경을 탓하다가도 결국엔 그 원인과 잘못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이를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과거 속에 머물며 현재와 미래를 향해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악순환처럼 스스로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더 큰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지게 하는 셈이다.

 

책은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감정에 지지 않고 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내가 행복해지 수 있도 또 좋은 관계를 맺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나답게, 그야말로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은 처음 에세이일까 싶을 정도로 글들이 간결하게 쓰여져 있어서 놀랬는데 차분히 읽어내려가다보면 위안과 함께 힘을 얻게 된다. 짧은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핵심을 찌르는 내용은 마치 나의 속마음에 들어갔다 나온것마냥 어찌보면 직설적일수도 있을 정도로 그러나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타의 그림도 사진도 하나 없이 그저 글로만 이루어져 있음에도, 어쩌면 그래서 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치 진짜 저자로부터 상담을 받는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이런 구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곁에 두고 수시로 어느 페이지든 펼쳐서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것만으로도 마음의 힘이 생길것 같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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