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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평점 :
흔히들 역사는 승자의 중심에서 쓰여진다고도 한다. 물론 사실에 입각해서 쓰긴 하겠지만 어느 정도 일리는 있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는 어떨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중심은 서구 중심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독 유럽 중심의 세계사, 그들의 업적 등을 중심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에 네이처와 타임즈를 비롯해 해외 유수의 언론과 매체가 추천하는 도서인 『과학의 반쪽사』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세계사, 그중에서도 과학사가 반쪽자리 였다는 것을 보여주며 알려지지 않았던, 그리고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많은 역사적 업적, 그 업적을 이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구인들이 중심이 된다. 그렇다면 아시아나 아랍권은 전혀 없었을까? 이 책은 절대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조차 낯선 인물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동안 알고 있던 과학사를 박학다식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나 유럽 중심의 과학자들, 그들이 이뤄낸 업적을 중심으로 배웠던 우리들에게 비유럽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이런 사람이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기 때문인데 그런 걸 보면 정말 편향적인 내용들을 우리는 배워왔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지금까지 쓰여진 그대로만 받아들여 왔음을 깨닫게 된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 존재가 언급되지 않았던 소위 ‘지워진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또 우리가 익히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물리학자나 천문학자들의 발견 내지는 이론의 발전 속에는 그 이전의 누군가가 영감이 되어주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데 이런 점들만 봐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유명한 과학자가 유럽에만 존재했을리가 없지 않은가!
책에서는 무려 대항해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간 후 신냉전 시대에 이르기까지 존재했지만 지워진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이 만들었던 세계사를 비주류의 세계가 아닌 주류의 세상 속으로 끄집어낸다.
과학사에 있어서 무수한 발전이 어느 한 대륙이나 한 나라, 그리고 한 과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의 위대한 발견은 그 앞 시대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영감을 주기도 했음을 보여준다.
방대한 분량의 내용이지만 67컷의 과학 삽화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유발과 이해를 돕고 있고 단순히 과학사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그속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과학과 역사, 그리고 정치의 이야기가 함께 어울어져 당시의 국내외적인 정세를 전체의 흐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점도 상당히 의미있고 흥미로운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