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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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노인자살률 1위. 부끄럽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자살률 1위도 그냥 1위가 아닙니다. 압도적인 1위입니다.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으며 3위와도 큰 격차를 보입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노인자살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노인자살률의 주원인은 노인빈곤입니다. 자녀 성장에 모든 돈을 쏟아 부어서 노후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습니다. 수명의 증가로 퇴직 후에도 20-3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급격한 경제성장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가져왔습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의 저자 김완씨는 특수청소부입니다. 특수청소부란 남들이 맡기 싫어하는 자살, 살인 등으로 인한 집을 청소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에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자살로 인한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자살한 사람의 상황과 심정을 알 길은 없지만 남겨진 빈 방을 청소하며 저자는 그 혹은 그녀의 사정을 헤아려봅니다. 


 대부분의 자살한 집에는 전기, 수도, 가스 등이 끊겨있습니다. 그리고 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전기, 수도, 가스 등을 끊겠다는 고지서가 폭력적으로 현관에 붙여져 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려 요금을 납부할 수 없게된 사람들에게 과연 그런 조치가 합당한 걸까요? 


 안타까운 사연들이 참 많았습니다. 책을 보며 저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도 홀로 남겨져 아무도 모른 채 죽어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생깁니다. 


 대학에서 시를 전공해서 그런지 저자의 글이 좋았습니다. 약간 더 담백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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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4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마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데도 여전히
사회 복지의 사각 지역
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씁쓸하네요.

고양이라디오 2022-10-14 15:15   좋아요 1 | URL
네 씁쓸하네요.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유예기간을 준다던가 하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네요.

프레이야 2022-10-14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수청소 일이 정말 고되기도 하지만 이웃들 불평과 현장을 보며 감당해야 하는 감정노동까지 힘들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 보면 감사한 직업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10-14 17:42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왠만한 사람은 못할 직업인 거 같아요. 감사한 일입니다.
 
개구리 수프 - 삶이, 우리를 향해 돌을 던질 때
아잔 브라흐마.궈쥔 선사 지음, 남명성 옮김, 각산 감수 / 해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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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글은 항상 좋습니다. 계속 꾸준히 읽고 싶습니다. 삶이 우리에게 주지 않는 것을 바라지 않고, 삶이 우리를 향해 돌을 던질 때 우리가 더 자애로워질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스님의 말씀과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다른 책에서 봤던 내용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좋은 글은 반복해서 읽어도 좋으니까요. 그런데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글을 쓰면서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개구리 수프는 비유가 아닌 말 그대로 개구리 수프입니다. 물론 비유적 의미도 있지만 일단 스님들은 먹을 게 없어서 작은 개구리들을 넣어서 수프를 끓여 먹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 글을 읽을 때는 깨닫지 못했는데 스님은 육식은 안하시는 거 아닙니꽈~!? 책을 다시 확인해봐야겠네요.


 불교는 마음공부하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최고인 거 같습니다. 다양한 우화와 이야기, 부처님의 말씀들도 너무 좋습니다. 아잔 브라흐마의 다른 책들을 이어서 읽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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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13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개구리도 ˝육˝은 ˝육˝이네요..

개구리수프가 비유가 아니라니^^;;;

고양이라디오님,
저는 좀 게을러서 아잔브라흐마 직접읽으려면 쫌 나중이 될 거 같은데, 좋은 글 올려주시면 계속 읽고 갈게요. 아잔 브라흐마 스님 온화해보이시는 동시에 에너지가 컴 화면을 뚫고 나올 듯 강해보이시네요. 구글에서 찾아보니

고양이라디오 2022-10-14 10:12   좋아요 1 | URL
네ㅎ 얄라님을 위해서라도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글 계속 읽고 올려야겠네요.

덕분에 저도 처음으로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얼굴을 봤습니다. 생각했던 이미지랑은 다르지만 미소가 참 아름다우시고 에너지도 넘쳐보이시네요.

책에서 갖은 고행을 견뎌내는 걸 보면 체력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ㅎ;;;
 














 

 아래는 책을 읽고 좋았던 부분들입니다^^



 나는 수없이 많은 벽돌을 쌓아올렸다. 벽돌 위에 벽돌. 그냥 쌓아올리도록 했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실제로 쌓아올리기도 했다. 나는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건물을 지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벽돌을 하나씩 쌓으면서 나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꼭 뭔가를 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배웠다.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해야만 한다. 나는 명상원 건물을 지은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런 교훈을 마음속에 지어 올렸다. 


 (중략)

 

 나는 여전히 내가 생각했던 대로 명상원을 지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뭘 하든 우리는 제대로 된 방식, 또는 잘못된 방식에 대한 우리 생각이 아니라 사람들을 먼저 우선시해야 한다. 

 초, 향 그리고 꽃.

 우리는 언제나 다정하게 행동할 수 있다.

                         p-64,65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명상원이 들어설 부지와 규모를 두고 선배 스님과 열흘 동안 논쟁을 벌였습니다. 급기야 서로 말도 섞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정신을 차리고 선배 스님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가장 다정한 방식을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그동한 가장 다정한 방식보단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을 따랐던 거 같습니다. 가장 다정한 방식이 때론 더 좋은 방식일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이 아니라 사람들을 먼저 우선시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열흘동안이나 논쟁을 벌일 정도로 중요했던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스님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이 읽은 책입니다. 롭상 람파의 <나는 피벳의 라마승이었다> 입니다. 그는 자신이 티베트의 린포체가 환생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아일랜드에 사는 배관공이었습니다. 아주 잘 쓴 재밌는 책이라고 합니다. 읽어보고 싶습니다. 3권까지 있는데 절판되었네요. 



 책속에 좋았던 구절을 더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결혼 결정은 별로 큰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결혼하고나서 어떻게 하느냐죠." 


 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의 가슴을 믿어라. 그리고 내린 결정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p110-111 



 삶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건 항상 우리가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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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06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가우십니다 고양이라디로님...중략..나오기 전까지는.고양이라디오님 1인칭.고백인줄 알고 읽어내려갔어요 ㅎㅎ바쁘신데 명상(원)까지.챙기시는구나하고요 ^^

고양이라디오 2022-10-07 12:36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요새 책을 많이 못 읽어서... 다시 열심히 읽어보려고요^^

오해가 있을까봐 글 수정했어요ㅎ

나는 수없이 많은 벽돌을 쌓아올렸다. 근데 첫 문장으로 괜찮은 거 같네요!^^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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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릴 적에 겁이 없었다. 나는 다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깡이 좋고 배짱이 좋았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똥배짱' 이란 별명을 지어 준 적도 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적이 없었다.


 그러던 중학교 때 어느 날 학교에 구급차가 왔다. 친구끼리 싸우다 한 명이 크게 다친 것이다. 머리가 깨져서 피가 철철 흐르고 붕대까지 감은 모습을 봤다. 그 때 비로소 나도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체를 바라보면서, 그 사람이 떠났으며 이제 더 이상 삶이라는 경기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아님을 안다. 시체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보고, 자기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것임을 안다. 눈으로 보는 것은 스스로 알아차림을 부르는 것이다. 그것은 지혜의 시작이다. -p248-249  

 

 눈으로 보는 것은 중요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시각적인 정보는 강렬하다. 우리가 자극적인 영상에서 눈을 때지 못하는 이유다. 우리는 죽음과 시체와 격리된 삶을 살아간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죽음은 집 안에서 이루어졌고 시체는 관 속에 있고 매장되었다. 장례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효율, 편의성을 원칙으로 죽음, 시체가 병원, 장의사 등의 외부의 손에 넘어갔다. 죽음, 시체는 커튼 뒤에 가려졌다. 


 눈으로 보지 않으니 죽음에 대해 묵상하는 일, 경험은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죽음이 주는 지혜를 잃어버렸다. 고대 로마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메멘토 모리' 문화가 있었다. 죽음을 상기시키는 문화가 있었다. 그 때는 죽음이 훨씬 가까웠다. 대부분의 아이는 10살 이전에 죽었다. 10살 넘게 살아있는 것만 해도 행운이었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죽음과 시체를 관리하고 대하는 문화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던진다. 저자는 어렸을 때 대형 쇼핑몰에서 죽음을 목격한다. 자기 또래의 어린 아이가 높은 데서 떨어져서 죽은 것이다. 그 때부터 그녀의 죽음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중세 역사를 전공했다. 그래서 글이 유쾌하면서도 글에 해박함이 들어있어 더욱 좋았다.


 저자는 한 화장터 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시체가 어떻게 운반되고 처리되는지에 대해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 죽음이 주는 엄숙함이 어떻게 자본주의적으로 다뤄지는지를 보는 것은 안타까웠다. 특히나 다양한 죽음과 다양한 시체를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나도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죽음에 대해 아직 많은 책을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좀 더 이어서 읽어보려 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자. 죽음이 삶을 밝히는 연료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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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19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체 재횔용이란 책이랑 함께 읽었는데 그 책도 좋았어요 라디오님 *^^*

고양이라디오 2022-09-20 10:56   좋아요 2 | URL
찾아보니 읽고 싶은 책이네요! 근데 품절이예요ㅠㅠ

도서관에서 구해봐야겠네요

얄라알라 2022-10-05 02:31   좋아요 2 | URL
최근 뉴스에서 기사 뜬 거 보고 이 책 생각 나더라고요^^ mini74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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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값진 독서였다. 지성과 영성을 모두 채워주는 감사한 독서였다. 


 이어령씨를 책으로 처음 만났다. 책을 보기 전 강연으로 이어령씨를 만났는데 강연이 너무 재밌고 좋았다. 강연을 본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이어령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더욱 좋았다. 


 이어령씨는 우리나라의 지적 거인이셨다. 다방면으로 활동하시고 문화부장관까지 지내셨다. 88올림픽 공연을 진두지휘하시고 하시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세우셨다. 


 이어령씨를 움직인 것은 호기심이었다. 즐거움과 호기심. 그 덕분에 다방면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셨다. 그 때 그 때 재밌는 일을 즐겁게 하셨다. 르네상스형 인간이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과 문제제기 능력이 뛰어났다. 때문에 세상살이가 쉽지 않았다. 오류를 참지 못하는 성격탓이었다.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질문을 던지면 혼나기 일쑤였다.   


 이 책은 김지수 기자가 이어령씨의 암투병 중에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이어령씨는 암, 죽음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도 죽음은 처음이었다. 죽음의 공포도. 담담하지만 솔직하게 죽음의 공포를 고백하는 이어령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주제와 여러 이야기를 넘나들어 재밌었다. 특히나 그가 들려주는 성경이야기가 재밌었다. 그의 책들을 더 많이 읽어보고 싶다. 그래서 책 두 권을 구입해서 한 권을 읽고 있다. 읽고 있는 책은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란 책인데 일본에서 일본문화를 분석한 뛰어난 책으로 평가받았다. 일본문화에 대한 그의 논리와 근거가 설득력 있다. 재밌게 읽고 있다. 


 값진 이야기와 인생 교훈이 많이 담긴 책이었다. 인생 스승이 들려주는 마지막 수업 꼭 들어보시길. 



 P.8

 지금 이 순간, 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특별한 수업의 초대장을 건넨다. 위로하는 목소리, 꾸짖는 목소리, 어진 목소리...... 부디 내가 들었던 스승 이어령의 목소리가 갈피마다 당신의 귓전에도 청량하게 들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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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09-15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은지 거의 20 여년이 되가네요
<흙속에 저 바람속에>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참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요

김한길님의 <눈뜨면 없어라>도 따님 이민아님과의 미국에서의 신혼 일기가 나오죠
우리는 그 끝이 어찌 될 지 이미 알고 있지만..

따님 이민아목사님도 생각이 많이 나네요. 이혼과 암투병, 둘째아이의 자폐와 실명위기, 그리고 큰 아이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감당하기 힘든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하나님이 준 소명을 의해 믿음으로 이겨낸 분..

고양이라디오 2022-09-15 18:58   좋아요 1 | URL
책에서 따님 이야기도 나오던데, 정말 숱한 시련 속에서도 주위에 빛이 되는 분이였네요.

<축소지향의 일본인> 벌써 20년 전에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b

저도 늦게나마 이어령 선생님을 알게 되어 앞으로 읽어나가려 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