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 브람 스님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도 좋았다. 책을 읽고 바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지혜가 가득한 책이다. 잊어버리고 살았던 지혜들, 실천하지 못했던 지혜들을 다시 만났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지혜들만 기억하고 잘 실천해도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좋은 내용들이 많아서 기록하고 소개하고 싶다.


 그래서 일이 잘 안 풀리면 바깥으로 화를 풀지 말고 가슴에 잘 묻어두십시오. 왜냐하면 인생에 모든 고통과 실망은 바로 지혜와 자비심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비료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인생에서 조금 더 지혜로워지고 자비로워지는 방법입니다. -p25


 고통과 실망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지혜와 자비심을 기르고 싶다면.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잘 알 것입니다. 꽃에다 물을 주면 꽃이 자라고, 잡초에 물을 주면 잡초가 자랍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씨앗을 바라봐야 합니다. 여러분이 이런 점을 이해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아름다운 씨앗에 물을 주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사람을 도울 수 없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상황을 충분히 깊이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 사람의 좋은 부분을 알아보고 , 거기에 물을 줄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중략)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 안에 있는 좋은 것을 알아보고, 거기에 물을 준다면, 바로 우리의 행복과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같이 따라올 것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저녁 집에 돌아가면 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종이에 잘 써서 가족들이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날마다 소리내어 읽으십시오.

 '꽃에다 물을 주면 꽃이 자라고, 잡초에 물을 주면 잡초가 자란다.' -p42~43


 이 글을 읽으면서 반성했습니다.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꽃에다 물을 주면 꽃이 자라고, 잡초에 물을 주면 잡초가 자라났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러분, 긴장을 푸십시오. 그러면 피로함이 훨씬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나흘이나 닷새만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내면 피로함이 모두 사라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p77 


 긴장을 풀고 쉰다. 저는 이것을 잘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이것을 실천해보니 오늘 훨씬 피로함이 덜합니다. 피곤할 때는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할 것!



 내려놓기, 느긋하게 하기, 멈추기.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살면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몰라서 생긴 스트레스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위험한 무기와 같습니다. 여러분의 육체적, 정신적 질병들은 대부분 이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납니다. (중략)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푹 쉬고 휴식할 수 있습니다. -p84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푹 쉬고 휴식할 수 있습니다. 


 

  아잔 브람 스님의 책을 다시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제겐 많은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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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2 1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려 놓기 느긋하기 멈추기...참 좋은데 또 어려운 거 같아요.. 아무 생각 말고 잠시 멈추려면 꼭 저녁은 뭐 하지? 이런 잡생각이 ㅠㅠ 스님이 쓰신 책이군요. 좋은 글 많다니 궁금해집니다.!

mini74 2022-09-02 14:1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진짜 ㅎㅎㅎ 외국인 스님이라고 생각한 !!! 고양이라디오님과 골드문트님 고민 많으셨을듯 ㅠㅠ

고양이라디오 2022-09-02 15:16   좋아요 2 | URL
외국인 스님 맞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잔 브람은 법명? 같은 겁니다. 아잔은 스승이란 뜻입니다ㅎㅎ

내려놓기, 느긋하게 하기, 멈추기. 정말 어려운 거 같습니다. 그래도 쉴 때는 푹 쉬라는 말이 있듯이, 잠시라도 내려놓기, 느릇하게 하기, 멈추기를 실천해봐야겠습니다ㅎ

Falstaff 2022-09-02 14: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잔 브람 스님˝을 요하네스 브람스의 남동생이나 숨겨놓은 사생아 등으로 때려잡고, 아잔 브람스 님, 이라고 읽은 1인입니다. ㅠㅠ

mini74 2022-09-02 14:18   좋아요 3 | URL
골드문트님 저 좀 쪽팔리니까 오늘 오후 북플 쉬고 다시 돌아올게요 *^**

Falstaff 2022-09-02 14:31   좋아요 3 | URL
작가 소개 보니까 진짜 ˝중˝ 맞는데요. ㅎㅎㅎ 괜히 그러셔....

고양이라디오 2022-09-02 15:17   좋아요 2 | URL
아잔 브람스 님... ㅎㅎㅎ 최근에 출간된 책에서는 아잔 브라흐마 라고 되어있던데 앞으로 그렇게 불러야겠네요ㅎ...

얄라알라 2022-09-02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에다 물을 주면 꽃이 자라고, 잡초에 물을 주면 잡초가 자란다.

얼핏보면 초등학생도 쓸 수는 있는 단순한 문장같은데

내용이 너무너무....깊네요.

이 문장, 제 9월 2일, 오늘의 문장으로 꼽고 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9-02 16:52   좋아요 0 | URL
단순한 진리인데 너무나도 잊고 사는 거 같아요ㅠ

감사합니다^^!
 
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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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이 옳은가>는 윤리에 대해 다룬다. 우리는 탈진실이라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사실로 자신의 신념을 강화한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혐오한다. 사형제도, 최저시급, 감세와 증세, 부동산 정책 모두 윤리와 관련이 있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공정한가? 과연 답은 존재하는 가?


 저자의 대답은 답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답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윤리도 변화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던 것은 윤리가 변화하는 중요 요인이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노예 제도가 사라진 것은 인류의 의식이 진보해서였을까? 과거보다 우리가 더 착해져서일까? 노예제도가 사라진 것은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부터 였다. 농장의 노동은 노예들에 의해 운영되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장은 사라지고 노예의 필요성은 떨어졌다. 대량생산된 물품을 소비해줄 소비자가 필요해졌다. 그렇게 노예는 노동자가 되었다.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노예제도가 없어진 것은 우연일까? 산업화가 먼저 진행되었던 미국 북부와 대농장으로 유지되었던 미국 남부와의 노예제도에 대한 입장차이는 과연 도덕, 윤리의 차이였을까?


 우리는 현재의 윤리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는 안된다. 과거에는 아무리 정의롭고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노예제도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우리가 매일 호흡하는 산소에 의문을 가지지 않듯이. 과거의 사람들을 모두 노예제도 찬동자로 낙인 찍어서 그들의 업적과 사상을 부정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현재의 윤리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또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또한 미래 세대에게 수많은 부분에서 비윤리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 도축, 동물보호 등등. 한 예로 과거에는 인공수정 같은 것은 비종교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의해 인식도 변화했다. 요즘 누가 인공수정을 비윤리적이라 말하겠는가? 기술의 발전은 윤리의 기준을 바꾼다. 


 앞으로 기술은 끝없이 발전할 것이다. 그 때마다 우리의 윤리는 시험받고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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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좋았던 글들을 옮겨본다.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p95


 사람들은 자기 비밀을 털어놓은 후 반드시 그 사실을 후회하기 때문이다. -p232



 자신은 가정생활에 적합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멘시키는 잘 알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상대일지라도 타인과 일상을 공유할 수는 없다. 그는 매일 고독한 집중력을 필요로 했고, 그 집중력이 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흐트러지는 것을 참지 못했다. 누군가와 함께 생활한다면 언젠가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될지 모른다. 그 상대가 부모이건, 아내이건, 아이이건. 그는 그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p239



 시간이 내 편이 되리라고 믿어야 한다. -p294 



 진실이 사람에게 얼마나 깊은 고독을 가져오는지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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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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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5년 만이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신기하다. 2017년 7월 29일에 <기사단장 죽이기 2> 리뷰를 썼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짜에 리뷰를 쓴다.


 멋진 제목이다. 기사단장 죽이기. 나는 하루키의 문장을 사랑한다. 그의 참신하고 설득력있는 비유들을 사랑한다. 이 소설은 멋진 메타포(은유)와 이데아까지 등장한다. 기사단장은 누구일까? 왜 그를 죽여야 할까?


 (스포일러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데아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인다.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소설 속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혼을 담아. 하지만 그 그림을 발표하지 않고 숨겨놓는다. 소설의 주인공이 그 그림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멘시키라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신비한 인물도 등장한다. 그는 때로는 주인공의 조력자이지만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깊은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루키는 왜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그림을 들춰내야 했을까? 그 그림을 들춰내지 않았더라면 일본의 극우들에게 공격받을 일도 없었을텐데. 


 그 이유는 하루키의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P.51


 어쨌거나 아버지의 그 회상은, 군도로 인간을 내려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하나의 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 체험으로, 달리 말하면, 아버지 마음을 오래 짓누르고 있던 것을 - 현대 용어로 하면 트라우마를 - 아들인 내가 부분적으로 계승한 셈이 되리라.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고, 또 역사라는 것도 그렇다. 본질은 '계승' 이라는 행위 또는 의식 속에 있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P.97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소설 속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빈 유학 당시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린다.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침략했다. 나치 고관 암살계획을 세웠다 실패하게 된다. 아마다 도모히코는 구사일생으로 일본으로 송환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살해되었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도 함께. 

 나치 고관 암살 계획이 있기 전 아마다 도모히코의 동생은 징병되어 난징대학살을 겪고 일본으로 돌아와 자살한다. 그 일이 아마도 아마다 도모히코가 암살 계획에 가담하게 된 원인이 되었으리라. 아마다 도모히코는 실패한 암살 계획을 그림을 통해서 실현시켰다고 유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사단장은 나치 고관이 아니라 역사 속 악의 은유로 생각할 수 있다. 히틀러, 나치, 홀로코스트, 난징대학살과 같은. 소설 속 주인공은 이데아로서, 은유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임으로서 열린 고리를 닫는다. 역사 속에서 실현됐어야 하지만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실현한다. 


 하루키의 아버지도 중일전쟁 때 징병당해 전쟁을 겪었다. 하루키의 아버지는 난징전에는 참전하지 않았지만 그와 유사한 일들을 경험했고(이를테면 일본인 포로의 목을 베는 일) 그 이야기는 어린 하루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은 어두운 역사를 덮어 버리려 하지만 하루키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들춰낸다. 

    


"내가 이글에서 쓰고 싶었던 한 가지는,

전쟁이 한 인간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위 글은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 대한 하루키의 답변이지만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한 답변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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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30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월 29일이 의도된 날짜가 아니라 우연이라시는 거죠?^^ 신기하네요 5년의 시차

고양이라디오 2022-07-30 22:03   좋아요 2 | URL
네ㅎ 예전에 쓴 리뷰를 보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우연히 같은 날짜 더라고요^^

5년 후에 또 읽어야겠네요ㅎ

얄라알라 2022-07-30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연. 좋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7-31 10:23   좋아요 0 | URL
저도요ㅎㅎ
 
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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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5년 만에 재독이다. 2017년 7월 22일에 <기사단장 죽이기 1>의 리뷰를 썼다. 리뷰를 읽어보니 더 쓸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리뷰다. 아래는 예전에 쓴 리뷰!


 https://blog.aladin.co.kr/708700143/9478792



 요즘 행복하다. 행복감을 자주 느낀다. 행복의 원천은 운동, 독서, 일이다. 요즘 거의 매일 꾸준히 런닝 30분을 하고 있다. 런닝을 못하면 걷기라도 한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운동을 쉬고 푹 휴식을 취한다. 런닝하는 동안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니 체력이 좋아지고 체력이 좋아지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운동만한 게 없다. 어제 쇼핑을 했다. 아디다스에서 여름 런닝복을 구입했다. 반바지 1개와 상의 2개. 쇼핑도 재밌다.


 그리고 소확행인 독서. 독서를 하는 과정도 즐겁지만 런닝을 하면서 느끼는 곧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좋다. 독서-런닝-독서로 이어지는 루틴이 만족스럽다. 현재 독서의 중심은 하루키의 소설이다. <1Q84>를 읽고 <기사단장 죽이기>를 이어 읽고 있다. 역시 재밌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일도 다시 잘 되고 있다. 그동안 일에 소홀하기도 했고 외부 환경이 좋지 않기도 했다. 코로나, 코로나 후의 경기침체. 하지만 열심히 일하니 일이 잘 된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새 외부 상황이 좋아졌거나. 아무튼 일도 열심히 하니 보람있고 잘 되니 즐겁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건 5년 밖에? 안됐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덕분에 스포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기억에 남아있던 건 등장인물들 정도이다. 화가인 주인공과 건너편에 사는 멘시키씨. 그리고 13살 소녀가 있었다는 것. 주인공의 이혼도,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도, 이데아인 기사단장도, 멘시키씨와 13살 소녀의 관계도 전혀 기억에 없었다.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전혀 감이 안온다. 



 예전에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고 나서 가장 놀랐던 건 하루키씨가 화가의 그림을 그리는 과정 등을 상세히 묘사한 부분이었다. 나는 당연히 철저하게 조사해서 묘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어디선가 인터뷰에서 보니 조사는 전혀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대로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고 화가에게 확인해보니 놀랄만큼 그 과정이 같았다는 것이다. 화가도 작가와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작업을 할 거라 생각하고 조사없이 생각한대로 묘사했다고 한다. 놀라웠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재밌다. 재밌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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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21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싸!!!! 고양이 라디오님 30분씩 달리시는군요!!! 와 좋아요! 행복감을 많이 느끼시는 이유 중 하나가 달리기라 하시니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5년 만의 재독, 옛 친구, 옛 연인 만나는 느낌일것 같아요.

저도 만약 5년 전 읽었던 작품 읽는다면 과연 얼마나 기억을 해낼지...겁이 슬쩍 납니다 ㅎ

고양이라디오 2022-07-21 18:20   좋아요 3 | URL
저는 특히 기억력이 안 좋아서 진짜 많이 잊어버립니다ㅎ

오늘도 퇴근하고 바로 달려야겠어요^^! 새옷 입고 달릴 생각하니 좋네요ㅎ

mini74 2022-07-21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랑 작가랑 도구만 조금 다를뿐 작업방식은 비슷할거 같아요. 소확행 독서 ㅎㅎ 라디오님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많이 , 잘 풀리시길 *^^*

고양이라디오 2022-07-21 18:22   좋아요 2 | URL
그런가봐요 정말.

mini74님 감사합니다^^! mini74님도 앞으로 좋은 일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