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이렇게 어두운데, 걷다가 지쳐 다리 부러지게 아파 주저앉게 생겼는데,
하느님, 도대체 어딜 가셨나이까... 하노라니,
이 양반, 미용 학교엘 가셨구만. 

미용 학교에 가서 네일 아트를 배우신 모양인데,
아, 인간의 손이 이토록 아름다울 줄이야,
하느님도 잊고 살았던 아름다움이 인간에게 오롯이 담겨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인간이 하늘이다... 하고 말해 보아도,
마음이 곧 하늘이다... 고 해도,
잡히지 않는 하느님의 모습을 '그리운 메이 아줌마'의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가 보여준다 

하느님은, 네 마음에 있지 않다. 

하느님은... 하나님이라고 우기는 너희네 성경 속에 있지 않다. 

하느님은... 그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는 곳 어디든,
우리가 하는 일 무엇이든,
거기서 우리를 상대하고 계신다. 

내가 가수라면 하느님은 진심을 다해 팬레터도 보내 주신다.
그 하느님께 가수들은 이렇게 개무시하는 답장을 쓴다. "제발 정신 차리시우~." 

죽어 봐야 저승을 아는 것도 아니듯, 하느님을 만나 봐야 그 존재를 아는 것도 아닐 것. 

우리 사는 어디든,
내가 하는 행동 무엇이든,
가장 목말라 할 때 한 방울 물방울이 하느님 임재하신 그곳이란 이야기를 재미있게 늘어 놓는다. 

아이들에게 세상의 오묘함을 들려주기 좋은 책이다.
제발, 예수 안 믿으면 지옥간다는 사람들, 이 책 한번 읽어 보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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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껜 아이들 푸른도서관 33
문영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애니깽... 김영하의 검은꽃에서 한번 다루었던 소재였다. 

일본 넘들이 조선인들을 멕시코 애니깽 농장으로 팔아먹었던 사기사건.
돈과 자유를 바라고 각기 다른 꿈을 가진 이들이 엘도라도를 꿈꾸며 건너간 태평양 너머 멕시코에선, 태양과 날카로운 에네껜 잎사귀들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니깽, 또는 에네켄은 섬유질로 굵은 밧줄을 꼬는 재료가 되는 식물이란다.
선박 등에서 쓰는 밧줄을 만드는 질긴 섬유질. 그걸 채취하기가 얼마나 힘들까말이다. 

어제는 경술국치일이었다. 내년이면 이제 100년이 되는 경술국치일.
그러나,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국치는 돌아올 것이다. 

제대로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국수주의만 주입하려 들다가는,
결국 역사의 덫에 걸려 역사를 잃고 말 것이다.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지금, 한국 땅에서 몸부림치며 삶을 이어가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과 백년 전 하와이에서, 멕시코에서 죽지못해 살아남은 그들의 삶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넓은지... 돌아볼 일이다. 

110쪽. '무'가 표준어가 된 지 이미 20년이 넘었는데, '무우'가 아직 나옴은 아쉽다. 
277쪽. '기민'에 한자어를 병기했는데, 饑民은 굶주린 백성이란 뜻이다. 디아스포라는 굶주림보다는 棄民, 즉 버려진 백성, 국가가 버린 백성쪽이 가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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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8-3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교정이네요.
편집자가 두려워하면서도 좋아할 독자이신듯해요

글샘 2009-08-31 13:16   좋아요 0 | URL
악, 편집자가 아니라 바로 작가께서 ^^ ㅋㅋ
글쎄요. 좋아할까요?

문영숙의글방 2009-08-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에네껜 아이들의 저자 문영숙입니다. 님의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 짚어주셔서 정말 고맙네요. 한자 부분 제가 착각했군요. 지적해주신 내용 재판에 참고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글샘 2009-08-31 13:17   좋아요 0 | URL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이렇게 놀러와 주시니 영광입니다. ^^
 
놀라운 탐험의 역사 - 암흑의 바다를 건너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까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 백과 2
실비 드렘 지음, 권지현 옮김, 코뮈니카지온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장점은... 지구를 한눈에 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간이 어디서 살다가 어떤 땅들을 언제 누가 탐험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그림들과 함께 가득 들어있다. 

인류 최초의 탐험
태평양, 대항해 시대, 대륙, 산, 극지, 사막 등의 탐험 이야기는 유명한 것부터 낯선 것까지 다양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 만족하거나 매몰될 때, 어떤 이들은 낯선 땅을 찾아서 배를 부리거나 낙타를 탔다.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목로주점에 마주 앉아서,
낙타를 사고 로프를 사고, 길을 떠나는 꿈을 이야기한 그들은,
실제로 길을 나섰다. 그리고 그들이 간 행로는 '길'이 되었다. 

프랑스 초등학교 부교재로 선정되었다는 이런 책. 

한국도 이제 교과서를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
1만원 정도의 교과서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3,4만원 가량의 교과서와 부교재를 대여하는 방법도 좋겠다. 질 좋은 책들을 다종다양하게 구비해 두고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꼭 필요한 것들은 워크북 형태로 학교에서 인쇄해 써도 될 것이다.  

초등학생 정도나 중학생 정도라면 지도와 함께 사람 이름, 지역 이름 등도 공부가 될 법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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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06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봐도 재밌을것 같은데요.^^

마냐 2009-09-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요...역시 간만에 서재를 여유있게 돌아다니는 주말 오전. 감사한 글들이 눈에 들어오는 군요.

글샘 2009-09-06 23:07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좀 비싸긴 하지만, 세계 지도와 발견의 역사 등이 잘 그려져 있었어요.
 
신사 고양이
메이 사튼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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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애완 내지 반려 동물'을 기르게 하는 일은 재미있고, 흥미롭고, 지혜롭고, 부지런함을 가르치는 일이다.
인간의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동물이란 존재는 함께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같이 놀 수도 있는 개체인 것이다.
그런 대목에서 이 소설의 제목 'The fur person'은 상당한 시사점을 가진다. 

그런데 제목이 '털북숭이 인간'이라면 아무래도 어색하니깐... 신사 고양이로 붙였는데...
본문 속에서도 털북숭이 인간은 여간 튀어보이는 게 아니다. 그 튀어보임은... 어색함이다. 

어휘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틀린 것은 아니겠으나, 그 말이 고양이 선생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털달린 녀석이라든지, 털있는 존재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신사 고양이, 이름까지 톰 존스라고 붙은, 나름대로 가정부까지 두 명을 거느리는 녀석의 사고와 시선을 따라가는 여정을 흥미롭고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를 fur person으로 부른 것이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밝히는 구절이 등장한다. 

결국 고양이 같은 인간에게 사랑받을 때, 털달린 녀석, 신사 고양이란 존재들은 소중한 자기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재미삼아 들려준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하루 한 챕터 정도, 특히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이라면 이 이야기를 듣고 '털달린 인간' 하나씩 사달라고 조를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살기도 팍팍한 세상이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정붙일 존재를 찾는 일은... 삶이 힘들 때 더 간절한 것 같다. 한때 애착의 대상이던 애완견들이 유기견이 되어 위험한 제거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른의 눈으로 그들을 보아 그렇다.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이 이야기를,
고양이의 눈과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어린 아이들은 좋아할 것이다. 

==================== 

마침 아래 동영상이 있어 함께 보여준다면 흥미있겠다.  

http://tvnews.media.daum.net/view.html?cateid=1026&newsid=20090723174507415&p=reuters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다'는 고양이 키우는 사람의 푸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

그런데 이 말이 사실 일 수 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됩니다. 고양이가 사람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겁니다.

영국의 캐런 맥콤 박사는 고양이가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서 원하는 걸 얻는다고 설명합니다.

[캐런 맥콤]

"무언가를 원할 때 내는 '가르릉' 거리는 소리는 무시하기가 무척 어렵다. 무척 거슬린다고 느끼지만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른다. 평상시에 내는 '가르릉' 소리에 섞여서 들린다. 언뜻 듣기에 만족스러운 울음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들으면 사람을 지치게 한다. 사람의 감각이 한쪽으로 몰리게 자극함으로써 결국 사람이 그 소리를 멈추게 하려고 몸을 일으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게 만든다."

무언가가 필요할 때 가르릉 거리는 동영상을 50명에게 보여줬더니 80%가 평소 내는 소리보다 더 다급하고 불편하게 들린다고 답했습니다.

[캐런 맥콤]

"무언가를 원할 때 내는 '가르릉 소리'가 날 때는 주파수가 높다. 배경음처럼 들리기 때문에 조금 더 시끄럽고 무시하기가 힘들다."

고양이가 만족스러울때 내는 소리의 주파수는 27hz. 하지만 주인으로 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려 할때는 490hz로 높아집니다. 이 주파수 대역의 소리는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해 모성 본능을 자극한다는 설명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구가 많은 가정의 고양이 보다 혼자 사는 주인과 지내는 고양이가 이 같은 소리로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얻어낸다고 합니다.

동아닷컴 이화영입니다.

likeindi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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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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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살덩어리가 걸어간다.
뭐, 발걸음이 그닥 가볍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팍 늙은 것도 아닌 것이...
이건 뭔가 찌푸린 하늘 아래 그리 위대한 존재도 아닌 것이 슬금슬금 걸어 간다. 

그런 게 삶이다.
사는 일은... 걷는 일인데,
그렇게 보면, 이 책의 제목은 누군가 살아 가요...로 볼 수도 있겠다. 

이런 동화를, 그림책을 보는 사람들이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이 책의 그림들은 참 아름답고 찬찬하다. 그렇지만, 글은 친절하지 않다.
그래서 별 하나 깎았지만, 그렇지만...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엄마들에게도...
당신은 어디서 어디쯤을 걷고있는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해 준다면...
충분히 좋은 책일 수 있단 생각도 든다. 

누군가 걷고 불을 밝히고, 누군가는 휘파람도 불고 길도 잃는...
삶은 그런 것이지만...
첫 그림의 뭘까?하는 의문으로 시작한 삶은,
마지막 그림의 신의 손에 의해 그려지는 인생이란 그림처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비롭지 않은 것이 없다. 

허전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고 찾는 재미가 쏠쏠한 것은...
이 책만이 아니다.
사는 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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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3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7-13 19:46   좋아요 0 | URL
ㅎㅎ 별것아닌 글에 추천이라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