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노래 동화가 좋은 친구들 1
강정훈 외 지음, 이샛별 그림 / 여우오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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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의 달나라 급행, 강정훈의 우리 아빠, 이준연의 할머니의 노래,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동생과 싸우고 달나라에 간 형 윤성이와 친구들은 달나라 사람이 물어본 질문에 대답을 못해서 결국 돌아오고 만다.
그 물음은... 진실을 위해 희생할 수 있으며, 사람을 사랑하느냐는 것이었다.
제일 중요한 걸 못배운 일등은 하나마나 한 일등이란 말...
그래, 도덕이나 윤리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걸... 

우리 아빠는 가난한 동네의 의사다. 친구 아빠는 부유한 의사인데...
그래서 우리 아빠는 돌팔이같은데... 어느 날 심부름을 갔다가,
어르신 병은 못먹어서 걸린 병입니다. 이 돈으로 맛있는 걸 사 드시고 나으신 담에 돈을 갚으세요...
이런 쪽지를 발견하고 아빠를 이해하게 된단 이야기...
세상에 돈이 다가 아니라는 이런 생각을 요즘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할머니의 노래는 어머니가 없는 어머니 날, 할머니와 함께 노래대회에 나가 처음엔 부끄럼을 타던 아이가 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해와 오해는 가까운 거리지만, 인간은 화가 나면 바늘 하나 꽂을 데가 없는 좁장한 맘을 가진 존재다.
전에 이북에 다녀온 어느 기자가 쓴 책처럼... 더디 가도 사람 생각하며 가는 세상이 좋은 세상일 듯 싶은데...
권력가진 놈들이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려 애쓰는 꼬락서니를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가진 놈들은, 적벽대전 싸움터에서 쌈질하던 조조나 유비도 똑같은 넘들이고,
발키리에서 히틀러나 그를 죽이려던 놈들이나 똑같은 넘들이라 생각한다.
그저, 워낭소리에 나오는... 죽어가는 소와 죽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삶은 그냥 죽음에 하염없이 가까이 가고 있는 타오르는 중인 촛불같은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라크의 석유나 중앙아시아의 가스를 탈취하기 위해 전쟁을 서슴지 않는 나쁜 짓거리를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60년대 70년대가 좋은 시절은 아니었지만, 배운 사람들이 올바른 소리하면 곧이듣기도 했더랬지만,
순박하게 박정희같은 쌩 파시스트에게 홀라당 속아넘어가기도 했지만...
인터넷이 횡행하는 이 정보국가에서 이젠 누구도 믿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박근혜 뜨면 속옷까지 벗어던질 태세인 미친 인종들을 보면...
제발, 정치같은 거 모르고 쌈질이나 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제, 제발 정치 9단이란 쌩 거짓말쟁이들 말고, 워낭소리의 79세 할아범 같은 이를 대통령 뽑아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라 망할 일 없다. 목숨 중한 줄 알면...
과속스캔들에서 딸내미가 울부짖듯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 하나도 없다.
잘났다고 아무리 뻗대봤댔자... 거기서 거기지. 

입에 발린 인성 교육이란 거...
이런 이야기책을 하나씩 읽을 때 맘이 눅눅해 지는 그런 것이라 말하면 어떨지... 

[할머니의 노래 옥에 티] 할머니는 동백기름을 바르신다. 동백꽃 냄새가 난다...
동백기름의 동백은 아주까리 동백(동박)의 씨, 피마자를 짠 기름이다. 동백꽃 나무와 전혀 상관없는 나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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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와 바보 동화가 좋은 친구들 5
권정생 외 지음, 권정선 그림 / 여우오줌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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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어느 섣달 그믐날'은 정말 따스하다.
아니, 세상의 더러운 껍데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만,
마치 동막골에서 뻥튀기가 눈송이처럼 내리듯,
그런 마음이 오버랩되는 동화다.
가난하지만 결코 마음속까지 불우하진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꿋꿋하면서도 다사롭게 펼쳐 내신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가난을 빼서는 안 된다.
아직 이 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기 때문이다. 

장문식의 도둑마을...은 정책의 허망함을 잘 보여준다.
도둑이 들끓으니 잡으라 하고, 잡자니 억울한 사람을 양산하고, 그렇다고 복지정책을 펼치자니 도둑을 장려하게 되고, 또 특별 검사제를 운영하니 옥상옥을 짓게 된다는 이야기...
인간의 삶을 법으로 해결하려 들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를 이야기로 풀고 있는데, 좀 억지스럽기도 하다. 

김영희의 '놀이터와 바보'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현실을 그리고있다.
좀 모자라는 처녀아이를 아이들은 '마녀' 사냥한다.
쉽게 모욕을 주고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어린 아이라 해도, '다름'을 <불가능함 unabled>으로 인식한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 

어린 아이 시절엔, 이런 동화들을 읽으며 아침자습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다... 중학교 들어오면... 아무 것도 읽지 않는다.
문제집이나 건성건성 보곤 하다가... 어른이 되면, 정말 읽는 일을 잊어버린다. 

어른들도 동화를 좀 읽힐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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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꽃신 동화가 좋은 친구들 8
정휘창 외 지음, 한은옥 그림 / 여우오줌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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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쁜 동화 속엔 세 가지 이야기가 들었다. 

유명한 정휘창 선생의 원숭이 꽃신,
이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바로 '공짜'임을 보여주는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을 읽어주는 비유다. 원숭이에겐 애초에 필요조차 없던 '꽃신'이란 욕망을 오소리는 습관화시킨다.
결국 자기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전자렌지, 식기세척기 이런 것들을 돌리면서 자기에게 필요한 평수 이상의 아파트에 영혼을 팔게되는 현대인들의 가엾은 모습이 원숭이 안에 투사되어있다.
자본주의를 생각하며 이 동화를 읽으면 슬프고 화가 난다.
역시, 알고 실천하여야 사람이다. 

권정생 선생님의 '새들은 날 수 있었습니다'는 섬찟한 동화다.
기어다니는 제비, 황새, 날개를 잘린 황새 할아버지...
황새 할아버지의 충고에 따라 어느 날 한날 한시에 새들은 모두 비상하고, 허수아비는 그야말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린다.
쥐에게 밥을 주신다는 바른 삶이란 이름을 가진 '正生'을 평생 살아오신 그이에게, 자본주의 국가의 껍데기는 사람들에게 허수아비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폭력 세력이 되어 작용한다.
사람들은 더 가져야 하고, 더 올라가야 하는... 허수아비의 지시에 따라 비루한 삶을 산다.
자신이 날 수 있는 새임을 잊고 말이다.  

그리고 이상의 '황소와 도깨비'는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주어야 하는 법'이고, 그런 이는 복을 받게 된다는 동화다.
언제부터인지, 낙원구 행복동의 가지지 못한자를 철거할 때, <용역>이란 이름의 폭력배들이 철거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짝패란 영화에서 충청도 말투의 느린 이범수가 저지르는 비리가 바로 용역이다. 경찰들은 용역이란 불법 세력을 비호하며, 떡밥에 관심이 많은 더러운 조직에 불과하다.
며칠 전, 이 더러운 조직들이 철거민들의 농성을 치고 들어가 6명이 죽고 말았다.
무서운 일이다. 헌법 위의 조직, 용역. 

이런 무선 폭력과 억압은 자본주의 국가가 파행적으로 굴러갈 때,
구성원들의 민주주의적 참여 없이, 껍데기만의 형식적인 선거를 통하여 거짓된 정보들을 흘려 권력자들의 마음대로 세상을 파먹고 있을 때,
새들은 허수아비들을 보며 벌벌 떤다.
새들은 한꺼번에 날아 오를 수 있어야 하고, 이 세상은 불쌍한 존재는 누구라도 살려주어야 하는 법을 유일한 '법'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가진자들을 보호하려는 더러운 언설들을 '법'이란 이름으로 만들거나 실행하는 놈들, 처벌하는 벌레들은 반드시 하느님의 유일한 법으로 처벌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고 있지만, 계속 삶을 이어간다면... 유일한 희망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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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들마루의 깨비 작은도서관 12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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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마을마다 하나씩 바보가 있었다.
코 밑엔 누런 코를 한 줄금씩 달고서... 어버버거리며 길거리에서 웃고 다니곤 하던 바보들... 

도들마루에 사는 은우는 도깨비같은 그 바보와 우연히 친해지게 된다.
그 도깨비같은 아이의 이름은 상수인데, 마을 사람들은 모질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은우는 모질이의 마음으로 길이 나는 경험을 한다.
청설모와 대화를 나누고, 길가의 개미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질이를 보면서...
권정생 선생님처럼, 출세하지 않는 보잘것 없는 삶이 과연 보잘것 없는 것일까...
도토리의 집...이란 만화에서 나오듯,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보는 것이 과연 정상이라 믿는 우리보다 못한 것일까...를 반성하게 만든다. 

이금이 선생의 글에는 세상을 꿰는 생각들이 꿰미에 꿰인 듯 느낌을 갖게 한다.
전자책으로 우연히 만난 책인데,
아이들이 널리 읽었으면 좋겠다. 

은우처럼 학교에서 맞춤법으로 사람을 60점 취급하는 현실을 미워하는 아이들이 100점 맞아 으쓱하는 아이보다 훨씬 많지 않을까?
그런 걸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이 글을 썼을 거다. 

아이들보다, 사실은 마음 속에 빛을 담아야 하는, 마음 속이 통념으로 가득하여 자기 생각이라곤 없는 어른들이 더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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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0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동화의 세계에 성큼 들어오시나요?
이금이 작가의 친필사인본을 받은 책이고, 그 후 세번의 만남이 있었죠.^^
리뷰라는 걸 모르던 때에 이분의 책을 많이 읽어서 이제는 세 편 빼고 다 읽었어요.
앞으로 리뷰 쓸 일이 남았지만...
 
늦가을 소나무와 굴뚝새 동화가 좋은 친구들 3
권정생 외 지음, 김혜영 그림 / 여우오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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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소나무와 굴뚝새...라는 작품이 있다.
소나무를 둘러싸고, 조상님이 고집센 나무여서 가을이 돼도 시퍼렇다고 놀리는 나무들...
어느 날 굴뚝새가 날아와, 변함없는 소나무에 깃들인다.
권정생 님의 작품인데, 간결하지만, 고집스런 삶, 절개의 필요함을 큰 소리로 알려 주신다. 

이주홍의 '가자미와 복쟁이'는 가자미가 납작해진 이유와 복어 배가 볼록한 이유를 붙인 동화다.
중학교 책에 실렸던 '황새와 개미와 소새와...'를 쓴 채만식과 비슷하다.
두부장수 가자미와 기름장수 복쟁이는 욕심쟁이여서 서로의 물건을 훔쳐 간다.
욕심에 욕심을 내던 가자미는 기름틀에 눌려서 납작해지고, 복쟁이는 두부콩을 너무 먹다 배가 볼록해진 이야기.
일제시대 들어온 '가마니'란 말 대신에 '섬'이란 우리말을 쓰는 말투가 곱다. 

게가 되고 싶은 새우, 조장희
새우도 게도 아닌 어느 녀석이 '게새우, 게재우, 게재, 가재'가 된 이야기.
미운오리새끼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들국화와 반딧불이, 이준연...은 바위나리와 아기별...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금단추처럼 노란 얼굴을 한 들국화를 사랑하는 온갖 곤충에 치여서 반디는 외롭지만, 밤이 되면 반디는 금단추 같은 별을 닮은 들국화를 사랑하러 와 준다. 자신감이 없어 오지 못하는 반디의 이야기...
근데, 나는 이 아름다운 반디...를 '반딧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간다.
반디와 반딧불... 얼마나 예쁘냐... 그걸 꼭 반딧불이라고 불러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은 새해 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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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마지막 문장에 추천입니다.
큰딸 중1때 어머니독서회를 '반딧불'이라고 명명했는데, 졸업시키고 둘째 2학년때 다시 갔더니 어느틈에 '반딧불이'로 둔갑시켰더라고요. 작년에도 시정을 요구했는데 안됐어요. 우린 개똥벌레 독서회가 아니고 개동벌레 똥꼬에서 나오는 불빛을 의미한다 해도 막무가내~ 독서회 이름 바꿀려면 회장을 해야 할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