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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4 - 남북국 시대 ㅣ 이현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4
이현세 만화, 김미영 글, 한국역사연구회 감수 / 녹색지팡이 / 2005년 4월
평점 :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 떠나는 이현세의 만화는 재미있다.
만화로 된 학습서들이 정말 초딩용에 머무르기 쉬운데,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이 책은 중학생 수준에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제대로 된 역사 학습을 하게 된다.
국사라는 편협된 시각의 교과서를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우게 되는데, 정말 안타까운 점은 그 역사가 애국주의도 아니고 국수주의도 아닌 친일파들의 교과서를 뛰어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사 교과서는 편찬 의도가 '민중의 몰사상'을 부추기고 국수주의적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이었기에 올바른 시점을 갖기는 더욱 어렵지 않았나 한다.
수많은 연대기와 인물들 속에서, 한국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는 일은 십대 초반의 아이들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고 어른이 되니 교정이 정말 어려운 것이다.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고구려와 백제를 망하게 한 대목에서 누군가는 [외세]의 개입에 아쉬워하지만, 이 책에선 고,백,신 간의 민족의식이 없었음을 당연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일신라시대라는 말을 불식시키는 데 한 권의 책을 제공했다.
사실 남북국시대의 역사는 민족과 국가의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이기 때문에 중국의 동북공정도 이 시점에 무게를 싣는다. 발해는 한국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도 아닌 만주에서 살던 다민족 국가의 역사였던 것이다. 요즘 최수종이 주연으로 나오는 대조영이란 사극도 인기가 있긴 하지만, 그 멋진 최수종 혼자서 발해를 만든 것이 아님을 역사는 흐리고 있는데, 이 책에선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한다. 다만 발해의 고위층이 고구려의 후손이었다는 정도만 알면 되지, 그걸 어느 나라 역사로 넣는지는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4권에서 인상적인 인물은 청해진의 장보고다. 상징적으로 독수리의 대비를 곁들인 것은 예술성까지도 높이고 있다.
태조 왕건이란 사극에서 궁예의 김영철이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남북국 시대의 혼란상과 그만큼 많이 등장했던 인물들의 파티가 재미있던 책이었다.
아들 녀석이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한 시각을 가진 역사책으로 공부하기란 재미있기도 할 거란 생각을 한다.
역사 책에서 아이들에게 관심있게 다룬, 칭찬할 만한 부분은 일반인들이 잔치를 하다가 백제의 침략을 받고 깜짝 놀랐다는 신라의 포석정 같은 부분을 <경애왕이 하늘을 우러러 제를 지내던 것>으로 바로잡으려던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