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탄광 마을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1
임길택 엮음, 김환영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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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길택 선생님이 사북 초등학교에서 가르친 64명 아이들의 시다.

탄광마을 이미지와 잘 어울리게 판화가 잘 그려져 있다.

우리 옆집 아주머니가/ 여가 아저씨 잠잔다고 / 딴 데 가서 놀라고 한다.

이렇게 탄광 마을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놀기도 어렵다.

얼굴도 검은 얼굴/ 옷도 검은 옷/ 내가 인사를 하니 대답도 검은 대답 같았다.

이렇게 아이들이 보는 사람들의 모든 것이 검은 색으로 뒤덮인다.

처음 이사올 때는/ 삼 년만 하자고 해 놓고/ 벌써 팔 년이 지났다.

광부들의 삶은 다 그렇고 그렇다. 오죽하면 막장 인생이라고 할까.

이 짓을 집어 치워야지... 하지만, 그들이 갈 곳은 다시 갱도밖에 없다.

나는 어떤 아이가 상 받을 때/ 장난을 치다가/ 누가 상을 받는지도 모르고/ 아이들이 손뼉을 치면/ 나도 따라 친다...

이 장면은 전국 어느 학교에서나 벌어지는 장면들이다.
월요일, 아이들은 사열대 앞에 군인처럼 도열해 섰고, 가운데 한 점 학생 회장이 마이크 앞에 서고, 교사들은 마치 순시나온 순사인 양 거드름을 피우며 옆자리 동료와 이야기를 소근거리고, 근엄하신 학교장님은 무슨 교육적 소신을 그리도 펼치시는지... 동네를 쩌렁쩌렁 끝이 나지 않고... 한 달 모은 각종 상장은 무에 그리 많은지... 아이들 손이 빨개지도록 손뼉을 쳐도 쳐도 끝이 나지 않고...

아이들은 가난을 알고,
돈을 알고 세상을 본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들이 되어 세상은 이렇게 돈타령이고, 검은색 일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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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9-2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책 찾고 있었어요. 그 어린 시인들이 어떻게 자라서 지금은 뭐하고 있나하는 TV다큐멘터리를 봤었거든요. 감사합니다~
 
수경이 힘찬문고 10
임길택 글, 유진희 그림 / 우리교육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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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길택 선생의 창작 동화집.

이 속엔 시골에서 순박하고 없이 살지만 마음은 가난하지만은 않은 아이들로 가득하다.
누구나 가난하고 불편한 삶을 영위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길을 이미 와버린 도시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꼭 도회지에 산다는 일이 좋게만은 생각되지 않는다.

1부에선 폐교가 되면 사라질 '꽃산길'을 바라보는 예쁜 마음
농사짓기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을 그린 '아버지와 양파'
제기차기에서 느껴지는 순박한 아이들의 마음과 우리가 잃어버린 놀이의 목적인 즐거움
딸부잣집 은경이네 이야기들이 다글다글 틀어앉은 석류 알갱이처럼 예쁘고 소박하게 벌여져있다.

2부는 소설보담은 교사일기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다.
영심이, 금주, 혜숙이는 모두 시골 학교에서도 적응하기가 힘든 아이들.
아이들과 사이가 틀어지고 아이들을 자꾸 혼내게 되는 자기 모습을 돌아본다.
'가르침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란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교육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런 말 자주 하는 교장치고 훌륭한 사람 아무도 없다.
좋은 관리자나 선배는 힘들어할 때, 그저 툭 치면서 다 그래, 라고 해 주는 사람들이다.
'가르침에 얼마나 애증이 얽혀드는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들이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게 된다.
그래서 교직은 힘들면서도 아름다운 길임을 임선생님은 잘 쓰고 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잘 따르던 아이들보다는 엇나가던 아이들이 가슴에 켜켜이 들어차 있다.
좀 모자라서 눈에 밟히던 아이들, 이름으로 불러주지 못하던 많은 아이들이...
그러면서도 앞자리 여선생님에게 빠락빠락 대들고 말대꾸하는 삐딱한 고삐리를 보면 한숨이 포--옥 나온다.

조금 긴 중편 정도의 '수경이'가 3부인데,
시골에서 자라는 영심이의 생활을 잘 그리고 있다.
영심이의 생활은 편하고 즐겁지만은 않지만 살면서 느껴야할 감정들을 느낄수 있기도 하다.
사실, 내가 농촌활동을 갔던 80년대 중반에도, 농촌 여중생들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마산의 섬유 공장으로 취직을 갈 정도로 이 나라는 가난했던 나라다.
가난한 농촌, 은 여전하지만,
이젠 아이들도 없는 농촌이 되어 버렸고,
추곡 수매라는 말도 없어져 버린 지금, 농사를 짓는 일은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죽지 못해 사는 일에 가까운 일이 되어벼렸다.

아, 임길택 선생님이 살아 계셔서 이런 이야기들을 더 더 많이 써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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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울 상상하는 아이 창작동화 시리즈 4
정대근 지음, 노순택 사진 / 리잼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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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린이날 그 앞에,
광주학살 이후 가장 많은 군대가 평택에 집결했다.

미군의 동아시아 허브를 만들 부지로 '황새울'이 점지되었는데,
그 영광을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인간들이 땅을 빼앗기기 싫다고 개기고 있었던 거였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인간들은,
돈을 좀 더 받아 챙기려는 건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거기 못돼먹은 신부와 대학생들도 같이 있었다.

그래서 광주학살 이후 가장 폭력적인 진압 작전이 자행되었다.
다만 다른 것은 대검 착검이 이뤄지지 않았고, 실탄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거겠지만,
사람들 마음 속에 또 한 번의 식민지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황새울에 살아온 한 할머니 이야기가 동화 형식으로 펼쳐진다.

황새울에 시집온 천안댁.
젊어서는 일본놈들이 비행장 닦는다고 논밭을 빼앗아가고, 무덤을 파헤치더니,
전쟁때는 미국놈들이 비행장을 넓힌다고 집까지 까뭉갠다.
이 와중에 남편도 잃고 이제 파파할머니가 되었는데...

다시 황새울을 노리는 인간들과 맞서야 한다니...
황새들도 날아오지 않을 황새울,
가장 열매 많이 맺는 대추나무에 대추도 열리지 않을 대추리...

이 땅의 슬픈 역사가 사진과 이야기로 어울렸다.
아이들에게도 슬픈 역사를 들려 줘야 옳다.
그래야 아이들이 이라크에 자원해서 파병 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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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돼지 도라는 발을 동동 그림책 도서관 37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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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돼지 도라를 읽으면, 걱정이 하나도 없어진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그렇다.

이건 뭐, 읽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서점에서 읽는다면 3분만 투자하면 될 듯.

그림도 귀엽다.

특히나 소리내어 아이에게 읽어준다면...

색다른 글자체로 적힌 곳에서 조금 감정을 풍부하게 살려서 큰 소리로 읽어주기 좋을 것이다.

아이참, 어쩌면 좋지? 이런 걱정으로 점철된 하루였지만,

걱정해주는 할머니 앞에선, "아니에요 할머니, 발을 동동 구를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하면서 의젓하게 대꾸한다.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머릿속에서 아이들은 어떤 존재일는지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참 훌륭하다. 아이들을 위하여 이런 책을 만드는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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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꽃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그림책 3
주제 사라마구 지음, 주앙 카에타노 그림, 공경희 옮김 / 안그라픽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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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에 가서 아이에게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중학생이 되고는 늘 성적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게으르다고 구박을 숱하게 한 것 같다.

인간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머리통은 생각하지만,

이 땅에서 먹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들 알기에,

제 자식은 시험-기계가 되어 척척 살아가길 바란다.

꼭 공부를 잘 해야만 행복하게 사는 건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읽는 동안,

사서 샘과 다른 샘 한 분이 '박정희의 공'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박정희가 경제를 살린 거 아니냐?
아니다. 경제를 살린 건 고생한 노동자들이다.
내 생각은 한국 경제를 살린 건 미국이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어서 다시 읽었다.

그림도 좀 뒤죽박죽이지만, 제목에서 확 와 닿듯이,
네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다.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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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8-30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생이 되고는 늘 성적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게으르다고 구박을 숱하게 한 것 같다"
이 부분에 100% 공감~~~~~ 바로 울 아들녀석에게 품고 있는 생각이라서...
이성과 감정이 따로 놀때가 많은데, 샘처럼 저도 아들녀석에게 한마디 해 줘야겠네요.
이 책을 읽어봐야 "네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다"라는 의미를 제대로 알겠군요!

글샘 2007-08-30 12:07   좋아요 0 | URL
그림책이어서 5분이면 다 읽는 책이에요.^^

몽당연필 2007-08-3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속내용이 알고 싶은데...어때요?

글샘 2007-08-30 15:21   좋아요 0 | URL
주제 사라마구는 자신을 직접 등장 시켜 자신이 쓰고 싶었던 어느 시골 마을 소녀의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작정 길을 떠난 소녀는 황무지를 넘어 언덕에 오른다. 소녀가 힘겹게 가닿은 언덕 위에 존재하는 것은 세상 끝도 죽음도 아닌, 인생살이도 아닌, 시들어 축 늘어진 꽃 한송이다.

언덕 위의 꽃 한 송이를 살리기 위해 소녀는 머나긴 길을 수천 번이나 오가며 물을 길어 나른다. 달에라도 다녀온 듯 피곤한 소녀의 맨발에서는 피가 흐르기도 하지만 소녀는 결국 꽃을 구해내고, 마을로 돌아와 소중하게 대접 받는다.

알라딘에 소개된 대로, 뭐 이런 간단한 내용입니다.^^ 그림책이에요.

석란1 2007-09-0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에겐 자식이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죠. 이틀전 우리집 막내가 다니는 방과후 학교 담임선생님 아이가 진우도에서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솔 교사와 중3형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되고 중2,중1 두 아이는 실종되었습니다. 어제는 해경에서 헬기와 저인망 어선까지 동원해서 수색을 벌였지만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꽃이 활짝 피기도 전에 이런일이 일어났으니 정말 가슴아픕니다.합동 장례식장에서 슬픔에 못이겨 탈진한 엄마들과 슬픔을 가슴속에 감추고 넋나간 사람처럼 서있는 아빠들을 보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같았습니다. 아무일도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기도하는 수밖에... 아이들을 빨리 찾기를...기적이 일어나 살아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