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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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할미는 단순한 건국 신화가 아니다. 건국 신화는 국가라는 고지식한 폐쇄성을 담보로 하지만, 마고 할미가 만든 것은 한 나라가 아니라, 이 땅덩어리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노고 할미라고도 하고(지리산), 설문대 할망이라고도 한다.(한라산)

마고할미가 무릎을 들면 산이 되고, 치마가 깨어지면 돌덩이가 흩어져 섬이 되고, 오줌을 누면 강이 되고, 들어누운 자리가 한라산 백록담이 되고 그렇다.

이 책의 특징은,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장대한 마고 할미를 위하여 넉 장 분량의 종이에 그림을 그려 붙였다는 것이다. 마고 할미가 일어났을 때는 위로 석장의 종이가 불뚝 일어선다.

시원스런 빛깔의 그림과, 그림의 배치는 아이들에게 넓은 가슴을 길러줄 책으로 손색이 없다.

국가란 좁은 틀에 아이들의 사고를 쑤셔박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지구와 호흡하는 길을 터 주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근데, 12,000원은 역시 너무 비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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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10-2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이군요. 판형이 큼직해서 그림도 시원시원하답니다.
 
에리카 이야기 0100 갤러리 7
로베르토 인노센티 그림, 루스 반더 제 글, 차미례 옮김 / 마루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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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독서 감상문 코너에 아이들 책이 줄을 서 있어서 읽게 된 책.

표지의 구멍난 별이 독특해 보이는 책이다.

민족주의가 판을 치던 시기, 흩어진 민족이던 유태인들은 공공의 적으로 몰려 살상을 당한다.

육백만 명이 삼 년 동안 몰살 당했다.

에리카의 어머니는 이왕 죽을 거, 딸을 포대기에 싸서 기차 밖으로 던지고, 결국 딸은 목숨을 건진다.

아, 삶은 무엇인가. 진정, 민족과 국가라는 것은 인간의 가치 위에 설 수 있는 것일까?

쇼비니즘 국가에 살면서, 에리카에게 괜스레 미안하다. 민족과 국가의 이름으로 죽어간 그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그 유태인들의 후예들은 미친갱이 미국놈들과 손잡고 다시 민족과 국가의 이름을 내걸고 살상을 저지르고 있으니... 이 무슨 업의 윤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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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이크발 고학년 꿈이사 3
정회성 지음, 노희성 그림, 구중서 감수 / 영림카디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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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보면서, 그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 파키스탄 꼬마들의 손놀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면 국으로 축구나 보지 뭘 그런 걸 다 따지냐고 딴지를 거는 이들도 있었고...

어린이 평화 인권 코너의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한국의 노동 문제에 대해 많이 읽은 축이라 착각했었고, 세계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 자위해 왔었다.

이크발을 만나면서 부터는 사람이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네 살 때부터 형의 결혼을 위해 카페트 짜는 공장에서 일을 해온 이크발과 같은 아이들.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만 가는 빚덩이와, 탈출, 그리고 이어지는 매질.

마치 30년 전의 전태일 동지가 '근로 기준법을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죽어갔던 평화시장의 외침처럼 이크발은 죽어 간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라면 이런 책을 꼭 읽혀주고 싶다. 중학교 갓 들어간 우리 아들에게도 사 주고 싶었건만... 이야기도 감동적이고, 그림도 잘 그렸는데... 12,000원의 가격은 심했다. 기껏해야 두어 시간 읽으면 끝날 책을 저 가격으로 파는 것은, 출판 노동자 등을 쳐서 배를 불리는 사람들이 이 돈놓고 돈먹는 세상에는 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학교에 되도록 여러 권 사 두고, 아이들에게 꼭 돌려 읽히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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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12-1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채널에도 있어요. 이크발이야기... 카펫공장에서 탈출하여 아이들의 노동학대에 대한 증언을 하다가.. 그렇게 다니고 싶던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사악한 어른들의 총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는... 도서실에 꼭 비치해둘 책이네요.

글샘 2006-12-1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이 책은 동화지만 어른들에게도 용기가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 주는 책이랍니다.
 
여우의 노래
요셉 브루샤크 지음, 정연수 옮김, 폴 모린 그림 / 동산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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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들려주시던 노래를 손녀는 잊지 않는다.

할머니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헤이, 콰 누 데... 

안녕하신가, 새로운 세상의 날들이여... 하는 노래는 손녀의 세상보는 눈을 길러 준다.

캐나다 지역의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인디언 소녀를 그린 그림과, 강물에 비친 세상을 그린 그림은 이 가을 단풍 놀이를 그리워하는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다 준다.

할머니가 손녀 딸에게 읽어주기 좋은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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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사랑한 사람, 문국현
김숙분 지음, 문희정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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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이 누군지는 몰랐지만, 문정현 신부님 생각이 문득 났다. 황새울을 지키시는 낮은 곳에 계신 신부님.

문국현은 숲을 사랑한 사람이다. 유한킴벌리에 입사하여 나무심기 운동에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남한에 5백만 그루, 북한에 1300만 그루, 몰골에 35만 그루, 중국에 18만 그루를 심었다.

난 자본주의 사회, 인본주의 사회하는 말들이 싫다.

돈이 근본이 되는 사회는 썩어빠진 물신화 사회이고,
사람이 근본이 되는 사회도 인간 중심의 개발 독재 사회이기 쉽기 때문이다.

자본도 인본도 아닌, 그저 그대로,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면서 온 국토는 황폐화 되었다.

내가 7살때 1972년에 고속버스를 처음 탔는데, 그때 부산에서 충주까지 가는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산들은 붉은 산이었다. 헐벗은 산. 민둥산. 나무가 없는 산.

그래서 나무를 심고 가꾼 많은 고마운 사람들 덕에 남한은 어딜 가나 짙은 녹음을 맛볼 수 있다.

그 반면 어려운 북한이나 중국, 몽골 등은 나무를 심고 기르고, 더군다나 양묘장 같은 시설을 만들 여력이 없는 것이다.

황사를 욕하기나 하지, 가난해서 매년 서울 몇 개나 되는 사막이 생기는 것을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에 비한다면 문국현은 얼마나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인지...

잘 가꾸어진 숲 1헥타르는 21일 동안 마실 수 있는 산소를 뿜어낸다고 한다.

문희정의 그림이 부드러워 좋고, 김숙분의 글도 어린이들이 읽기 쉽게 되어 있다.

위인이라고 하면 우리보다 저 위에 있는 사람들로 알기 쉬운데,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환경을 사랑하는 분들의 글을 어린아이들에게 읽히는 것은 뜻깊은 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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