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캐러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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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위 부족은 30년 전 전쟁으로 나라를 잃고, 난민으로 살고 있는 부족이라고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그런 부족의 존재를 알림에 있다.

아무리 절박한 가난과 핍박에 부닥쳐 있더라도, 그 안에서는 부유하고 멀쩡하게 나날을 보내는 이들보다 큰 사랑과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동화를 통해서 증명하고 웅변하고 있는 책이다.

사하라 사막의 변두리에서 살고 있는 사하라위족.

코리는 그 중에서도 소외받는 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다. 캐러멜이라고 별명 붙인 낙타 아기와 친구가 되어 삶의 의미를 회복하던 중, 캐러멜이 제물로 바쳐지게 되고, 코리는 캐러멜과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코리의 탈출은 사하라위 부족에게 있어서, 삶을 위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비록 그 탈출은 사하라 사막을 향한 무모한 것이었고, 캐러멜은 제물로 바쳐지지만, 친구 낙타의 죽음에서 코리는 영감을 얻어 큰 시인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시인이 된다고 하듯이, 핍박받는 민족도 시인이 될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들이 읽기 쉬운 책으로 씌어졌지만, 어른들을 위해서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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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16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었어요. 곤살레 모우레 멋지죠

글샘 2006-09-1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아름다운 글이데요. ^^
 
노박씨 이야기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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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쏘-옥 들어오는 예쁜 책.

노박이란 쥐는 동화를 꾸미는 사람이다.

우연히 만난 어떤 여인에게서 사랑을 느끼고, 짝사랑에 빠지지만, 그 열정은 곧 집착에 빠지고 사라진다.

다시 한 여인을 만나지만, 그 여인은 지극히 쿨~한 여자였다.

"당신이 원하는 게 뭐지? 나는 나, 당신은 당신, 함께 해서 즐거우면 그 뿐..."이란 철학을 가진 여자에게서 노박씨는 상처맏 얻는다.

다시 만난 여인에게서 포근한 사랑을 느끼는 노박씨.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고양이 스테이크, 샴고양이 가죽으로 만든 신발 처럼 신선한 표현도 재미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쥐라는 캐릭터는 친근해 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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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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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린이가 된다면... 나는 부잣집에 태어나고 싶다. 그래서 맘껏 책을 사서 보고, 핥기도 하고, 후추도 치고 할 수 있게 말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은 별로 마뜩잖은 일이다. 내가 찾는 책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 책들은 특히 상태가 별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서관의 오래된 책 냄새는 견디기 힘들다.

나는 새 책을 좋아한다. 빠닥빠닥 소리가 나는 새 책의 갈피를 넘길 때면, 마치 금세라도 손을 벨 것처럼 상큼하게 살아있는 종잇날의 신선함이 상쾌하다. 새 책에선 아직 빠져 나가지 못한 나무의 냄새도 살아있고, 제본 풀 냄새도 남아 있다.

책 먹는 여우라는 상상력을 존경한다.

책은 읽고 버리는 것이 아니다. 책은 정말 사랑스럽고 양념을 듬뿍 해서 먹어버리고 싶은 존재인 것이다.

책 속에 동화되기도 하고, 간혹 맛없는 책을 비판하기도 하면서, 책과 함께 뒹구는 시간들은 환상적인 시간이다.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동화는 처음이지만, 그미의 아름다운 상상에 나도 꿈의 날개를 펼쳐 보는 시간은 즐거웠다.

아이들에겐 무릇 새 책을 사줄 일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좀먹은 책들 말고...

술값 5만원은 아까운 줄 모르면서, 아이들 책 만원은 아까워 하는 인색한이 되지 말기를...
그리고, 정말 책을 사랑해서 야금야금, 꿀꺽 삼켜버리고 싶은 책사랑 아이들이 많이 많이 생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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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릴 때 책을 맘껏 못 사보아서 더 책을 좋아했던 것같습니다

글샘 2006-08-3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하늘 바람님. 맘껏 못하면 더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책 속에서 자양분을 얻으려 하던 시절이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건가 생각할 때면 씁쓸합니다.
 
달려라 바퀴! - 제1회 바람단편집 높새바람 11
최정금 외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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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들 동화에도 우정, 감동을 벗어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이나, 청소년기의 방황을 그리는 이야기들이거나, 장애인과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외연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을 뜻하며,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네거티브 사회에서 포지티브 사회로 넘어갈 수 있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은 얼마나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사회였던가.
옛날 이야기에는 유쾌한 사또 이야기 보다는 탐관 오리들의 강짜가 많이 등장하고,
부모와 계모에게서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효'의 이데올로기들이 가득하고,
임금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우물 속 개구리 이야기들로 가득한 것이었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장애인들을 병신이라고 놀리며, 직업엔 분명한 귀천을 아직도 달고 사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이다.

이런 책들이 아이들 마음 속에 녹아 들다 보면, 장차 외국인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장애를 가진 것은 좀 불편하고 우리와 다를 뿐임을 이해하고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며, 직업보다는 인간을 우선 하는 사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편집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작품은 달려라 바퀴, 믿지 않겠지만, 우리 이모, 작은 집 이야기, 할아버지의 주문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해충이란 놈들에게 해로운 것은 인간에게도 해로운 것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바퀴를 통해 보여주고,
믿지 않겠지만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서 어른보다 깊은 통찰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봉사 활동이 허식이 아니라 생활이 되어 인간으로서 나환자를 바라볼 수 있음을 깨닫게 하며,
작은 집에 살면서도 결코 비굴하지 않은 으네의 모습을 통해 당당한 인간의 삶을 보여 주며,
지장보살을 세 번 외는 할아버지의 주문을 통하여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아, 또 하나, 명랑한 블루에서 담배피우는 엄마의 마음을 힘겹게 드러낸 것도 큰 용기를 낸 동화로 보인다.

개죽음이나 고물성을 지켜라는 주제가 너무 드러나는 이야기이고,
기도하는 시간은 지나친 희화화로 동화의 재미를 덜하게 하는 듯 보인다.
바람이 머무는 자리는 다소 형상화가 덜 되어 막연한 느낌이기도 하고,
분홍빛 가출은 성 정체성에 대한 시도는 신선했으나 깔끔한 느낌이 덜하다.
빨간 지갑은 평범하단 생각이 들었고,
해적을 물리친 돌장군은 옛날 이야기 형식의 자유로움을 빌렸지만 이야기 자체는 별로 자유분방하지 못한 듯 하다.

아이들을 위하여 아름다운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쓰는 사람들이 동화 작가라는 통념을 갖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통념을 깨기에 충분한 책이다. 세상에는 이쁘고 사랑스런 이야기들만 있는 곳은 아니라는 것. 그 간단하면서도 쉬운 진리를 이 책에선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고개를 갸웃 할는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생각할 때, 이런 동화책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넓게 보는 눈을 띄워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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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07-3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천사와 같다...는 생각이 때로 많은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 역시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사회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동화공부할 때 샘이 그러시더군요. ^^

글샘 2006-07-3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아이는 천사와 같지 않죠. 그렇다고 아이는 악마도 아니고요.
아이도 우리와 같은 인격체란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동화 공부... 재미있겠어요.
 
바보 이반 - 저학년을 위한 톨스토이 이야기 1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연은 옮김, 조성덕 그림 / 아낌없이주는나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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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이 쇼핑을 즐기러 간 사이 이마트 도서코너에 앉아서 바보 이반을 읽었다.

한 20년도 더 전에 이 이야기를 읽었을 것이다. 별로 기억에 남는 것도 없이...

요즘은 바보에 관심을 둔다. 바보처럼 사는 것이 어떨는지 해서...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라는 책도 있더라만, 별로 맘이 내키지 않아 읽을 염을 안 내고 있다.

바보 이반을 통해 톨스토이는 어떤 삶을 바라보았을까를 한참 생각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결국 자연에 순응하는 바보 이반에게 톨스토이는 국왕의 자리와 부를 모두 주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바보 이반이 국왕이 되는 자리에서 새로운 아픔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 세상 아니냐.

지금의 대통령을 바보 이반과 빗대어 본다. 역시 이건 아니다 싶다. 바보 이반은 무위의 정치를 펼칠 줄 알았는데, 지금의 대통령은 이라크에 파병하고 미국과 경제적 협상을 맺어 보려는 데 왜 그리 작위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

바보 이반의 재산도 싫다. 권력도 싫다는 점이나, 묵묵히 농사나 지을 따름이라는 점에서 톨스토이는 자연에 순응하는 무지렁이같은 삶의 가치를 읽은 것일까? 아니면 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에 봉사하기 위하여 모두들 바보가 되라는 생각을 내세우려 한 것일까...

폭우가 온 나라를 훑고 간 자리에 뻘같이 남은 진흙더미를 보면서, 똑똑한 형들이 금세 빈털터리가 되어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 우린 다 바보인게야.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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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07-2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잠깐의 시간에도 책으로 빠져드시다니...
울신랑도 그랬음 좋겠어요.

글샘 2006-07-2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따라다니면 아내가 맘놓고 물건 구경 못하니까요.
기껏 가더니, 베개 하나 사왔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