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1 - 선사 시대와 고조선 이현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1
이현세 만화, 김미영 글, 한국역사연구회 감수 / 녹색지팡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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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녹색지팡이에서 모니터링을 해 줄 수 있느냐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방학 중에는 시간이 충분해서 책을 보내줘서 재미있게 읽었다. 느낌은, 아주 좋다. 초등학생들이 읽기 좋도록 만화로 되어 있는데, 먼 나라 이웃 나라 처럼 글자가 많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람들이 초등학생들이기 때문에 아이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요즘 아이들을 좋겠다. 세계 명작도 만화로 보고, 그 어려운 그리스 로마 신화도 만화로 몽땅 외울 정도로 정독을 할 수 있고...

특히, 역사 이야기는 신화와 달리 재미가 없는 측면이 많다. 너무 야사로 흐르면, 정사에서 멀어지고, 그렇다고 다루지 않고 날림으로 만들면 역사가 아니고... 간혹 아이들의 고전 만화를 보면, 너무 코믹하게 그리다 보니 실제 이야기가 어떤지는 별로 기억이 안 나고, 유행어나 농담 따먹기가 주류인 만화들도 보인다. 삼성출판사의 <만화 한국사 이야기>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림이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고, 지식 위주의 전개가 아이들의 눈을 쏙 끌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책이었다.

그와 달리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 전개가 부드럽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신비한 역사 책을 넘기면서 역사 속으로 빠져 든다는 것. 그리고 그림이 전문 만화가의 섬세한 것이라, 질리지 않는다는 점에 끌린다. 그리고 전문적인 설명을 챕터 사이에 <역사 박물관> 코너로 삽입한 것도 돋보인다. 다양한 사진과, 도록, 상세 설명은 어려운 선사시대를 아이들 옆에 자연스레 옮겨 놓는다. 사실 아이들 데리고 박물관에 가는 건, 정말 고역이 아닌가.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숙제로 설명을 베끼는 걸 보면 안쓰럽다.

역사책 속의 어려운 말들이 이 책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통해 등장하고, 그 숱하게 말도 안되는 신화들 속에 숨은 의미를 꼼꼼하게 풀어 주는 대목은 이제까지의 역사책이 보여주지 못한 한계를 뛰어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꼼꼼하게 읽어 달라고 해서 나름대로 열심히는 보았는데, 몇 가지 부족한 점이 보인다.

 1권에서 꼭 고쳐야 할 부분. 이미 판매중이라도 꼭 수정해야할 부분이 하나 있다. 82쪽의 청동기 시대가 서기 1000년 경으로 적힌 것은 <서기전 1000년 경>으로 반드시 수정하기 바란다.

79쪽의 도구 사용법에서 '양끝에 줄을 멘'은 '줄을 맨'으로 맞춤법이 수정되어야 하고, 169쪽의 '쇠뇌'라는 철제 농기구는 '쇠로 만든 뢰(쟁기)'이므로 '쇠쟁기'로 적어 줬음이 타당할 듯 하다.

뻔히 아는 이야기인 듯 해도, 역사는 읽을수록 배우는 것이 많다. 그리고 특히 처음 역사를 접할 때, 정확한 지식을 쉽게 이해시키는 것은 고구려사 왜곡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의미가 분명한 이즈음, 이런 책이 간행된 것은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읽기 쉽고, 내용도 풍부하고, 다른 책과 달리 상세한 역사 해석이 돋보이는 책. 이제 3권까지 나와 있지만,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 <티 하나 없는 옥>을 욕심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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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2005-01-2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예리한 지적에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쇠뇌는 농기구가 아니라 무기로 알고 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풀려서 화살이 튕겨져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혹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요?

글샘 2005-01-2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제가 다시 쳐다봐도 농기구로 보이는데요, 전문가에게 한 번 알아보시길...
 
아름다운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풀꽃 이야기
신춘행 지음, 김은정 그림, 김태정 사진 / 예림당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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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풀꽃 이야기에 비해 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

우선 초등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꽃에 얽힌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적어 준다. 그리고 김태정 선생님의 사진과 간단한 설명들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학습 도감으로서의 유익함과 동화로서의 재미를 한꺼번에 간직한 보기 드문 책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숱하게 많지만, 식물 도감 같은 책이나 학습 사전 류는 너무 설명에만 치우쳐서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며, 이야기책은 그저 이야기만 간단하게 수록되거나 그림으로 때우는 식이 많아서 식물의 다양한 생태를 접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어 왔다.

그런 점들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성공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그 이름이나 생태를 알기 어려운 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 가령, 조팝나무, 참오동, 며느리밥풀, 옥잠화, 쑥부쟁이, 과꽃, 치자나무, 자귀나무, 솜다리, 붓꽃 같은 꽃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꽃 100가지 같은 책들이 어른들도 읽어내기 어려운 도감의 성질을 띤 반면, 요즘 아이들에게 점점 전문성을 기르는 책들이 출간되는 것은 수요자를 잘 읽어낸 능력의 향상이라 볼 수 있으며, 한국 출판계의 성장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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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1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정 선생하고는 1990년대 초반에 인연이 잠시 있었지요..그 분의 꽃 이야기를 저도 한 번 훗날 해야겠군요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눈높이 어린이 문고 33
고정욱 글, 송진헌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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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권장도서 코너에서 눈에 띄던 동화였다. 집에 있었지만 쉽게 손에 잡고 읽지 않았다. 동화란게 그렇다. 어린애들에게나 읽을 거리란 선입견. 그렇지만, 요즘엔 어린애들 상대로한 이야기 중에도 꽤 괜찮은 것들이 많다.

어려서부터 뇌성마비란 장애를 안고 태어난 종식이, 그리고 그런 형을 이해하지 못하는 종민이의 갈등과 이해, 사회의 냉대가 잘 그려진 작품이다. 작가 고정욱은 장애 문제에 관한 글을 세 번째 쓰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송진헌의 그림도 아이들 책에 많이 등장하는 그림이다. 너도 하늘꽃나리야, 돌아온 진돗개 백구에서도 만났던 그림. 아쉬운 점이라면, 종식이의 옷이 줄곧 세로줄무늬의 환자복 비슷하니 등장한다는 거였다. 그것도 하나의 편견이 아닌가 생각한다.

뇌성마비, 소아마비 등으로 어려서부터 소외와 냉대를 감내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정말 그들에게 장애는 십자가인지 모른다. 삶과 소외의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하고, 평화와 행복을 줄 수도 있는 십자가 말이다.

얻어먹을 수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한 꽃동네 할아버지. 삶의 무게는 그 사람의 외모, 배경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진리의 이야기들은 숱하게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얼마만한 편견의 시선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어제는 이십년만의 고등학교 동기회였다. 몇십명의 친구들이 모여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냈지만, 이십 년 전 공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다 손을 하나 잃은 친구는 방명록에 이름만 올리고 갔다. 우리가 모였던 장소 주변에서 다른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다고 했지만, 밝은 곳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친구 이름을 방명록에서 만나는 순간, 괜시리 모임 자체가 초라해 보였다. 바쁘고 멀리 있어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번연히 알면서도 같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친구들... 그 아이들과 같이 교가를 부를 수 없다면 그런 동창회 정도야말로 장애를 가졌던 모임이 아닐까.

교생실습 나갔던 때, 어느 반에 뇌성마비로 한쪽 손, 발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얼굴도 예쁘고, 재주도 많았다. 밝은 표정으로 늘 어른스레 행동하던 그 아이의 마음 속엔 정말 밝음만 가득할 순 없었을 것이다. 숱한 불면의 밤, 눈물로 푹 젖은 베개로 하염없이 괴로워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지금은 서른 하나쯤 되었을 그 여학생이 잘 살고 있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그늘에서 고통받는 많은 장애인들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갖도록, 마음의 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켜 주긴 하지만, 그애는 너무 자신감에 넘친다. 이 동화는 잔잔하지만, 진실의 한 실마리를 품고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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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2006-03-1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어봤는데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추천!!
 
백두산정계비의 비밀 사계절 아동문고 47
김병렬 지음, 고광삼 그림 / 사계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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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작가가 독도에 대해서도 소설을 썼다기에, 내심 국수주의자의 희한한 계변을 듣게 되는 거나 아닐까 걱정했는데, 읽으면서는 작자의 충실한 서술이 마음에 들었다.

주변에는 지나칠 정도로 국수주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국어에 대해서도 그렇고, 국사에 대해서도 그렇다. 하긴, 자기나라 말이라고 국어, 자기 역사를 국사로 쓰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 두 나라 뿐이라니 국수주의란 말 자체가 어폐가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 정도로 우리의 역사적 시각이 좁을 수 있다는 것인데...

백두산 정계비. 백두산에 중국과 조선의 경계를 정한 비석이 있었단다. 난 이 글을 읽으면서도 광개토왕비와 헷갈릴 정도로 별 생각 없는 쪽이었다. 이 백두산 정계비는 식민지 시대 일본놈들이 부숴 버리고 없앴단다. 만주 철도 부설권과 간도를 맞바꿔 버리고, 나중에 문제가 될까 우려해서 였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한국의 통일을 두려워한다. 우리 나라가 어느날 불현듯 우리 뜻과 아무 상관 없이 독립이 되었듯이, 그리고 다시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분단이 되었듯이, 우리 처지와는 아무 관계 없이 통일이 올 날을 저어하는 것일게다. 그러과 나면, 중국의 가장 무서운 문제, 소수민족의 자치권 획득, 독립 문제가 불거질테고, 조선족과 간도 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하게 될 것이니, 미리미리 고구려 역사부터 우겨 두자는 속셈이 요즘 속보이는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체로 무장한 북한이 역사에서 주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정당성을 획득할 수도 있으련만, 천지의 봉우리 절반을 중국에 헌납한다든지, 고구려 역사 문제에서 모르쇠로 일관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그들의 속셈이 역시 사회주의와 주체를 가장한 독재임을 보여주는 처사라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동화 형식이면서, 상당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식민지 시대 수탈당하던 상황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고, 식민지 시대의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 내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민중의 시각을 견지하면서, 조선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힘을 가지고 있는 좋은 소설이다.

고학년 동화로 교육청 권장도서로까지 지정된 책인 만큼, 5,6학년 정도 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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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 빈민가의 못난이 방송계의 신화가 되다, 나도 이렇게 되고 싶어요 16
이창숙 지음, 안창숙 그림 / 파란자전거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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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위인전은 장군 일색이었다. 아니면 일제시대의 지사 정도... 서양의 위인은 돈을 많이 벌었거나, 뭐 그런 정도였다. 아무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위인전의 지상 과제이던 때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의 위인전을 보면 상당히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김유신, 이순신의 영웅일색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이거나 난관을 겪은 사람들이 이겨낸 이야기를 제법 접할 수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흑인의 영웅, 성공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이름이지만, 부와 명성을 떠나서라도 그의 전기는 아이들에게 몇 가지 배울 점을 준다.


백인과 흑인 사회의 편견, 흑인들의 인권 문제, 뚱뚱하거나 유색인이라는 차별의 요소를 극복하게 된 윈프라의 이야기는 전기가 가질 수 있는 흥미거리를 모두 가지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의 정치색이 어떤 당파를 지지하는지 나는 알 바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읽을 거리였다고 생각한다.


필 도나휴의 시애틀에서 토크쇼의 여왕이 되기까지 오프라 윈프리가 걸었던 길은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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