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항 벨 이마주 28
데이비드 위스너 그림, 이상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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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상상력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 있답니다. 구름이 맨날 같은 모양으로 살면 얼마나 지겨울까. 왜 구름은 다른 모양으로 생길 수 없을까. 동화를 어려서는 읽지 못한 우리같은 세대에게는 이런 책을 아이들에게 만들어주기 어렵겠지만,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짓밟지는 말아야 되겠단 생각을 했답니다. 구름을 설계하는 아이의 진지한 모습에서는 공부를 잘 할 필요도, 피아노를 잘 칠 필요도, 그림을 잘 그릴 필요도 없었잖아요. 남을 이길 필요도 없고, 그저 어울려 사는 그것이 삶의 이유였는데... 그걸 바라보는 어른들의 못마땅한 표정들이란... 어리석은 어른들의 노파심까지 잘 그려낸 수작이었습니다.
이젠 책방에서 누굴 기다릴 때 이런 그림책을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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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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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시종 느낀 것에 일본 책이라서 아쉽다는 거였습니다. 일본어도 우리 말 못지않게 훌륭한 의성의태어들이 있습니다. 그걸 일본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익히게 하는 훌륭한 책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책에 아이들이 익힐만한 재미있는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만들 순 없을까 하고 아쉬웠습니다. 번역에 기대다 보니깐, 좀 아쉬웠거든요. 예를 들면 꽃들이 한들한들, 아기가 방실방실, 토끼가 깡충깡충, 봄비가 보슬보슬, 새싹이 뾰족하게 돋아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좋은 책이지만, 왠지 우리 것이 아니라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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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3 1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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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만화 맞춤법 - 맞춤법과 표준어법, 열린학교 스스로교실 6 열린학교 스스로교실 6
국립국어연구원 엮음, 신은균 그림 / 재능출판(재능교육)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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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란 넓은 지역에서 다르게 쓰이는 말을 통일하려고 공식적으로 정한 말이다. 그 표준어를 기준으로 적은 것이 맞춤법이란 것이다. 지금의 맞춤법은 1998년 제정된 '한글 맞춤법'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글을 쓸 때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많다. 맞춤법이 자신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어른들이 맞춤법을 다 배우고 나서 개정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없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올바른 맞춤법을 익히게 되면, 자신감이 없다는 생각을 줄일 수 있다. 어린이들은 낱자와 글자를 구별하지 않고 통째로 단어를 외운다. 어린 시절에 맞춤법이 익혀지면 평생 이용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맞춤법에 자신감을 가지려면 사전찾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언어 능력의 기초는 사전 찾기다. 바뀐 맞춤법을 고민할 필요 없이 사전을 많이 찾아 보면 좋다.

그리고 이런 책들은 크게 맞춤법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읽을 때는 '아, 그렇구나.'하다가도 시험에 내면 헷갈리는 것이다. 자꾸 쓰고 읽으며 틀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특이한 맞춤법이 나오면 외워두고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한 시간 동안 이게 맞고, 저게 틀리고 하는 식으로 공부해 봤자, 이틀 뒤면 싸--악 까먹는다. 천천히 하나하나 궁금할 때마다 찾아보라. 사전에서 찾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유안진 시인이 평을 한 것은 조금 이상하다. 가정대 교수가 아동학에 관심이 있다손 치더라도 언어에 관련된 것은 좀 오버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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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3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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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
이정 지음 / 계림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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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칭찬할 부분도 많고, 비판할 부분도 많다. 요즘은 초등학생 산업이 붐이다. 서점에 가 보면 전에는 중고생의 참고서가 주류를 이뤘는데, 요즘은 초등학생의 영어, 한문, 기타 전과목의 학습 도서가 만화로 동화로 출판되어 있어 일면 긍정적이고, 다른 한 편 어린아이들을 볼모로 부모들이 주머니를 털려는 얄팍한 상술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

국어 관련 학습 도서들도 자세히 보면 엉성한 면이 많다. 먼저 서평을 하신 singlegolfer님이 잘 지적하셨듯이, 이런 책을 쓰는 분들이 아동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학습 만화는 너무 저질이고, 어떤 학습 만화는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같은 예는 좋은 저작의 본이 된다.

저자의 주장대로 아름다운 우리말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볕뉘, 윤슬(물비늘) 같은 말들은 참 아름다운 말들이다. 볕뉘는 구름 사이로 좁게 비치는 햇살이고, 윤슬은 바다나 강의 반짝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너무 우리말을 강조하는 것은 국수주의적 폐단에 빠질 우려가 크다. 우리 것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쓰는 언어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일제 시대가 끝나고 일본어를 몰아내려던 운동은 정당한 것이었다. 미제 시대(미 군정기)가 끝나고 영어를 몰아내려던 운동은 조금 미흡했다. 이제 살아남은 일본어와 영어는 상당히 없애기 어렵다. 오뎅은 어묵과 느낌이 다르다. 떡볶이 집에서 친구와 어묵을 먹으면 이상하잖아. 그리고 베이비 복스 노래가 히트한 것과 유행한 것은 다르다.

우리말의 소중함은 안 쓰는 말을 억지로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쓰이는 말인데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을 소중히 여길 일이다. 그런 것은 이 책처럼 작위적이어서는 안된다. 문학 작품에서(예를 들면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은 우리말을 잘 살려 쓴 본보기이다. 어려운 말의 풀이도 좋다.) 우리 문화를 익히고,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체화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억지스럽게 만든 책을 읽는 것은 아이들에게 언어 습득을 공부라고 잘못 생각하게 하는 나쁜 방법이다. 국어선생인 나 같은 사람도 새침떼기라고 생각했는데, '새침데기'가 맞았다. 발음은 '-떼기'가 맞고. 이런 책을 재미삼아 읽고,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하도록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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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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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뷰를 읽어 보니 이 책의 내용이 지나치게 촌스럽고 옛스러움을 비평한 것이 있었다. 확실히 이 책의 소재와 이야기는 옛날 사람들의 그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의 가슴에 와 닿기는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공간이 시골인 것은 좋다. 그리고 우리 민속을 조금씩 가미하는 것도 좋고.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사건들이 좀 낯설다. 전쟁에 자식을 잃었다 다시 찾은 할머니, 그리고 집 나간 아버지가 성공해서 돌아오는 이야기는 왠지 칠십년대 신파조 생각이 난다.

이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읽는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일까. 형제가 없는 요즘 아이들은 애완견을 참 좋아한다. 맞벌이하는 부모가 비운 썰렁한 공간에 체온 가진 무언가가 있다는 건 의지가 되는 일일게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갈라진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 글에서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싫어 집을 나간 영분이 엄마와, 송화의 아버지가 나오지만, 요즘 들어 정식으로 이혼하고 사는 부모의 이야기가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좋은 소재가 아닐까.

이혼하고 사는 부모 밑에서 힘들게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이젠 부모가 돌아올 것이란 헛된 희망은 그닥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차라리 부모님의 이혼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같이 살진 않지만 혈육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제시하든지, 형제도 없고, 부모의 정도 부족한 현실에서 어린이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줘야 하지 않을까.

물론 가장 행복한 것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라는 거겠지만, 시대적 변화를 거스를 순 없는 것이다. 장편소설 혼불에도 숱한 민속이 등장하지만, 형상화에 실패하고 있어서 겉도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서도 왠지 작가의 아는 것을 과도하게 쏟아부으려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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