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일 차분디르의 모험
서화숙 지음, 이미경 그림 / 세상모든책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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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맨날 남대문이라 부르더만, 죽고 나니 졸라 높여 주는 분위기 맘에 안듦.)이 무너졌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이 무어 그리 중요하랴.
모든 목조 건물의 운명이 그와 같은 일임에.
숭례문을 길 한 복판에 섬으로 만들어 둔 일도 서러운 일이었지만,
거기 사람을 마구 들락거리게 한 일도 무사안일한 처사였다.
로보캅도 아닌 경비업체에 맡겨 두다니... 결국 무비유환의 결과를 낳았다.

한국이란 나라가 워낙 근본이 없는 나라다 보니 오만 곳이 다 허점 투성이다.
이런 일을 통하여 허점을 막아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건만,
이 또 워낙 근본이 없는 나라다 보니 임시방편 땜빵에만 급급하다. 안타깝다.

차분디르는 한국인 엄마와 파키스탄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아이이다.
우리말을 당연히 잘 한다. 그렇지만 피부색은 검은 편이고.
이야기 중에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차분디르의 아빠는 파키스탄으로 쫓겨난 상태다.

주인공 마루와 차분디르가 요일별로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서 친해진다는 이야기이다.
낯선 문화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방법으로 마법을 쓴 것은 좋아 보인다.
미팅할 때도 마술을 보여주거나 손금을 보아 주면서 친근해 지는 것은 고전적 수법이니...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 줘야 되겠다.
한국에는 수십 만의 이주 노동자와 이민 결혼자가 이미 현실화되어 있으나, 그들의 인권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전무한 상태이니 말이다.

왜 외무부에서 이주 노동자를 관리하지 않고 법무부의 출입국 관리소에서 관리하는지...
그들을 모두 범법자로 취급하면서 불법 인생을 양산하는 국가 시스템으로는 언젠가 몰아닥칠 폭풍을 대비할 수 없음이 분명한데 말이다.

하기야, 한국은 일본 대사관 앞에서 800주간이나 (1년이 52주니까 16년이 넘는다.)수요 집회를 여는 일제 성노예 할머니들에게도 한 마디 위로의 말을 해주는 법이 없는 근본이 없는 나라이니 무얼 바랄까 마는... 해마다 늘어만 가는 이주 노동자들을 여수에서처럼, 이천에서처럼 무시하다가는 국가의 근본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인데... 무비유환을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업수이여기는 천박한 정신은 노예제가 오래오래 전통으로 이어오던 국가의 정신 탓일까? 자본주의의 경박한 물질 숭배 정신 탓일까?

갑갑한 문제일수록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접하게 해 줄 일이다.
미녀들의 수다처럼 여성을 상품화하는 '조디 까는' 프로그램 좀 폐지할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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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서평단 알림
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11
마저리 화이트 펠레그리노 글, 보니 매튜스 그림, 김수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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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당첨 도서.

어른들은 제 멋대로 기준을 정해서 아이들이 그걸 따르면 '착하다'고 한다.

별을 다섯 주기도 하고, 선물을 안기기도 한다.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에게 '노'는 '나쁜 애'가 되는 표지로 보이기 쉽다.
'노'가 당당한 자기 표현이며, 울타리를 치는 일이 결코 나쁜 아이가 되는 일이 아님을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일에 할아버지가 동원되는 일은 참 좋은 일이다.

핵가족화되는 일에는 이런 것들을 잃게 되는 아쉬움도 따르게 마련이다.

씨앗과 같은 소음인 아이들에게, 자기의 성장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부드럽고 포용적이고 수용적인 분위기는 '노'를 내세울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초등학교 저학년, 특히 자신감이 없거나 지나치게 조용한 아이에게 담임 선생님이 권해준다면 정말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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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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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엄마가 용기를 내서 운전을 배우고, 노란 소형차를 산다.
주인공 아이는 노란 코끼리 닮은 차를 보며 엄마를 걱정한다.

이혼이란 파도를 타고 가는 아이들은 그 너울에 기가 질리고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을 것이지만,
어쨌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아이들은 쑤-욱 자란다.

덜렁대는 엄마와 속 깊은 아들, 아직 애기인 동생의 이야기는, 이혼한 모자 가정의 헛헛함과 나름대로 살림을 이끌어 보려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

작은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아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는 아이와,
용기를 내서 해결에 나서야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무겁지만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풀려 간다.

가정의 해체가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가정 폭력과 그 그늘을 느끼며 늘 울적한 마음 한 구석을 지니고 살아가는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죄책감과 열등감을 노란 코끼리와 함께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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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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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들렀다가 어린이 책 코너에 갔다가 전부터 보고 싶던 구름빵을 찾았다.

선자리에서 잠시 읽었는데, 아, 딱 오늘같은 날, 우리에게 필요한 게 구름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동네는 남쪽이라 단풍이 빨갛게 들진 않는다.
은행잎도 노랗게 변하기 전에 세찬 바람에 휘감겨 날려버리기 일쑤고...

지난 주까지도 학교 전체를 감쌌던 금목서 향기도 어느 새 싸늘한 바람에 날려가 버리고,
오늘은 짙은 구름만 하늘에 가득하다.

오늘같은 날이면,
정말 구름 빵이 있었으면 좋겠다.

구름 빵을 먹고 하늘을 나는 꿈을 아이들이랑 꿀 수 있는 어른이었으면 좋겠다.

자동차가 막혀서 신경이 곤두서고, 불안해질 필요도 없을 게고,
통화하려는 번호가 하루 종일 통화중 신호를 울리는 왕짜증나는 일도 잊을 수 있게...

옅게 단풍이 물드는 벚꽃나무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잠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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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11-05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빵은 정말 근사한 판타지에요. 그죠?

글샘 2007-11-06 08:46   좋아요 0 | URL
그래요. 정말 멋진 판타지 세상이죠. 아이들에게 읽혀주기 참 좋은...
 
<행복해져라 너구리> 서평단 알림
행복해져라 너구리 파랑새 사과문고 62
이상규 그림, 이미애 글 / 파랑새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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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에 도롱뇽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지만 경제개발당이 우세인 이 땅에서 녹색당이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발언권을 가지기엔 시기상조일까? 이미 환경은 다 망가져 버린 후에... 시기상조.

생태계가 파괴되고 나니 천적이 없어진 무리들이 인간을 습격한다.
사실은 습격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들이 끊어버린 고리때문에 자기증식능력과 생존율 사이가 틀어져버린 개체들이 지나치게 증식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떤 마을엔 모기떼가 극성이고, 어느 동네엔 멧돼지가 출몰하기도 하고, 9시 뉴스에 아파트 촌 너구리가 소개되기도 한다.
야생의 너구리들은 동네 도둑 고양이들처럼 야성을 잃어버리고 쓰레기통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세상.

너구리들은 <행복해져라>가 불가능하다.
'행복하다'는 형용사이기 때문에 명령형 활용어미를 붙일 수 없다.
그렇지만, 지은이는 강제로 행복해져라!하는 기원을 붙여 본 걸까?

초등 중,고학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겠다. 저학년도 흥미를 갖도록 그림이 아주 예쁘다.

동물원에 가면 온통 수입종 동물들로 가득한데, 토종 멧돼지, 너구리들은 동물원에서도 살피지 않을 정도로 멸종되어간다. 너무 흔해서 동물원에서조차 관심갖지 않던 동물들은 이제 천연기념물에서 멸종 동물로 기록되어가는 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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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10-22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해져라!> 가 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샘 2007-10-22 15:30   좋아요 0 | URL
야생동물의 행복은 결국 인간 욕망의 축소와 동의어인데요...
저도 바람만 갖고 있습니다.

Freedom 2008-05-15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넘 좋은 책 리뷰 잘보고 갑니다...
바뿐 생활에 밀려 정말 중요한 주변 자연.. 생태계 등을 돌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저뿐만 아니라 이런 저 때문에 애들마저도 그런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이 글을 보면서 안타깝게 다가오는 군요...
꼭 구입해서 애들에게 읽어주면서 같이 공감하고 자연과 생태계의 중요함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는 시간들을 가져야 겠군요...
감사합니다...

글샘 2008-05-15 11:55   좋아요 0 | URL
새벽 세시의 댓글이라서 ???했더니 한국에 안사시는군요. ^^
좋은 책이에요. 애기들 읽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