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추고 사는 즐거움
조화순 지음 / 도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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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공부란 무엇인가. 내 마음이라 이름붙인 것 하나가 세상에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나 보듯 하라고 하셨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가신 것이다.

내 안에 부처가 들었다면, 네 안에도 들었고, 그 안에도 들었다. 내가 잘난 것은 하나도 없는 이치다.

도시산업선교회에서 활동하셨고, 작은 교회 목사님으로 삶을 살다가, 일흔이란 정년을 훌쩍 버리고 예순 둘에 목사를 버리신 조화순 선생님의 이야기는, 진정 낮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들려 준다.

옷을 하나 입어도 깔끔하게 입어야 하고, 같은 재료로 요리를 해 먹어도 좀더 비싼 곳에서 먹어야 그럴 듯해 보이는 것이 삶이라면, 그런 것이 사는 맛이라고 한다면, 조화순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많이 미안해 해야 한다.

재판정에서도 꺾이지 않는 신념은 70년대의 암흑기를 활활 타오르는 빛으로 세상을 밝히는 데 자기 몸을 쓰셨던 분으로 기억된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흰머리 소녀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의 흙내음을 사랑하는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지혜로운 자는 일이 그들을 떠나기 전에 그들이 먼저 일을 떠난다.
자신의 종말에서조차 승리를 취할 줄 알라.
태양도 빛이 찬란할 때 구름 뒤로 숨어 그것이 기우는 것을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니
태양이 기울었는지 안 기울었는지를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사람은 적절할 때 재난에서 벗어나 수치를 멸할 줄 알아야 한다.
미인은 거울이 자신의 추함을 알려 스스로를 자기 자만에서 벗어나게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울 때 거울을 깨뜨린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시집에서...

독재의 폭거 앞에서도, 구속과 감옥 생활에 대해서도, 꿋꿋한 신념으로 하느님의 뜻만을 좇음으로써 마침내 이겨낸 조화순 목사님의 이야기를 나즉하게 듣노라면, 매일 아침, <나는 오늘 죽을는지도 모른다.>는 죽음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함을 천천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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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 영원한 진리의 말씀
김달진 / 현암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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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생활을 헌병대에서 했다. 우연히 행정병으로 빠져서 그런 험한 곳에서 살아본 것이다.
영창 안에는 미결수 방과 기결수 방의 두 칸이 있다. 그들이 볼 수 있는 책은 성경과 불경 같은 책으로 제한된다.

덕분에 나도 법구경을 많이 구경했고, 성경도 여러 차례 읽을 수 있었다. 모두들 바쁜 행사가 있어서 캄보이라도 나가거나, 몽땅 체육대회를 나가거나, 사격 훈련이라도 나가는 날, 혼자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조용히 책읽을 기분이 난다. 그럴 때 손으로 베껴가면서 읽었던 책이다.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오랜만에 읽는 감회는 색다르다.

어리석은 사람은 한 평생 다하도록
어진 사람을 가까이 섬기어도
참다운 법을 알지 못한다.
숟가락이 국맛을 모르는 것처럼.

아, 찔린다. 어리석은 나는 날마다 수백 명의 천사들 속에 살면서 국맛을 모르는 숟가락처럼 멋대가리 없이 살고 있지 않는지... 오늘은 비마저 세차게 내리는데, 십오 년 전에 가르친 제자가 메신저로 언제 술 한잔 하자며 멀리서 연락이 와서 그나마 맘이 좀 덜 젖는다. 제자가 없는 교사는 영락없이 국맛 모르는 숟가락 신세다.

활 만드는 사람은 화살을 다루며
물 대는 사람은 물을 끌고
목수는 나무를 다루며
지혜있는 사람은 자기를 다룬다.

아, 얼마나 큰 지혜가 있어야 나를 다룰 수 있단 말인가.

깊은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여
다시는 사는 집을 즐겨하지 않느니
기러기가 놀던 못을 버리고 가듯
이 세상의 사는 것을 버리고 간다.

학교를 옮길 때마다 짐을 없애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그런데도, 또 책이 쌓이고 짐이 늘어난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이 살덩이조차 거북해 하면서 말이다.

熱無過淫 음욕보다 지나친 불길 없고
毒無過怒 성냄보다 지나친 독 없으며
苦無過身 내몸보다 지나친 고통 없고
樂無過滅 고요를 지난 즐거움 없다.

꿈속에서도 떠오르는 삿된 음욕으로 저지르는 어리석음이란... 한국 사회의 음탕함이 도를 지나친 것이 아닐까? 내가 음탕함을 저지르지 않는 데서 시작할 일이다. 성냄의 독은 다스리기 어렵고, 내 몸, 나라는 상, 내 아이라는 섣부른 생각이 고통을 불러온다. 적멸의 경지를 얻는 것이 즐거움임을 책으로나마 읽는다...

인생이란, 큰 비가 쏟아지는 광야를
걸어가는 나그네와 같은 것.
달려 보아도 허덕거려도 비에 젖지 않을 수는 없는 것.
먼저 젖기를 각오한다면,
그리하여 비를 맞으며 유유히 걸어간가면,
젖기는 일반이나 고뇌는 적을 것이다.

빗방울 보배되어 더욱 생겨나 빈 공중을 가득 채우지만
어리석은 무리는 제 그릇에 따라 이로움을 얻을 뿐.

작고도 작은 존재로 살아가는 일의 이치를, 책에서나마 구하는 것은 비오는 날의 행복이다.

빗방울이 나의 스승이다. 내 그릇을 채우시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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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6-06-0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내린다.
하지만 비는 나를 한 방울도 젖게 하지 못한다.
그 비에 젖지 않는 나.
내가 있음이다.

법구경을 읽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빗줄기를 타고 다녀 갑니다.
 
티벳불교의 향기
최로덴 지음 / 대숲바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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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고향, 그 티벳 불교의 모습의 일단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고 펼쳐본 책은 좀 난삽하다.

중공의 침략 이후로 티벳은 신비의 베일 속으로 가려져 버려서 그 모습을 알기 힘들긴 하지만, 이 책은 불교의 소승, 대승, 금강승의 차이와 가르침을 분별하는 이론서로서 보다는 티벳 불교의 수행자로서 티벳 불교의 이론적 문학적 결과물을 묶은 책이다.

달라이 라마의 글을 읽어 보면, 뭐 이런 쉬운 글이 다 있나 싶을 정도인데, 이 책은 읽기에 쉽지 않다.

불교의 논리에 접근하는가 하면, 티벳 불교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고, 그런가 하면 티벳 불교의 밀교적 용어들이 등장한다. 아마 내 마음이 혼잡하여 이 책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때 읽었던 모양이다.

이 책의 표지에 <청소년 권장 도서>라고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가 은박 라벨을 붙여 두었는데, 과연 이 책을 읽는 청소년이 얼마나 될지... 좀 웃음이 날 지경이다. <윤리>적으로는 <권장>할만한지 몰라도, 수준은 청소년에게 책을 멀리하도록 권장할 용이 아니라면 권하기 부담스런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앞에 등장하는 다음 구절이 마음을 쿵, 친다.

알고 가는 길은 멀지 않습니다.
두려움은 게으른 자의 변명일 뿐입니다.
그 길의 끝에 서면 당신도 역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의 전통이 <선승>의 그것이어선지, 실크로드에서 풍기는 사막 냄새나는 불교가 낯설기도 하지만, 그 근본이 같다는 것만 확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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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불교의 향기
최로덴 지음 / 대숲바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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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욕망 등의 적들은
팔다리 어느 것도 갖추지 못하고
용기와 현명함도 갖추지 못했는데,
어찌하여 나를 노예로 삼았는가.

내 마음에 머무는 동안
쾌락으로 나를 해하는데
그런데도 싸우지 않고 인내함은
이유없이 참고 있는 치욕일 뿐이네.-91쪽

승리자의 아들, 보살의 37 수행법...
톡메 상뽀 작시

1. 가만의 얻기 힘든 큰 배를 얻은 이 때에
나와 남을 윤회의 바다에서 건지기 위해,
밤낮으로 게으르지 않으며
문사수를 행사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

가만 : 지옥, 축생, 아귀, 장수천, 변방(법의 불모지), 몸의 불완전, 사견, 여래없는 때에 나지 않았음의 8유가와, 인간, 중심지, 몸의 온전, 최고악업 짓지 않음, 불법을 믿음, 부처님, 정법, 가르침을 펴기 위해 머무심, 법의 수레를 굴림, 법을 수행한 인연이 있는 것의 10원만.
聞思修 문사수 : 불교의 교육과 수행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용어, 듣고 생각하여 수행한다는 뜻.-69쪽

2. 친구를 향한 애착은 물처럼 요동치고,
적을 향한 증오는 불처럼 타오르며,
취사 取捨를 망각한 우매함은 캄캄한 어둠과 같으니,
고향을 떠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0쪽

3. 환멸의 땅을 떠나면 번뇌는 점점 줄어들고,
방만하지 않으면 선행은 저절로 늘어나리니,
이지에 밝아 법에 대해 왁연히 알고서
고요함을 가까이 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1쪽

4. 오랫동안 가깝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애써 일군 재물을 뒤로 한 채
몸이라는 숙소에서 의식의 손님이 떠나가니
이 생을 기꺼이 희생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1쪽

5. 누군가와 함께하면 3독은 늘어가고
문사수를 행함은 점점 줄어드니,
자와 비를 사라지게 하는
나쁜 친구를 멀리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1쪽

6. 누군가와 가까이 하면 잘못이 줄어들고
공덕이 상현달처럼 차오르니
선지식을 자신의 몸보다 더
귀중히 여기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1쪽

7. 자신도 윤회의 감옥에 갇혀 있는
세속의 신이 누구를 보호하리까.
그러므로 그곳에 의지하면 흔들리지 않는
3보에 귀의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2쪽

8. 너무나 참기 힘든 악취의 고통들은
악업의 과보라고 석가모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묵숨이 끊어져도 악업만은
결코 짓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

악취 惡趣 : 3악취, 또는 3악도라고 부른다. 하열한 번뇌 속에서 윤회하는 지옥, 아귀, 축생 같은 중생을 말한다.-72쪽

9. 3계의 안락은 풀잎의 이슬 같아서
한순간에 사라지는 법이니
결코 변치 않는, 수승한 해탈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2쪽

10. 무시이래 언제나 나에게 인자하셨던
어머니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나만 즐거우면 무엇하리까.
그러므로 가없는 유정을 제도하고자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2쪽

11. 일체의 고통은 자신의 안락을 원하여 생겼고
원만하신 부처님은 이타심에서 나셨나니,
그러므로 나의 안락과 남의 고통을
참으로, 뒤바꾸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3쪽

12. 누군가 큰 욕망의 힘으로 나의 재물을
모두 강탈하거나 강탈하려 한다 해도
몸과 재산과 3세의 모든 선을
그들에게 회향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3쪽

13. 나에게는 잘못이 조금도 없는 것 같은데
누군가 나의 목을 벤다 할지라도
자비의 힘으로 그들의 죄업을
내가 대신 받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3쪽

14. 누군가 나를 갖가지로 비방하고
3천세게에 두루 퍼드려도,
자애로운 마음으로 다시
그의 공덕을 말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3쪽

15. 많은 중생이 모여 있는 가운데서 누군가가
감춰진 잘못을 들추어내고 나쁜 말로 떠들어도
그에게 선지식을 대하듯이
겸손하게 공경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3쪽

16. 내 아들처럼 귀하게 돌보던 사람이
나를 원수처럼 바라본다 하더라도
병으로 드러누운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와 같이
더욱더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4쪽

17. 자신과 비슷하거나 부족한 사람이
아만의 힘으로 무시한다 하더라도
스승처럼 여기어 겸양으로
나의 정수리에 모시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4쪽

18. 삶이 빈곤하여 언제나 사람들이 무시하고
힘겨운 병마로 드러눕는다 하더라도
모든 중생의 죄업과 고통을 내가 짊어지고서
비굴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4쪽

19. 명성을 얻어 많은 중생이 공경하고
다문천왕의 재물만큼 쌓는다 하더라도
윤회계의 번영이 허망함을 보고서
자만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4쪽

20. 자신의 분노라는 적을 다스리지 못하면
외부의 적을 조복받는다 하더라도 적은 늘어만 가리니
그러므로 자와 비를 무기로
자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

자기의 흐름 : 불교 용어로는 자상속 自相續이라고 한다. 즉, 자신이라고 믿는 인식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연속적인 흐름-75쪽

21. 원하던 맛은 소금물과 같아서
얼마를 즐기든지 갈증은 늘어만 가리니
무언가 애착을 일으키는 대상들을
지금 바로 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5쪽

22. 어떤 식으로 대상이 나타나든 이들은 자신의 마음일 뿐,
마음의 성품은 처음부터 변희론을 떠난 것이니
이것을 알고 나서 대상과 주체의 흔적들을
마음에 짓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

변희론은 중도를 벗어난 극단적인 사견들을 말한다. 8변희론은 生, 滅, 常, 斷, 去, 來, 一, 異-75쪽

23. 마음에 다가오는 경계와 만난다는 것은
여름날의 무지개와 같아서
아름답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진실은 볼 수 없나니,
이에 애착을 버리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6쪽

24. 갖가지 고통이란 꿈속에서 자식이 죽는 것과 같이
환영을 진실로 여기는 것, 아, 피곤하여라.
그러므로 악연을 만나게될 때,
미혹하는 환영으로 보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6쪽

25. 깨달음을 원하여 몸마저 버리는 것을
외부의 사물이야 무슨 말이 필요하리까.
그러므로 돌아올 과보를 바라지 말고
보시를 베푸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6쪽

26. 지계가 부족하여 자신도 이롭게 하지 못하면서
타인을 이롭게 하려는 소망은 웃음거리
그러므로 윤회계를 갈망하지 않고,
계율을 지키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6쪽

27. 선근복덕을 바라는 보살에게는
해롭게 하는 모든 것이 공덕의 보고와 같네.
그러므로 모든 것에 대한 원망과 미움 없이
인욕을 익히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6쪽

28. 자신의 이익만을 이루려는 성문이나 연각도
자신의 머리의 불을 끄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본다면
모든 중생을 위하는 공덕의 근원인
정진을 시작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7쪽

29. 지를 잘 갖춘 관으로
번뇌가 영멸함을 알고서,
4무색계도 확연히 뛰어넘는
선정을 익히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7쪽

30. 지혜가 없는 다섯 가지 바라밀로는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할 수 없나니,
방편을 갖추어 3륜을 분별하지 않는
지혜를 수행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7. 쪽

31. 자신의 미혹을 스스로가 구별하지 못하면
수행자의 형상으로 비법을 행할 수도 있나니
그러므로 언제나 자신의 미혹함을
구별하여 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8쪽

32. 번뇌의 힘으로 다른 보살들의
허물을 말한다면 자신만 쇠락하리니
대승의 길에 들어선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8쪽

33. 재물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 서로를 헐뜯으면
문사수를 행함이 쇠락하리니
친척 집과 시주 집들에 대한
탐착을 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8쪽

34. 거친 말로 다른 이의 마음을 해롭게 하면
보살의 품행은 쇠락하리니
그러므로 다른 이의 뜻에 맞지 않는
거친 말을 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9 쪽

35. 번뇌에 익숙해지면 대처하여 막아내기 힘드니
억념하는 사람은 대처의 검을 쥐고서
탐착 등의 번뇌가 처음 일어나자 마자
들어내어 제거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9쪽

36.요약하면, 어디서 어떠한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그렇게
언제나 억념을 바르게 챙겨서
이타를 완성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79쪽

37. 이와 같이 정진하여 성취한 선은 모두
가없는 중생의 고통을 멸하기 위한 것이니
3륜이 청정한 지혜로
깨달음을 회향하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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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져도 향기는 그대로일세
명정스님.정성욱 엮음, 김성철 사진 / 예문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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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 스님이 쓰신 일기, 일기래야 그날 일어난 사건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선문답이요, 선일기라 해설이 필요하기도 하고 해설로도 이해하지 못할 지경이기도 하다.

통도사 극락암의 삼소굴에서 생활하신 그분의 허허허, 세 번 웃으신 뜻은... 우주의 극수인 3과, 목에다 염주를 걸고 염주를 한참 찾다가 목에 걸린 염주를 찾고는 허, 허, 허 하고 웃듯이 자기의 자성은 자기에게 있는데도 다른 온갖 것에서 찾아 헤매다가 그 자성은 비로서 자기에게 있음을 깨닫고 나서 허허허 웃는다는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선문답, 선일기라 그럴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어느 한 구절 마음에 짠하게 남는 구절이 없다.

그저 바람에 스친 잎새가 사푼, 내려앉듯 그리고 그 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참새가 포르르 날아가 버린 듯, 아무 자취 없다.

인간사 그런 것이란 가르침일까. 누가 이겼네 어쩌네 매일 싸우는 그 구렁텅이가 갈수록 더러워지지만, 삶의 속셈이란 그렇게 가벼운 것일까?

흑백이지만, 간명한 사진들이 마음을 더 바싹 마르게 하는데, 145쪽의 풍성한 문살은 내 눈길을 한참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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