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초콜릿 달콤함에 취하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윤경희 기자]

위스키라고 하면 폭탄주를 떠올리는 주당들이 적지 않다. 마치 주량을 과시하듯 “나 몇 잔 먹었습네” 자랑스럽게 떠벌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술꾼’은 따로 있다. 술 본래의 맛과 풍미를 제대로 만끽할 줄 알아야 고수(高手) 반열에 낄 수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가 잦아질 때다. 위스키의 참맛, 어떻게 마셔야 온전히 느낄수 있을까.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콜린 스캇의 얘기에 귀기울여 보자.

“위스키는 오래됐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입 안에서 자신만의 풍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은 위스키입니다.”

콜린 스캇은 좋은 위스키를 이렇게 정의한다.

위스키는 보리·효모·천연수, 단 3가지 천연재료로 만들어진다. 증류과정을 통해 원액을 만들어 적어도 3년의 숙성을 거쳐 시장에 나오게 된다.

같은 종류의 위스키는 연도가 오랠수록 숙성기간도 길다는 것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의 경우는 맞지만 블렌딩 위스키는 다르다.

예를 들어보자. ‘시바스 리갈 12년’이 6년 더 지난다고 ‘시바스 리갈 18년’이 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이름 뒤에 붙는 연식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숙성기간을 의미한다. 숙성기간이란 원액이 오크통에서 익는 시간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시바스 리갈 18년’은 18년 숙성된 몰트 또는 그레인 위스키 원액을 적당한 비율로 브렌딩한 제품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스캇은 “시바스 리갈 12년보다 18년이 더 좋은 술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나름대로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어 취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술이 있을 뿐”이라며 “다만 숙성기간이 오랜 만큼 깊은 맛이 있어 값이 비싸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과 위스키 반반씩 섞어 마셔야

스캇은 스카치 위스키를 마실 때 물과 위스키를 반반씩 섞어 마시라고 제안한다.

위스키 원액은 60%정도의 알코올 농도를 가지고 있지만, 증류과정을 거치고 숙성되면서 점차 떨어져 숙성기간이 12년 쯤 되면 57~58%, 18년 지나면 약 56%가 된다. 이를 제품화하면 보통 40%쯤 된다.

전문가는 테이스팅할 때, 일반적으로 알코올 농도 20%로 맞춘다. 이 농도가 위스키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스캇은 취재 현장에서 즉석으로 물을 섞기 전과 섞고 난 후의 향과 맛을 비교해주었다. 확실히 20%의 위스키가 향이 짙어지고 맛이 부드러워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시는 방법도 중요하다. 위스키도 와인 못잖게 음미하면서 혀끝부터 천천히 향과 맛을 느끼는 것이 정석이다. 남자답게 마신다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건 건강에도 해롭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마시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위스키는 바쁜 하루를 지낸 후 편안히 쉬면서 마시는 술이다. 본인이 스트레이트 ‘원 샷’하고 싶다면 그렇게 마시는 게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다.”

 

초콜릿&위스키, 그 환상의 궁합

스캇은 초콜릿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초콜릿은 블렌딩 위스키의 복합적인 맛을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새로 출시한 ‘시바스 리갈 18년 골드 시그니처’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시바스 리갈 18년은 주요한 맛을 내는 2종류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1종류의 그레인 위스키가 있는데 각각에 어울리는 초콜릿을 함께 먹을 때 맛과 향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 그는 지난달 14일에 있었던 금융관계자 대상 홍보행사에 초콜릿 전문가 클로에 두트르-루셀과 함께 참가해 블렌딩 위스키와 초콜릿의 테이스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가 선택한 초콜릿은 ‘발로나(Valrhona)’. 여러 성분을 블렌딩해 만들어낸 초콜릿 브랜드로 요리평론가나 주방장 등 전문가들이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콜릿 선택의 핵심은 위스키의 맛과의 어울림이다. 그레인 위스키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에는 카라멜이 들어간 초콜릿, 고소하고 오크향이 많이 나는 위스키에는 견과류가 들어간 초콜릿, 쌉싸름한 맛을 내는 것에는 다크 초콜릿을 매칭해야 한다.

콜린 스캇은…

시바스 브라더스사의 마스터 블렌더로, 조부때부터 위스키 블렌더로 일해온 가업을 이어 평생을 최상의 위스키 맛을 찾기 위해 블렌딩을 해온 사람이다. 마스터 블렌더란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만 얻을 수 있는 칭호로 최고의 위스키 전문가에게만 붙여진다.

프리미엄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블렌딩 위스키 제대로 즐기려면

콜린 스캇의 위스키 테이스팅

콜린 스캇은 테이스팅 프로그램에서 ‘시바스 리갈 18년 골드 시그니처’와 함께 시바스 리갈 18년의 주요 성분 중 대표적인 맛을 보이는 싱글 몰트 위스키 3가지를 선보였다. 아일레이(Islay) 18년산, 그레인(Grain) 18년산, 스트라스 아일라(Strathisla) 18년산이 그것. 테이스팅은 위스키와 물을 반반씩 섞은 것으로 시작해 순서대로 3가지 위스키를 마신 후 시바스 리갈 18년산 골드 시그니처로 마무리됐다.

아일레이·그레인…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운을 오래도록…


1. 아일레이 18년산 & 카카오 열매

아일레이 18년산은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있는 아일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강렬한 맛의 위스키다. 과일향이 느껴지는 달콤한 첫 맛과 함께 스모키한 뒷맛이 강렬해 남성적인 위스키로 알려져 있다. 쌉싸름한 카카오 열매를 함께 먹으면 강렬한 스모키향을 오래 느낄 수 있다.

2. 그레인 18년산 & 카라멜 초콜릿

꽃과 바닐라 향이 나는 부드러운 위스키다. 아일레이와 스트라스아일라가 남성적이라면 그레인은 여성성이 느껴진다. 카라멜 초콜릿과 함께 하면 초콜릿 버터의 고소함과 카라멜의 달콤하고 부드러움이 위스키의 부드러움을 배가시킨다.

3. 스트라스아일라 18년산 & 아몬드 초콜릿

1786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전통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다. 건초더미에서 나는 듯한 강렬하면서도 향긋한 풀냄새와 고소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로스팅된 아몬드에 다크 초콜릿을 코팅한 아몬드 초콜릿을 함께 먹으면 강한 스트라스아일라 맛이 고소함으로 변해간다.

4. 시바스 리갈 18년& 발로나 과하나 초콜릿

시바스 리갈 18년산은 먼저 맛본 3가지 위스키의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종합선물세트 같다. 코를 대자마자 아일레이의 스모키향이 코를 자극하고 그 강렬함을 그레인의 부드러움이 바로 완화시켜준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스아일라의 강렬한 끝맛이 여운을 남긴다. 이와 어울리는 초콜릿은 발로나 과하나 다크 초콜릿. 쌉싸름하고 깊은 맛이 시바스 리갈 18년의 여운을 오래도록 음미하게 만든다.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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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 시간은 10시 30분경이예요.

10시경에 아점으로 저녁에 먹다 남은 윙과 맥주 한잔 했어요. ^^;;

술을 많이 마시는건 아니지만, 약간의 알콜은 좋아하는지라...

게다가 술에 맞는 음식을 만나면 더 그런것 같아요.ㅋㅋ

신랑은 맥주보다는 와인을 더 좋아해서 저녁에 반주라 두서너잔 마시고, 저는 음식에 따라서 마실때도 있고 마시지 않을때도 있답니다.

보통 윙이나 튀김같은것을 먹을때는 맥주를 스파게티나 스테이크 종류를 먹을때는 와인을 마시는편이예요.

만약 소주가 있었다면 국물있는 음식이 있었다면 소주를 마셨겠지요? ^^ㅋㅋ

맥주 도수가 낮고 다 마시지는 않고 남은것은 고기 삶을때나 목욕할때 사용해요.

집에 김빠진 술들이 좀 있어서 종종 목욕할때 애용할때가 많아요^^ㅋㅋ

그냥...

자유스러운 오전에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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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0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술이라니 외국이 좋네요^^

보슬비 2006-09-0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혼자 오전에 있다는것이 더 좋은것이겠지요.ㅋㅋ
신랑도 시어머니도 다 술을 좋아하셔서 자기 몸만 가눌줄 알면 술 마시는데 제한이 없습니다.ㅋㅋ

해리포터7 2006-09-08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슬비님 도수나 낮다니 다행입니다..기분이 살짝 좋을정도면 저도 대 찬성입니다^^

보슬비 2006-09-08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보통 맥주가 5도정도 하는데 이곳 맥주는 3-4도정도 하는것 같아요. 아무래도 물대신 맥주를 마시다보니 그런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병을 땃지만 다 마시지 않고 나머지는 목욕물 받아 목욕했어요. 물에 맥주냄새가 좀 나지만 혈액순환이 된다고하니..ㅋㅋ
 

먹다 남은 버리지 않고 미용에 이용한 셀프 미용법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천연미용연구가 박선영 원장에 의하면 술은 집에서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고, 피부의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염증이나 가려움증, 상처 난 부위나 민감한 눈가와 입가, 아토피 피부, 모세혈관 확장증, 여드름 피부는 아드로겐의 생성을 촉진 하므로 피해야 한다.

1. 와인 에센스

레드와인과 벌꿀을 1:1 비율로 섞은 뒤, 약간의 글리세린을 첨가하면 된다. 이것을 소독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은 후 하루 1~2번 정도 흔들어 준다.

일주일 후 사용하면 피부에 좋은 천연 에센스가 된다. 글리세린은 피부를 세포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천연 알코올로 수세기 동안 보습제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레드와인에 많이 함유된 "폴리레놀"이란 성분은 동물성 지방의 분해를 촉진시켜 체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 주고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를 방지 시켜주므로 다이어트와 미용의 일석이조.

2. 와인 스케일링

와인에 포함된 AHA성분은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의 혈액순환 촉진과 노화 방지기능이 있다. 특히 김이 빠지고 향이 날아 간 먹다 남은 와인은 피부에 좋은 각종 영양소가 가라 앉아 있어 효과가 탁월하다.

먼저 깨끗하게 세안한 후 얼굴에 거즈를 덮고 화장솜2~3개를 겹쳐 와인이 피부 속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거즈 위에 두드려 주듯이 패팅 해 준다.

거즈가 마른 후 살짝 벗겨내고 냉장고에 넣어 둔 찬 와인을 화장솜에 적셔 안에서 밖으로 닦아 내듯이 펴 바른 뒤 미지근한 물로 세안하면 된다.

3. 청주를 이용한 미용법

청주는 피부에 직접 발라 미용효과를 얻을 수 있는 미용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차갑게 보관한 청주를 얼굴에 발라 두드려 주면 피부에 탄력이 생겨, 기미 주름살이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밤에는 피부 온도에 가깝게 데운 청주를 얼굴에 바르고 가볍게 두드려 주면 좋다.

제사 때 쓰고 남은 청주를 버리지 말고, 스팀타월로 모공을 연 후 청주 2~3방울을 떨어뜨려 마사지 하고 미지근한 물로 헹군 뒤 찬물로 패팅 하듯 씻어 낸다.

청주2큰술과 꿀1큰술을 섞은 것을 세안 후 얼굴에 펴 바르고 15분 뒤 미지근한 물로 헹군 뒤 찬물로 패팅 하듯 두드리면 피부에 각질 제거와 보습 기능을 한다.

장시간 외출로 자외선에 피부가 많이 노출된 날은 청주2큰술과 레몬즙1큰술을 잘 섞어 피부에 바르고 15분 정도 두드려 주면 피부진정 효과 및 미백작용을 한다.

4. 맥주를 이용한 미용법

화장솜에 먹다 남은 맥주를 적셔서 트러블이 난 부위에 5분 정도 나두었다가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피부 진정 작용을 하는 맥주팩이 된다. 이때는 맥주의 탄산 성분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김이 빠진 먹다 남은 맥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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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04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른다고 하면 먹는 거로 장난한다고 울 엄니께 혼날꺼예요 ㅡㅡ;;;

보슬비 2006-09-0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희집은 워낙 술을 좋아해서 마시다 남는 술들이 많아요. 먹기도 그렇고 버리자니 아깝고 그래서 보통 목욕할때, 고기 삶을때 때론 와인식초만들어서 사용한답니다.
 

소주시장이 최근 시장점유율 1위인 `참이슬'에 맞서 `처음처럼'이 판세를 넓혀가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월드컵 특수까지 겹치면서 소주회사간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소주회사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떤 소주를 마실까.

그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소주회사 대표들이 모이기는 하는 것일까.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류시장에 출시된 소주는 C1(시원.대선주조.20도), 화이트(무학.20도), 잎새주(보해.20.1도), 처음처럼(두산.20도), 맑을린(선양.20도), 시원한 청풍(충북소주.20도), 참(금복주.20도), 하이트(하이트.20도), 한라산물 순한소주(한라산.21도), 참이슬(진로.20.1도) 등 무려 10종.

이들 소주의 시장점유율이나 인지도는 저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지만 10개 소주 제조업체의 대표들은 정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주세 문제, 무자료 거래 근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 대한주류공업협회가 모임을 주선한다.

애로.건의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연석회의 형식의 모임이지만 회의가 끝나면 당연히 소주를 곁들인 뒤풀이가 이어진다.

뒤풀이 자리에선 각 회사가 출시한 소주를 `반주'로 내놓지만 `형평성' 문제 때문에 특정 회사의 소주를 마시지는 않는다고 주류공업협회 김문환 회장은 전했다.

각 회사들이 출시한 소주를 공평하게 한 병씩 갹출한 뒤 대형 주전자에 부어 골고루 섞은 `통합소주'를 마신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회원사들간 우의를 다지고 형평성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10종의 소주를 한데 부어 공평하게 돌려 마신다"면서 "모임이 있을 때면 10종의 소주를 한데 담을 수 있는 대형주전자를 꼭 마련한다"고 전했다.

10종의 소주를 섞더라도 국내에 출시된 소주가 동일한 원료에 같은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소주 본래의 맛은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류 최초의 술은 누가 만들었을까.

주세를 담당하는 국세청 서현수 소비세과장은 "구구한 학설이 많지만 숲에서 자란 과실류가 농익은 뒤 떨어져 웅덩이에서 썩어 발효된 것이 최초의 술"이라며 "자연상태에서 만들어진 `천연술'을 원숭이 등 유인원류가 가장 먼저 마셨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자연산 과일발효주를 마시고 흥겨워진 원숭이들을 목격한 인류가 이후 인공적으로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한주류공업협회는 15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주류박람회'가 최초로 열리는 것을 기념해 10종의 소주를 80㎖ 들이 작은 병에 각각 담은 `맛보기 10종 소주'를 행사 기념품으로 제작, 참석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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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햇~, 신선한~, 갓 나온~, 프레시한~'
늘 새로움을 뜻하는 어떠한 수식어를 달아도 아깝지 않을 보졸레 누보….
어디선가 읽었던 기사 중에 보졸레 누보를 겉절이 김치에 비유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보졸레 누보는 그해 재배된 포도를 추수하여 순간적인 발효, 숙성을 거쳐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 전세계적으로 출하되어 보졸레 누보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와인은 오래될수록 좋다라는 인식을 뒤엎은 재미난 와인이 아닐 수 없다.


하마터면 제일 맛없는 와인으로 천대받을 뻔한 보졸레 누보. 보졸레 누보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보졸레의 왕이라 불리는 조르주 두보에(Georges Duboeuf)의 노력과 지혜가 숨어 있다.
보졸레 누보는 가메이(Gamay)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 레드 와인이지만, 만드는 방법에 있어 짧은 발효 기간으로 인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단점을 장점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보졸레 누보 축제라는 것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조르주 두보에(Georges Duboeuf)이다.
그는 프랑스의 지방에서 마시던 보졸레 누보 와인을 프랑스의 늦가을 정취와 가장 먼저 출하된 그해의 햇포도주라는 상큼한 이미지를 조화시켜, 1951년부터 보졸레 지방 와인 생산업자들에게 와인의 출하 시기를 11월 셋째 목요일로 일정하게 맞추자는 논의를 이끌었다. 그것이 보졸레 누보 축제의 시발점이 되어 오늘날의 보졸레 와인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에서 큰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보졸레 누보는 탄닌산이 적어 주스 같이 가볍고 신선한 맛을 지니며 사과나 복숭아 같은 달콤한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으로, 핑크빛을 머금은 연한 자주색을 띤다. 그 가벼운 맛 때문에 보졸레 누보는 차게 해서 마셔야 신선한 맛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생선류의 찜이나 소금구이, 닭고기요리 등과 같은 가벼운 음식들이 잘 어울리며, 햄, 치즈, 쿠키, 샐러드 등과 같은 간식과도 어울린다. 특히 보졸레 누보는 그 와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기기에 적당하다.
와인 애호가에겐 보졸레 누보를 맛보는 것은 그해에 생산되는 다른 와인들의 빈테이지를 예측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에겐 가볍고 신선한 와인을 맛보면서 매력적인 와인의 세계에 한발 접근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5년 보졸레 누보의 그 상큼함을 느끼고 싶다면 와인숍을 우선 찾아가자. 같이 마실 사람을 떠올리며 들뜨는 마음으로 한 병을 집어 들었다면, 다음은 육류 코너로 달려가 불고기감 쇠고기를 사자. 얇게 저며진 불고기감에 마늘과 생강 다진 것, 배나 사과, 키위가 있다면 강판에 살짝 갈아 넣고,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대파와 양파를 썰어 넣고 조물조물 양념이 배이도록 잠시 재워두고 여기에 먹다 남은 레드 와인이 있다면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살짝 넣어 주는 센스!
자~ 모여봐. 모여봐. 가족들끼리, 혹은 친구들끼리 아님 분위기 그윽하게 촛불 하나 켜놓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전골 냄비에 재워둔 불고기를 넣고 보글보글~,달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기 시작하면 냉장고에 잠시 차갑게 식혀두었던 2005년 보졸레 누보를 꺼낸다. 설레인 마음으로 코르크를 빼는 순간, 프레시하고 약간은 시큼한 향이 코끝을 찌르면서 입에서는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와인 글라스 안에 연한 자줏빛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가 따라지면 불고기 전골과 함께하는 우리의 늦가을의 저녁 만찬이 시작된다.

보졸레 누보 축제가 언제부턴가 발렌타인 데이, 크리스마스처럼 하나의 기념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보졸레 누보라는 매개체로 한시 한때 전세계 사람들이 설레이는 느낌을 받으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은, 햇포도주를 마시는 즐거움보다 그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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