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의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세트. 총 10권이 레드박스 안에 들어있고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다섯 마리 아기 돼지
비뚤어진 집
ABC 살인사건
살인을 예고합니다
나일 강의 죽음
서재의 시체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0시를 향하여

6~7편은 읽어본 것 같은데,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비뚤어진 집'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인간 심리의 비열한 면을 들여다보는 데 일가견 있는 작가라서 셜록홈즈보다는 훨씬 취향이다. 어릴 때 에드거 앨런 포우의 공포문학에 반했었는데, 상업적인 추리소설의 입문은 애거서 크리스티로 했고 해문 문고를 열심히 읽었었다. 

책 표지는 예쁜데 종이는 좀 얇다. 에디터스 초이스인데 전반적으로 약간 싼티가 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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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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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나온 스티븐 킹의 <엔드 오브 왓치>는 은퇴한 형사 빌 호지스 시리즈 완결편이다. 호러물이 아닌 본격 추리물에 도전하여 화제를 모은 <미스터 메르세데스>, <파인더스 키퍼스>에 이은 마지막 편. 
메르세데스를 끌고 많은 사람을 사살했던 악당 브래디와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병실에 누워 의식이 없는 브래디가 과연 어떻게 남은 악을 쥐어짜내 사람들을 괴롭힐까. 컴퓨터게임 중독 문제를 담기도 했는데, 스마트폰 불안증이 커지는 요즘 시사하는 바가 크긴 하다. 스토리의 힘이나 재미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떨어진다고 느꼈다. 악당과의 대결, 그 결말이 뻔하달까. 사람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스티븐 킹의 특기여서 기시감도 좀 들었고. 
시리즈 세 편 중 압권은 <파인더스 키퍼스>다. 강추함. 각각 따로 읽어도 전혀 지장 없는 이야기인데, <미스터 메르세데스>와 <엔드 오브 왓치>의 연관성이 좀더 짙다.

 

 

 

 




됐다. zeetheened는 금상첨화에 불과하다. 그가 유포한 재핏이 많지는 않았지만 십 대는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종족이고,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종족들은 정신적, 정서적으로 발을 맞추어 걷는다. 물고기와 벌 들이 떼를 지어 움직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제비들이 해마다 카피스트라노로 돌아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인간에 대입하자면 미식축구와 야구 경기장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이유, 군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안에 개인이 매몰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십 대 남자아이들은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으려고 남들과 똑같이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남들과 똑같이 꾀죄죄한 얼굴로 다닌다. 십 대 여자아이들은 똑같은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똑같은 그룹에 열광한다.

3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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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시간
야마다 우타코 글.그림, 강소정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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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홍차 브랜드 카렐 차펙의 창업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야마다 우타코의 <홍차의 시간>은 티와 티푸드 레시피를 담은 책. 카렐 차펙 브랜드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가 홍차의 맛이나 품질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매년 새롭게 바뀌는 티캔의 패키지, 귀여운 바찌 캐릭터 다구들 때문인데. 이 책도 야마다 우타코의 일러스트가 가득 들어있어 눈이 즐겁다.
홍차에 관심이 없거나 지식, 보편적인 레시피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의 장점을 찾기 어려울지도. 어디까지 귀염귀염한 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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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 여신의 영원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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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요시키의 <리코, 영원의 여신>을 읽었다. 신주쿠의 여형사 리코는 잔인한 살해 장면이 묘사된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한다. 그녀를 둘러싼 남자 형사들과의 강렬한(?!) 연애와 사건 해결 과정이 펼쳐진다. 나름 재미있었고 데뷔작으로서의 매력은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를 놓고 보면 글쎄다. 여주인공을 수동적으로 묘사하고 대상화하는 점이, 같은 하드보일드라도 훨씬 주체적이고 강렬하게 묘사되는 기리노 나쓰오 작가의 무라노 미로 시리즈와 비교된다.  
작가의 <성스러운 검은 밤>, <고양이 탐정 쇼타로> 등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하드보일드 풍의 데뷔작이 어떨지 궁금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발간되었는데, 원래 1995년 작품이라서 20년 이상의 간극이 있다. 거기서 오는 약간 멜랑꼴리한 정서의 느낌, 오버하는 분위기도 좀 아쉬웠다. 재정가로 5천원에 구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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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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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판사 출신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도진기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계열로 갈린다. 메마른 감정의 백수 탐정 진구, 그리고 어둠의 변호사 고진 시리즈.
<악마의 증명>에 나오는 단편은 진구나 고진이 나오지 않는, 데뷔작, 미발표작들로 구성된다. 그래서 흥미롭기는 했는데 지난 단편선인 <순서의 문제>가 너무 뛰어나서 빛이 좀 바랜 느낌. 단편 중에서는 '악마의 증명', '선택', '킬러퀸의 킬러'가 재미있었다. 수록작은 다음과 같다.
악마의 증명: 법대생 박철의 범죄를 호연정검사는 증명할 수 있을까
정글의 꿈: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의 조각품에는 비밀이..
선택: 호연정검사는 변호사 개업을 하고 자동차 사고로 딸과 같이 죽은 엄마 사건을 맡게 된다. 
외딴집에서: 살인마를 추적하던 탐정이 그 집에 들어가는데.. 추리와 호러의 경계에 선 작품
구석의 노인: 법정에서 미소를 띄고 앉아있는 할머니의 정체는?
시간의 뫼비우스: 기차 안에서 옆 승객에게 여러 번의 인생을 산다고 고백하는 남자. 자전적 성격이 짙다고 하는데 재미는 떨어짐.
킬러퀸의 킬러: 어떤 신문기자가 피살당하는데 피터최는 누구인가.
죽음이 갈라놓을 때: 소심한 남자와 상남자 같은 친구. 그 둘 사이에 매력적인 여성이 끼어든다. 

긴 인생이었으나 즐거운 때가 없지는 않았다. 눈을 떠보니 76세였다. 왜 지금이 16세도 아니고, 26세도 아니고 76세인지, 한스럽지만 엄연히 바꿀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신이 해온 것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어제 살았기 때문에 오늘도 살았다. 습관이었다. 시시한 청춘이고, 인생이었다.
-<악마의 증명>, ‘정글의 꿈‘, 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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