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통신
배수아 지음 / 해냄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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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하게도, 고려원에서 나온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라는 책을 접하고.. 첫 감상은 무슨 문장이 이래? 였다. 비문에다가 외래어인지 외국어인지 헛갈리는 이상한 단어들.
배수아, 이름도 가볍고. 그러다가 다시 그 책을 읽게 되었을 때, 나는 먼지나는 국도변에서 익지 않은 푸른 사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종이봉투에 사과를 담아주는 장면의 생경함에 매료되었다. 종이봉투라니.. 까만 비닐봉지가 아니라..

영원히 그 주변의 국도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운명을 타고난 것 같은 덜 자란 어른들이, 배수아의 소설에는 반복해서 나온다. 그 후로 여러 장편과 중단편을 읽었지만, 가장 훌륭한 중단편집으로 나는 바로 <심야통신>을 꼽는다. 길 잃은 아이를 잡아먹는 늑대의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하는 등 다소 과격한 묘사들도 등장하는 이 소설집은 배수아다움이 가장 꽃핀 작품집이 아닌가 싶다. 데뷔 시절보다는 문장이 다듬어지고, 글이 무르익은 최근의 건조함보다는 수분이 많은, 그래서 배수아를 처음 읽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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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히로미 GO! 1
아소우 미코토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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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소재로 가자>라는 만화를 아시는지? 읽고 많이 좋아했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이 나와서 넘 기뻤다. 그림체는 약간의 변화가 엿보인다. 세련되어졌다고 할까? 암튼, 전작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정리된 느낌이다. 그림 분위기가 변해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히로미라는 주인공의 산만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이나, 러브러브에 빠질 만도 한 주변의 남자들과 아슬아슬 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나, 모든 면에서 순정만화의 공식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천연소재로 가자>에서도 그랬듯이 미묘한 인간의 관계들에 대한 통찰이 이 만화에는 있다. 그다지 깊지는 않지만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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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게임 - 엔더 위긴 시리즈 1 엔더 위긴 시리즈 1
올슨 스콧 카드 지음, 장미란 옮김 / 시공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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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라는 한 소년이 어떻게 선택되고, 군사 전략가로 키워지는지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버거라는 외계 생명체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욕망.. 거기에 이용당하는 한 소년.

이 책은 서술의 초점을 앤더라는 인물 하나에 집중함으로써 밀도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수레바퀴 밑에서>와 같은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듄>에서도 나타나는 외계 생명체(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에 대한 경이와 두려움,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전투 훈련 장면들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앤더의 훈련 과정들..
다른 SF 소설들과 비슷한 코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게 더 먼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계속되는 연작인 <사자의 대변인>을 읽고 있다. 앤더의 게임만큼 재미있지는 않지만,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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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바이러스 - KI 신서 400
세스 고딘 지음, 최승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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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뜬다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아니, 남들이 뜬 걸 보면 너무 쉬워 보이고 뭔가를 띄우려 하면 만만치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하이브라는 특정 집단을 장악, 스니저라는 유포자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바이러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분야의 아이디어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집단이 하이브, 영향력이 있어서 아이디어를 유포할 수 있는 사람이 스니저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거칠 것 없이 매끄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눈에 보고 알 수 있으며, 한번에 해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장밋빛 전망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 응용해 보려고 했을 때 쉽지 않음을 느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 자체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새로운 이론인 것처럼 보이나, 고전적인 마케팅 방식의 변형인 것 같기도 하다. 디지털 상에서 바이러스의 위력은 하긴 대단하다. 금세 식어서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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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피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류임정 옮김 / 시공사(만화)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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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작가의 작품은 <야차>를 먼저 읽었다. 쌍동이 천재의 대립을 그린 장르 불명의 이 만화에서 느낀 분위기가 <바나나 피쉬>에서도 그대로 전해 왔다. 주인공 애쉬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임에도 상처를 지닌 인물. 바나나 피쉬라는 새로운 종류의 마약을 중심으로 암흑가의 싸움, 남자들의 의리, 여러 인물의 욕망의 엇갈림을 보여주고 있는 이 만화는, 역시 장르 불명이라 할 만하다.

그림체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애쉬는 분명 미남으로 보이지만, 만화내용이 주장하듯 꽃미남과는 거리가 멀다. 스토리는 탄탄한 편인데.. 스케일이 큰 만큼 뒤에 가면 다소 수습이 안 되는 느낌도 있다. 그리고, 애쉬가 계속 잡혔다 도망쳤다 하는 줄다리기가 나중엔 좀 지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역시 재미있다. 많은 뻔한 장르들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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