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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2-27 0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일본 사람들이 쓴 역사책 별로 안좋아해서 이 책은 관심이 가는데 다른 분 리뷰 기다리고 있어요.
앗 일본사람들이 쓴 역사책 안좋아하는 이유는 민족적이유 이딴거 전혀 아니고요. 이 나라 사람들이 역사 서술할 때 어찌나 도식화에 능한지 읽다보면 확 말려드는데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항상 들더라구요. 이것도 제 편견이기를 그레이스님 리뷰 기댜리면서 빌어봅니다. ^^

그레이스 2022-02-27 08:1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주저하다가 샀어요.
제국주의적 시선이 보이긴 하네요
몇개 부분 표시해 놨죠!^^
미시사에 강한 사람들이고 저자 약력에 우크라이나에 정통한 사람 같아서 읽었는데, 잘 정리해서 썼네오
저도 빨리 읽고 정리하랴고 생각중입니다~^^

scott 2022-02-28 23:37   좋아요 1 | URL
동감합니다!
 
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디카페인 커피는 토카르추크의 <태고의 시간>이 생각나게 한다.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디카페인을 거부하고 원두를 갈아 마시던 미시아. 이 정도 향과 맛이면 카페인 커피와 다를 바가 없는데. ^^ 향은 달콤하고 쵸콜릿 향이 나고, 맛은 깊고 좋다. 앞으로도 쭈욱 디카페인을 마시게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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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24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커피 저도 오늘 개봉해서 그라인드 해서 마시고 드립백은 챙겨서 출!근 ! 그레이스님 100자평 브라질 산토스! 태고의 시간 속으로 ~@@@

그레이스 2022-02-24 17:37   좋아요 2 | URL
^^
미시아가 사위에게 속아서 디카페인을 마시다가,
미시아의 커피중독은 사실 마음에 달렸다는 걸 설득하려 하자 화를 내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네요^^

디카페인을 마셔야할 이유가 늘어나네요 ㅋ

독서괭 2022-02-24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고보니 저도 이거 백자평 써야 하는데.. 디카페인도 맛있더라고요^^

그레이스 2022-02-24 19:49   좋아요 1 | URL
기대할까요?
멋있는 카피 ?!

페크pek0501 2022-02-25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디카페인 카누를 즐겨 마시는데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듯합니다.
알라딘 커피가 인기군요...

그레이스 2022-02-25 12:00   좋아요 0 | URL
저도 즐겨마셨습니다^^
오래 마시니까 풍미도 없는것 같고 해서, 원두꺼낼때 드립할때 향도 즐기고 하려고 원두커피로 마셔요. 커피를 자제할때가 되니 번거로움마저 즐겁네요^^
 

솔직한 글은 설득하는 힘이 있다. 그는 실패와 약점을 숨기지 않는다. 그의 위트는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다. 공감의 웃음이 배시시 삐져나온다.



페낙은 가장 최근에 출간된 몸의 일기로 만났다.

사랑하는 리종에게로 시작하는 유서가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딸에게 남긴 '몸의 일기'는 자신의 부재를 대신하는 또 다른 몸이다.

지금쯤 넌 내 장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겠구나.……변호사가 네게 전해주는 건 괴상한 선물이야. 다름 아닌 내 몸! 살과 뼈로 된 몸이 아니라, 내가 평생 동안 몰래 써온 일기장. …… 이건 생리학 논문이 아니라 내 비밀 정원이다. 여기야말로 여러 면에서 우리가 공동으로 가꾼 영토지. 너에게 이걸 맡기마. 왜 하필 너냐고? 널 열렬히 사랑했기 때문이지.……”(9~12p)


몸은 두려움으로 인해 설사와 같은 생리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 경험 때문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으로 첫날의 일기장을 채우고 있다. 그만큼 처음 겪는 몸의 반응은 낯설고 두렵다. 유년기의 그는 이런 몸의 반응이라든지 성장과 함께 오는 변화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항상 불같이 화를 내는 엄마와 자신을 돌볼 에너지가 없는 아버지 사이에서 외로웠다. 그는 상상 속에서 동생 도도를 만들어내고 비밀스런 장난을 한다. 함께 자신의 신체를 관찰하고 탐험한다. 육체적으로 함께할 동반자가 필요했었다. 자신의 존재를 확실 드러내는 훈련을 하게 된 대상.

엄마를 대신해서 그를 씻겨주고 돌봐준 비올레트 아줌마가 없었다며, 그의 유년은 찬바람만 불었을 것이다. 비올레트 아줌마가 죽고 일기는 슬픔에 젖고 말라 버린다.


그는 기숙사로 보내진다. 춤에는 재능이 없는 몸, 부끄러움이 많은 몸은 호기심과 열기, 치기로 가득한 또래들 사이에서 겪는 2차 성징은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뒤섞인다. 20대의 몸은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다. 레지스탕스에 참여하고, 종전 후 프랑스 공화국의 기념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눈물에 대한 묘사는 감동적이다.

“2년 만에 다시 쓰는 이 일기에서 내가 우선 주목하고 싶은 건 바로 그 눈물이다. 오늘 아침 난 실제로 내 몸 안의 눈물을 전부 다 쏟아버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있을 수 없는 살육의 기간 동안 내 정신이 축적해온 눈물을 모조리 쏟아버린 것이다. 눈물은 자아의 배설이다. 그 엄청난 양이란! 우리는 울면서 오줌 눌 때보다 훨씬 더 시원하게 자신을 비운다.”(140p)


그의 뇌는 다시 지적 노동을 시작한다. 20대의 청년의 몸은 일찌감치 건강염려증을 경험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부성애를 경험한 몸의 고백, 작고 연약한 몸을 향한 불안증, 자신이 교감하지 못한 몸의 대화를 한다.

아침나절, 꿈꾸는 개처럼 힘없이 혀를 늘어뜨리고 있는 브뤼노, 왜 그러고 있느냐고 물으니, 아이는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대답했다.”(194p)

이런 일기를 쓰는 그는 설레고 행복할 것이다.


질병으로 입원한 병실에서 그는 계속 그림자처럼 따라온 두려움의 실체, “두려움은 인생의 유일한 열정이었던 것 같다는 홉스의 고백과 마주친다. 혈관종, 안경, 성기능 쇠퇴, 그리고 은퇴 등 노화와 함께 그의 삶은 그 나이의 이벤트를 겪는다. 몸은 굉음도 내지 않고 조용히 해빙을 겪는다. “몸이라는 극지에서 빙하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362P)

노년엔 없을 것 같던 외도도 비밀스런 몸의 이벤트였다.

 


그리고 소설처럼을 읽었다. 그의 책은 많은 소설의 리스트를 적어 내려가게 한다. 교직에서 아이들의 읽기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경험한 읽기 교육에 대한 이야기다. 교육자로서 아이들이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는 단지 tv, 학교, 시대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말로 시작한다. 독서가 아이에게 가혹한 징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를 즐겁게 해주어야한다. 그들은 훌륭한 독자가 될 자질을 갖고 태어난다. 이 자질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점수와 성적과 같은 목적을 위해서 책을 읽게 하지 말아야 한다. 소설에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무엇이 있다. 책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어야 한다. 소설은 소설처럼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갈구하는 그들의 욕구를 일깨워줌으로 읽도록 해줄 수 있다.


그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그것은 선물이다. 읽어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강의에서 조르주 페로스의 낭독을 들었던 어느 여학생의 추억은 감동적이다. “그분은 책을 읽어주기만 하신 게 아니에요.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셨지요! 돈키호테보바리 부인까지도요! 비평적 통찰이 요구되는 대작인데, 교수님은 먼저 단순한 이야기로 들려주셨어요. 그분의 이야기를 통해 산초는 살아 있는 뚱보가 되었고, 슬픈 얼굴의 기사 돈키호테는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신념으로 가득 찬 깡마른 꺽다리가 되었지요! 그분이 우리에게 들려준 에마는, ‘오래된 서가에 꽂힌 한물간 책들의 잔영에만 매달려 타락해가는 어리석은 여인이 아니라, 놀랄 만한 열정을 품고 있는 인물이었어요. 그러면서 우리는 페로스 교수님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이라는 그 부조리한 모순 덩어리에게 냉소를 던지는 플로베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169p)


소설을 읽음은 소설과 내가 교감하는 것이다. 교감에 실패하면 읽다가 중단할 권리도 나에게 있다. 소설은 소설처럼 읽어야한다는 말에서 조금은 마음이 흔들렸다. 내가 소설을 읽는 방식과 조금 달랐기 때문에. 그러나 낭독이 주는 역동성과 감동은 가끔 낭독모임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더해주어 흐뭇했다.

 



학교의 슬픔은 그의 열등했던 어린 시절로 시작해서 교사로서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몸의 일기가 유년시절에서 시작해서 노년에 이르는 몸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 책은 배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알파벳을 a를 외우는데 1년이 걸렸던 이해력 결핍과 바칼로레아 때문에 재수를 했던 경험으로 시작한다. 열등생이었던 두려움은 학창시절 내내 그의 가장 큰 문제였고 장애물이었다. 교사가 된 뒤, 그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두려움을 치료하고 방해물을 치워버려 앎이 스며들 기회를 갖게 해주는 일이었다.”(30p) 문법을 이해하지 못해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단지 위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가 설명하는 문법과 철자법은 아름답기조차 하다.


이 책에서도 그가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준 책들의 목록이 줄을 잇는다. 그의 어린 시절 구원과도 같았던 독서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결국 나는 위스망스의 저아래를 구입했다프랑스 현대 문학사에 이어 페낙의 책을 읽어오면서 위스망스를 세 번이나 마주쳤기 때문이다.

은퇴 후 우연히 마주친 제자들과 수업에서 읽었던 문학으로 추억하는 그들의 대화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내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을 모두 잊게 하는 데는 한분 단 한 분!-의 선생님이면 충분하다고. 기억을 더듬어 봐도 내게는 그런 스승은 없었던 것 같다. 스승의 역할을 했던 분들은 있었다.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는 젊은 교사들이 준비하지 못한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멋진 메타포로 글을 마치고 있다. 오래도록 기억에 넣어두고 싶다. 여러 개의 갈피와 태그가 붙게 된 이 책을 내 아이들 키울 때 읽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함께 하는 아이들과 함께 적용해볼 수는 있을까?

 

페낙의 글은 그의 저서를 계속 찾아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산문팔이 소녀를 읽기 시작했다출간된 순서를 거슬러 올라가며 찾아 읽어가고 있다. 나는 페낙 읽기 늦바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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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2-22 0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은 페낙 읽기 늦바람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하나도 안 봤습니다 이름만 들어봤어요 소설을 소설로 보라는 건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사람한테 하는 말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책읽기를 재미없게 여기는 사람도 있잖아요 책읽기는 재미있어야 하죠 처음에는 그러고 시간이 흐른 뒤엔 자신이 읽고 싶은대로 보면 되겠지요


희선

그레이스 2022-02-22 06:26   좋아요 3 | URL
^^
말로센 시리즈까지 가게 되면 늦바람 맞을듯요!
^^

미미 2022-02-22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처럼>p.169 마음에 드네요^^♡ 선생님이 해주시는 돈키호테 이야기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그레이스님의 늦바람 응원합니다!ㅎㅎㅡ뒷북미미

그레이스 2022-02-22 10:00   좋아요 3 | URL
늦바람에 뒷북이라!
ㅎㅎ
넘 좋았어요
선생님들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이런 만남이 있다면 행복할것 같아요~
조금은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예요^^

레삭매냐 2022-02-22 1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래 전에 <소설처럼>
을 읽었었는데 재밌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책들도 궁금하네요.

그레이스 2022-02-22 10:02   좋아요 3 | URL
제게는 다 좋았어요
지금 읽고 있는 산문팔이 소녀도 좋아요^^

단발머리 2022-02-22 1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처럼>이 좋았는데 <학교의 슬픔>은 좋은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공존하더라구요. <몸의 일기>는 노년과도 연관 지어 읽을 수 있겠네요.
페냑의 책을 이리 정리해주시니 처음 페낙 읽으신 분들에게는 쫘악 정리되고 넘 좋을 것 같아요. 고퀄 페이퍼에 감탄하고 갑니다^^

그레이스 2022-02-22 10:1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저는 몸의 일기 보고 넘 솔직해서 살짝 충격이었거든요. 그 일기를 아들도 아니고 딸에게 주는 것도 그렇고...!
신선하고 좋았어요^^ 매력있는 사람인듯요~♡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2-22 12: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드릴식 그레이스만의 독서법이죠!
늦바람이 아니라요~^^
파고드는 집중력!!!^^
몸의 일기가 노년 이야기로군요?
신문팔이 소녀 책도 처음 봤습니다.
페낙 제대로 읽고 싶을 때, 어울리는 페이퍼가 맞네요~^^

그레이스 2022-02-22 16:04   좋아요 4 | URL
드릴식 ^^
노년의 이야기뿐 아니라 유년의 몸이야기도 있습니다. 노년보다는 유년의 이야기가 가슴아팠습니다.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2-22 17: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몸의 일기 다들 평이 좋네요. 학교의 슬픔 도 관심이 갑니다 ~ 작가가 바칼로레아 때문에 애먹었군요. 바칼로레아 악명이 높던데요 ㅎㅎ

그레이스 2022-02-22 18:18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바칼로레아, 좋은 시험으로 보였는데 막상 점수위주의 프랑스교육을 문제로 지적하네요ㅠ
어디에나 단점은 있기마련이니...

얄라알라 2022-02-23 2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를 돌아보며 읽었습니다.
스크린 중독, 외로움, 분위기 탓, 아이들 집중력 탓
요즘 아이들 책 적게 읽고 가볍게 읽는 분위기를 탓하기 전에 읽어주는 것!

누군가에게 책 읽어주는 것이 꼭 영유아기 아이 대상뿐 아니라 훨씬 더 커서도 가능한 것인데
생각이 갇혀 있었다는 걸 그레이스님 글 읽으며 돌아봤네요^^

그레이스 2022-02-24 08:16   좋아요 1 | URL
예~
작년에 사기 일부분 낭독으로 읽고, 요즘은 중학교 아이들하고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낭독으로 읽고 있는데 좋아요. 고전읽기 모임에서 호메로스 낭독으로 읽기 계획중인데 다시 읽는 것이어도 새로운 느낌일듯 해서 기대가 되요~~
 
목로주점 2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4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4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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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펠로에 위치한 봉쾨르 여관 창문에서 목을 빼고 바라보는 제르베즈의 시선에 몽마르뜨 언덕과 푸아소니에르 시문(市門)이 들어온다. 회색빛 성벽, 피가 흥건한 도살장의 피비린내와 악취, “파리의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결처럼”(14p,1) 보이는 노동자들의 행렬은 그녀가 살고 있는 도시 외곽의 모습이다. 지도를 살펴보다가 몽마르뜨 북쪽에 위치한 생 드니 수도원이 눈에 띄었다. 273년에 몽마르트에서 처형당한 생 드니(성 디오니시우스)가 자신의 잘린 목을 들고 걸어가서 쓰러진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왜 생 드니가 눈에 띄었을까? 디오니시우스의 이야기는 형이상학을 배제한 에밀 졸라의 실험소설론에 반대되는 내용일지 모르겠다. 처형장이었던 몽마르뜨, 도살장, 생 드니의 공동묘지 쪽으로 향한 시문은 죽음을 향하고 있다. 어쩌면 이 소설 속 구뜨도흐에 살고 있는 이들은 잘려진 목을 들고 몸뚱어리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르베즈가 머물던 봉쾨르 여관이나 공동주택은 가난의 때로 찌든 장소다. 그런 그곳에도 햇빛이 잘들고 화분이 놓여진 창문을 가진 공간이 있다. 그녀가 잠시 소유했던 세탁소도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방은 그 방에 머무는 사람들이다. 로리외 부부의 방은 제르베즈에게 역겨운 공간이고, 구제의 정돈된 집은 그녀가 좋아하는 그 주인의 삶을 담고 있다.

 


플라상에서 제르베즈의 어머니는 “20여 년 동안 그녀의 아버지 마카르에게 가축처럼 부림을 당하다가”(68p,1) 생을 마쳤다. 걸핏하면 어머니에게 폭행을 가했던 아버지는 술에 취해 돌아온 밤이면 팔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거친 애정행각을 벌이곤 했다.”(68p,1) 그녀는 자신이 다리를 저는 것은 그런 날 밤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14살 때 아이를 낳았다. 랑티에는 그녀와 클로드, 에티엔을 버리고 떠났다. 랑티에가 떠난 후 함석공 쿠포는 집요하게 구애를 해오고, 그들은 결혼을 한다. 두 사람 사이에서 나나가 태어난다. 성실하게 일하던 쿠포는 지붕에서 추락한 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제르베즈는 세탁소를 차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듯하지만 가파른 전락의 길로 들어선다.

 


자신이 높이공중으로 던져졌다가 떨어지면서 포석의 튀어나온 모양에 따라 앞뒤가 결정되는 1수짜리 동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82p1)는 제르베즈의 소망은 빵을 배불리 먹고, 몸을 누일 조그만 방 한 칸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남자한테 맞지 않고, 자신의 침대에서 죽는 것이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그녀의 이 작은 소망조차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된다. 결국 그녀는 더 이상 일도 하지 않았고, 배불리 먹기는커녕 허기를 달래기도 힘든 지경이며, 오물 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딸은 거리의 여자가 되었고, 남편에게 얻어맞는 것은 일상”(309p,2)과 이젠 길거리에서 죽는 일만이 남은 삶을 생각하며 헛헛한 웃음을 터뜨린다. “그것이 보통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그녀가 가엾다. 사회적 안전망이 없던 시대의 비참함이다.

 


쿠포와의 결혼식 날 이벤트들은 모두 암시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천둥 번개가 치고, 빗속을 뚫고 산책(결혼식 후 행사)을 가는 그들, 그 산책 중 예정에 없었던 루브르의 경험, 만찬과 술취함, 고성과 다툼, 바주즈 영감과의 마주침(156p)으로 끝나는 그 하루는 그들이 살아갈 생활에 대한 암시다. 가난함 속에서도 살아가야하고 살아가는 중에 루브르와 같은 일상을 벗어난 순간도 맞을 수 있다. 장의사인 바주즈 영감을 마주치고 몸을 떨었던 제르베즈는 죽음을 원하는 비참함에 떨어지고 그가 만든 관 속에 눕게 된다. 루브르에서 보았던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은 쿠포의 추락을, 루벤스의 <케르메스>는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던 잔치와 알코올 중독, 욕구에 순응하는 삶을 전망한다.

 


더러운 세탁물이 널려있는 불결함이 가득한 곳에서 술 취한 쿠포와 입 한가득 주고받는 뜨거운 키스는 점차 쇠락으로 향하는 그들의 삶에 닥쳐온 첫 번째 추락의 순간과도 같았다”(233p,1)는 의미는 무엇일까? 더 이상 쿠포의 술냄새가 역겹지 않았다는 것은 쿠포의 삶이 지친 그녀의 몸에 배어 들어왔다는 의미일지 모르겠다. 몸의 유기와 방치 상태를 향한 추락의 시작이다.

 


제르베즈의 생일잔치는 그들의 가파른 전락을 예고하는 정점이고, 변곡점이다. 곳곳에 암시들이 있다. 르라 부인의 애절한 노래를 배경으로 랑티에를 향해 돌진하는 쿠포의 분노는 영화의 역설적인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클래식 사운드를 배경으로 빗속에서 살인을 하는 장면.

르라 부인은 먹고 남은 음식들 틈에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쿠포 가족이 잔치의 후유증을 떨쳐내려는 듯 밤새도록 죽은 듯이 잠자는 사이, 열린 창문으로 몰래 들어온 이웃집 고양이가 예리한 이빨로 조심스럽게 거위의 뼈를 갉아 먹으며 결정적으로 거위를 끝장내고 있었다.”

(372p,1)

제르베즈의 삶이 향하게 될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랑티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쿠포도 그것을 허용하고 잠자리까지 함께 하는 제르베즈도 한동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생각에서 자신을 놓아버리고 있다. 머리가 떨어져 나간 몸처럼. 삶에 진지하고 부지런했던 그녀에게서 게으른 천성이 드러나고 점차 그녀를 잠식한다. 그녀 안에 잠자고 있던 부정적 기질이 발현되고 커지는 것을 보게 된다. 가난과 게으름은 삶을 삼켜버리고 세탁부 일조차 할 수 없는 그녀는 배고픔으로 고통을 받는다. 배고픔에 지친 그녀는 충동적으로 몸을 파는 여인들의 거리로 나선다. 그리고 도무지 오지 않을 것 같은 밤을 기다리면서 대로를 따라 마냥 걸었다. 저녁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바람을 쐬는 숙녀처럼.”(285p 2)

 


쿠포가 알콜 중독으로 병원에서 죽어간 후에도 술은 서서히 그녀를 파괴해간다. 쿠포와 결혼 전 콜롱브 영감의 술집에서 보았던 증류기에서 받았던 암시는 현실이 되었다.

기이하게 생긴 용기들과 코일처럼 둥글게 감겨 있는 수많은 금속관들이 달린 증류기는 음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연기 한 줄도 새어 나오지 않았고, 숨소리나 지하에서 코 고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강력한 힘을 지녔으면서도 말이 없는 침울한 일꾼이 대낮에 밤일을 하는 것만 같았다.”(72p,1)

도살용 도끼 혹은 곤봉이라는 뜻의 라쏘무아르(L'Assommoir)’는 콜롱브(비둘기)나 봉쾨르(선한 마음)라는 이름보다 정직하다. 쿠포와 같은 노동자, 빈민층의 삶을 내려치는 도끼다. 그들은 제르베즈가 생각했듯 삶이 선사해준 적 없는 즐거움을 위해 술 취한다.

 


불안하기만 했던 나나는 거리의 여자가 되고 소설 나나가 어떻게 쓰여 질 지를 예상하게 된다.

제르베즈가 마지막까지도 놓지 않았던 사람에 대한 인정은 랄리와 브뤼 영감에 베푼 친절과 쿠포가 입원해있는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발길로 나타난다. 이런 선함은 삶에의 의지를 갖게 할 수 없었을까? 형이상학을 배제한 에밀 졸라의 소설에서는 없다.

 

이보게…… 내 말 들리지…… 날세, 비비라게테, 여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는 남자…… 잘 가게, 거기선, 거기선 여기서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이젠 편히 잠들라고, 어여쁜 부인!”(340p,2) 바주즈 영감의 환송을 받으며 제르베즈가 떠나는 장면이다. 제르베즈가 그렇게 바랐던 죽음만이 그녀를 고통에서 놓아줄 수 있는 것일까?

 


알코올중독과 나태함은 가족의 해체와 온갖 추잡함, 바르고 정직한 감정들의 점진적 상실을 야기하며, 종국에는 수치와 죽음을 안겨주고 만다. 이것이 바로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작금의 도덕론이다.”(6p, 1877년 서문)

 

에밀졸라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악취를 풍기는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족이 돌이킬 수 없이 전락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그가 실험소설에서 설명한 방식으로 말하자면, 한 인물의 기질이 일정한 환경을 통과함으로써 나타나는 내면과 가정과 공동체에 미치는 재난에 관한 것이다. 일정한 정념이 일정한 환경과 상황에서 작용할 때 어떤 결과를 낳는지, 정념의 메커니즘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르베즈가 구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졸라가 루공 마카르총서의 계획을 세운 것은 1868년 겨울에서 1869년에 이르는 무렵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설들 속에서 새로운 과학정신을 보여 주고자 했다. 테레즈 라캥에서는 기질의 반응을 연구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여기서는 그 작품보다도 더 뚜렷하게 환경이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프랑스현대소설사미셸 레몽)

루공 마카르총서를 어떻게 읽어야할 것인가를 알게 된다.

 


드가는 발레리나를 그린 화가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세탁부와 술 취한 여인도 등장한다. 서로 상반되나? 아니다. 그가 그린 발레리나 역시 도시의 그늘에 있는 여성이다. 스폰서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신분을 상승할 기회를 잡기 위해 딸을 무대에 올리는 어머니들 이야기는 이제 생소하지 않다. 제르베즈의 삶을 읽어가며 드가가 그린 여성들이 생각났다. 제르베즈가 바란 올바른 사회가 아니었음을 다시 확인한다. “그녀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올바른 사회에서 사는 것이었다. 그렇지 못한 사회는 몽둥이로 머리를 박살내듯 순식간에 여자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82p,1) 그녀는 바람대로 살 수 없었고 포석”(82p,1)은 정의롭지 못했다.

위험으로 내몰린 노동자들, 중독과 자살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유린당하는 몸에밀 졸라는 관찰한 현실을 소설 안으로 끌고 들어와 사람들을 좋아하고”(68p,1) “심성이 매우 여린”(82p,1) 여인이 통과하는 삶의 결과를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 세계에서 당신의 삶은 안전한가? 라고.

 

<실내(강간)> 에드가 드가 ,1868~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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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2-19 14: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르베즈의 소망이 소박했기에 상황이 더 비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드가의 그림들과 소설이 참 잘 어울리네요. 그레이스님~♡드가에 대한 마지막 문단 감탄입니다.👍

그레이스 2022-02-19 15:03   좋아요 5 | URL
맞아요! 소박한 꿈마저 이룰수 없는 사회!
우리는 어떤가하고 생각하게되요.
감사합니다~~^^

mini74 2022-02-19 15: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잘려진 목을 들고 몸뚱아리로만 살아간다는 그레이스님 글이 ㅠㅠ 제르베즈의 삶, 나나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 시대 무희들의 삶을 알고나면 드가의 그림들이 아름다움이 아닌 관음증처럼 보였어요 ㅠㅠ 그레이스님 글 읽으며 많이 배웁니다 *^^*

그레이스 2022-02-19 18:25   좋아요 7 | URL
저도 드가의 그림 해석을 처음 봤을때 충격이었어요.
그 후로 보니 드가의 그림에 멜랑꼴리가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이해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얄라알라 2022-02-21 23:02   좋아요 3 | URL
저도 그 문구 ˝잘려진 목을 들고 몸뚱아리로만 살아간다˝ 그레이스님 말씀처러 사회적 안전망이 없던 시대 가난한 사람들, 보통 노동자들의 삶을 드러내주는 문구 같아서 인상깊었어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리뷰, 대가의 소설을 읽으며 솟은 영감이 리뷰에도 묻어 나오게 되나봅니다!

그레이스 2022-02-26 20:07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감사합니다.
댓글 이제야 봤네요.
조금 정신없는 일주일을 지내다보니...
생 드니의 이야기가 제게는 이런식으로 영감을 주더라구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새파랑 2022-02-19 16: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권의 마지막이 제르베즈의 정점 이었던거 같아요. 그때까지는 좋았는데 ㅜㅜ 구제랑 떠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떠오릅니다~ 불가능한 선택이었겠지만요 ㅎㅎ

그레이스 2022-02-19 16:09   좋아요 5 | URL
저도 그랬어요 ㅠ ^^

서니데이 2022-02-20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면, 나나도 목로주점도 제목은 좋은데, 내용을 읽기 시작하면 심각해지네요.
루공 마카르 총서는 이름만 들으면 인문학 전집 시리즈 같기도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2-20 00:42   좋아요 2 | URL
^^
그런가요?
옛날에 읽었었는데 뭘 읽었었는지 전혀 다른 느낌이예요^^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주말되시길!

레삭매냐 2022-02-21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 마저 읽어야 하는데 -
계속 새 책들이 쏟아져 나오니
미치갔습니다.

그레이스 2022-02-21 11:27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도 배송중!

페크pek0501 2022-02-21 1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을 오디오북으로 찾으니 없더라고요. 많은 작품들이 오디오북 제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레이스 2022-02-21 13:01   좋아요 2 | URL
아!
오디오북 간절할때가 걷거나 차를 타고 이동할때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서니데이 2022-02-21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을 지나고 나니 2월이 한주일 조금 남았습니다.
내일도 춥다고 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2-21 23:3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2-02-22 0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죽음만이 고통에서 놓아준다니... 이 말 슬프네요 실제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살았을 때 좋았던 적도 있었기를... 어떻게 해도 잘 안 되는 사람도 있지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2-22 06:23   좋아요 2 | URL

넘 슬퍼요

2022-03-10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1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밀 졸라를 시작하면서 읽은 책이다. 프랑스 소설을 읽을 때, 랑송 불문학사로 정리하곤 했다. 미술사적 방법론은 한 미술가가 어떤 주의(~ism)을 선택하기까지 미술사의 흐름을 아는 것은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임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문학에서도 유효(중요)하지 않을까?’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랑송 불문학사가 작가 별로 구분지어 정리하고 있다면 이 책은 현대소설의 등장과 그 이후 주요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주의(~ism)의 변화와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소설의 사회학적인 측면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

 


먼저 간략하게 18세기 소설을 정리한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어느 장르보다도 사회의 진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15p) 사회적 환경, 시대적 풍속 묘사,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의 소개와 함께, 정념의 이미지, 행복과 절망을 재현함으로 연극이나 시보다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활력이 있다. 소설이 지닌 사회학이다. 실제로 18세기는 소설이라는 형식이 자리를 잡은 시대이다. 루소의 신 엘로이즈를 유례가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설명한다. 흑색 소설(Roman noir), 연애소설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초상과 관습적 에피소드들을 거론한 후 장르로서 역사소설을 다룬다. 역사소설의 등장은 장르의 혁신으로서 월터 스코트가 빅토르 위고나 플로베르 등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소설을 스탕달로 시작하고 있다. 스탕달의 사실성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작은 실제 사실을 중요시한 작업은 사실주의적이다. 그가 44세에 발표한 아르망스는 문학적 시사성을 띤 작품이다. 주인공을 통해 관찰된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대표작인 적과 흑을 소개한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작가는 발자크이다. 그의 작업에서 콩쿠르 형제에서 에밀 졸라에 이르는 서민과 하층민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들이 엿보이는데, 사생활의 장면, 창녀들의 영화와 비참등에서 그 예를 찾는다.

 

낭만주의 작가로 조르주 상드를 소개한다. 조르주 상드가 1831년 파리로 와서 자리를 잡을 무렵은 빅토르 위고는 파리의 노트르담을 내놓을 참이었고, 뮈세는 이제 막 스페인과 이태리의 꽁뜨를 발표했으며 스탕달은 적과 흑을 발자크가 상어가죽을 펴냈다.”(121p) 상드의 소설의 틀을 빌린 그의 연애담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로 털어놓은 작가의 어조를 감지할 수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여성운동적인 요구를 첨가해놓고 있다. 그는 이상주의적인 전원소설도 발표한다. 혁명을 겪고 난 뒤 그의 사상은 발전하고, 이상세계에 관심을 가진다. 조르주 상드의 이상주의는 미래로의 도피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탕달, 발자크와 더불어 소설이 하나의 장르로 성립되어가고 있는 동안 낭만주의 시인들 역시 소설적인 형식을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129p)했다. 비니와 뮈세가 그 작가들이다.

1836년 뮈세의 세기아의 고백은 시 의 연작을 쓴 시인의 정념에 넘치는 연애 이야기를 옮겨놓은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속내이야기의 차원을 넘어 한 세대의 증언을 담고자 했다. 서정성과 표현성이 강한 상징들이 지배적인 시인들의 소설들은 라마르틴느, 뮈세, 비니, 위고의 낭만주의 작품이다.

발자크 사후 십년 동안 소설계는 단 하나의 걸작밖에 내놓지 못했다. 그것이 보바리 부인이다. 이 변화무쌍한 시기 동안 얼마나 많은 종류의 경향들이 서로 교차하였으며 얼마나 많은 실험들이 이 장르의 새로운 진로들을 예고했던가! …… 발자크의 그림자는 프랑스 소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135p)

 

사실주의는 낭만주의와 대립했고 실증주의는 정신주의에 대립했다. 레 미제라블보바리 부인제르미니 라세르퇴같은 소설들 가운데 문득 나타난 조화를 깨는 작품이었다. 사실주의 소설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위고의 소설에는 사실주의적 경향이 작용하고 있었고, ‘사회적연구와 철학적연구의 요소가 있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레 미제라블은 서민들 가운데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소설사회학은 이런 책이 프랑스인의 심성이 변화하는데 있어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145p)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오랜 세월 동안 프랑스 소설의 모델이었다. 발자크는 현대소설의 아버지였다. 플로베르는 그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을 정비했다.”(150p) 그는 진실성이 깃들도록 고심했다. 플로베르의 방법은 과학적이었다. 플로베르는 자료조사를 중요시하는 유파의 최초의 승승이었다. 에밀 졸라의 실험소설에서 볼 수 있는 방법론이다. 그의 감정교육은 실패의 소설이다. 한 세대의 파탄과 한 인생이 서서히 와해되어 가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주의에서 자연주의로 옮겨가는 과정에 공쿠르가 자리하고 있다. 1861년에 우리가 쓰는 소설의 특수한 성격들 중 한 가지는() 이 시대에 대한 가장 역사적인 소설이라는 점일 것이다. 우리들 세기의 정신사에 가장 많은 사건들과 실화들을 공급해 주게 될 소설이란 말이다”(177p)라고 공쿠르 형제는 썼다. 그들은 역사에서 소설로 옮겨갔다. 현실에서 채취한 문헌documents’으로부터 소설을 구성했다. 이 구성 원칙은 후에 나타날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소설가들에게서 나타난다. 제르미니 라세르퇴는 문학사에 남을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서민들의 파리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소녀시절의 극적인 경험, 불행한 임신, 쥐피용과의 불화, 화해, 결별, 고트뤼슈와 맺은 관계, 우연히 만난 사랑, , 그리고 죽음. 진짜 자연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의 자연주의 소설이라 할 수 있”(184p) .

 

에밀졸라는 1865년에 이 제르미니 라세르퇴를 지지했다. 에밀 졸라는 문학작품이란 바로 예술가의 비전을 통해 전치(轉置)된 현실이다라고 문학적 원칙을 설명했다. 그 전치(轉置)는 이성과 진실을 바탕으로 해야 하고, 작업은 창조자의 기질에서 유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제르미니 라세르퇴를 높게 평가했다. 졸라는 젊은 시절에 뮈세를 찬양했다. 후에는 낭만주의를 벗어날 필요를 느꼈다. 하지만 랑송 불문학사목로주점을 낭만주의적 소설로 분류하는 것으로 보아 그런 요소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를 서사적 사실주의라는 챕터로 분류하고 있다.

 

에밀 졸라는 실험 소설에서 과학자의 방법과 소설가의 방법이 유사한 것으로 비교하고 있다. 1868년 겨울에서 1869년에 이르는 동안 루공 마카르총서를 계획하며, 자신의 소설들 속에서 새로운 과학정신을 보여 주고자 했다. 1867테레즈 라캥에서 기질의 반응을 연구했고 이 작품들에서는 더 뚜렷하게 환경이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1878년에 루공 마카르 가문의 족보를 발표했다. 그는 그 족보가 이미 1868년에 작성되었으며, 그 이후 자신은 그 족보에 일치시켜 작품을 써왔을 뿐이라고 공언했다. 1969년 라크로아 출판사에 제출한 계획에는 열 권 정도의 소설만이 예정되어 있었다. 1871년 이후의 것인 <소설들의 목록 liste des rommans>20여 권을 예상하고 있었다. 한 가문의 박물지이며 한 사회적 시대의 그림으로서의 소설들이다. 자연주의에서 에밀 졸라가 차지하는 무게만큼이나 많은 페이지를 들여 루공 마카르총서의 소설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프랑스 현대 소설사 분량의 절반 정도 위치에 에밀졸라와 자연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일 단 여기서 멈췄다. 에밀 졸라는 루공 마카르총서 읽기를 마친 후 다시 정리하기로 했다. 순서적으로 테레즈 라캥을 먼저 읽었어야 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잊고 있었던 뮈세의 세기아의 고백을 구입했고, 절판된 스탕달의 아르망스를 도서관에서 대출해왔다. 무재고 출판판매(POD)를 하는 공쿠르 형제의 제르미니 라세르퇴는 주문해서 며칠 전 받았다. 플로베르의 살람보도 꺼내놓았다. 지난주에 읽었던 페낙의 소설처럼에서도 거론되는 소설들이어서 반가웠다. 미술사, 문학사는 펼치면 읽어야 할 책들이 줄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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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15 07: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기전에 시대적 배경을 먼저 알아보는건 좋은거 같아요. 더 이해가 잘될거 같습니다~!! 그냥 막 읽는 저를 반성하게 되는군요 😅

그레이스 2022-02-15 07:10   좋아요 4 | URL
사실 그냥 감상하는게 더 좋을지도 몰라요. 진도를 못 나가요. ^^ㅠ
이건 제 기질적인 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02-15 07: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도 체계적인 걸 좋아하시군요??^^
늘 생각하지만 그레이스님은 깊이 읽기를 하시는 듯 합니다. 배우고 싶네요.^^
그리고, 이거 참 유용한 정보입니다.
프랑스 소설류 참 좋아하긴 하는데, 순서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책을 먼저 읽어 본다면 체계가? 바로 서겠어요ㅋㅋㅋ
담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2-15 09:04   좋아요 5 | URL
그런가봐요
읽다보면 순서대로, 이런 사전준비를 하면서 읽게 되요
의식의 흐름대로 책을 뽑았다가도 먼저 읽어야 할 책들때문에 다시 꽂아놓아요
항상 좋은것만은 아닌듯요^^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22-02-15 0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다 있네요? 저도 검색해보러 갑니다.

그레이스 2022-02-15 08:41   좋아요 3 | URL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으니까요 ㅎㅎ
다락방님 책장에서 보물을 가져왔듯이...^^

감사합니다 ^^

bookholic 2022-02-15 08: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에밀 졸라 책 읽을 때 그레이스 님의 이 글을 다시 읽아 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2-15 08:35   좋아요 4 | URL
예~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2-02-15 12: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소설을 생각보다 많이 읽지 않았는데 졸라 읽으려연 이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2-15 14:54   좋아요 3 | URL
^^
예~

초란공 2022-02-15 14: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향해 출발하시는 듯합니다^^ 저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목로주점>을 읽었나봐요. 사람들의 삶이 숨막히게 안타깝고 답답해서 읽고는 바로 팔아버렸어요 ㅋㅋ 저는 먼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ㅜㅜ

그레이스 2022-02-15 14:55   좋아요 4 | URL
읽는 방식도 감상도 자유니까요~^^
저도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mini74 2022-02-15 15: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설의 사조와 역사에 대한 강의 듣는 기분 , 넘 좋아요. 아 이런 순서로 읽음 좋겠어요 ~~줄을 선다 ㅠㅠ 공감입니다 ㅎ

그레이스 2022-02-15 15:48   좋아요 3 | URL
^^
나래비!

Falstaff 2022-02-15 15: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른 작가들에 비해 대중적이긴 하지만 알렉상드르 뒤마가 빠진 것이 아쉽습니다.
굳이 하대해서 B급 문화, 대중문학이라고 해도 좋긴 한데, 뒤마 만큼 재미나게 쓰는 작가를 어디 쉽게 볼 수 있겠습니까.
<몽테크리스트 백작>, <삼총사>, <검은 튤립> (강추!), 등등 쟁쟁한데 다만 하나 <카틀린 메디치의 딸>은 비추, 비추, 또 비추. 축약본인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전 세기아의 고백....이라고 해서 ‘세기아‘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지 뭡니까.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2-15 17:56   좋아요 4 | URL
ㅎㅎ
un enfant du siècle 를 그렇게 번역했네요^^
世紀兒

랑송불문학사에는 뒤마를 소개하는데 여긴 없네요 ^^

scott 2022-02-16 0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월에는 졸라옹과 프랑스!!

와인이 필요 할 것 같아서
사알 짝 놓고 가여 =3=3=3=3

+ .*  。
 *  。
. .∵∴ * 。
 ┏┓
 ┣┫
╭╯╰╮∧_∧
┣━┓┃^ω^。)
┣━┛⊂ |
┗━━┛し∪=3=3=3

그레이스 2022-02-16 07:08   좋아요 4 | URL
술 안마시긴하지만 스콧님이 주셨으니~^^

희선 2022-02-16 01: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에서 주는 상 콩쿠르상은 콩쿠르 형제였군요 다른 사람 이름 상도 있는지, 프랑스에서 가장 잘 아려진 상이 콩쿠르상이군요 프랑스 소설 읽은 게 없다 생각했는데, 아주 없지는 않군요 에밀 졸라 보시다가 이런 책을 보셨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2-16 10:01   좋아요 6 | URL
여러개 있는 걸로 알아요~
희선님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2-02-17 2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를 읽다가 프랑스 현대사로 가신 그레이스님.^^
제르미니 라쇠르테는 표지가 낯설어서 원서인 것 같았는데, POD라는 낯선 방식이네요.
많이 찾는 책이 아니면 이전에도 소량 인쇄를 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겠지만, 귀한 책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2-17 22:03   좋아요 1 | URL
예~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하고 따뜻한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22-02-18 2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 날씨가 따뜻했는데,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저녁 뉴스에서는 주말에 다시 추워진다고 하네요.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02-18 20:57   좋아요 4 | URL
예~
추운건 괜찮은데 오미크론이 더 무섭네요 ㅠ
주변에 확진자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주변에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없으면 인간관계가 좁은거라면서요?!^^
서니데이님도 조심하시고 평안하세요~~♡

2022-02-19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19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2-21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네 권으로 돼 있는데 이 책이 떠오르네요. 네 권 중 두 권인가 읽었는데
흥미롭게 읽었어요. 작가와 작품에 대해 기술돼 있었어요. 스탕달, 발자크를 보니 생각났어요. ^^

그레이스 2022-02-21 12:57   좋아요 2 | URL
저도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가지고 있어서 가끔 참고해요^^
감사합니다

mini74 2022-03-08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항상 새로운 앎을 주시는 그레이스님 ~~페이파 당선 정말 정말 축하드려요 ㅎㅎ

그레이스 2022-03-08 18:50   좋아요 2 | URL
페이파 ㅍ하~
일부러 그러신거죠?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3-08 18:51   좋아요 2 | URL
아니에요 ㅠㅠ 폰으로 쓰다보니 손가락이 살 쪄서 ㅎㅎㅎ 일부러 그런 걸로 할까요 ㅎㅎ

그레이스 2022-03-08 18:52   좋아요 2 | URL
저는 노안때문에... 잘 그래요
그래도 글자를 키우지 않는 자존심!
ㅋㅋ

새파랑 2022-03-08 18: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에 이어서 에밀졸라까지~!! 종합독서 그레이스님 당선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2-03-08 18:51   좋아요 4 | URL
종합독서는 새파랑님이...!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3-08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03-08 19:0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8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상적였던 페이퍼 역시~~👍👍👍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03-08 19:59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

미미 2022-03-08 19: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당선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2-03-08 19:5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2-03-08 2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합니다.
에밀 졸라 읽기, 화이팅**

그레이스 2022-03-09 05:20   좋아요 2 | URL
화이팅^!~

청공 2022-03-09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추카추카~ 인사드려요^^

그레이스 2022-03-09 05:2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3-09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그레이스님, 프랑스 소설사까지 공부하며 소설을 깊이 읽으시는군요. 멋지십니다!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2-03-09 18:5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독서괭님도 멋지십니다!
축하드려요~~

희선 2022-03-09 0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축하합니다 에밀 졸라 읽기 즐겁게 하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2-03-09 05: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