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여행 × 파리 -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파리의 예술문화답사기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 지음, 디디에 앙사르게스 사진 / 카시오페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작품을 알려주는 책으로 알았다. 파리에 있는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걸로 알았다.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지만 초반에는 다소 낯설었다. 미술작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역사를 언급한다. 프랑스 파리 루이 14세부터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그 당시에 미술 책임자였던 르브룅을 알려준다. 난 미술에 대해 알고 싶어 읽으려던 책인데 역사를 알려주고 있어 다소 처음에는 거슬렸지만 그 부분이 지나니 본격적으로 미술에 대해 알려준다.


읽다보니 깨달았다. 처음에 미술작품이 아닌 역사를 알려준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파리하면 문화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로마같은 경우도 그렇다. 로마는 그리스, 로마신화는 물론이고 로마시대에 따른 각종 유물과 르네상스시대에 꽃을 피운 다양한 작품이 있다. 파리는 그렇게 따지자면 그런 문화는 거의 없었다. 굳이 프랑스를 떠올리면 프랑스 대혁명 쯔음부터 아닐까. 지금은 로마나 파리나 똑같이 문화도시로 명성이 드높다.


후발주자인 파리가 로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이유부터 알려주는 목적이 바로 루이 14세와 르브룅을 소개한 목적과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된다. 당시 르브룅은 앞선 문화를 갖고 있던 로마에 아카데미에서 인재를 파견했다. 1년에 한 명만 전액 장학지원금으로 파견했기에 많은 재능있는 화가들이 그 안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들에게도 로망인 로마를 무료로 가서 배울 수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것은 없다.


배우기 위해 시작한 이런 활동은 시간이 지나며 로마에서 배운 젊은 화가들이 다시 파리로 돌아와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 중에서 다비드가 첫번째이자 으뜸이었다. 여러 정치적으로 공과도 있고 논란도 있던 당사자였던 다비드는 뛰어난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정권에 입맛에 맞는 작품도 만들었지만 그가 그린 작품을 폄하하진 않는다. 당시에는 작품과 별개로 다비드 개인에 대한 여러 호불호가 있었지만 이제 다비드는 오로지 작품만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렇게 단순히 작품을 설명하고 그 의미를 알려주기 보다는 프랑스 파리라는 지역을 먼저 정하고 연대기순으로 하나씩 정리해서 알려준다. 저절로 당시에 벌어졌던 역사적 의미가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와 연결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되었다.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뽑내기 위해 미술을 어떤 식으로 정략식으로 이용했는지도 알게된다. 그 반대편에 있던 당시 화가들이 지금에 와서 인상파라고 불리는 화가들이 출연해 배경도 배운다. 

미술은 일단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난 했다. 지금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나 현대미술로 들어오며 내가 볼 때는 그저 붓을 마구 뿌렸는데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조금은 가당치않게 받아들이며 좀 더 멀리하게 된 배경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미술작품에 대해 조금 더 알고자 하는 마음에 관련 책을 읽었다. 모든 미술를 알려주는 책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역사다. 특히나 우리가 볼 때 추상적이지 않은 작품이 나온 배경이 중요하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시대상에 초월한 사람이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저 미술 작품만 보고 어떤 평가를 내리는 것은 그런 면에서 불완전하다. 그런 평가도 내가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이 가장 중요하지만 맥락을 놓칠 수 있다. 미술작품 책을 읽으며 오히려 미술에 대한 평가와 의미를 아는 것보다 역사적 의미와 연대기순으로 작품이 발표되고 화가에 대해 알아가는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이 책은 그렇게 연대기순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면서도 파리에 있는 유명한 미술관을 함께 소개한다. 3대 미술관인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센터까지. 그 미술관에 있는 작품도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눈에 들어온 화가는 마네였다. 다른 책들을 통해 다양한 화가를 만났고 그 역사와 작품 배경등을 읽긴 했지만 마네의 일대기와 뮤즈였던 모리조 이야기는 참 슬프면서도 예술가다운 삶이라고 할까. 아마도 다른 화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가 덜 알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내 가장 큰 문제점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미술에 대한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며 그 역사를 배우고 여러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 친숙한 점이 다이다. 정작 미술작품을 직접 미술관에 가서 본 적이 없다. 어쩌다 간 적은 있지만 그 작품들은 이렇게 유명한 작품이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책으로 본 것과 - 또는 사진으로 본 것과 - 직접 현장에서 보는 차이는 어떨까이다. 꼭 유명한 루브르 같은 곳이 아니라도 말이다. 이렇게 계속 '책으로 배웠어요, 미술'을 하고 있다. 아예 쓸까?????


여러 미술 책을 읽었는데 재미있게 읽은 적은 드물었다. 흥미롭게 읽은 적은 많아도. 그만큼 관련 지식이 쌓여 이제 어느 정도 친숙하고 익숙하며 받아들이는데 지식이 쌓여 그런 듯도 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재미있다. 단순히 미술작품이나 화가만 알아도 안 되고 그 역사와 함께 골고루 전반적으로 이해해야만 된다. 그만큼 미술작품이 눈에 들어오고 재미가 더해진다. 이런 책을 읽으며 결심한 것은 향후 미술관을 갈 때면 꼭 설명해주는 시간에 보거나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봐야겠다는 점이다.


확실히 르네상스를 떠올리며 보게 되는 거의 대부분 작품은 로마이고 우리가 이름을 알만한 작품은 파리다. 거의 대부분 두 국가에 어지간한 미술작품이 탄생했다. 그 이후 세계 각지에 작품이 팔렸다. 최근에는 미국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역시나 우리가 친숙하고 미술작품으로 이해하는 작품은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들의 작품이 대다수다. 그것만으로도 파리에 갈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분명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가겠지.  이런 마음으로 다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림이 더 많았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미술 역사와 화가와 작품이 한 눈에.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095390806

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 - 미술관에 있는 그림


http://blog.naver.com/ljb1202/220235951018

인상파 그림 여행 - 현장비교


http://blog.naver.com/ljb1202/220383995633

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를 쓸 때 항상 분야를 선정한다. 가끔 내가 읽은 책을 어떤 분야에 넣을지 애매하다. 그럴때면 인터넷 서점에 가서 어떤 분야로 선정되어 있는지 참조를 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인문으로 되어 있다. 책에서 인문적 시선이라는 표현이 있으니 딱히 잘 못된 것은 아니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문이 어느 곳에나 무조건 닥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정확히 건축가가 쓴 책이다. 건축가가 건축하는 입장에서 도시에 대한 고찰과 제안을 한 내용이다.


살짝 고민끝에 예술로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도시 미관이 달라질텐데 저자가 과학과 예술의 영역에서 건축을 언급하는데 착안했다. 도시는 딱딱한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처럼 무감각적인 면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 보다 살기 편하게 만든 인공적인 환경이다. 한국 경우에 잘사는 부분에 모든 집중을 하다보니 미관이나 자연과의 조화같은 것보다는 오로지 실용적인 면이 부각되며 빠른 시간내로 도시가 만들어지고 거주하며 생활하게 되었다.


유럽 건축은 몇 백년 전 건축물이 지금도 남아 있다. 한국의 건축물은 남아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드물고 그마저도 원형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해 한국인의 천박함을 성토한다. 책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농경문화가 발달하고 진흙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진흙이 묻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주택이 발전하게 되었고 나무로 짓게되었다. 인위적으로 만들기 보다 나무의 성질을 살리며 짓다보니 지금과 같은 한옥 스타일이 나왔고 그로 인해 오래도록 보존되기 힘들었다.


도시는 복잡다단하다.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내가 살고 있는 거대도시 서울이 만들어졌다. 서울 경우 계획되시가 아닌 원래 있던 도시가 만들어지며 복잡하게 엮여있다. 책 초반이 걷고 싶은 거리와 그렇지 않은 거리다. 명동과 달리 강남 거리는 왜 걷고 싶지 않느냐에 대해 알려준다. 이 부분은 단순히 인간적인 측면이 아닌 투자측면에도 흥미로웠다.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 입구가 자주 있고 공간의 속도가 느려야 사람들이 걸으며 주변을 살피면서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덕수궁 돌담길처럼 연인 둘만이 거리를 걸으며 외부의 시선이 차단되는 거리도 다른 의미에서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이런 비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맞는 말이다. 대로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사람들이 걸어가며 멈추는 효과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은 알았는데 이런 것은 미처 몰랐다. 다만, 명동과 강남거리를 비교하는 것보다는 강남 뒷 골목을 비교했어야 하지 않았을까한다. 더구나 나는 강남거리 걷는게 다른 의미로 좋던데. 똑같이 맨 꼭대기에 있는 옥탑방과 펜트하우스는 사람들이 달리 볼까. 옥탑방은 누구나 출입할 수 있지만 펜트하우스는 그렇지 못해 조망을 전부 볼 수 있지만 다른 취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호텔과 모텔의 차이는 창문의 유무다. 어릴때부터 독립하는 외국은 서로의 집에서 충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부모로 가는 한국은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해 모텔이 발달했다는 의견과 함께 그런 이유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필요가 있어 창문이 없고 호텔은 자랑하려는 마음도 있어 특정호텔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센트럴 파크는 반쪽짜리다. 낮에는 사람들이 즐겁게 즐기지만 밤이 되면 인적이 끊어진다. 공원이 외부와 연결되지 않아 그렇다.


반면에 보스턴 코먼은 공원 주변이 전부 건물로 둘러쌓여 있어 밤에도 외부로부터 시선이 자유롭지 못해 범죄가 발생하기 힘들어 낮이나 밤이나 사람들이 공원에서 즐긴다. 아쉽게도 국내의 서울공원 같은 경우에 공원자체는  센트럴 파크보다 크지만 접근성이 힘들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공원을 찾을 수 있게 설계했어야 하는데 공원만 있다. 반대쪽은 강변북로로 완전히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이것은 한강 고수부지도 똑같다. 한강 고수부지를 가는 것은 어렵다. 여의도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곳도 있지만 한강고수부지를 가려면 벽이 가로막고 있다. 바로 아파트단지라는 벽이다. 아파트가 한강을 가로막으며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가로수길이 뜬 이유가 바로 한강 고수부지 출입구가 넓어지며 쇼핑과 식사를 한 후에 오붓하게 한강으로 갈 수 있는 출구가 생기며 나타난 현상이라한다. 생각지도 못한 넛지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도시는 사소한 것에 의해서도 변한다. 또한 현재 한강고수부지는 그 자체로 충분히 도시인들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냅두는 것이 더욱 좋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서양과 동양의 차이도 설명한다. 우리는 공간이라 부르고 서양은 space라 한다. 서양과 달리 한국은 비워있는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 도시 건축에도 이런 우리만의 공간을 잘 살려야 한다. 과거에는 각자 자신의 자연환경에 맞는 건축이 이뤄졌는데 세계화가 되며 어느 곳이나 모든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전세계 건축은 고유의 맛이 사라졌다. 다시 각 지역에 맞는 고유한 건축으로 도시를 살린다면 한국만이 갖고 있는 도시가 탄생할 것이라 본다.


이런 점은 네온사인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홍콩이나 라스베가스 야경을 보며 멋있다고 하고 국내의 야경은 어지롭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인은 바로 그 야경을 보며 별로라고 하며 우리 야경이 더 멋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네온사인을 정보로 받아들이냐 차이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정보로 받아들이며 싫어하지만 외국인은 정보가 아닌 전체그림으로 인식하며 아름답게 보는 차이에서 나온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건축가가 이야기하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아파트에 대한 문제제기나 건축에 대한 문제제기를 건축과 관련된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며 흥미롭고 색다른 시선에 유익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도시를 바라보는 다른 시야가 즐거웠다. 얼마든지 도시 자체를 예술로 만들 수 있다. 점차적으로 도시는 그렇게 변모할 것이다. 그 안에 살아가고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도시로 탈바꿈할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기대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많은 걸 알려준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많은 걸 알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int it Rock 2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2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편을 읽었을 때 대부분 락 그룹은 이제 다 나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읽어보니 완전한 착각이었다. 이토록 록 그룹과 인물이 많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한편으로 내가 이토록 많은 락그룹과 인물을 알고 있는지도 몰랐다. 체계적으로 공부를 한 것도 음악을 들어본 것도 아니고 여기 저기서 주워듣고 라디오에서 듣고 하다보니 알고 있던 그룹과 인물이 많았다


비록 많은 그룹과 인물을 알지만 책에 나온 그룹과 인물의 앨범으로 전 곡을 들은 것은 아니다. 그저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음악이나 들은 정도다. 그들의 대표 곡 정도를 아는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나이가 깡패라고 세월이 흘러 오래도록 듣다보니 알고 있는 그룹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야들이 나이를 먹어 이제는 추억의 그룹이 된 것처럼 어느 덧 락은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쉽다.


국내에 내한공연을 하는 대부분 락 그룹도 전성기 시절에는 오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느덧 할아버지가 된 아티스트도 있으나 그래도 여전히 그들의 공연을 보겠다고 매진 되는 걸 보면 한 번 스타는 영원히 스타다. 예전과 같은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지 못해도 그들이 갖고 있는 정신만큼은 살아남아 우리에게 들려준다. 락은 반향이고 저항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 나오는 많은 락 그룹 인물들이 아직까지 살아 있어야 할 나이다. 거의 대부분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가는 연세(??)인데도 단명하고 죽은 인물이 많다. 젊디 젊은 20대에 죽은 인물이 많다. 교통 사고로 죽은 인물이라면 차라리 안타깝지만 약물이나 음주로 헤어나지 못해 결국 죽게 된 사례를 보면 더욱 안타깝다. 락 자체 이미지와 정신과 맞닿아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제어 못한 탓도 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작품이 나왔다고 할 수도 있다. 제 정신이 아닌 몽롱한 상태에서 창작한 작품이니. 우리가 야간에 쓴 작품들이 대부분 유치하다. 낮에 다시 보면 차마 다시 못 읽거나 노래 부르지 못할 곡들도 있다. 그런 것처럼 이들의 왕성한 창작력을 약물에 의지했다는 폄하는 다소 부당하지만 그들이 약물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락의 이미지를 만든 것도 한 몫한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Paint it Rock 2>는 70년대와 80년대 락을 설명한다. 락이 더욱 파생되며 다양한 락이 나온다. 읽다보니 여전히 내가 알지만 나오지 않은 그룹이 있다는 걸 느끼면서 락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틀즈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아무리 부정하고 부정해도 이 당시까지만 해도 비틀즈를 제외하고 할 말이 없다. 락하는 사람이 비틀즈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자체가 거짓이다.


지금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지라도 현재 음악은 과거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니 싫어도 그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락이 젊음이다. 대부분 20대에 가장 감수성이 풍부하고 창작열이 불타고 시대에 잘 맞는 작품을 만든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세월에 물들고 생활에 찌들며 20대의 파릿파릿한 창작이 되지 않는다. 일부러 결혼을 하지 않는 아티스트가 이해되는 측면도 있고 계속 새로운 연인을 만드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는 된다.


그룹들이 대부분 영국과 미국이라 서로 이합집산이 계속 이뤄진다. 한 팀에서 있다 해체되고 다른 그룹을 만들며 서로 다시 만나고 이 팀에서 있다 저 팀으로 간다. 섹션으로 참여하며 친해지며 다시 또 만나 앨범을 만들기도 하고. 그렇게 동시대성은 서로 연결되고 하나로 뭉쳐 좋은 음반이 계속 발매된다. 과거로 가는 추억의 출입문처럼 읽게 된다.


전 편 이야기

http://blog.naver.com/ljb1202/2205001349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int it Rock 1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개정판 Paint it Rock 1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또래의 남성들이라면 - 여성들은 솔직히 모르겠다 - 무조건 락을 듣고 자랐다.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랩이 유행을 하기 전까지 대부분 가요보다는 팝송을 많이 들었고 그 중에서도 음악을 좀 듣는다는 사람은 전부 락을 즐겨들었다. 단순히 즐겨들은 정도가 아니라 가요를 듣고 락을 듣지 않는 사람은 수준 떨어지는 사람취급을 받았다. 가요도 김현식이나 들국화처럼 락에 기반한 가수들의 노래만 '좋다'면서 들었다.


아직까지 LP판이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던 때라서 청계천 세운상가를 가서 구입했다. 청계천에서 종로로 넘어가는 계단에서 통로까지 길가에서 진열되어 있었다. 흔히 백판이라고 불렀다. 그곳은 지금으로 치면 야동도 함께 팔던 시절이라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만 락 음악을 듣는다고 하는 친구 중에 그곳에 가서 구입하지 않은 친구들은 없었다. 좀 더 후에 대형 레코드점에 시내 곳곳에 생기면서 백판은 조금씩 사라졌다.


90년대를 넘어 2000년대가 되자 락은 어느 새 팝의 전부에서 일부로 변화되었다. 여전히 락을 기반으로 한 음악은 어딘지 대중 음악의 기본으로 생각된다. 락은 지금도 듣고자 하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면 된다. 과거에는 라디오에서 락을 틀어주는 방송이 많았다. 아예 새벽 1시 넘어 성시완이 진행하는 음악방송에는 달달한 락도 아닌 수준 높은 락을 틀어주며 일부러 찾아듣는 사람도 많았다. 그 방송을 통해 새로운 락이나 몰랐던 락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내 또래에게 락은 사춘기와 청년 시절에 듣던 노래다. 락은 젊은 층에게는 환호를 받았지만 일분 그룹의 엄청난 퍼포먼스로 어른들에게는 지탄을 받았다. 너무 괴기스럽고 악마(??)적인 행동은 좋은 이미지보다 나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당시에는 꽤 논란이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그것이 전부 다 먹고 살자는 하나의 퍼포먼스였을 뿐이었다. 어른이 되어 알게된 어찌보면 꽤 허망한 진실이라고 할까.


어딘지 모르게 클래식이나 미술은 고상하고 우아한 예술이고 락을 비롯한 대중가요는 천박한 것은 아니다. 다 똑같이 내 마음을 흔들고 울림을 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더구나 대중가요는 음악과 함께 추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락을 체계적으로 듣고 심층적으로 전문적인 음반까지 찾아가며 들어 본 적은 없다. 그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정도나 들었을 뿐이다. 그래도 어딘지 락에 대한 역사를 그것도 만화로 알려준다고 하니 급 관심이 가며 읽게 되었다.

<Paint it Rock>은 락에 대해 읽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읽게되었는데 내가 딱히 락에 대해 대단한 전문가적인 식견이나 많이 알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책에 소개된 상당히 많은 그룹과 인물을 알았다. 별 거 아니라도 그 사실이 괜히 뿌듯했다. 내가 이토록 많은 락 그룹과 인물을 알고 있었다니 청춘 시절을 나름대로 청춘으로 보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10대에서 20대까지 살아가며 음악 좀 듣고 살았다는 기분이랄까.


총 3권으로 이뤄진 이 책에 주인공은 비틀즈나 마찬가지다. 아주 조금 거짓말을 보태 비틀즈로 시작해서 비틀즈로 끝났다. 심지어 책 표지도 비틀즈의 <에비로드> 표지인 멤버 4명이 횡단보도를 걸어가는 유명한 그림이다. 이 앨범 자켓은 오래도록 폴 메카드니의 사망설까지 겹치면서 소문의 소문이 날 정도였다. 비틀즈가 함부르크에서 수 백번의 연구를 하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비틀즈부터 브리티시 임베이젼이 시작되기도 했다. 거의 최초로 사춘기 소녀들로부터 괴성을 받은 아이돌이기도 했다.


락이라는 장르 자체가 블루스에서 시작했다. 미국 흑인 음악이다. 정작 꽃을 핀 것은 영국이란 사실은 재미있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함께 겸비한 그룹은 대부분 영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에서 영국으로 넘어가서 인기를 끌어 다시 미국으로 진출한다. 락의 본격적인 출발은 60년대다. 락이라는 음악 자체는 - 아니 모든 음악을 비롯한 세상만사는 - 그 시대 조류와 동시대적인 공감으로 탄생하고 사라진다. 


락이 반항이미지를 갖게 된 것 자체가 히피 문화와 연결되고 이것은 또 다시 베트남 전쟁과 연결된다. 이렇게 락은 동시대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사회문제 의식과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는 장치였다. 지금은 댄스와 랩이 그럴지도 모르고. 그렇게 락은 지금의 20~30대에게는 과거와 같은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음악은 아니다. 이제는 주류도 아니고 -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주류였던 적도 없지만 -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Paint it Rock>은 아주 재미있다. 그것도 만화 컷 안에 있는 내용과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가 서로 동떨어져 더욱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락에 대해 관심있거나 소싯적 락을 들은 사람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 될 듯 하다. 따로 들을 때는 몰랐는데 이토록 많은 그룹과 인물이 있었는지 몰랐고 내가 그토록 많은 그룹과 인물을 알고 있는지도 미처 몰랐다. 


금방 읽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용도 알차고 많은 분량이 있어 오랜 시간이 걸려 읽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락을 귀가 아닌 눈으로 본다는 사실이 좀 이상할 지 몰라도.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노안이면 글씨가 안 보일수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락 스피릿!!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전작인 <그림의 힘>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림을 통해 심리치료를 할 수 있다. 이미 그림으로 개인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단순히 대체의학만으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의학분야에서도 알려지고 있고 미술 심리 치료사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다수 특수한 분야다 보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역시나 전작인 <그림의 힘>은 베스트셀러가 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그림의 힘2>는 전작보다 더 오래 전부터 준비한 책이라 한다. 아마도 다른 제목으로 준비했다 <그림의 힘>이 성공하며 제목을 변경하며 출판된 것이 아닐까싶다. 상당히 빠른 시간에 두 번째 작품이 출시 된 것을 보면 말이다. 책은 시험 보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험을 보며 느끼는 다양한 압박과 억압, 스트레스(좋은 나쁘든), 해방감,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그림을 통해 치료하는 내용으로 엮여있다.


전체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그다지 올바른 리뷰가 아닌 듯 하다. 각 그림에 맞는 해석이 있고 - 꼭 그렇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 이에 따라 사람들에게 권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그림을 통해 치료하는 내용이라 다 다루기는 방대하다. 이번 리뷰는 몇 몇 작품의 그림을 보여주며 그 뜻이 책에서 무엇으로 알려주는지 서술하며 끝을 맺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팔 시네이 메르세|1896|캔버스에 유채|39.5x62.2cm|헝가리안 내셔널 갤러리

공부할 때 좋은 기와 운이 나에게 오기를 바란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는 팔 시네이 메르세의 양귀비가 있는 목초지(Meadow with Poppies)그림이다. 빨간 양귀비들이 저 멀리서부터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내게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기에 에너지를 받는 착각이 든다. 꽃 들이 행진하며 춤추듯 다가오는 모습에 기분이 업되며 자신감마저 넘칠 수 있다.



페르디낭 호들러 | 1910 | 캔버스에 유채 | 130.8x100.9cm | 오하라 미술관

시험을 앞 둔 사람에게는 극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시험을 안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스트레스를 감수하며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최대가 되었을 때 페르디낭 호들러의 <나무꾼>은 가슴을 뻥 뚫어준다. 호쾌하게 나무를 베는 모습하며 딱 한 번만 더 치면 나무가 넘어갈 듯한 모습에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림 전체에서 힘이 느껴지고 속도감마저 아찔할 정도다.


이런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는 <그림의 힘2>는 총 60점을 그림을 보여준다. 총 58 섹터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에 2작품은 동일한 작가의 작품으로 함께 소개된다. 그림을 하나씩 감상하며 하루씩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또는 공부하며 가끔씩 들쳐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팔 시네이 메르세 | 1878 | 캔버스에 유채 | 42x39.3cm | 헝가리안 내셔널 갤러리

시험 공부하는 사람은 늘 피로에 힘들어 한다. 시험 기간은 정해져 있고 공부는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간 레이스라 힘들다. 평상심을 유지한다고 해도 어떨 때는 피로가 갑자기 더 심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팔 시네이 메르세의 <기구>는 해방감을 안겨준다. 기구가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가며 두둥실 떠오른다. 그림 속 사람은 아마 손수건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모든 피로야 잘 가라고 외치는 듯 하다.


파울 쿨레 | 1925 | 판지를 종이 위에 유채 및 수채 | 50x69cm | 함부르크 미술관

주어진 현실이 늘 암울하게 느껴진다. 어제도 오늘도 변한 것은 없고 달리고 있는 현재의 내가 미래에 잘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어두운 심연에 있는 내 각오를 다지기 위해 파울 쿨레의 <황금 물고기 The Golden Fish>를 소개한다. 똑같은 물고기들이지만 중앙에 빛을 발하는 물고기가 있다. 색깔도 크기도 유독 다르다. 이 물고기는 바로 나다. 누구나 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세상의 중심에서 빛나는 나를 상상하는 것은 어떨까.



장 조제프 자비에 비도 | 1806 | 캔버스에 유채 | 87.6x128.3cm | 인디애나 폴리스 미술관

시험이 가까우며 점점 예민해진다. 별 일 아닌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 날카롭게 반응한다.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나오는 반응이다. 이럴 때 장 조제프 자비에 비도의 <모르트퐁텐 파크 The Park at Mortefontaine>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물결도 느껴지지 않는 잔잔한 호수에 다들 한가롭게 오후의 날씨를 즐기려 하는 모습이다. 그림을 보며 나도 모르게 편안해 진다. 실제로 CEO들이 쉬고 싶다며 고른 그림이기도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림을 먼저 소개하고 설명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림을 읽으며 저절로 마음이 편해진다.



그림에 대한 책들

http://blog.naver.com/ljb1202/220290751252

그림의 힘 - 심리 치료
그림의 힘 작가 김선현 출판 8.0 발매 2015.03.02 리뷰보기 세가지 영역이 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이 갖...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220370975528

그림속 경제학 - 미술 작품으로 경제를 배우다
그림 속 경제학 작가 문소영 출판 이다미디어 발매 2014.06.26 리뷰보기 당신이 현재 보고 있는 모든 것은 ...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220235951018

인상파 그림 여행 - 현장비교
인상파 그림여행 작가 최상운 출판 소울메이트 발매 2013.06.20 리뷰보기 가장 부...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