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괴테를 읽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류시건 옮김 / 오늘의책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폰 괴테를 읽다]다시 읽는 파우스트, 역시 세계고전은 달라!!

 

내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처음 접한 건, 여고 1학년 때였다. 물론 읽다가 말았고 악마와 거래하다가 천상에 갔다는 정도만 기억할 뿐이다. 내용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던 탓일까. 하여튼 문장은 아름다우나 해석은 어려웠다고 할까. 어쩌면 세계적인 문학을 읽고 있다는 지적 허영심과 자만심에 끌렸던 지도 모른다.

한참의 세월이 흘러서 읽는 괴테의 작품은 그 시절과 다르게 와 닿는다. 조금 더 세월이 흐르면 공감지수도 다르지 않을까.

<파우스트>는 괴테가 60여 년 간 집필했다는 평생의 대작이다.

파우스트는 인간의 존재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인물이 아닐까.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이 선인지 악인지, 영혼 구원의 진리는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1부에서는…….

메피스토펠레스(악마)가 인간을 악의 구렁텅이로 유혹하여 파멸시켜 보겠다며 주님(신)과 내기를 하게 된다. 인간이 선한 본능을 믿는 신은 모든 것을 악마에게 맡겨 버린다.

선과 악 사이에서 과연 누가 승리하게 될까.

파우스트는 16세기 전설적인 마술사이자 학자이다. 그는 모든 학문과 재주를 획득한 최고의 인간이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주의 신비와 최고의 향락을 맛보고자 악마의 거래를 받아들인다.

악마가 인식과 향락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켜주고 24년 후에는 악마가 그의 영혼을 가져간다는 계약이다.

 

악마는 파우스트를 술집으로 데려가 술로 그를 취하게 하지만 실패한다. 인생을 향락하기에는 파우스트가 너무 늙었다고 판단한 악마는 그를 마녀의 주방으로 데려가 마약을 먹여 20대 청년으로 탈바꿈시킨다.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거리에서 순결한 처녀 그레첸을 만나는 순간 정욕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점차 그의 감정은 진실한 사랑으로 승화되어간다. 악마의 패배다.

하지만 욕정에 눈이 멀어 어머니와 아이까지 죽인 그레첸은 사형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힌 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힘을 빌려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감옥으로 간다. 하지만 그녀는 파우스트의 호의를 뿌리치고 신의 은총만을 빌게 된다. 하늘에서 그녀가 구원받았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제 2부에서는…….

제 1부의 시민적이고 개인적인 일에만 국한되었던 세계가 2부에서는 사회적 활동이 바탕이 되는 포괄적인 세계로 옮겨진다.

알프스의 초원에서 잠들었던 파우스트는 자연의 위대한 소생력으로 잠에서 깨어나 거대한 세계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한다. 시공을 초월하여 어느 봉건왕조의 궁정으로 들어가게 되고…….

악마는 향락적이고 타락한 이 궁정에서 파우스트를 향락과 악덕의 구렁텅이로 빠뜨려 넣을 속셈이었다. 봉건 왕조의 재정을 구해준 파우스트는 황제의 신임을 얻게 된다.

 

황제는 희랍신화의 미녀 헬레네와 미남 포르키스를 보여 달라고 파우스트에게 부탁하게 된다. 파우스트는 미녀, 미남의 모습을 재현시켜주다가 스스로 헬레네의 미에 매혹되어 버린다. 마법의 열쇠에 몸을 대자 폭발과 함께 쓰러진 파우스트…….

의식을 깬 파우스트는 저승의 여왕을 만나 헬레네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헬레네는 저승으로 가버리고 헬레네의 의상만 남게 된다.

황제를 도와 적을 무찌른 공으로 광대한 해안의 영토를 보상으로 얻은 파우스트는 그 토지를 개척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나라를 건설하려고 한다. 그 계획 이 성취되어 인생의 의의를 비로소 깨달았을 때 파우스트는 감격한 나머지 최후의 말을 외친다.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과 함께 살고 싶다.

그러면 나는 그 순간을 향해 이렇게 부르짖어도 좋을 것이다.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답구나!(책에서)

 

백 살이 된 파우스트가 많은 인생 여정을 거친 후 도달한 최후의 이정표는 아름다운 나라 건설이었다.

결국 파우스트의 영혼은 악마의 손에서 벗어나 천상의 무리에 이끌려 하늘로 승천하게 된다.

파우스트가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은 절규에 가깝다.

<파우스트>는 지칠 줄 모르는 인간 욕망에 대한 탐구다. 인간 세상에서 완전한 것은 없음을 말하는 희곡,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이야말로 하늘의 구원을 받는 법임을 말하고자 하는 희곡이다.

 

평소 셰익스피어를 존경했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

셰익스피어가 묘사하는 주인공들처럼 자연스러운 인간을 갈구하던 괴테는 드디어 <파우스트>에서 완성하게 된다.

그는 쉴러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의 대표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

 

괴테는 어려서부터 프랑스 문학을 접했고 대학에서는 법률학을 공부해서 바이마르 공국의 재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 만난 샤를롯데 부프와의 비련의 삼각관계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내놓았다.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럽 청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다. 20세부터 시작해 노년에 이르러 완성한 <파우스트>는 그의 일생의 최고작이라고 할 수 있다. 60여 년의 세월동안 집필했기에 <파우스트>에는 그의 인생의 고민과 가치관 등이 집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공직을 수행하면서도 창작활동과 연구를 멀리한 적이 없었던 괴테는 생전에 이미 기념비적 인물로 대우를 받은 몇 안 되는 행복한 예술가였다.

나치 독일에서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던 유일한 작가라는 사실은  그의 존재감을 말해주고 있다. 

 

극장 감독, 국가 최고의 행정가, 자연과학자, 시인 등 이 모든 역할을 동시에 맡아서 당대의 대표적 인물로 기록될 수 있었던 괴테는 세계라는 극장에서 삶이라는 주제를 아쉬움 없이 연출하고 연기한 최고의 명배우가 아닐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전의 힘을 새삼 획인하게 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진핑과 중난하이 사람들 - 중국 전문작가 홍순도 특파원이 발로 쓴 최신 중국 권력지도 150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리즈 1
홍순도 지음 / 서교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시진핑과 중난하이(中南海) 사람들]중국 권력의 핵심 인사들의 특수구역인 중난하이, 이곳을 모르는 자, 중국을 말하지 마라.

 

수많은 민족이 사는 광대한 중국이지만 중국을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곳이 있다는데…….

중난하이(中南海).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에서 시단(西單) 쪽으로 창안다제(長安大街)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권력의 핵심 인사들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가족과 함께 모여 사는 곳이다.

현직은 물론 전직 국가 원로와 그 가족까지 사는 특수구역이다.

중난하이는 과거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등이 살았고, 각국 주요 정상과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현재 주인은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 시진핑이다. 물론 7인의 상무위원 전원과 전·현직 국가 주요 수반을 비롯한 당·정원로들, 부장급 이상 최고위 당정 관료들이 이곳에서 국사를 보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거주 인원이 최소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면적은 100만 m²로, 7만 m²인 베르사유 궁전의 14배 이상이다.

인원과 면적도 놀랍지만 이들이 누리는 혜택은 단연 최고다.

학교, 결혼, 먹을거리, 일상용품은 일반인의 상상불가다.

문화적 혜택은 선진국 0.001% 귀족 청소년들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라는데…….

이들의 교육적 혜택…….

예절교육, 심성교육, 인사, 예술 문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신경을 쓴다.

시설이나 여건 등이 최상이다. 교육환경을 고려해 주점이나 커피숍도 없다. 2013년 3월에는 유일한 마트마저 문을 닫았다.

그래서 이 곳 아이들은 스포츠와 문화예술 등 다방면에서도 뛰어나고 학업에서도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인성 면에서도 예의 바르고 인사성 있고 심성도 착하다고 한다.

영국의 이튼스쿨은 총리만 20명 이상 배출한 700년 역사의 귀족학교다. 중난하이에서 자란 아이들도 권력을 대물림하는 현실이다.

국가 주석인 시진핑 역시도 중난하이에서 자랐다.

태자당(太子黨)

덩샤오핑의 자녀 및 사위를 비롯해 중국의 당·정·군과 경제계 실력파들의 자녀들을 말하며, 약 4천 명 정도이다. 하나의 조직은 아니지만, 혈연, 지연, 학연, 직장까지 관시(關係)를 맺으며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비슷한 집안끼리 결혼하는 먼당후두이(門當戶對)의 원칙에 따라 결혼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 책에는 중난하이 리더들, 마에스트로, 중난하이 전략가들, 링지화, 시진핑, 천시퉁, 원자바오, 위정성, 중국의 6세대 예비 황제들까지 담았다.

중국 내 파벌정치, 군부 실력자들의 이야기, 최고 권력자들의 내밀한 공간인 중난하이의 모든 것을 담았다.

터궁(特供), 건강비결, 요리, 교육과 문화 이야기까지 담았다.

외부인 무단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그 곳을 파헤친 책이다. 천하를 움직이는 중난하이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은밀한 중국 이야기다. 중국 정치권력의 대물림과 신분계층화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이곳을 모르는 자, 중국을 말하지 마라!

뭐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1997년부터 1세대 베이징 특파원으로 10년을 베이징에서 산 중국 전문기자 홍순도다. 3부작 소설 <따거>를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끼는 화장품을 미워해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4
태미라 글, 김재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토끼는 화장품을 미워해] 화장품실험에 토끼가!! 헐~~

 

동물실험, 동물학대의 현장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책들을 읽은 적도 없다. 그런 기사를 관심 있게 보지도 않았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잔혹성과 인간의 이중성, 인간의 이기심을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동물에 관심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토끼와 화장품, 무슨 관계가 있을까.

화장품을 만들면 동물들에게 직접 실험을 한다니! 헐~

그것도 귀여운 토끼에게 말이다.

화장품은 인간의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기에, 화장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위해 토끼에게 직접 실험을 한다고 한다. 화장품을 토끼의 눈에 넣어보고, 먹여보고 한다는 거다. 눈이 따갑지는 않은지, 부작용은 없는지, 독성은......, 피부병은…….

인간이 예뻐지기 위해, 멋있기 위해 애꿎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다니!

그래서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리핑버니 마크(The Leaping Bunny Program)를 만들었다.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의 완제품이나 원료 등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인증표시를 만들었다. 미국에서 처음 만든 토끼모양의 마크는 동물실험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 환경운동가, 환경단체들이 앞장서 동물실험 반대운동을 펼친 결과, 유럽에서는 2004년 화장품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금지, 2009년 화장품 원료와 합성원료에 대한 동물실험 금지, 2013년 화장품에 대한 모든 동물실험 금지와 동물 실험한 화장품의 수출입 금지를 명시하게 되었다. 13년 노력의 결과다.

 

화장품실험에 그런 비화가 있었다니!

토끼들은 강제로 먹이고 바르고 주입되는 화장품이 얼마나 싫었을까. 그런 인간들이 얼마나 미웠을까.

천연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이젠 천연화장품을 써야 할까.

갯벌의 미네랄 성분은 피부에 좋다는데…….

갯벌 진흙인 개흙은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서 피부의 노폐물을 빼주고 탄력 있는 피부로 빼준다는데……. 매일 서해안 갯벌로 출퇴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화장품을 안 쓸 수도 없고…….

참고로,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8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5대 갯벌이다.

해양수산부가 2013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는 한 해에 약 16조원이다. 이는 농경지의 100배, 숲의 10배에 달하는 가치다.

 

동물실험만큼이나 잔혹한 행위는 동물에 대한 마구잡이 포획이나 밀렵이 아닐까.

지금 지구에서는 20분마다 1종씩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다고 한다. 로드킬로 죽거나 지구온난화를 견디지 못해 죽기도 하지만, 밀렵과 포획은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대책이 시급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입양하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야생동물을 직접 입양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야생동물 입양 사이트에 입양하고 싶은 동물을 골라 후원하는 것이다.

http://www.koreananimals.or.kr

http://www.wildanimals.or.kr/

세계자연보호기금www.panda.org

참고로, 세계 자연보호 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약칭 WWF)은 자연보호를 위한 국제 비정부 기구이다. 원래 이름은 세계 야생 생물 기금(World Wildlife Fund'이었으나 1986년에 '세계 자연보호 기금'으로 바꾸었다. 지금도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아직도 원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WWF의 대표 로고는 현재 세계 멸종 동물로 지정되어 있는 팬더다.

 

블랙리스트처럼 레드리스트도 있다. 레드 리스트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다.

레드리스트에는…….

개체가 하나도 남지 않은 절멸종에는 디메트로돈, 아르젠타비스…….

원래의 서식지가 아닌 곳에서 인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자생지 멸종에는 바바리, 사자…….

심각한 위기종에는 삼악어, 수마트라 오랑우탄…….

멸종 위기종에는 설표, 판다…….

야생에서 멸종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동물은 랫서팬더, 반달가슴곰…….

이외에도 흰손 기번, 큰개미핥기, 미어캣, 붉은 여우 등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동물들이 목록에 있다.

 

요즘 들어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매일한다는 거짓말도 이중성의 한 단면일 것이다. 포커페이스는 얼굴로 드러내는 이중성일 것이다. 동물실험이나 동물포획 및 유기견 역시, 이중성과 거짓말의 한 단면일 것이다.

지구를 사랑한다지만 얼마나 지구를 사랑하고 있는지, 동물을 사랑한다지만 구호에 그치지는 않은지……. 나의 이중성 역시,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동물실험에 대한 진실, 쓰레기 다이빙, 반려동물을 대하는 자세, 야호금지, 로드킬 주의사항 등 지구를 살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여러 가지 정보들을 동화와 만화로 전해주는 책이다.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시리즈다. 작은 실천과 노력으로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살려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자는 환경도서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 미술사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2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빈 미술사 박물관] 빈 미술사 박물관에 가면, 렘브란트, 라파엘로, 카라바조, 아르침볼도의 그림들이~

 

 

오스트리아의 최대 미술관인 빈 미술사 박물관.

 

 

 

빈 미술사 박물관의 역사는…….

1871년부터 빈의 대대적인 도시정비계획에 따라 건축가 칼 하제나우어와 고트프리트 잼퍼에 의해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다. 마주보고 있는 건물은 자연사 박물관이다.

 

미술사 박물관의 각 전시실이 배치될 미술품에 적합한 양식으로 꾸며졌다. 고대 이집트 유물은 이집트 식으로 장식된 전시실에, 고대유물은 로마건축 양식을 따른 전시실에 전시되었다.

 

14세기부터 수백 년 동안 내려온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 신성로마제국의 예술유산을 시작으로 모아진 컬렉션들이다. 여러 도시에 흩어져 있던 왕가의 소장품, 귀족들의 소장품, 계속되는 기증으로 더욱 풍부해졌다는데…….

1918년 합스부르크의 카를이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고 공화국이 되면서, 박물관은 지금 국가 소유다.

이곳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 16세기 베네치아 미술, 플랑드르 회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15~16세기 독일 르네상스 회화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브뢰헬, 베르메르, 렘브란트, 라파엘로, 카라바조, 벨라스케스, 아르침볼도, 보스 등의 작품들도 있다.

주세페 아르침볼도 <여름 1563>

밀라노 출신의 '최고의 창의력을 가진 굉장한 화가'라는 아르침볼도. 그의 계절연작은 다양한 꽃과 과일, 열매와 채소 등으로 인간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다.

눈, 귀, 코, 턱선, 볼의 볼륨감, 머리의 장식 미까지 보고 있노라면 사물에 대한 관찰과 연구가 대단함을 엿보게 된다.

 

계절 연작은 인생의 여러 단계에 대한 알레고리다. 봄은 유년기, 여름은 청년기, 가을은 성년기, 겨울은 노년기(나머지 세 작품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를 암시한다. 현대의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아르침볼도의 기발한 상상력에 매료되었고 그를 자신의 선구자로 인정했다.(책에서)

 

아르침볼도의 작품들이 흩어지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자신의 나라가 아닌 외국 미술관에서 빛을 발할까. 궁금해지는데…….

파르미자니노 <활을 깎는 큐피도 1532~1533>

 

이 그림은 말년의 파르미자니노가 파르마에서 바이아르도의 주문으로 제작한 것이라는데…….사랑의 신 큐피도의 표정은 사랑스런 꼬마 아이의 순진한 표정이다. 금발 곱슬머리가 꼼꼼하게 그려져 있고 다리 사이로 보이는 아이들이 표정이 압권이다. 감싸고 있는 아이와 벗어나려고 하는 꼬마의 모습은 사랑을 키우는 힘과 사랑을 식게 하는 힘을 대조적으로 나타내었다고 한다. 사랑의 상반된 힘을 의인화한 것이라니…….

 

그림에 대한 설명, 화가의 이야기, 빈 미술사 박물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르네상스 시기의 군주들이 보물과 예술품을 거의 숭배하다시피하며 지켜냈기에 빈 미술사 박물관이 존재했다니! 합스부르크 왕가의 예술에 대한 안목과 사랑, 예술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미술관 안내 코너를 보니, 전시실 구조와 전시 내용들, 개관시간, 교통편 등이 설명되어 있다.

참고로, 미술관 이용 시 가이드 투어는…….

사전 예약 없이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의 박물관 입구에서 신청하면 시간별 투어, 주제별 투어 등이 제공되며, 특히 시각장애가 있는 유아와 청소년들을 위한 체험투어도 있다고 한다. 월요일이 휴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휘어져도 꺾이진 마라 - 두 세계에 속한 삶
핑푸 & 메이메이 폭스 지음, 김화곤 옮김 / 사공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휘어져도 꺾이진 마라]문화대혁명의 광기에서 살아나 미국에서 3D솔루션회사로 성공한 핑푸 이야기,

 

전혀 이질적인 다른 세계를 살아야 한다면…….

조국에서 추방당하고 이국에서 살아야 한다면…….

유독 어렵고 혼란스런 삶을 살아야 했던 중국 여인 핑푸의 삶은 얄궂은 운명의 장난 같기만 한데…….

핑푸의 중국생활…….

핑푸는 중국 문화대혁명이 시작되기 전날 밤에 난징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이모가 사는 상하이로 가서 이모를 엄마로 알고 자라게 된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부모님이 네 분이다. 상하이 엄마, 아빠, 난징 어머니, 아버지.

 

그녀는 방직공장을 하던 상하이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유복하게 살다가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난징으로 쫓겨 오게 된다. 하지만 대학교수였던 난징 아버지와 어머니마저 잡혀가고 4살짜리 여동생 홍이의 엄마 역할을 하게 된다.

 

8살인 그녀는 살아나기 위해 난징 아빠가 가르쳐주던 세한삼우를 늘 떠올리며 힘과 용기와 회복탄력성을 얻게 되었다는데……. 겨울의 세 친구인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의 꿋꿋함과 인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견디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자신이 쓴 글과 활동 때문에 조국에서 추방을 당하게 된다.

 

핑푸의 미국생활…….

25세가 되던 1984년, 그녀는 중국에서 추방되어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비행기 삯만 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착한 그녀는 어떻게 미국생활에 적응하게 되었을까.

우여곡절 끝에 뉴멕시코 대학에 도착해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석사과정에서 컴퓨터를 배우게 된다. 난징 아버지가 난징 항공 대학 공학교수여서일까. 그녀는 컴퓨터에 흥미를 가지며 빨려 들기 시작한다. 학비와 생활비는 파출부 일과 보모 일, 웨이트리스 일을 하며 충당해 나간다.

 

그리고 우연히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고, 벨연구소로 이직을 하게 된다. 학구열이 높았던 그녀는 일리노이대 박사과정을 밟게 되고…….

컴퓨터 과학을 공부했던 그녀는 미국 국립 슈퍼컴퓨터 응용센터(NCSA)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NCSA 모자이크 웹브라우저를 개발하게 되고…….

남편과 함께 3D 디지털 현실 솔루션 기업인 '지오매직을 창업하게 되고, 나사의 우주선 수리 등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녀에게는 유난히 도움의 손길이 많은 것 같다.

8살의 나이로 동생의 엄마 역할을 하던 난징대 기숙사 시절에 남몰래 음식을 갖다 주며 은혜를 베풀던 퐁, 서구문학에 대한 열정을 나누고 책을 가져다준 W 아저씨, 공장에서 일할 때 용기를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던 왕. 이들의 따뜻한 친절이 그녀에게 힘과 용기를 주지 않았을까. 더구나 교육에 대한 열정, 사업가적 기질,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기질이 그녀의 피 속에 흐르지 않았을까.

그녀의 할아버지가 상하이 최초의 은행들 중 한 곳을 설립한 분이었고 학교를 세웠다는데...... 게다가 어렸을 적에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이 유난한 그녀였으니까.

지금 핑푸는 3D 디지털 현실 솔루션 기업인 지오매직 주식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만든 '혁신 및 기업가정신국가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롱나우 재단의 이사다.

미국의 경영 전문지 <인크 Inc>지가 선정한 2005년 '올해의 기업가'로 선정됐다.

 

이 책은 마오쩌둥이 지배하던 중국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 첨단 기술 회사의 최정상에 오른 여인, 핑푸의 회고록이다.

8세에 가족과 헤어져 흑색분자가 된 그녀의 이야기에는 문화대혁명의 피비린내와 어두운 면, 난징 대학살의 역사들이 얼룩져 있다.

혹독한 어린 시절을 교훈삼아 미국에서도 강하고 투철한 정신으로 여전사가 되어 살았다고 한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스러질 수도 있었던 그녀. 하지만 운명을 거부하며 삶을 개척하고 당당히 첨단기술을 배우고 도전한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문화대혁명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없기에 마오 시절의 잔혹상을 알 수 있게 된 책이기도 하다.

 

세한삼우. 추운 겨울의 세 벗처럼 침착하고 품위 있게, 내면의 평정을 유지한다면 필요할 때 힘을 낼 수 있다는 그녀의 상하이 아빠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