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 - 서양화편 How to Study 2
야마다 고로 지음, 장윤정 옮김 / 컬처그라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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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컬처그라퍼] 미술사조와 함께 배우는 47명의 화가들의 작품들...

 

그림 감상은 각자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된다지만 화가나 그림의 배경, 미술사조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감상의 맛은 달라질 것이다. 게다가 그림을 그려본 이라면 붓질의 느낌이나 색의 조화, 명암과 채도까지 관심을 가지기에 더욱 그림에서 받는 감동이 다를 것이다. 결국 그림 감상도 음악 감상처럼 아는 만큼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친근해지는 법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서양화의 역사와 거장이 살았던 시대를 살펴보는 책을 만났다.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서양화편

책에서는 서양화에 대한 이해와 역사부터 시작한다. 서양화는 게르만 민족이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와 기독교 문화를 만나면서 탄생한 미술이다. 인체의 비례와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육체미 추구는 인간의 육체가 신의 모습을 닮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먼저, 황금비율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상적인 황금분할인 1:1.618의 비율은 흔히들 수학의 기하학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직사각형의 세로: 가로의 비인 황금비율이 미술에서는 8등신으로 구현되었다고 한다. 배꼽이 전신을 3:5로 나누게 되면 배꼽 아래: 전신이 5:8인 황금분할이 된다는 것이다. <밀로의 비너스>도 이 8등신 비율이고, 양쪽 유두와 배꼽을 연결하면 거의 정삼각형이 되고, 비너스의 엉덩이에 걸친 옷 아래가 신장의 반이라는 것도 고대 그리스 미술의 법칙이라고 한다.

 

로마 문화를 계승한 중세 서유럽의 로마네스크 양식, 게르만의 한 계파인 고트족의 이름을 딴 고딕 양식, 15세기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의 재생을 알린 르네상스 시대, ‘일그러진 진주라는 포르투갈어에서 비롯된 바로크 미술의 화려하고 역동적이고 강렬한 양식 등 알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느낌이다. 에로틱하고 섬세한 로코코 양식,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바르비종파, 상징주의, 인상주의, 표현주의 등으로 발전하는 미술사 이야기는 읽을수록 신기하기만 하다.

 

 

가장 친숙한 그림인 사실주의의 바르비종파를 이끄는 밀레의 만종을 보고 있으면 가난한 농부의 삶에도 감사의 여유가 있음에 새삼 경건해진다. 지평선 끝에 걸려 있는 교회에서 은은한 저녁종이 들리고, 바르비종 마을 들판에 선 시골 부부의 감사의 기도는 전원 생활의 행복을 보는 듯하다. 책에서는 이 작품의 경매에 얽힌 이야기, 바르비종파의 시작, 저녁노을빛의 훌륭한 색채감, 밀레의 이력서까지 설명되어 있다.

 

인상파의 아버지인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을 보고 있으면 파리의 향락적 분위기가 전해져온다. 각종 와인과 술잔, 과일 안주, 고급 상제리제, 테이블에 앉은 세련된 의상의 사람들, 시끌벅적한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당대의 파리 풍속화다. 19세기 파리의 향락적 분위기, 참신한 기법을 시도하면서 인상파의 태동을 알렸던 마네, 검은색을 좋아해서 다양한 검은색을 나타냈던 그의 그림들,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올랭피아, 피리 부는 소년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까지 새롭게 다가온다.

 

  

   

여성과 금빛을 좋아했던 클림트의 키스는 금박을 입힌 옷을 입은 남녀의 화려한 키스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금세공사집안에서 태어나 공예학교를 다녔던 클림트는 여자의 옷에는 둥근 무늬, 남자의 옷에는 사각형 무늬를 기하학적으로 그려 넣었다. 일본의 병풍화와 칠기, 기모노에서 착안한 반복적인 패턴의 문양의 옷이라니, 지금보아도 세련된 현대적 디자인이다.

이외에도 보티첼리, 보스,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뒤러, 브론치노, 루벤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프라고나르, 고야, 앵그륻들라크루아, 모로, 밀레이, 모네, 르누아르, 고흐, 세잔, 로트레크, 뭉크, 루소, 모딜리아니, 샤갈, 마티스, 클레, 칸딘스키, 달리 등 모두 47명의 화가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림은 그 시대정신의 반영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의 신의 모습을 모방한 모습인 인간의 모습이나 영웅을 모습, 10세기 중세 시대의 봉건적인 모습과 기독교적 모습,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적 그림들, 바로크와 로코코로 이어지는 그림들이 모두 당대의 시대적 문화와 정신을 담은 유산들이다.

 

책 속에서 미술사조를 따라, 화가의 그림을 따라가보는 여정은 하면 할수록 새로운 발견을 하는 탐험 같다. 대부분 친숙한 그림들이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서 일까. 익숙하면서도 끌리는 마음에 자꾸만 들춰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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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수다 떨기 1 명화와 수다 떨기 1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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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수다 떨기/꾸예]그림 수다, 재미있는 감상법인 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새록새록 전율이 인다.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가 그리 많은 줄 예전엔 미처 몰랐기 때문일까? 다방면의 독서를 하면서 가장 끌렸던 분야가 예술과 과학이다. 이전에는 너무 먼 그대였던 예술과 과학을 접할수록 세상이 점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회와 철학, 화가의 유머까지 담은 『명화와 수다 떨기』는 그동안 익혀왔던 그림에 대해 재미있게 총정리를 해주는 책이라고 할까. 화풍에 대한 흐름, 인간의 내면적인 심리 분석, 역사적 배경, 인문학적 통찰 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감성 풍부한 예술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책에서는 감상에 대한 도망자, 빛의 화가, 귀재, 무지개, 수련, 행복한 화가, 미치광이, 무희의 화가, 애플맨 등 모두 9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 나오는 천재 화가 카르바조(1573~1610)는 도망자였다. 그는 이탈리아 태생의 초기 바로크 대표 화가다. 17세기 유럽 회화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며 루벤스, 페르메이르,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등의 광팬을 거느렸다.

 

초기엔 일반 서민을 모델로 한 풍속화를 주로 그렸다. 이후 금색 바탕에 밝은 색으로 정물과 초상에 사실적 기법으로 치밀하게 묘사했다.

 

<여자 점쟁이>, <카드 사기꾼> 등의 인물 표정과 동작이 너무나 생생한 긴장감을 준다. 이렇게 긴박한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다니, 마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 <과일 바구니>는 벌레 먹은 잎, 상처 난 사과, 탱글탱글한 청포도와 머루포도 알갱이들, 바구니에 어린 음영이 너무나 선명해서 마치 실물을 보는 느낌이다. <바커스> 그림 속 술병을 엑스레이로 찍어보면 카라바조의 자화상이 비친다니, 어떻게 그렸던 걸까?

 

임진왜란이 시작되는 해인 1592년에 로마로 온 카르바조는 병고와 빈곤에 시달리다가 추기경 델 몬테의 눈에 들면서 성당의 종교화를 그리게 되고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든든한 후견인을 등에 업은 카라바조는 천재적인 그림솜씨와 망나니 같은 못된 짓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그는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조소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 힘 있는 형상을 그려냈다. 빛과 그림자의 형상을 날카롭게 대비시키며 음울하게 그린 그림들, 성모와 성자를 모델로 로마의 빈민을 주변인으로 등장시키는 그림 모두 조명을 비춘 듯 강한 몰입감을 준다. 결국 그는 근대 사실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성 마태의 소명>세관을 지나가던 그리스도가 세리 마태를 보며 “따라오라!”며 제자를 삼는 장면이다. 손가락과 광선을 사용해 사람들의 시선을 예수가 아닌 주인공 마태에게로 향하게 하는 점에서 다른 종교화와 차이가 있다. 이 그림으로 카라바조는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친구를 죽이고 도망자 신세가 된 카라바조는 나폴리로 갔다가 다시 몰타로 갔고, 몰타에서 선배 기사단 구성원을 죽이고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탈옥에 성공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도망 중에도 그는 불후의 그림인 <칠선행>, <시동과 함께 있는 아로프 드 비냐쿠르의 초상화>, <세례 요한의 목을 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등을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의 그림에서 참수당한 골리앗의 머리 대신 자신의 머리를 그려 넣고 기사단 단장에게 보내 용서를 빌었다고 하니, 자신의 그림을 이용해 삶을 영위하는 솜씨가 대단한 인물이다. 요즘 같으면 통하지 않는 이야기다. 때로는 망나니처럼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때로는 그를 후원하는 추기경의 후원으로 방대한 걸작들을 남긴 카라바조는 위인이긴 하나 위험천만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인해 사면을 받지만 그림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열병으로 인해 죽게 된다.

 

그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캔버스에 그림으로써 몇 주 만에 완성할 정도로 빠르게 그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의 절묘한 포착이 인상적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극적이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집중적인 조명 효과는 연극 무대를 연상케 한다.

 

책에서는 카라바조 외에도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영국이 자랑하는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터너의 경쟁자인 영국 화가 존 컨스터블, 인상파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 행복한 표정과 유방을 즐겨 그린 르누아르, 광기의 빈센트 반 고흐, 무희의 화가 드가, 에밀 졸라와 친했던 근대 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에 대한 수다가 유쾌하게 담겨 있다.

 

표정과 동작을 통해 인간 내면을 그려놓은 그림들, 긴장감 넘치는 연극을 보는 듯 순간 포착한 그림, 빛의 일렁거림의 포착, 행복한 순간의 표정과 의상들, 역동적인 사물에 대한 거친 붓질, 주관과 객관을 넘나드는 그림들을 본다. 명화를 앞에 두고 재잘거리는 수다이기에 누구나 쉽게,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알고 나면 쉬워지고, 쉬워지면 재미있는 법이다. 재미있게 감상하는 법도 알아야 화가와 통하는 법이다. 모르고 스쳐간 그림 속의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그림의 디테일까지 살렸기에 깊이 있는 질적인 수다를 한 느낌이다. 그림이 한결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읽으면서 마구 미소 짓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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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17 0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티비에서 명작스캔들이란 프로가 있어서 재밌게 시청했는데 명화와 관련된주제로 재밌었거든요 이후에 명화에 관심 생겼다가 갑자기 프로그램이 없어져서 안타까웠던적이 있어요 그 아쉬운 마음을 이 책으로 달랠수 있겠는걸요~^^

봄덕 2015-01-17 08:01   좋아요 1 | URL
오~ 그런 프로그램은 지속되었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네요....
이런 종류의 책도 많와 있는 것 같던데요. 도서관을 한 번 탐방해봐야겠어요.^^ㅎㅎ

비로그인 2015-01-17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작스캔들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없어졌군요. --

봄덕 2015-01-17 11:24   좋아요 1 | URL
저는 얼핏 기억이 날뿐..... 인기 프로그램이었군요.~~ㅎㅎ
 
새드 피아노 - 지나간 사랑은 모두 아프다
박종훈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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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 피아노/박종훈]서른 곡의 피아노 선율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

 

피아노의 선율은 마술 같다. 때론 열정적인 뜨거운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애달픈 비극적 사랑을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 마법 같은 피아노로 신의 한 수인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서른 개의 피아노곡을 전한다. 다양한 농도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서른 개의 서로 다른 빛깔을 가진 사랑과 서른 곡의 피아노 선율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인생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피아노가 환상적인 마법사 같다. 빠르기와 세기, 건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마술 무대를 보는 느낌이다.

 

 

 

첫 번째로 나오는 곡인 더스티 피아노의 <새드 피아노>

이 곡은 ‘비포 선 라이즈’ ‘데이 드림’ 등으로 알려진 비밀스런 뮤지션인 더스티 피아노(Dusty Piano)가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곡이다. 슬픈 사연을 간직한 피아노를 위한 곡이라고 한다.

 

어떤 슬픔을 간직하고 있기에 그토록 슬픈 피아노일까?

책에서는 어느 중고 피아노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한다. 새 피아노는 아니지만 어느 소녀의 집으로 가게 된 피아노가 주인공이다. 피아노는 주인인 소녀의 삶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슬퍼한다. 피아노의 주인이던 소녀는 열여덟 살에 첫 남자로 알게 된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30대 중반 화가의 그림 모델을 하게 된다. 가까이 지내다 보면 사랑하게 되는 법일까? 모델과 화가로 만나면서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의 결실인 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그 남자의 강요로 아이를 유산하게 된다. 훗날 중고품 가게를 지나던 소녀는 진열장 안의 낡아빠진 피아노를 보며 자신의 어릴 적 피아노와 같다는 말을 하며 지나간다. 임신한 모습으로 말이다.

 

모든 사물에는 새것인 시절은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새것은 어느새 중고가 되고 고물이 되거나 유물로 여겨진다. 쓰레기로 남느냐, 재활용이 되느냐, 아니면 우아하게 박물관으로 가느냐는 누군가의 손길을 타느냐 일 것이다.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사물의 숙명도 정해지는 법이니까. 그게 세상의 슬픈 이치니까.

손때 묻은 모든 사물의 사연도 개개인의 역사와 함께 하겠지. 여러 주인을 겪은 피아노의 이력은 인간의 이력인 셈이다.

 

열여덟 번째 곡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다.

악성 베토벤의 피아노 소품인 이 곡은 누구나 다 아는 곡이다. 한 번쯤은 피아노 앞에서 두드려보기도 했을 곡이다.

사랑에 서툴렀던 베토벤이 짝사랑한 엘리제는 누구였을까? 의견과 추측이 난무할 뿐이라는 엘리제, 그녀를 위한 곡은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을 담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읽는 기분이다. 대단한 베토벤이다.

 

그는 곡을 쓸 때, 화려하고 다양한 테마를 사용하는 것을 꺼렸다. 쉽게 말해서 주된 선율들은 아주 단순하고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운명 교향곡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주제들을 아주 조금씩, 순차적으로, 정말 영리하게 발전시키고 변형시켜서 구조적으로 완벽한 곡을 탄생시킨다. (161쪽)

 

짧은 시간에 곡을 만들어내는 모차르트에 비해 베토벤은 고치고, 고치기를 거듭하기에 12년 이상을 거치면서 손질하는 곡도 있다니, 정성이 대단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천재성의 차이일까, 아니면 성격 차이일까? 그도 아니면 습관 차이일까?

 

사랑에도 정성이 필요한 법인데, 음악에 대한 정성만큼 사랑에도 정성을 기울였다면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얻지 않았을까? 평소 괴팍하고 화도 잘 내고, 사랑에 대한 집착도 심한 그를 지속적으로 사랑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베토벤의 사랑을 대하는 태도와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도 많이 달라 보인다.

 

 

 

 

책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엘레지>, 차이코프스키의 <4월 “설강화”>,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쇼팽의 <즉흥환상곡>, 슈베르트의 <즉흥곡 1번>, 슈만의 <아라베스크>, 풀랑코의 <야상곡 7번>,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등이 있다. 15곡의 피아노 연주까지 담은 CD까지 특별부록으로 담겨 있다.

 

 

 

 

저자는 JTBC 월화드라마로 만났던 <밀회>에서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던 조인서 교수 역의 박종훈이다. 현재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를 맡고 있다고 한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음악을 가까이 느끼고 싶었기에 반가운 책이다. 운전할 때마다 듣게 되는 피아노 선율이 점점 가깝게 느껴진다. 알게 되면 더욱 좋아지나 보다. 그런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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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 - 우리 시대의 예술
노소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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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현대예술의 최전선, 디지털 아트가 뭐기에?

 

현대예술의 범위는 몹시 광대하다. 뜻 모를 전시물, 알 수 없는 오브제 등 애매모호 할수록 더욱 현대미술 같다. 모든 사물들이 예술로 전시되는 공간을 보면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이 현대미술 같다. 그런 현대 예술의 최전선에 디지털 아트가 있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은 누구나 다 아는 노태우 대통령의 딸이다. 경제학으로 석·박사 과정까지 끝낸 그녀가 뒤늦게 예술 분야에 뛰어들었다. 1991년 대전 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 아트&테크놀로지 기획팀장을 맡으면서 컴퓨터 예술 분야에 입문했고, 시어머니였던 고 박계희 여사의 뒤를 이어 1997년 워커힐 미술관 2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곳을 국내 최초의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인 아트센터 나비로 재개관했다.

그래, 예술에도 혁명이 오는 거야. 혁명은 변두리로부터 오지. 더 이상 기존의 미술관과 같은 제도의 수호자이자 낡은 게이트키퍼들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 민주작인 새로운 예술을 만들고 확산하고 즐기는 거야. 새로운 예술은 오감으로 체험하는 예술, 네트워크를 통해 한없이 열려 있는 예술, 돈과 관습에 오염되지 않은 예술이지. 우리는 예술을 민주화할 수 있어. 세상은 그것을 원해. 인간 해방을 위해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제 제대로 보여줄 때가 온 거야!(59)

 

그렇게 시작한 재개관한 아트센터 나비.

 

 

첫 프로덕션으로 <트라이얼로그>를 선보인다. 젊은 산업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건축가, 작가지망생들로 이뤄진 작가 그룹에서 한국 최초의 인터렉티브 설치작업을 한 것이다.

어항에 든 물고기, 그 움직임을 추적하는 카메라, 물고기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모니터, 인간의 손놀림으로 컴퓨터 사운드가 생성되는 장치, 그 사운드가 물고기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그런 정보들이 입력돼 아바타의 모습도 변화시키고, 그 영상은 다시 인간의 손놀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너무나 생소한 이 작품에 관객들의 관심도 별로였고 국내 예술계 인사들의 관심조차도 없었지만, 이후 이준 작가는 이 작업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음악공학 대학원의 진보적인 프로그램인 CCRMA에 입학하게 됐고, 장재호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음악테크놀로지과 교수로 임명됐다고 한다.

 

 

이후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2002<워치 아웃>, 2004<빅맨 명동>, LED 전광판 갤러리, 모바일폰 갤러리 등으로 디지털, 아트, 공연, 문화, 상품, 일상과 접목하는 여러 선구적인 작업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첨단 기술과 예술의 접목은 생명, 과학, 문화 등 다방면으로 진격해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전에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던 마르셸 뒤생의 <>(1917)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남성용 소변기에 가상의 작가 서명을 넣고 전시했던 작품이다. 모더니즘의 예술 이데올로기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그 작품으로 뒤샹은 예술의 의미가 망막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앤디 워홀보다 50년이나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예술의 영역은 더욱 넓어져 상품의 예술화 시대가 되었다. 예술의 순수 시대의 종말인 셈이다.

예술의 역사에서 18세기는 서양 근대 확립과 함께 예술을 위한 예술순수 예술이 등장했고, 19세기 낭만주의에선 예술가가 신의 대리인이 된 시대다. 영화와 사진의 탄생으로 예술가들에게 시공을 마음대로 편집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세기는 상상력의 모더니즘과 발상의 전환을 내세우는 상품 예술, 디지털 아트 등과 혼합된다.

 

모든 것이 상품화된 현대사회에서 문화의 심미화가 진행되면서 , 예술과 상품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13)

 

소니 캠코더로 예술작업을 한 백남준을 시작으로 컴퓨터와 네트워크, 영상을 이용한 현대 디지털 아트는 기술의 진보를 바탕으로 깔고 그 혜택을 누려왔다.

 

이젠 네트워크, 컴퓨터, 영상 등 현대 최첨단 기술과 인간의 접점에서 예술이 이뤄지고 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는 물꼬를 튼 시작이었고, 지금 유럽을 중심으로 디지털아트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미래의 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비디오 아트, 디지털 아트는 더욱 성장할 것이고, 상품은 점점 더 예술성을 띨 것이고, 생활하는 모든 공간이 예술 공간이 되지 않을까. 모두가 예술가인 시대 말이다. 예술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시대 말이다.

 

예술이 기술을 덧입었든, 기술이 예술을 덧입었든 기술과 예술의 접목, 나아가 네트워크화 되는 것이 이젠 익숙해지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가장 호기심을 끈다니, 반가운 디지털 아트다.

 

부디 모두에게 이로운 예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예술, 모두가 즐기는 예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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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 - 박물관과 미술관 가기 전에 읽는 사고뭉치 9
윤철규 지음 / 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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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윤철규/]박물관과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

 

학창 시절 미술교과서에서 보든 명작들, 가끔은 숙제삼아 전시회를 기웃하며 본 그림들은 내겐 너무 먼 그대였다. 그림 그리는 것은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에 관련된 책을 본 적도 없으니 학교에서 그려본 그림이 전부 다였다. 그래도 간혹 일러스트를 하면 칭찬을 듣기도 해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은 있다.

 

책을 읽게 되면서 그림에 관련된 책을 자주 보게 된다. 처음엔 화가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 책을 찾았다. 이젠 재미가 있어서 미술 관련 책을 찾게 된다.

 

 

미술 전문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말하는 옛 그림 감상의 포인트는 무엇을 그렸는가, 왜 그렸는가, 어떻게 그렸는가. 이다.

 

 

풍속화의 대표작인 김홍도의 <씨름>, <서당> 등을 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이나 풍습이 보인다. 그림으로 보는 역사인 셈이다.

 

김홍도의 <황묘농접> 그림은 처음이다.

 

 

고앙이는 중국어로 마오라고 하고 나비는 띠에라고 해. 그런데 중국에서 나이 많은 노인을 가리키는 마오띠에라는 말과 발음이 같거든. 그리고 패랭이꽃에는 장수를 축하한다는 뜻이 있지. 따라서 고양이, 나비, 패랭이꽃을 그린 이 그림은 김홍도가 어느 나이 많은 노인의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추측할 수 있어. (21~22)

 

     

왼쪽에는 패랭이꽃, 가운데는 누런 고양이, 오른쪽 위에는 파란 빛깔 나비가 날고 있다. 나비의 팔랑거리는 비행을 보며 고개만 돌리는 고양이의 움직임이 몹시 생동감 있다.

순간 포착의 달인이라는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의 의미 있는 그림이다.

 

옛 사람들은 그림을 왜 그렸을까.

옛날 사람들은 기록이나 기억하기 위해서, 교훈을 얻거나 소망을 기원하기 위해서, 화려한 장식이나 미적 감상을 위해서, 축하나 선물을 위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림 그리는 이유는 매한가지다.

 

산수화는 문인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마음속이 이상향을 그린 그림이고,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린 사람들, 화본과 화보집, 유행과 취향이 있던 산수화 이야기, 안평 대군의 꿈을 안견이 그림으로 그렸다는 <몽유도원도>가 일본에 간 이유, 산수 인물화에는 대개 과거 유명했던 위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림에 새겨진 글과 도장의 의미, 초상화 그림이 많은 이유, 궁중행사도와 의궤의 차이, 김홍도를 풍속화의 대가라고 하는 이유, 화조화와 민화의 의미 등 그림 감상의 기초를 다져줄 상식들이 정말 풍부하다.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랄까. 옛 그림만 보고 있어도 눈이 즐거운데 다양한 지식까지 덤으로 얻으니 영혼까지 즐거워지는 책이다. ^^~

 

 

세상 모든 일은 알아야 쉬워진다. 하나를 알게 되면 둘을 알게 되고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게 된다. 알게 되면 잘하게 되고, 잘 하게 되면 재미있어진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문득문득 펼쳐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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