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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작은, 한없이 위대한 - 보이지 않는 지구의 지배자 미생물의 과학
존 L. 잉그럼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없이 작은, 한없이 위대한]세계적인 미생물 연구자가 전하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
작은 것은 위대하다. 미생물의 세계에 딱 맞는 말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는 미생물은 수십억 년 전 지구의 탄생과 함께 동반자가 되어 살아 왔다. 인간의 역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의 미생물은 존재 자체가 무소불위이다.
인간의 동반자이자 동시에 적이기도 한 미생물의 생존력은 가히 불가항력이라는데…….
그래서 미생물은 더욱 미스터리하고 경이로운 존재인데…….
미생물(microbes)은 아주 작은 유기체다. 인간이 볼 수 없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소 유기체를 말한다.
미생물은 대기 중의 산소를 만들거나 동·식물에게 필요한 질소화합물을 만들거나 생명의 유전적대사적 구조적인 근본 문제를 해결해준다.
미생물은 보편적인 유전자 암호를 읽고 쓰는 법을 익혀서 이를 단백질, 핵산, 다당류, 지질 같은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분자들을 모아 모든 생명의 기본 단당체인 세포라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도 미생물은 진화 중에 있고, 그런 진화과정은 미생물의 무궁무진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에는 미생물의 힘이 작동한다.
미생물의 개입 없이 생명은 존재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일부 미생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어떤 미생물은 작물을 손상 시키거나 가축에 해를 입히고, 음식을 부패시켜 질병을 유발하고 죽게도 한다.
미생물의 분해의 힘, 미생물의 변환능력은 실로 막강 파워다.
예를 들면 병원균도 미생물이다.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생물은 미생물에 포위되고 부패하거나 사멸하게 된다.
이러한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심지어는 고성능 현미경으로도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러니 미생물의 세계는 아직도 미답의 지역이 많다는 뜻이다.
미생물에서 박테리아, 고세균, 진핵생물, 바이러스 등이 포함된다.
특히 박테리아는 단세포 원핵생물들이다. 세균이라고도 하고 결핵, 폐렴, 패혈증 인두염, 소화궤양을 야기하는 균들이 포함되어 있다.
바이러스는 세포로 이뤄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궁극적으로 기생생물이다. 바이러스의 성장 사이클은 대단히 폭발적이다.
세포성 미생물의 성장과 복제는 빠르게 진행된다.
대장균 같은 박테리아는 세포 두 개로 복제되는 화학적 과정들을 15분 만에 이뤄낸다.
생선 비린내의 비밀도 미생물과 관련 있다.
처음 생선을 건져 올렸을 땐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선은 비릿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트리메틸아민을 만드는 박테리아는 생선이 죽자마자 증식하기 시작해서 냄새를 풍기게 된다. 생선이 죽게 되면 그동안 생선에 빌붙어 유기호흡을 하던 박테리아는 무기호흡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때 비린내를 풍기는 트리메틸아민 옥사이드(TAMO)가 사용된다. 이 트리메틸아민 옥사이드(TAMO)는 소금물에서 체내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생선의 삼투압 조절을 담당하며 생선이 심해의 높은 수압에 견딜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트리메틸아민 때문에 부패가 이뤄지기 전에 냄새를 풍기게 된다.
스위스 치즈의 구멍은 프로피오니박테륨 세르마니로 인한 특수한 예이다. 하지만 다른 많은 미생물이 치즈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생물은 질 좋은 치즈를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한 협력자이다. (책에서)
미생물에 의존하는 식품이 어디 치즈뿐일까. 발효음식이 모두 미생물 없이는 생산 곤란 한데…….
스파클링 와인의 코르크 마개에 철사로 감겨 있는 이유도 미생물에 의한 탄산화로 인한 압력 때문이다.
미생물은 반추동물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소는 풀을 먹지만 실제로는 미생물이 발효한 산물을 흡수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유기산과 미생물 세포가 주요 영양분인 것이다, (책에서)
풀을 먹은 소가 되새김질 한다는 것은 소의 위에 있는 미생물이 식물 성분인 셀룰로이즈와 만나 하루 28리터의 메탄가스를 무단 방출하는 것이다. 83리터쯤 되는 소의 반추위는 미생물 1000조 마리의 서식지다. 소가 먹은 풀들은 벌집위, 겹주름위, 주름위를 거치면서 셀룰로오스에서 생성된 미생물을 먹기도 한다. 위의 미생물 세포가 소의 단백질 공급원인 셈이다.
물질의 순환은 지구의 생태계를 공고하게 지키는 미생물의 역할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이지만 일부 미생물학자들은 진화한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것이라고 한다.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극한의 환경에서 번성하는 미생물, 홍역과 천연두 같은 질병을 옮겼던 세균들, 새로운 백신을 요하는 끝없이 성장하는 바이러스성 질병들, 세계인의 50%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감염되어 위궤양에 취약한 이야기들, 미용에 이용되는 보톡스, 중이염을 일으키는 세균,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 등의 이야기가 있다.
공존 공생하는 미생물 이야기, 치명적이거나 발병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 이야기다.
내 몸에서부터 외부 환경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도시에서, 강에서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미생물의 이야기다. 학문적인 깊이에 흥미와 재미를 입히고 쉬운 말로 풀어 쓴 미생물 이야기다.
굉장히 흥미진진한 책이다.
저자는 평생 미생물만 연구해 왔다는 존 L. 잉그럼이다. 그의 책들은 대학 교재로 세계적으로 사용될 정도라고 한다. 미생물 연구에 대한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영하 12도에서도 살아가는 박테리아(사이크로모나스 인그라하미이)에 그의 이름을 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