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 기사를 보니 엄마들이 아이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나한테 해준 게 뭐 있어?"라는 말이랍니다. 아직 철없어 그런다고들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낳았다고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닌 것처럼, 그 이후에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는 지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막상 그때는 울화통이 터지겠지만 그래도 "내가 널 낳아 줬잖아? 키우고 먹여 줬잖아?" 하고 말하기엔 너무 특징이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뭔가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해줘서 녀석들이 애초에 그런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게 옳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이 책은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와 비슷한 맥락을 유지합니다. 이 책은 독일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부모가 겪는 고민들은 세계를 통틀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지는 대목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원작의 표지입니다. 국내에서 번역된 책과 그 이미지는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번역서는 오히려 동화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고, 원작의 이미지는 확실히 그 내용과 더 잘 어울리는 개인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총 7장에 걸쳐서 소개되는 항목들은 뭐랄까 아이들과 함께 해야하는 일들이나 아이에게 해줘야 할 일들이라기 보다는 내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헤쳐 나갈 때 필요할 삶의 어떤 경험과 지혜를 가르쳐 주는 과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하는 항목이기라기 보다는 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항목이 바로 아이가 "소원을 갖는 법"을 알려주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 정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비록 쓰러지더라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아이가 꿈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소원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서 중간 중간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재밌는 추억과 경험들-쇼핑하기, 체스나 장기 두기, 동물 기르기 등과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리스트에는 다소 자극적이다 싶은 제목을 가진 불복종 연습하기, 선생님께 항의하기, 빈둥거리며 시간 보내기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다소 특이하고 자극적인 것에서 부터 평범한 것들, 그리고 오로지 나와 아이만이 공유할 수 있는 리스트까지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리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리스트들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아마도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진정한 독립을 이루어 혼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리스트들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진심으로 교감하고 매 시기에 적절한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부모 자식의 사이가 되는 것이 이 모든 내용들의 궁극적이자 근원적인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기 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 안에서도 아이와 함게 할 수 있는 우리 아이와 나만의 리스트를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