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 My Fantasy - 개정판
이승재 지음 / 아침나라(둥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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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가 우리의 곁을 떠난지도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처음 그의 죽음을 접했을 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의 애도와 슬픔을 보였다. 이 책은 그의 생전과 생후를 통틀어서 유일무이한 그의 에세이다. 한편으론 그의 인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자서전 성격을 띄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살아 생전 천상 디자이너 였던 그가 우리에게 친숙해진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옷로비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던 일 때문이였다. 그전까지 그는 여느 셀러브리티와 같은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그가 김봉남이라는 실명을 거론했을 때부터 그는 국민들에게 확실히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사생활은 거의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다만 그가 평생 독신이였다가 아들 김중도씨를 입양했고, 그에 대해 각별했으며, 어릴적 어머니의 영향으로 죽을 때까지 흰색의 손수 디자인한 의상만 차려 입고 다닌 것 등으로 유명할 뿐이였다.

그는 어쩌면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사람이였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그를 기념한 앙드레김의 날이 있다.  이 책은 2002년 그가 인터뷰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총 17개의 테마를 두고서 주고받은 대화를 책에다 옮겨 놓은 것이다. 살아 생전 그의 개인적인 사생활에서부터 인생관, 주변인들과의 에피소드 등에 이르기까지 테마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솔직하다. 

앙드레 김의 패션쇼 무대에 서 본 사람만이 진정한 스타라고 말할 만큼 그는 국내 유명한 스타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긋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과 순수함은 그들과 소통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열정과 친절함, 세심함에 감탄했다. 실제 책속에서는 그의 패션쇼 무대 장면들이 여러컷 포함되어 있다. 10년이 흐른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드레스는 여전히 화려하면서 우아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제의를 뿌리치고 무대에서 항상 앙드레 김의 드레스를 입는다. 그녀를 위해 앙드레 김이 특별히 제작한 드레스들이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으로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자 노력했고, 이젠 그의 드레스가 그를 세계속에서 빛나게 해주는 셈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살아 생전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던 아들 중도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다. 아들을 사랑하기에 바른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여느 아버지와 똑같은 모습이 엿보여 참으로 친근해지기까지 한다.

평소 개그맨들이 그의 특이한 발음과 영어 단어를 성대모사하기로 유명한데 이 책에서는 재밌게도 그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영어 단어 Best 10이 나오는데, 로맨티시즘(romanticism , 낭만주의), 판타스틱(fantastic, 환상적인), 인텔렉추얼(intellectual, 지성적인)이 1위부터 3위다. 역시 빤~타스틱한 단어는 자주 사용하셨던 모양이다.

덧붙여 책에서는 앙드레 김이 영감을 얻고자 할 때 읽었던 시나 책, 듣고 본 음악과 영화의 리스트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 그의 인터뷰를 읽고 있으면 그가 참 감각적이고, 감상적이며, 예의가 바른 동시에 친절하고, 세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름지기 그 사람의 인품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게 마련이다. 덧붙여 생각까지.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가 어떤 인품의 어떤 생각을 지닌 사람이였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친숙한 지극히 상반되는 이미지가 공존하는 따뜻한 그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그의 생전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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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여자 - 오직 한 사람을 바라보며 평생을 보낸 그녀들의 내밀한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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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시대 왕에겐 3분류의 여자가 있었다.

궁궐의 노비, 궁녀. 왕의 첩, 후궁. 또 하나의 주상, 왕후.

모두가 궁안에서 오로지 왕을 바라보며 한편으로 그의 성은을 바라며 살기도 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왕에 대한 고증이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 역사책, 드라마, 영화 등은 많이 소개되었지만 정작 그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던 왕의 여자들에 대한 접근은 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사실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자료를 한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는 사실도 상당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렇듯 왕에게 존재했던 3분류의 여자들을 조사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흥미롭게도 3분류에 모두 해당하는 여인을 한명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바로 우리에겐 장희빈이라고 더욱 잘 알려진 바로, 희빈장씨 장옥정이라는 인물이다. 궁녀로 입궐해서 윤()을 낳아 세자에 봉해지자 희빈에 올랐다가 인형왕후가 폐위되자 왕비의 자리에 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장희빈의 관점에서 이 책을 서술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전까지의 역사서들과는 달리 이 책이 가급적 당파당론과 같은 그 시대의 정치적 배경을 배제하고자 하는 동시에 오로지 왕의 여자로서의 모습만을 담고자 노력한 것도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1장에서는 왕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궁궐의 노비, 궁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궁녀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궁녀를 선발하던 과정이나 모습, 궁궐에 거주했던 실제 그녀들의 숫자까지도 나오며, 얼마전 한국 공포영화 <궁녀>를 통해서 그녀들의 삶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준 바 있는 궁녀들의 조직과 품계는 확실히 흥미로운 부분이였다.

그리고 그냥 왕이나 궁궐 내의 잡다한 일들을 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상당히 분업화되고 전문화되어 있는 그녀들의 역할도 자세히 나온다. 또한 흔히들 성은을 입었다고 표현하는 왕과의 하룻밤과 왕의 여자였지만 모두가 사랑받지 못하는 슬프고 기구한 운명으로 인한 그녀들간의 동성애, 더 나아가 궁녀의 신분으로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던 모습도 잠깐 언급한다.

그리고 그녀들이 궁녀로 입궁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사가 담겨 있기도 하다. 궁녀는 원칙상 종신제였으나 죽음이 임박한 경우, 소속 전궁의 상전히 승한 경우, 왕궁에서 방출 결정을 내리는 경우, 타의에 밀려 왕궁이 방출 결정을 내리는 경우, 비위 사실이 발각된 경우에 한해서 궁궐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궁녀와 똑같이 대궐 사무를 처리하면서도 궁녀 신분을 갖지 않은 유사 궁녀라는 여인들이 있었다. 의녀를 제외하고는 무수리, 비자, 방자라 불리는 비정규직 궁녀였던 그들은 형식상으로는 궁녀의 보조자였으나 실질적으로 궁녀나 다름없는 존재이기도 했다.

 

2장은 보통 권력의 암투자로 비춰지는 왕의 첩인 후궁이다.

워낙에 장희빈의 영향이 큰지라 보통 후궁들은 왕의 사랑을 받고, 원자를 생산해서 국모의 자리를 노리려고 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때가 많았다. 여기서는 후궁의 역사와 함께 후궁이 될 수 있었던 4가지 방법을 통계상으로 잘 보여주고 있으며, 엄연히 그들 사이에서도 존재했던 서열인 후궁의 품계도 알아 볼 수 있다.

그밖에도 후궁의 직무와 함께 왕의 여자들이니 예쁘겠지란 우리의 생각에 궁금증을 해결해줄만한 자료이기도 한 후궁의 외모에 대해서도 언급되어진다. 그들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내실을 따져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기에 그 미모는 우리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할 듯 하다. 그리고 그들의 최대 임무라고 봐도 좋을 수 있는 출산과 자녀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와 왕의 어머니가 되기도 했던 후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궁녀와 같이 그들 최후의 삶의 모습까지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왕의 여인들 중에서 가장 서열이 높았다고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상, 왕후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서는 역시 왕후를 선발하는 네 과정과 함께 실제 간택과 혼례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나온다. 그리고 후궁과 마찬가지로 왕실에서 중시한 특성은 미(美) 아니라 덕(德)이였기에 실제 왕후의 미모 역시도 우리가 TV 드라마를 통해서 보아온 그 미모와는 분명 차이가 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보통 왕후를 내-외명부의 수장이라고 지칭한다. 그런 왕후의 실질적인 권한이나 명칭, 위상에 대한 것들이 나온다. 왕후의 부부생활은 쾌락이나 개인적 만족감이 아닌, 무엇보다 후계자 생산이 일차적이자 중요한 목적이였던 만큼 국가의 공식 의례로까지 여겨졌으며, 여기서는 그 준비와 실제 과정들이 비교적 자세히 나온다.  그리고 국왕의 어머니로서의 삶과 왕의 죽음이후의 삶과 본인의 사후의 모습까지도 소개하면서 왕후의 일생은 일단락된다.

 

본론에 덧붙여 이 책이 귀하다여기게 했던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부록에 나와 있는 조선시대 왕후 일람표였다. 학창시절 조선시대 역대 왕들을 열심히 암기했던 기억은 나지만 그간 어디에서도 조선시대 왕후와 후궁의 일람표를 본 기억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는 1대 태조의 왕후부터 27대 순종의 왕후와 후궁의 기록이 나온다. 그녀들의 간략한 신상명세서와 함께 선발되었던 방식, 자녀 정보, 현재 무덤의 소재지에서 개인적 특이사항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나 역사책에서 마치 배경같은 이미지와 간혹 권력을 얻고자 투기하거나 모함하는 모습이 아닌 그녀들의 전반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 같다.

 

궁궐에는 한명의 왕이 존재했지만 그 보다 훨씬 많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가진 왕의 여자들이 함께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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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를 가지다
휘은서 지음 / 동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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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바람둥이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 대한 집착적인 어머니의 사랑으로 태어난 결의와 누나 의지.

어머니는 아버지를 지키겠다는 아버지와 헤어지지 않겠다는 결의와 의지라는 의미로 아들과 딸의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결의는 자신의 이름을 누구보다도 싫어한다.

뛰어난 머리와 그보다 더 뛰어나고 우월한 외모로 여학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구사하는 결의다. 그런 결의가 학교에서 딱한번 울던 모습이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반 친구인 빙하공주 수민에게 들킨다.

그녀의 맑은 눈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는 결의다. 하지만 자신의 울던 모습이 창피해서 의도하지 않게 못된 말이 나가고, 수민은 평소 성질 더럽기로 소문난 그를 더욱 피한다.

그러다 작은 오해로 그녀를 더 미워하게 되고 이젠 그와 그녀의 오빠까지 괴롭히게 된다.

그렇게 유치한 아이마냥 좋아하는 감정을 수민이 돌아봐주지 않자 괴롭힘으로 대신 표현하기에 이른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조차 못하고 미운털만 잔뜩 박힌채 둘은 졸업을 맞이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결의는 누나 의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결의의 심장을 떨리게 하던 그녀, 수민을 다시 재회하게 된다.

참 묘하게도 수민의 오빠와 결의의 누나가 결혼을 한 것이다. 만날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걸까.

이날을 계기로 멈춰버린 결의 심장은 다시 오로지 수민을 향해서 뛰게 되고, 결의는 수민을 위해서 아니 수민의 사랑을 얻고자 착한사람 되기, 좋은 사람되기, 개과천선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결의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 수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그녀의 할아버지를 공략하고 점차 그녀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켜가는 결의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가 자신의 전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없으면 자신도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결의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다.

처음엔 약간의 협박과 회유를 시작으로 나중엔 비굴함과 동정심을 유발해 가면서 그녀의 마음도 자신과 같아지길 기도하며 시나브로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는다.

두렵고 겁나고 피하고만 싶다 결의에게서 아픔을 발견하고 결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수민도 결국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결의의 과거 행적이 둘 사이를 힘겹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둘 사이의 진심과 결의의 개과천선된 모습으로 둘은 그 사랑을 지켜낸다.

개인의 우울한 가정사가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한 면죄부는 되지 않는다. 제대로된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결의는 어쩌면 제대로된 사랑을 줄 수 없었고, 할 줄 몰랐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아는 수민으로 인해서 그는 참 사랑을 배워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내 사랑을 지키겠다는 결의. 그 결의는 마침내 이루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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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나침반은 세상의 지형이 발밑에서 계속 변하고 있는 듯한 격변의 시기에도 우리를 안내해 준다.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교차로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나침반은 우리를 도와 나아갈 길을 찾아준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 다다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수는 있다.
(p.24)

나침반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을지라도 정말 가야 하는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것은 신호의 근원, 즉 우리 존재 내면의 중심이 분명 우리의 자아ego(자기self의 세계보다 훨씬 작으며 의식과 분별의 세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특정 목표와 삶의 목적지를 고르는 것은 흔히 우리 자아이다.
(p.25)

둥지를 떠나지 않은 거북은 결국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떠나야 할 시기가 됐는데도 둥지에 남아 있다면, 삶의 진정한 행로를 놓치는 크나큰 손실을 입는다.
(p.47)


자신의 심장을 따를지 말지 결정할 때는 따르기에 적합한 시기인지 생각해야 한다. 바로 따를 수 없다고 생각되면, 준비를 하거나 변화를 줘야 한다. 그대로 내버려두지 말라. 그것에 대해 꿈을 꾸라.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그 느낌, 끌림의 이미지, 따르고자 하는 갈망을 잊지 말고 간직하라.
(p.79)

우리는 내면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찾은 잠재력을 깨닫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인식과 발견이라는 소중한 알은 우리가 이름 붙이고 개발하지 않으면 유지 될 수도, 잠재력을 키울 수도 없다.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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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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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만나기도 한다. 인생의 전환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이 살아갈 목표를 만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브 도나휴 역시 연설차 방문한 포트로더데일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바다거북을 만나게 된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사건현장이라고 생각했던 해변의 폴리스라인이 알고 보지 바다거북들의 산란장이였던 것이다. 알에서 깨어나 모래를 뚫고 나와서 바닷가로 가는 그 짧은 길이 그들에겐 바로 인생이자 운명의 시작인 것이다.

저자는 바닷거북의 생사를 건 그 여정의 시작을 지켜 보면서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인생의 나침반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바다거북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머나먼의 여정을 통해서 우리들이 인생이라는 여행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바다거북의 종류를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 비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 : 둥지 떠나기



우리에게는 우리가 속한 여러 형태의 둥지가 있다. 가정, 학교, 사회, 직장 등등이다. 우리는 이런 둥지의 틀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위한 여정을 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 둥지를 떠날 때 자신의 나침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우물안 개구리는 우물안이 세계의 전부인 줄 알 뿐이다. 개구리에게 우물안은 둥지인 셈이다. 그곳이 편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멈춰 버린다면 우리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운명을 찾을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리는 셈이다. 물론 신체적으로 둥지 밖으로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쩌면 정신적으로 둥지를 떠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지도 모른다.

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이 온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내면의 소리가 "때가 됐다!" 라고 외치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 바로 그때 우리는 둥지를 떠나 운명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 방법 :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면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가. 모두가 가야할 곳이 한 곳으로 정해져 있다면 아무 고민없이 그대로 따라가면 될테지만 세상엔 무수한 길이 있다. 그중에 나에게 맞는 길, 진정한 나의 길은 바로 나만의 나침반을 찾아 그것에 의지에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것이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항상 논리적이진 않으며, 우리를 느낌으로 유도한다.(p.65) 즉, 나의 마음과 내 심장이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진정 내가 원하는 신호와 방향을 알려주는 나만의 나침반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그 신호를 찾을 수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평소에 내가 무엇에 어떤 일들과 어떤 것들에 이끌리는지를 잘 관찰하면 된다. 내 마음의 이끌림대로 하는 것에는 분명 많은 시련이 찾아 올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생이란 어차피 알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세상 어디에도 확실한 것은 없고, 내가 그 이유를 들어 내 마음의 소리와 나의 나침반을 따르지 않는다면 나의 나머지 인생을 그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세 번째 방법 :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행하기

보통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대개가 그 분야의 1인자이자 Only One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능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한 경우다. 때로는 자기 자신이, 또 다른 경우엔 주변의 인식을 통해서 그들은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사람인지를 발견한 것이다. 혼자서 하기 힘들다면 주변의 도움을 통해서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를 물어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재능을 구체화 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대모거북은 해면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면이 가지고 있는 독성의 도움으로 대모거북은 포식자나 인간의 포획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더 나아가 해면은 산호초와 경쟁있는데 대모거북이 해면을 먹음으로써 산호초를 지켜내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여기서 깨달아야 할 중요한 점은 바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곳에 재능을 투자하라. (p.103)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양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말로 하면 적재적소에서 재능을 활용하면 당신에게도 유익한 영향을 준다. 세상에 재능을 드러내고 전달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할 뿐 아닐 자신에게도 이롭다. (p.104) 

네 번째 방법 :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기

바다거북이 해변에 알을 낳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들이 산란 장소를 잘못 찾거나 산란 구덩이를 깊이 파거나 혹은 낮게 팔 때 등의 실수가 나중에 태어날 새기 바다거북들에겐 치명적이다. 물론 그 이후의 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다거북은 자신들의 실수와 위험천만한 인간의 포획에서도 살아 남아 자신들의 서식지로 되돌아 온다.

우리 역시도 자신만의 나침반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문제와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더군다나 바다거북과 달리 우리의 실수는 결코 치명적이지 않다. 돌이켜 보면 지난날의 실수들로 인해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도 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시작도 해보지 않고 피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실수를 예상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비책을 찾는 것이 빠를 것이다.

3M의 포스트잇이 발명된 유래에서 볼 수 있듯이 실수에서 기회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큰 문제들은, 무언가가 잘못될까 두려워하고 있을 때 발생했다."는 저자의 주장처럼 실수할까 두려워하다 정작 기회마저 날려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방법 : 깊이 잠수하기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분명 자신의 존재를 되짚어 보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어떤 사건과 계기를 통해서 일지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분명 그 시간을 올 것이다. 그렇기에 그때가서 자신을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 보려고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인생의 1% 시간만이라도 자신의 내면속으로 깊이 잠수해야 한다. 결과를 얻거나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당신의 깊은 중심, 당신의 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에 집중하라. 이런 연습을 통해 당신과 당신 내면의 신비하고 강렬한 존재의 중심 사이에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내면과 연결된 통신 케이블이 깔리고 통신 채널이 개통되어서, 당신의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자기self'가 당신이 누구이며 어디를 향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p.147)

여섯 번째 방법 : 집으로 돌아오기


결국 수만킬로미터를 여행하다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바다거북처럼 우리의 여정도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집은 단순히 우리가 태어난 물리적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 역시 각작의 나침반을 따라 세상으로 나가서 삶의 여정을 완수하고 그후에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내면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정신적, 심리적으로 '태어난' 장소이자 여정의 결실이라고 부르는 장소로 돌아가는 내면적 경험이다.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며 말 그대로 우리의 운명을 실현하며 사는 경험이다.(p.168)  집으로 돌아 왔다는 것을 내가 스스로 느낄 수도 있고 타인을 통해서 인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착했음을 인식했을 때 우리의 여정은 마지막이 아님을 알아야한다. 바다거북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알을 낳고 바다를 향해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우리도 이전까지의 여정을 통해서 깨달은 것을 자신만의 알로 낳고 그들의 부화할 때 그것들은 우리를 더 먼 곳의 삶 속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이다.

누군가는 우리의 인생을 여행에 비유했다. 매순간 머물러 있지 않으며, 돌아 왔다 다시 떠나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인생의 모든 것을 만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모두에겐 각자의 여행길이 있고, 그 길이 비록 불확실함을 간직한 길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두려워 하거나 포기하지는 말아야 할 거이다. 사막같은 인생을 건너는 가운데 오아시스가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목마름을 견디는 것처럼 불확실과 두려움 마저도 호기심과 새로움에 대한 기대로 무장한다면 사막에서도 우리는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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