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내 멋대로 읽고 십대 4
나동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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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수학이 참 어렵다고 느껴졌다. 한번 이렇게 생각하니 수학시간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늦더라도 차근차근 공부했더라면 분명 수학에 대한 공포도 없었을테고 오히려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시험과 점수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지금 오히려 수학과 관련된 책들에 눈길이 간다. 그건 아마도 단지 수학문제풀이를 담은 책이 아니기에 그럴 것이고 수학이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수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경우의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도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학문적인 수학의 범주가 아니라 수학적 사고법에 기초하고 있지만 여기에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소설, 역사와 철학을 접목시켜서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롭게 수학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실제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월-E>, <이미테이션 게임>, <라이프 오브 파이>, <장미의 이름>, <신곡>, <82년생 김지영> 등이 소개된다.

 

 

작품을 이렇게도 접근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이미 본 작품도 수학적 사고법으로 접근하니 흥미롭다. 물론 마냥 쉽지는 않다.

 

움베르토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의 경우 사실 숀 코네리의 영화로 먼저 만나보았다. 어떻게 사람들을 죽였는가에 대한 비밀이 밝혀졌을 때 너무 신기했었던것 같다. 그래서 과연 이 작품을 통해서는 어떤 수학적 사고법이 가능할까 싶어 좀더 눈여겨 보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것도 같다.

 

한번 읽어서 도형과 수식을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것 같다. 난이도가 좀 있는것 같다. 그래서 수학에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좀더 쉽게 이해할것 같긴하다.

 

그리고 하나의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읽어보면 여러 작품이 조금씩 등장한다. <장미의 이름>에서는 중세 유럽의 종교, 카메라의 원리, 영화 <배트맨>에서 등장하는 서치라이트 등의 언급이 그렇다. 여기에선 마치 수학에서 종교, 영화, 과학으로 넘나드는 것 같은 내용들이 융합되어 있다.

 

페니미즘과 관련해서 최근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82년생 김지영>의 경우도 소개되는데 여긴 확실히 좀 쉽게 나온다. 수학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는 대부분 통계자료에 의거해 작품의 속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수학적 공식을 마주하지 않아서 가장 쉬웠던게 아닐까 싶다.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으나 난이도를 조금만 더 낮춰서 좀더 수학적인 부분을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여길 수 있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하면 더욱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즐겨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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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 2 - 적이 없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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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을 소설로 옮겨 온 김진명 작가의 장편소설 『살수』가 10년만에 재출간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에 처음 만나보는데, 그동안 대한민국 역사 속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특히나 실제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의 작품인만큼 상당히 기대되었다.

 

오래되어 학창시절 살수대첩에 대해 어느 정도의 내용이 언급되었는지 사실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비교불가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승전고를 올렸다는 점에서 을지문덕 장군의 활약상이 더욱 위대하게 느껴졌던 것만큼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마치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의 명량처럼 말이다. 책은 총 2권으로 되어 있고 1권에서는 주요 인물들의 등장과 이들의 관계, 그리고 수나라가 고구려로 전쟁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게 되었는지, 아울러 을지문덕의 비범함을 엿볼 수 있었다면 2권에서는 본격적인 대첩과 을지문덕의 출중한 활약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아버지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스스로 황제가 되고 싶었던 양광의 야욕과 함께 을지문덕의 인간적인 면모가 비교되어 인상적이였다. 물론 살수대첩을 통해서 을지문덕의 장수다운 모습, 훌륭한 장수였음에 대해서는 이루말할 수가 없고 그토록 놀라운 활약을 펼칠 부분에 대해서는 소설로 만나보아도 대단하다 싶어진다.

 

그러나 그가 이토록 위대한 업적 이후 승승장구하는, 뭔가 입신양명에 대한 욕심 보다는 오히려 권력의 밖으로 물러나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였다.

 

작품에서는 시종일관 을지문덕의 비범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대하는 진솔하고도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자신이 치른 전장에서 운명을 달리한 적군의 병사들을 향해서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실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모르지만 작품 속에 그려진 을지문덕의 모습은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장수로서의 능력도 인간적인 면도 함께 지녔던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흥미롭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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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 1 - 전쟁의 서막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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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라는 제목만 봐도 보통 사람들은 어쩌면 곧바로 살수대첩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학창시절 참 많이도 외웠던 살수대첩-을지문덕. 바로 그 한국사의 한 단면을 김진명 작가가 소설로 집필했고 이 책은 무려 10년 만에 재출간한 경우라고 한다.

 

김진명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재출간으로 처음 만나보게 된 경우다. 한국사 시간에 배운 기억은 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했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 이 작품은 전체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 은 '전쟁의 서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말 그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을지문덕 장군의 본격적인 활약상이 그려지기 전 그와 주요인물들의 등장기가 그려진다고 보면 된다.

 

사실 옛날 사람들을 보면 어릴 때부르는 이름 다르고 왕위에 올랐을 때 이름이 또 다르고 아니면 관직으로 불리기도 하는 등 한 인물도 상황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양광이 누군가 했었다.

어린 황제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외조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게 어느 나라 이야기가 싶기도 했었는데 사실 이는 수나라의 양제가 등장하기 위한 서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후 뭔가 세상을 초월한것 같은, 마치 주변의 혼란스러움에도 고고함과 신비로움마저 느껴지는 문덕(을지문덕이다.)의 등장과 그와 함께 세상을 구할(좀 거창한 표현인가?...), 고구려를 구해낼 인물들의 등장이 여러 사연들과 함께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인물관계도를 잘 익혀두면 좋을것 같다.

 

서로에게 호감인 관계도 있으나 분명 적대적인 관계도 있는 만큼 시간이 흘러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독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1권에서는 앞서 언급한 왕의 외조부였던 양견, 아버지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어린 왕에게 받쳐야 했던 양광, 그리고 황제 즉위 후 기록을 통해 요순시대의 순임금이 당시 고구려에 사신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에 분노한 양견이 고구려와의 전쟁을 결심하게 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무예나 지략 등에서 양광과는 너무나 다른 첫째 아들 양용의 출사와 문덕의 뛰어난 책략 등이 묘하게 대조되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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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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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심리치료에 이용된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상을 통해서일수도 있고 때로는 내담자가 그린 그림을 통해서 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해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미술 작품에 대한 커다란 지식이 없더라도, 또 심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떤 장소에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단순히 인테리어 소품을 넘어서는 심리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는 것이다.

 

치유미술관』는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이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의 그림을 보고 느꼈다는 황홀경에 대한 묘사에서 나온 '스탕달 신드롬'에서 '그림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소울마음연구소'를 찾은 내담자들-유명화가가 그 주인공이다-과 닥터 소울이라는 미술심리치료 전문가의 내담 일지를 묶은 형식인데 내담자도 실존 인물이며 심지어 한국인들도 좋아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화가들이다. 그리고 닥터 소울 역시도 현재 서울에서 미술치료실을 운영하는 전문가라고 한다.

 

내담 형식은 분명 픽션이다. 그러나 내담 일지에 나온 주요한 내용들은 논픽션이다. 평탄한 삶을 살았던 화가들이 아니라 때로는 문제화가로까지 불리기도 했던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지니고 있던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가는 것이다.

 

내담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16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총 15명. 픽션의 형식을 빌려 왔지만 내용은 논픽션이라고 보면 된다. 15명의 화가에는 절규(비록 작품명은 몰라도 작품은 알 것이다)를 그린 뭉크, 작가 자체의 능력보다 왠지 로댕과 묶여서 늘 저평가 받는것 같은 클로델, 드가, 마네, 르누아르, 세잔과 고갱, 고흐, 고야, 실레 등이다.

 

사실 로트렉와 젠틸레스키, 모리조를 제외하고는 익숙한 인물들이다. 책은 내담자의 사진과 정보(그러니깐 화가의 이름, 생일, 국적, 그가 겪고 있던 심리적 문제들, 그의 상담에서 주목해야 할 그가 겪은 주요 사건들)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내담자가 소울마음연구소를 찾아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재의 기분 상태를 묻고 어떤 심리적 문제가 있는가를 천천히 풀어가는 방식은 그야말로 일반적인 심리치료소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 단순히 글로 해당 화가의 상태나 심리 분석, 치료 방법을 나열했다면 분명 지루했을지도 모를 내용이나 이렇게 실제 내담일지처럼 쓰여져 있어서인지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상담 과정에서 그 심리나 상황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림도 함께 실어놓았기 때문에 왠지 작품 해석을 보는 기분도 든다. 게다가 화가의 심리를 알고 그림을 보니 그림에 대한 깊이나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며 그림에 대한 의미도 상당히 크게 와닿아서 좋았다.

 

멋진 기획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화가의 생애를 전부 알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그가 살아생전 어떤 고통이 있었고 어떤 점에서 소위 문제화가로 불렸고 어떤 이유로 그런 그림들을 그렸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된것 같아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 화가에 대해 정보가 없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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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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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를 쓴 에이모 토울스의 『우아한 연인』은 고급스러운 표지가 인상적인, 창문 밖으로 보이는 뉴욕의 풍경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요 무대는 1937년 미국의 뉴욕이다. 이 시기는 그 유명한 세계 대공황이 발생했던 시기로 당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호아이였다.

 

주인공인 케이트는 1966년 10월 초의 밤에 남편 밸과 함께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라는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대미술관으로 향한다. 이 전시회의 사진들은 1930년대 말에 뉴욕의 지하철에서 찍은 인물사진으로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몰래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전시회에서 케이트는 무려 30여 년 전의 팅커과 마주하게 된다. 사진 속 팅커와의 조우로 케이트의 기억은 1937년의 뉴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말 룸메이트 이브와 함께 그리니치빌리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 가서 처음 만났던 팅커.

 

팅커 그레이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고 함께 갔던 룸메이트 이브와 케이트는 그런 팅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팅커와의 만남은 맨해튼 사교계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후 이브가 교통사고로 얼굴에 부상을 입게 되자 팅커가 그녀를 돌보게 되면서 케이트는 자연스럽게 둘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게 된다.

 

팅커가 이브를 돌보기로 한 것은 진심에서 우러난, 그녀를 정말로 사랑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였다. 오히려 케이트와 팅커가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고 둘은 이후 시간이 흘러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데...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엔 책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참 많다. 게다가 왠지 케이트와 팅커 사이에 끼여서 둘 사이를 방해한 것처럼 보이는 이브는 불의의 사고로 너무나 달라진 자신의 삶에 좌절하기만 하는 여성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책은 모두가 힘들었던 세계 대공황이 한창이 시절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 특히나 상류층의 사교 문화, 재즈의 세계 등이 암울했던 시대와 묘하게도 대비되면서 두 여성과 한 남자의 인생, 사랑을 풀어내고 있어서 흥미롭다.

 

케이트와 팅커의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둘의 운명은 어쩌면 독자들의 바람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끝이 났다면 이 작품은 흔하디흔한 로맨스 소설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에이모 토울스는 두 사람의 운명에 다시 한번 파동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뻔한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만들어내는 재주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같은 분위기가 있지만 그 작품에서 보여지는 인생의 허무함과 사랑했던 이로부터의 배신과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 오는 비극적 결말로 귀결되지 않아서 재미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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