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지음 / 꼼지락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물은 하트 모양』은 대중에겐 연기자로 잘 알려진 구혜선 씨가 펴낸 신작 소설이다. 아마도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상당히 재능이 많다는 것을 알텐데 영화 감독, 화가로서도 활약했고 소설 작품 역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마치 알듯 말듯한 사랑 이야기, 게다가 엇갈리는 사랑의 타이밍,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것 같지만 솔직하지 못했던 한 남자의 후회가 그려지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교사로 등장하는 남자 상식, 그야말로 보통 남자다. 그리고 여자 소주. 보통의 넘어서는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특별하다면 특별한 여자다. 둘은 철수와 영희가 결혼을 앞두고 친구들과 만나는 술자리에서 처음 본 사이다.

 

상식은 철수의 친구, 소주는 영희의 친구.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는 소주지만 첫 모습에 반했던 상식은 술에 취한 그녀를 데려다주다 사고가 난다. 아주 독특한, 게다가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행동도 한 몫 했다. 4차원을 넘어 8차원도 훨씬 넘을것 같은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될듯 말듯한 상식은 결국 그녀를 자신의 공간에서 쫓아내다시피 하며 떠나보낸다.

 

사실 보통 남자(설령 사람이라고 해도)로서는 섣불리 이해하기 힘든 소주의 말도 큰 영향을 미쳤을것 같은데 이상하게 상식에겐 그런 소주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결국 그녀로 오인해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오고 저도 모르게 이름을 소주라 짓는다.

 

이후 엇갈리듯, 이어지듯 하는 상식과 소주이다. 그러던 두 사람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는 것은 철수와 영희의 결혼식에서 본 소주의 모습에 다시금 반하면서이다. 그리고 소주의 가정사를 듣게 되고 단지 마음이 아픔을 넘어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소주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그 앞에 오히려 이제는 소주가 이별을 고한다. 상식의 사랑을 받아 행복하고 그 마음을 간직한 채 생의 마지막을 고하고 싶다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말의 이면에 담긴 이별에 대한 트라우마를 상식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이해를 한것 같다.

 

너무나 평범한 남자, 조금은 특별한 여자. 두 남녀가 보여주는 평범한듯 특별한 이야기는 어쩌면 나의 기대와는 멀게 끝이나지만 오히려 그 결말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더 잘 어울리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정운 작가님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고 문득 나의 '슈필라움'은 어디인가, 내지는 나에겐 진정한 '슈필라움'이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생각해보면 없는것 같다. 그래서일까. 최근 내가 주방 한 켠에 나만의 책상을 높고 싶은 마음이 든다. 주방과 어울릴지도 모르면서 마냥 놓을 공간과 그 공간에 놓을 책상을 찾아볼 때도 있다. 두 번째 후보지로는 베란다이다. 테이블 겸 책상을 놓아 나만의 공간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슈필라움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작가님이 연고도 없는 여수로 향해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만들고 또 오리가슴이라는 작은 배도 구매하고 화실에서 그림도 그리다 역시나(?) 박치호 화가의 꼬임 아닌 꼬임에 넘어가 여수 앞바다에 있는 수많은 섬들 중에서 하나에 자리한 다 쓰러져 가는 미역 창고를 구매해 화실로 삼기로 한다는 걸 보면 작가님에게 있어서 슈필라움은 유화작가로서의 창작열을 불태울 공간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처음 박 화가가 아틀리에에 반해 자신에게 팔라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고 낡은 횟집 식당을 개조해 아틀리에로 쓰게 되는데 어지간히 마음에 드셨는지 주인에게 팔라고 했으나 끝내 그러진 못했나 보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얻게 된 것이 여수 남쪽 섬의 낡은 미역 창고였고 그야말로 신축에 가까운 작업 끝에 처음 그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그야말로 작품 같은 공간이 탄생한다.

 

이 모든 과정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온전히 작가님만의 슈필라움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여수에 내려가 생활하는 동안의 이야기와 여수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그러는 동안 화가로서의 작품 활동과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화 작품도 함께 실고 있어서 작게나마 작품 전시회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도 좋았다.

 

동시에 말로는 또 박 작가의 꼬임에 넘어간듯 이야기해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이끌어가는 가운데 그토록 원하는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주변인까지 슬슬 꼬드기고 있는 걸보면 어느새 그 주변은 고립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작은 예술촌 같이 변모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가 있다 - 윤동주 산문의 숲에서
김응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윤동주의 시는 아마도 한 편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비록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알려주면 '아~'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국민 시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건 아마도 윤동주라는 시인의 천재성만큼이나 그의 삶이 너무나 영화 같기 때문이며 그 시기가 일제 강점기라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윤동주의 산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윤동주의 산문이라니... 시인 윤동주라는 타이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좋다. 마치 윤동주 산문의 해설집 같아서 그의 산문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서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산문집을 읽고 있되 윤동주의 전기 같은 느낌도 든다.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산문은 총 4편이다. 산문 4편을 가지고 한 권의 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산문 이외의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가장 먼저「종시」를 시작으로 「달을 쏘다」, 「별똥 떨어진 데」, 「화원에 꽃이 핀다」가 수록되어 있는데 먼저 산문 전체를 보여주는데 만약 아직 읽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그 산문을 쓰게 된 배경이나 그 시대의 풍경, 산문 곳곳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다른 분들의 이야기와 연결지어서 소개하고 있는데 윤동주의 산문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을 책이나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특히 그 시대의 다양한 사진 자료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마치 윤동주의 산문으로 만나는 그 시대의 문학, 사회, 역사의 한 장과 마주하는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들의 증언과도 같은, 윤동주에 대한 이야기와 어울어져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적 방안에 있는 옷장은 밤에 보면 두렵기도 한 존재일 것이다. 커다란 문 뒤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 게다가 괴물이 숨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는 다른 사람들에겐 별거 아니라 할지라도 당사자에겐 그야말로 밤이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디즈니의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를 봐도 벽장 등에서 항상 자신이 무서워하는 상상 속 괴물이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소설『소포』의 주인공인 엠마에게도 그런 공간, 그런 존재가 있다. 바로 자신의 방 옷장에서 숨어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존재, 아르투어.

 

그저 소녀의 상상 속 존재인지, 아니면 정말 괴한인지 알 수 없는 그 공포는 엠마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평생의 공포를 안긴다.

 

이후 정신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엠마는 그 분야의 의사가 되고 학회를 위해 베를린에 온다. 그리고 연구 발표 후 학회에서 제공한 호텔 룸으로 와서 샤워를 하려던 때에 수중기 때문에 거울에 나타난 글자를 보게 되는데...

 

도망쳐.

당장!

 

이 두 문장은 그녀로 하여금 어릴 적 아르투어의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겨우 진정한 끝에 남편이자 프로파일러인 필리프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잠이 들었던 찰나 호텔 프런트라는 곳에서 전화를 받게 된다.

 

이미 자신은 호텔에 묵고 있는데 투숙을 하지 않을거라면 그 방을 다른 손님에게 내줘도 되냐고 묻는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게다가 자신이 체크인해 자고 있던 1904호는 호텔에서 존재하지 않는 방이라고 말하고 그 순간 엠마는 전화기를 놓친다. 그리고 자신이 곁에 낯선 이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의식을 잃어가는데...

 

그렇게 시간이 흘러 무려 6개월이 지난 즈음 엠마는 조금씩, 그러나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우편배달부로부터 옆집 소포를 대신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소포는 그녀를 다시 그 공포의 시간으로 몰아넣게 된다.

 

의식을 잃어가는 가운데 끔찍한 일을 겪은 엠마. 연쇄살인범은 그녀를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렸다. 그로 인해 붙은 '이발사'라는 별명. 그로부터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이면서 생존자인 엠마는 현실에서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게다가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프로파일러인 남편조차. 그녀의 편집증 증상에 더 주목하니 이제는 그녀도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과연 자신이 겪은 일은 진짜일까?

 

이야기는 연쇄살인범으로부터 끔찍한 일을 겪었던 주인공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공포 속에서 엠마는 마치 스스로도 허언증과 편집증 환자가 된게 아닐까 싶은 혼란을 겪고 있고 그와 동시에 그녀 자신이 하는 말들과 그녀가 겪었던 일들이 진짜라는 것을 믿어주지 않는 안타까움에 두 배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신이 겪은 일이 진짜인가, 아니면 그저 그녀의 어릴적 공포가 불러낸 허구이고 환상일까... 너무나 무서운 그 상황이 그 어떤 기괴하고 초현실적인 존재의 등장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그러면서 점차 밝혀져가는 진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 뻔하지만 이 말밖엔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아마도 아이를 키워 본 분들이라면 참 많이 공감을 하게 될것 같은 책이다. 어느 이야기 하나 내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다. 오히려 미화(?)한 부분이 크지 않나 싶게 생각될 정도이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신비로운 일이다. 그러나 육아는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어느새 나는 없고 아이가 있는 가운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르는것 투성인데 주변은 온통 엄마이니깐 당연하게 뭐든 다 잘해낼거란 생각을 한다. 그러니 엄마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가보다 싶게 참는다. 그리고 모르는게 생기거나 자칫 잘못한 순간이 와도 아이가 아픈게 마치 모두 내 잘못인것 마냥 대역죄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아빠의 육아 참여가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엄마의 몫이 크고 엄마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 한채 육아를 전담하거나 때로는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아니면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직장맘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하나 얻어 힘든 시기를 보낸다.

 

책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쉽지 않을 육아 휴직을 얻은 아빠가 세 살 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그 이야기를 글로 그림과 글로 남겼고 그것이 주변으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책으로 출간된 경우다.

 

아빠는 육아의 변방(?)에 있었을 때엔 절대 알지 못했던 육아의 참 모습(?)을 몸소 부딪혀 가면서 배운다. 아이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경험은 그렇지 못한, 그럴 수 없었던 많은 부모의 경우와 비교하면 큰 보물일수도 있다.

 

책 곳곳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이와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 아이로부터 배운 소중한 경험들, 그리고 이 경험이 아니라면 알 수 없었을 아내의 육아 고충,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보면 느꼈을 감정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짜 힘들어서, 아이가 왜 우는지 몰라서 함께 앉아 울던 시절도 있었다. 마냥 이쁘기만 해서 키운다고 하기엔 더 큰 책임감이 필요했던 순간들을 절로 떠오르는 책이다. 책은 분명 힘든 순간들을 비교적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고 또 아이로 인해서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이 담아낸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커가는 동안 분명 엄마와 아빠도 함께 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들... 그런 시간들을 돌이켜볼 수 있었던 책이다. 아마도 나의 경우처럼 아이를 키웠던 사람들에겐 애증의 시간들을, 아이를 키울 사람들에겐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응원을 건내는 책일 수도 있을것 같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주는 책인것 같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