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내 맘 좀 알아주면 좋겠어 - 서툰 표현 뒤에 감춰진 부부의 속마음
다카쿠사기 하루미 지음, 유윤한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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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선목이라 (오장을) 뒤집어 보이지도 못하고'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속마음을 요즘으로 치자면 양말 뒤집어 보듯 보일수만 있다면 상대편도 그 마음을 제대로 알아채 서로 간에 오해가 없을텐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까울 때 쓰는 속담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 힘든 일은 없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말의 의도가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입장이 반대인 경우에도 해당되는 말로 그래서 우리는 서로간에 곡해 없이 들으려는 노력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배려의 마음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중에서도 부부 사이. 참으로 어렵다. 남녀 사이만으로도 어려운데 여기에 결혼이라는 사회 제도를 통해 보통 30년 가까이 따로 살았고 전혀 모른 남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가족으로 연결되다보니 자연스레 다름에서 오는 불통과 이해부족 등으로 인한 문제, 아내와 남편이라는 자리에서 오는 문제, 여기에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와 아빠라는 입장이 추가되니 왠지 점점 더 다툼과 문제거리가 늘어나는 형국이다.

 

물론 이 과정을 슬기롭게 보낸 사람들은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래도록 잘 살겠지만 결혼 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결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를 정도로 서로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오죽하면 비혼선언이 늘어날까?

 

『당신도 내 맘 좀 알아주면 좋겠어』는 바로 이런 상황에 놓인 부부가 남편이든 아내이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로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상황들, 무엇보다도 너무나 현실적인 상황들을 예로 들어서 어느 한 사람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되 지속적인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반목을 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참 좋은것 같다.

 

부부 싸움에서 단골로 나올 것 같은 말이 곧 제목이라는 점에서 아마도 배우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답답한 이는 이 책이 너무 반가울 것이다. 총 6장에 걸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부부의 여러 상황들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이럴 때 남편과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해결책도 담고 있다.

 

분명 일본 작가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상황들이 우리나라 부부들이 겪는 상황과 너무나 흡사해 놀랍고 상황들도 상당히 구체적이여서 더욱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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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정규웅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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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은 제목 그대로 1980년대 시절의 문학과 문단, 그리고 이 시대에 활동했던 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이 당시의 한국 문학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의의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실제로 그 시대에 활동한 문인들을 직점 만난 뒤에 쓰여졌다는 것일테다.

 

이는 단순한 자료 조사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1980년대의 한국 문학사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 70/80년대는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문학에 대한 이야기 역시도 이와 무관할 수 없는데 실제로 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많은 문인들에게 가해진 억압들, 그럼에도 이때의 시대상을 담고자 했던 문인들과 문학작품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단지 사람과 작품 이야기에서만 머물러 있지 않아서 좋다..

 

마치 1980년대의 문학기행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책은 그래서인지 표지에서부터 어딘가 모르게 시대극 같은 분위기가 나고 이 당시의 문학을 사랑하고 문인들에 흠취했던 세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될 것이다.

 

비폭력으로도 충분히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이 세대에겐 마치 먼나라 이야기 같은 5공 시절의 이야기, 그 시대의 문인들과 작품의 수난사도 읽을 수 있고 한 명의 작가가 두 작가에게 앞으로 작가로서의 길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천재라고 불린 시인의 지금 봐도 난해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어둡고 힘든 상황 속의 문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최연소 등단이라든가 형제 시인의 이야기, 아마도 시집 좀 읽은 사람들이라면 지금도 회자되고 있을 서정 시집의 등장, 문학 평론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교통사고로 인해 꿈을 접어야만 했던 문인도 있다.

 

사실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보다 이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된 경우가 많아서 학창시절 배웠던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역사로 비유하자면 역사서에 기록된 정사(政事)가 아니라 얼핏 야사(野史)를 읽는 기분도 들지만 이 책 속의 이야기 또한 엄연히 살아 온 이들의 진실한 이야기이자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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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 내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이끌어갈 단 하나의 선택
남인숙 지음 / 해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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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함에 따라 없던 단어가 생겨나기도 하고 반대로 있던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거나 아예 그 의미가 원래 의미와는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며 유독 많이 사람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단어도 있을텐데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동시에 여러 도서들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자존감(自尊感, Self-esteem)'일 것이다.

 

언뜻 자존심과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묘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자존감의 경우 부모들을 위한 자녀 교육서에서 우리 아이들을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는 책도 있었고 거기에서 올라가 이제는 아이의 양육에서 그래도 아빠보다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남녀차별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엄마와 자녀의 유대관계가 아빠보다는 깊을 것이다) 엄마의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며 관련 도서를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는 아예 인간 대 인간에서 '여자'라는 하나의 생물체에 대해 특정화 시키며 여성에게 있어서 자존감이란 단순한 의미 차원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모든 인생을 좌우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용도 궁금하고 기대되었지만 저자 분의 몫도 컸는데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라는 책을 통해서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등에 이르는 아시아 380만의 독자들을 사로잡은 남인숙 작가님이 이제는 20대를 넘어 2030에 이르는 조금은 그 스펙트럼이 넓어졌으나 여전히 여성이라는 대상을 통해, 그리고 남자 못지 않게 어쩌면 일과 사랑, 결혼과 육아 등에 이르기까지 인생에서 큰 변화의 시기를 거칠지도 모를 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자존감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궁금했기 때문이다.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책에서는 불안정한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균형있게, 그리고 자신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튼튼한 자존감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스로에 대한 성향을 이해하고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결국 한번뿐인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생각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나를 위해 살자는 말을 전달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성역활 역시도 달라지고 있고 '여자이기 때문에'라든가 '여자여서'라는 문제는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존재하는 그 불편한 시선과 편견에서 벗어나는것 또한 내가 아니면 할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면 이 책은 다른 사람을 통한 자존감의 획득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간절함과 자기애에서 비롯된 자존감을 찾고 이를 확고히 했으면 하는 저자의 애정어린 조언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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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생물 - 생물의 역사가 생명의 미래를 바꾼다! 세상을 바꾼 과학
원정현 지음 / 리베르스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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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생물』은 리베르스쿨에서 출간되는 <세상을 바꾼 과학> 시리즈의 세 번째 도서로 사범대학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위 논문을 쓰고 있으면서 홍익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겸임 교수로 재직하며 과학사를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 분야의 전문가이자 동시에 자신도 배우는 입장이기도 한 저자가 많은 독자들에게 생물 이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 생물학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가 넓게는 인류사와 세계사를, 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한국사 시험을 위한 준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제대로 배울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으로 발생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답 역시도 온고지신의 정신에서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인데 바로 이러한 부분을 현재의 생물 이론에 적용해서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사에 이르는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생물학의 역사에서 그 시작은 혈액 순환 이론과 생리학에서부터인데 생리학의 체계를 분류한 갈레노스가 그 첫주자이다. 사실 학창시절 생물학에 대해 배우긴 했으나 이제는 생물학을 딱히 마주할 일이 없다보니 기억도 가물가물해지지만 상식이라는 측면보다는 우리의 삶과도 밀접할 관련이 있고 최근 발생하는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 등을 생각해보면 생물학에 대한 전망이 상당히 좋다고도 여겨져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것 같다는 생각에서 선택한 책인데 내용적인 면에서는 보자면 상당히 체계적이고 주제에 따른 내용상의 분류가 잘 되어 있어서 전체 흐름을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어도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나 호기심의 측면에서 더 눈길을 끄는 내용부터 먼저 읽어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것 같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보자면 지금까지 출간된 <세상을 바꾼 과학> 시리즈의 다른 도서들보다 특히나 우리 인간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는데 한 몫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생물학 관련 이론들, 생물학사에는 위대한 발견이나 분류, 체계적인 정리 등을 통해 생물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유명 생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사진 이미지, 실험 이야기, 그림 등의 자료를 활용해 이해를 돕기에 구성면에서도 좋다고 생각되며 각 장이 끝이나면 나오는 '또 다른 이야기'와 '정리해 보자' 역시도 읽으면 도움이 될 내용이기 때문에 놓치지 말고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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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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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다보니 책에 대한 이야기나 책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좋아하고 책과 관련된 이야기도 역시나 좋아하기에 『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역시도 상당히 궁금하고 기대되었었다.

 

브라이트아이디어라는 서점에서 일하는 리디아, 이곳은 보통의 서점과는 사뭇 그 분위기가 다른데 왜냐하면 서점을 찾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브라이트아이디어는 휴식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사회적 약자에 가까운 사람들, 보통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그 무리 속에 쉽게 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서점이라는 공간은 따뜻한 품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이 묻을 닫을 시간 즈음에 리디아는 서점 위층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의 진원지를 쫓아 간 곳에서 조이라는 인물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 서점을 찾는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을 향해 서점 사람들은 책개구리(BookFrog)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조이는 책개구리 중에서도 상위 레벨이라 할 정도로 책에 파묻혀있다시피한 인물이였다.

 

하지만 리디아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의 주머니 안에서 나온 사진 한 장. 사진 속에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기 친구들과 함께 찍은 리디아의 열 살 생일파티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과연 조이는 어떻게 자신도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던 시절의 사진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무엇 때문에, 어떻게 말이다. 이 일은 결국 리디아가 그토록 잊고자 했던 과거의 충격적이고도 잔혹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친구 캐럴을 집으로 불러 함께 놀기로 한 어느 날, 때마침 폭설이 내리고 결국 리디아는 자신이 캐럴의 집으로 가게 되고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자신의 집과는 다른 행복한 분위기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바로 그때, 괴한이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는 캐럴네 가족을 잔혹하고 끔찍하게 살해한다. 리디아는 싱크대 밑에 몸을 숨겼기에 그날의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게다가 그 당시 잡히지 않은 범인,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당사자의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리디아는 괴로운 나날을 보냈었다.

 

이제 조이의 죽음은 리디아로 하여금 가장 충격적이고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해버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디아는 조이의 죽음, 그에게서 나온 자신의 어릴적 사진 한 장으로 인해 그동안 묻어둔 채 살았던 자신의 과거를 찾고자 노력한다.

 

스토리가 확실히 흥미롭고 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이런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선사하는 인물들의 관계, 그들이 만들어내는 반전에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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