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이 생각나기도 했던 책이다. 아울러 여기서 끝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을 책을 덮자마다 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미남당 사건수첩』의 주인공이기도 한 박수무당 남한준이라는 인물이 왜 프로파일러에서 박수무당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의 마지막에 조금 등장하는데 너무 짧게 끝나버려서이다.
21세기에, 컴퓨터가 바둑을 두고 운전자없이 운전이 가능해진 이 시대에 아직도 점집이라니 과연
이게 사실인가 싶지만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와 날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래만큼은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가운데 미래에 대한 그
불안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키고픈 사람들은 비록 미신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에 매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저 재미로 보는 사람도 있을테고, 나아가 지나치게 맹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만약 무당집
문지방을 넘자마자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고 내가 오늘 왜 이곳을 찾아왔는지를 말한다면 누구라도 일단 놀라게 될 것이고 계속해서 또 말한다면
믿을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잘 맞추기로 유명한 '미남당'에는 보통의 박수무당과는 다른 모양새-2:8 가르마에, 잘생긴
외모, 명품 수트 차림새-의 박수무당 남한준이 있다. 그는 그쪽 업계에서 용하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사실 그의 사전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되는 미남당은 손님이 점을 보겠다고 의뢰를 하면 시간 차를 두고 예약을
받아 그 사람, 주변인물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샅샅이 조사를 한다. 그러나 점을 보러 온 사람은 문지방을 넘기도 전에 자신을 이미
꿰뚫어보는 한준의 서릿발 같은(이또한 일종의 연극이나 다름없다) 점괘에 일단 놀라고 속속들이 쏟아져 나오는 진실에 또 놀라 이미 기세가 꺾여서는
그의 말에 껌뻑 죽어 그가 시키는대로 하고만다.
한준이 이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전직 프로파일러라는 사실과 그의 의뢰를 맡아 조사를 도와주는
흥신소 사장인 수철, 뛰어나다 못해 너무나 걸출한 저직 FBI 출신의 여동생 혜준의 천부적인 해킹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철이 사람을 시켜 점을 보러 오는 사람의 뒷조사를 한다면 너무 뛰어난 능력의 여동생은 첨단
장비를 활용해 수철이 할 수 없는 해킹으로 정보를 모은다. 그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프로파일러인 한준이 점괘를 내리는 것인데 그렇게 용하다
이름나 나름 매니아까지 생기고 주기적으로 찾는 사람들까지 생긴다.
그저 배우자의 바람을 잡아주고 망해가는 사업운을 일으켜주고,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죽으려는
아들을 구해주는 한준이였으나 어느 날 역시나 그를 맹신하는 한 부잣집 사모님의 집에 귀신이 있다는 이야기에 이를 봐주러 갔다가 졸지에 여고생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면서 미남당 일당은 묘한 사건에 연루된다.
그 와중에 한 엔터테인먼트에서 미남당을 찾아오고 승계작업과 관련해서 의뢰를 해오고 이 사건이
그들이 최근 발견한 여고생의 살해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여고생의 살해사건을 뒤쫓는 경찰과 미남당에 의외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두 축으로 진행되는데 처음 미남당 일행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나름 흥미로웠던 것에 반해 뒤로 갈수록 뭔가 영화
<내부자들> 같기도 하고 결론은 어느 정도 확정된것 같아 뒷심이 조금 딸리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 아쉽기도 했지만 마치 미니시리즈
한편을 보는것 같아 흥미롭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