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끝에 철학 - 쓸고 닦았더니 사유가 시작되었다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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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소크라테스나, 공자,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들러라든가 니체가 먼저 떠오르고 동시에 일반인들은 쉽사리 생각해내기 힘든 고차원의 소위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이론을 말하고자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청소 끝에 철학』은 상당히 흥미롭게도 청소라는 개념과 철학을 결합시켜서 전혀 의외의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처음 『청소 끝에 철학』이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청소'라는 개념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어질러진 것들, 더러워진 것들을 치우는 행위 그 자체만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청소라는 개념을 좀더 포괄적이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는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는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없던 것을 치우는 것, 공간에 변화를 주는 행위도 포함한다.

 

게다가 청소라는 행위뿐만 아니라 청소 도구, 가구 배치 등에 대한 부분도 언급하고 있는데 요즘은 청소기가 대체해서 실내에서는 잘 쓸일이 없는 빗자루와 마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이 청소는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 그리고 마녀사냥을 위해 쓰인 힘없는 여성에 대한 권력자들의 횡포라는 것, 또 처음 생성된 단어의 뜻과는 달리 지금은 문란한 여성을 뜻하는 그 의미가 왜곡되어 버린 하나의 청소도구를 보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세태도 보여준다.

 

좌식 문화였던 우리나라와 미국인들의 생활양식을 통해 청소라는 개념 역시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보통 개인의 공간도 손님이 오며 내어줄 수 있기에 청소에 대해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때 누가 보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표현이 되지만 미국은 그 방 주인이 아이의 건강적인 측면에서 표현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가족구성원이 적어지고 대부분은 자신의 방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런 표현이 완벽히 맞아떨어지지는 분명 공감이 가는 부분도 크다.

 

이렇듯 책은 청소라는 일상적인 행위에서 철학을 논하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거니와 역사, 사회, 문화 등의 요소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사실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관련된 영화나 명화 등도 함께 실음으로써 더 큰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재미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알아가는 것도 많았던 기대 이상의 책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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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 방구석 문화여행자를 위한 58가지 문화 패키지 여행
한민 지음 / 부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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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 제목도 정말 재미있게 잘 짓는것 같다. 일단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하게 만들고 그래서 결국엔 책을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도 그런 셈인데 제목만 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짐작조차 못할것 같다.

 

그리고 제목을 넘어 책속으로 들어가보면 세계 각지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어찌보면 해당 국가에서는 대표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일수도 있어서 단순한 흥미 차원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해외를 나간본적은 없지만 해외여행기를 읽어보면 항상 궁금했던 것이 아무리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라고 해도 어쩜 그렇게 저자들은 한결같이 인생에서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은 각종 사건사고들을 경험하는데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고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차이를 이해하고 알아간다는 점에서 의미있겠다.

 

게다가 이야기의 대상이 되는 것도 제목에서처럼 이야기 속의 가상인물, 세계문화유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그 나라의 전통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슈퍼맨의 등장했던 시기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사람들은 히어로의 등장과 그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에서 어쩌면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홍길동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이라는 이유에서 작품적 가치도 분명 있겠지만 그 당시의 시대상과 계급 사회의 모습을 잘 묘사하면서 작품의 내용이 시사하는 바가 큰 것도 이유이겠다.

 

책은 이렇게 혼란한 시대 새로운 영웅의 등장이라는 큰 테두리는 비슷하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회 문제가 다르듯 디테일한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데 이는 어느 문화가 더 뛰어나고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다소 진지한 이야기에 어렵거나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도 충분히 흥미를 잦고 읽을 수 있어서 세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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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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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하다'라는 말은 과연 칭찬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사실 그 단어 자체만 놓고 보면 후자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딘가 모르게 '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이는 다시 행동이 둔하다는 식으로까지 의미가 연장되는데 당당히 사람들에게 둔감력을 기르자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일본인으로 정형외과 의사와 강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글자 하나의 차이일 뿐인데 어딘가 모르게 의미마저 크게 달라져 보이는 '둔감하다', '둔하다', '둔감력'.

 

이 책은 지난 2007년 처음 출간된 이후로 무려 1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일본어 원제는 '鈍感力(둔감력)'으로 이 말은 그해의 유행어 대상에 올랐을 정도라고 한다.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이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앞서 이야기 한 둔하다는 식의)로 사용되기도 했다는데 사실 섬세함이라던가 아니면 오히려 민감한 성향이 그래도 둔감력보다는 낫지 않나 싶은 마음이 작용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나 보통 둔감력을 기르자고 말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도 이 단어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부족을 불러왔을것도 같은데 저자가 말하는 둔감력이라 바로 긴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그대로 주저 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한 힘을 뜻(들어가는 말 中)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이 둔감력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자신의 주변인들을 예로 들어서 둔감력이 높은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왜 둔감력이 필요한가를 보여준다. 주변으로부터 혹시라도 비난이나 질타를 받더라도 둔감력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일종의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는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발휘해 둔감력과 신체 건강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주변에서 보면 너무 괜찮은거 아닌가 싶은, 오히려 걱정해줬던 주변 사람들이 괜히 더 무안해지고 마는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저자의 표현으로 따지면 상당히 둔감력이 높은 사람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듯이,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주변의 질타까지도 넘겨버리는 것이다. 이는 단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경우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겠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저자가 말하는 둔감력이란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여유로운 자세,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 그리고 주변의 기준에 의해 살기 위해 초조해하지 않는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힘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도 조금씩 둔감해지자. 나를 힘들게 하는 이를 열받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해, 나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오늘부터라도 조금은 둔감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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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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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위치한 이 다섯 나라들을 보면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는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추울것 같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앞서고 뒤이어서는 왠지 조용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최근 방송된 바 있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지라는 방송에서 노르웨이와 핀란드 편이 방송되면서(특히나 핀란드 방송편) 이런 생각은 더 깊어졌던것 같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그리고 바로 직전까지 유행했고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용어들을 생각하면 여유로운 그리고 심리적으로 풍요로운 그들의 삶이 한편으로는 부럽다고 여겨졌던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중 덴마크의 경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고 교육이나 복지의 측면에 있어서도 상당히 놀라울 정도의 부러움이 느껴지는 나라들이여서 살아보면 어떨까하는 궁금증도 있었기에 어쩌면 나와 비슷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많은 사람들의 편견 아닌 편견을 살짝 깨트리며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이클 부스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는 읽기도 전부터 상당히 기대되었던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동시에 저널리스트로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5개국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나라에 대해서도 세계 여러 매체에 기고한 바 있는데 그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10년 동안 북유럽에서 실제로 산 경험이 있음) 실제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다시 그곳을 찾아가 북유럽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여러 언론매체 등을 통해서 많은 장점을 가진 나라로 소개된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해 왜 그렇게 열광적으로 좋은 점만 읊어대는지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고 마치 5개국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듯이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행복지수 1위, 복지국가의 위엄 뒤에 자리한 높은 세금, 사람들 사이의 지나친(저자가 생각할 때) 사회 규약(규범), 심심한 등을 넘어 사회문화, 사람들의 특질 등을 보여주기 위해서 5개국에서 평범한 시민을 비롯해 역사/인류학자,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정치인은 물론 요정 연구가와 산타클로스까지 만나 북유럽과 북유럽 사람들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마치 은근히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허상을 깨트려주마'하는 분위기도 느껴지지만 이 책의 진면목은 5개국에 대해, 이곳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담아내나 결코 무겁거나 딱딱하지 않게 써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마치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을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5개국 한정판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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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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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는 미술시간에 그 유명한 '키스(연인')라는 작품의 화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외에는 딱히 기억하는 정보도 없었으나 지난 2015년 개봉된 '우먼 인 골드 (Woman in Gold, 2015)'를 통해서 그의 작품이 화제가 되면서 잠시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었고 이렇게 제대로 그의 삶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알게 된 경우는 arte(아르테)에서 선보이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클림트: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가 처음이지 않나 싶다.

 

회화에 문외한이 내가 보기에 클림트의 작품이 갖는 특징은 마치 여성을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처럼 그려내고 있고 황금빛을 주로 사용해 신비로우면서고 고결한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작품명은 몰라도 그가 그렸다는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그림을 보더라도, 설령 제목은 몰라도 이건 클림트의 작품이구나 싶은 생각을 갖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역시나 표지에서도 그의 작품이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단순히 클림의 생애와 작품 세계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작품들의 기초가 되고 그로 하여금 영감을 얻게 한 근원을 찾아가는 예술 기행으로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충분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2018년은 클림트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이 책은 더욱 의미가 있을것 같다. 클림트의 작품은 색감이나 그림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상당히 고급스럽고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는데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해보는데 이 책에서는 바로 그 매력의 원인을 오스트리아 빈을 비롯해 빈 벨데레데 미술관, 이탈리아의 라벤나, 오스트리아의 아터 호수, 빈 클림트 빌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생애 전반을 따라가듯이 예술 기행을 하고 있다.

 

 

짐작을 했겠으나 책에 등장하는 곳들은 클림트의 생애,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공간(지역, 장소)들이기도 한데 오스트리아 빈은 그의 삶과 예술의 주무대가 된 곳이며 빈에 있는벨베데레 미술관의 경우에는 클림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키스>를 대중이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그가 연인과 함께 보냈던 오스트리아의 아터 호수나 생애 마지막을 머물렀던 아틀리에가 있는 클림트 빌라(빈에 소재)에 이르는 여정은 마치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클림트를 주제로 한 예술 기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게 할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참 좋았던 것은 그이 대표작인 <키스>와 한 두 작품 정도 본 것이 다였던 나에게 보다 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해주었고 마치 여행을 떠나듯 그가 머물렀던 그리고 그가 활동했던 장소들을 비록 책에서나마 함께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설명함에 있어서 저자에 대한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깊있는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고 깊은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내용면에서 상당히 충실하게 잘 쓰여져 있다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소수이나마 이 책을 비롯해 시리즈 각각, 또는 연관된 몇 개를 묶어서 예술 기행이라는 테마로 실제 여행 상품을 만든다면 상당히 멋진 기획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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