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테리 앱터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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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이라니 참 쉽지 않은 주제의 이야기이고 그래서 더욱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마치 단언과도 같은 제목, 어쩌면 타인에게 말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마치 나에게 다짐하는 말 같은 글귀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타인이 나를 판단하도록 나를 내버려두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도 같아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 책인데 사실 어느 나라나 이런 부분은 존재하겠지만 한국만큼 유독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그건 아마도 관심이나 정(情)을 표방한 오지랖에서 오는 지나친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보니 자연스레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도 얽매이게 된 것일테고 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상대를 배려해 속으로 삭혀야 했던 이유도 한 몫 했던게 아닐까 싶다.

 

물론 지금은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자기 주관적이고 할말은 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럽기란 힘든데 이 책의 저자인 테리 앱터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는 무려 30년 이상을 인간관계를 연구해온 인물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영향을 받는지를 말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이에 대처하는 방법 나아가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실 진짜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마지막에 나온 말로서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실 대처하는 방법까지는 그러려니 할텐데 이것을 이용한다니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관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여러 관계에서 직면하게 되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함께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칭찬과 비난이다. 전혀 다른 두 감정의 만들어낸 상호작용과 함께 이것이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 가를 보여주는 대목은 30년의 관계 연구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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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만난 전쟁사 - 승자와 패자의 운명을 가른 역사의 한 장면
이현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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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도 출신의 기자라는 저자가 쓴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났다. 『미술관에서 만난 전쟁사』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땐 저자가 현역에서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사학도/기자의 교집합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유는 글을 참 잘 쓰셨고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미술사나 전쟁사라기 보다는 일반 독자들이 호기심을 느낄만한 주제어를 선택해 그에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미투, 페미니즘이 유행하면서 탈코르셋이라는 말 역시도 많이 들어보았을텐데 여성을 억합하는 패션 아이템인 브래지어, 코르셋이 사실은 전쟁 중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갑옷 같은 역할을 했다면 어떨까?

 

프랑스어로는 브라시에르, 영어로는 브레이서로 불렸던 브래지어는 궁사들의 팔목보호대 역할을 했고 이는 중세 말기를 거치면서 그 역할이 확대되어 갑옷의 가슴 보호구를 통칭하는 용어였다니 신기하다. 여기에 코르셋의 경우에는 기병들의 가슴과 배를 보호하는 흉갑 역할을 하기도 했단다.

 

한편으로는 역삼각형의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장교의 미덕처럼 여겨졌기에 이 코르셋의 효용가치가 그야말로 미용으로 그러나 남성 장교들이 착용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이외에도 중세 왕들이나 귀족들의 초상화에서 볼 수 있는 스타킹을 남자들이 신었던 이유라든가 초콜릿이 처음 한반도에 들어왔을 당시에는 일종의 신문물로서 친러파와 친일파가 서로의 지배권을 위해 주변에 선물용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초콜릿 제조사인 허쉬는 초콜릿을 전쟁 보급품으로 만들어 병사들의 전투력 향상이라는 공을 인정받아 훈장까지 받았다고 한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밀로의 비너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보면 다시금 전쟁당시 승전국의 문화재 약탈과 문화재 반환이라는 문제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밀로의 비너스>가 팔이 없는 이유를 둘러싼 여러 설들 중에서 최초 발견자인 밀로섬의 농부로부터 터키 당국이 빼앗았고 이를 다시 프랑스와 터키 해군이 격전을 치르면서 결국 프랑스 손에 넘어갔다는 것인데 이전까지만해도 두 팔이 있었던 것이 이 격전에서 팔이 하나 떨어져나갔고 프랑스가 이것을 정식으로 들여왔다고 꾸미기 위해 나머지 팔 하나도 잘라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설이긴 하지만 적어도 세계 3대 박물관으로 불리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높은 긍지를 자랑으로 여기는 프랑스 정부가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약탈 문화재에 대해 자신들의 자긍심을 진정으로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시간이 흐르고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또는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와 관련된 사실이 조금씩 들어남에 따라 간혹 이전까지 대중에게 알려져 있던 사실이라는 부분이 또다른 진실의 모습을 보일 때도 있는데 책에서는 아즈텍 문화를 멸망케해서 멕시코 희대의 악녀라고 불리는 말린체에 대한 재조명은 침략자인 스페인은 아즈텍 문화를 없앤 악인처럼 여겨졌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즈텍 문명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그들 내부의 악습이 어쩌면 결국엔 자멸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물론 비약적일수도 있겠으나 어느 정도는 기인한 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경우처럼 후대인들이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낸다면 분명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정보들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것 같다.

 

다양한 그림들 속에 담긴, 요소들을 전쟁이라는 주제와 연결지어 이야기하고 있고 그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생소하게 느껴지는 내용도 많아서 더욱 흥미로웠고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되어 있지 않고 크게 미술사나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이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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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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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인문학적 소양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절로 지혜가 따라오지 않는 것처럼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모두가 교양과 함께 인문학적 소양이 쌓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가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들어나는데 최근 소위 사회적 지도자들이라 불리는 인물들의 언사를 보면 그 저급함이 참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이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그 사람이 가진 소양의 전부인지는 솔직히 알 수 없으나 어느 정도는 짐작케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타산지석으로 삼게 해주니 그 하나만큼은 높이사고 싶어질 정도이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최근 눈길이 가는 책도 인문교양서, 그중에서도 철학서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간다. 특히나 요즘은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또 충분히 흥미롭게 쓰여져서 누구라도 접근하기 쉽도록 하고 있는데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흥미적인 요소는 덜하는 내용면에 있어서는 그 무게감만큼이나 독자들에게 인문학적인 소양을 안겨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도서가 새로운 옷을 입고 리커버북이란 이름으로 출간되는 것이 최근 출판업계의 트렌드인가 싶은데 이 책 역시도 개정판으로, 개인적으로는 이전 도서를 읽어보질 못했기에 첫 독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목차에서부터 이미 철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특히나 주체적인 인간, 자신의 생각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인간을 위한 인문철학서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데 철학이 밥 먹여주냐고 물을지도 모를 힘든 시기에 어쩌면 그렇기에 더 철학서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할수도 있는 책일 것이다.


철학이라는 것, 이름만큼이나 어렵고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것 같아 어쩌면 이와 반대에 있다고 해도 좋을 시만큼이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데는 하등의 필요가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

 

시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면, 철학은 그야말로 내가 인생에서 겪는, 겪게 될 문제들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고 또 바로 지금 이 순간 나의 인생살이를 위해서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분명 목차에 나오는 말들은 지나치게 철학적이다. 그러나 이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은 우리의 삶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그 간극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고 또 그 안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가 천천히 읽어내려가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도록 쉽게 쓰여져 있어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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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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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참 어렵고도 난해한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창의력을 기르겠다고 그에 맞춘 학습을 하고 거기에 더해서 따로 그 능력을 더하겠다고 창의력을 향상시켜준다는 학원까지 보내지만 그에 비하면 어른이 되어버린 보통의 우리는 참으로 창조력이 부족해보이기도 한다.

 

이게 어디 마음 먹는다고 쉽게 되겠냐 싶기도 한데 이에 대해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이자 나름 화가라고 말씀하시는 김정운 작가는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를 통해서 마치 '모방이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창조란 유에서 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며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데서 탄생한다.”라고 말한다.

 

워낙에 저작권 보호다, 표절이다 뭐다 해서 누군가의 창작물을 소위 베끼는 행위로 인해 법적 분쟁까지 오고가는 시대와 패러디가 새로운 영역이 되는 시대의 공존을 생각하면 마냥 틀린말은 또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 발명품이라고 불리는 것도 곰곰히 되짚어보면 원래 있던 것에서 더 나은, 많은 기능이 추가되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또한 맞는 말인것도 같고 바로 이런 의미에서 창조를 편집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 부분도 일정부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느껴지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의 편집들이 모여 창조가 되었을까하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문득 생각해보면 이 책이야말로 편집에 의한 하나의 새로운 창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 속에는 다양한 자료들이 소개된다. 이분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하실 수 있는 비결은 아마도 그 안에 자리한 스키마가 다양한고 풍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역시도 그렇다. 간결한 주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세 개의 근거를 통해 독자들이 보다 흥미롭도 자료라는 보조교재를 활용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에게 있어서 창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창조라고 할것인데 오히려 이 책은  ‘유’에서 새로운  ‘유’를 탄생시키는 것이라 말하며 그 탄생의 방법이 바로  ‘편집’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주장 하나만으로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부르짖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고 또 어쩌면 오히려 더 쉬운 성장과 발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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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정답은 아니야 - 세상의 충고에 주눅 들지 않고 나답게 살기 아우름 31
박현희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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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정답은 아니야』라는 말을 보니 마치 세상에 절대진리란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물론 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명확하게 흑과백으로 나누듯이 딱 잘라서 이것이야말로 진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오히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때로는 지역(나라)에 따라 당연히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뒤집어지기도 하고 조금씩 변화를 겪기도 하는 것을 보면 그 무엇도 확신하기엔 힘들것 같다. 그래서인지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었을 때는 어느 정도는 감이 잡히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어떤 의미에서 그야말로 상식이라 생각되는 것에 반기를 드는 것일까 싶어 더욱 궁금했다.  

 

샘터에서 출간되는 아우름 31번째 이야기인 이 책은 결국 세상의 잣대(충고)가 아니라 나답게 살기를 주장하는 의미였다. 요즘 출간되는 도서들의 화두를 보면 자존감, 나답게 살기, 욜로, 라곰, 휘게, 소확행 등이다.

 

일련의 공통점이 느껴지는 이 단어들이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아마도 타인의 시선, 타인 중심의 삶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일 것이다. 예전 같은 당장에 이기적이라고, 특히나 정(情)이라는 이름으로 유독 오지랖 넓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과 의외로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 것이다.

 

그렇기에 속담과 충고에서 찾아보는 상식의 '배반'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는 이 책은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익숙한 속담들, 그러나 한번 더 꼬아보면(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충분히 다른 의미로도 다가오는 이야기는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충고편을 보면 그야말로 핵심을 찌른다. 그 자체로 새겨두어야 할 명언 같은 말들이라는 생각마저 들어서 작고 가볍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이제껏 많이 만나 본 아우름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코 눈길을 끌고 또 한편으로는 현실감있게 다가왔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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