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자서를 감수하는 분이라 홍춘옥이란 이름은 낯이 익었다. 그의 책은 처음 보는 거 같다. 나의 투자 성향과 맞진 않지만 쉽게 설명해줘서 이해가 잘 되는 점은 좋았다. 처음 읽을 때는 내 수준에서 봤을 때 쉽고 평이하다 생각했는데 다시 훑어보니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쉽게 설명해줘서 쉽다고 느꼈지 다시 보니 도움 되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다. 


 사보기는 아깝고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좀 더 읽어보고 싶다. 투자 공부 꾸준히 해야겠다. 모르는 게 많다. 




 이와 같이 경기가 나빠질 때는 환율이 상승하며, 반대로 경기가 좋아질 때는 환율이 하락합니다. -p80


 저자는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KOSEF 미국달러선물'과 'KODEX 미국달러선물' 을 추천한다. 더 좋은 방법으로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라고 한다. 'TIGER 미국채 10년선물'이나 KODEX 미국채 10년선물을 추천한다. 해외증권 계좌가 있으면 'IEF(미국 7-10년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 나 'TLT(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한다. 




 즉 새로 발행된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면 이전에 발행된 저금리 채권의 가격이 폭락한다는 뜻입니다. -p84


 이와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가 오를 때는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하락합니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때는 금리가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상승합니다. -p85


 음, 어렵다. 채권과 주식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도 떨어지는 데 그럼 주식과 채권 가격이 같이 떨어지는 건다. 



 1990년 이후로 수익률을 한정해서 살펴보면, 코스피 연 수익률은 '2.7%' 로 떨어집니다. -p109


 저자는 한국 주식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이는 나도 같은 의견이다.


 

 (중략)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비관론이 높아질 때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됩니다. 그리고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나타날 때는 환율이 급등하고, 수출 전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자주 관측됩니다. (중략)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 1-2년이 지나야 불황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p180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글에서 'us 10 2' 를 입력하여 검색하면 됩니다. -p189


 오늘 뉴스 기사에서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는 기사를 봤다. 1-2년 후에 불황이 찾아올까? 


 

 다시 정리하면서 복습하니 좋다. 아직 공부가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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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면서도 허접한 책이 많아서 읽기 전에 걱정을 했다. 이런 류의 책이란 미래 예측에 관한 책을 말한다. 일단 아마존 미래 예측 분야 1위,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애덤 그랜트의 강력 추천 등으로 신뢰감이 상승해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뻔한 내용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새롭고 재밌는 내용이 많았다. 알찬 책이었다.




 그림 4를 보면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면적은 중국과 인도, 서유럽과 동유럽, 미국, 일본을 합친 것 정도다. -p43


 엥?? 아프리카 대륙이 저렇게 넓다고?? 아프리카에 중국, 인도, 서유럽과 동유럽, 거기에 일본과 미국까지 들어간다고??? 믿기 힘든 크기이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13억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앞으로 아프리카가 성장하고 거기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의 인구 증가, 농업 생산량 증가, 이동통신관련 분야 등이 아프리카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 한다. 이 저자 뿐 아니라 그동안 아프리카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글들을 몇 번 본 거 같다. 하지만 아직도 내게는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고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일로도 느껴진다. 


 그 근거로 먼저 기후위기를 꼽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진행되고 있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지역은 아마도 아프리카일 것이다. 특히 농업 부분에서 치명적일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것이다. 아마 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곳은 아프리카일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아프리카의 성장을 억누르는 정도가 아니라 아프리카에게 파괴적일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정말 농업 발전이 아프리카의 성장을 가져올까하는 의문이다. 그런데 잠깐 더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현재 아프리카의 농업 수준은 아직 소가 쟁기를 가는 수준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기계화, 현대식으로 바뀌면 엄청나게 생산성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역시 또 의문점이 생긴다. 근데 왜 아직까지 아프리카는 제자리인 거 같지? 왜 농업생산성이 진작 늘어나지 않았지? 나는 아프리카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예전에 본 책을 보면 아프리카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관심이 없고 몰라서 그렇지. 지독한 가난, 그러니깐 굶어 죽는 사람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필립스의 의료 분야 매출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필립스의 순이익 또한 크게 올랐다. -p84   


 전 세계적으로 노년 인구가 늘고 있다. 앞으로 노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들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건강보험, 연금 지출은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필립스의 의료 분야 매출이 저렇게 높은지 몰랐다. 필립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봐야겠다!



 OECD는 "성인 비만율은 미국과 멕시코, 뉴질랜드, 헝가리가 가장 높고 일본과 한국이 가장 낮으며, 2030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만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중산층보다는 빈곤층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p203


 한국, 일본의 성인 비만율이 가장 낮은 이유가 참 궁금하다! 일본의 선조는 한국이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의 DNA는 유사하다. 유전적인 원인이 있을 거 같은데, 문화, 환경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이유가 몹시 궁금하다!!!


 

 저자는 찐이었다. 역시 책을 고를 때 저자의 이력이 중요하다. 2030년 과연 이 책의 예측이 얼마나 맞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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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는다. 너무 좋다. 과학책도 문학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 책은 재밌어서 계속 읽고 있다. 저자가 글을 잘 써서 그런건지 책 내용이 흥미가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아마 둘 다 일테지만. 저자가 독자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신경쓰면서 글을 쓴 흔적이 많이 보여서 좋았다. 독자의 오해와 반응을 미리 고려해서 오해를 풀어주고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국가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사례들을 분석해서 보여준다. 몰랐던 역사 이야기들이었는데 참 재밌다.   



 처음 위기 상태에 빠지면 누구나 삶에서 모든 것이 잘못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좌절에 빠진 상태에서는 한 번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쉽지 않다. 따라서 첫 상담에서 심리 치료사의 일차적 목표는 '울타리 세우기' 라 일컫는 방법을 동원해 그런 마비를 해소하는 것이다. (중략) "내 문제는 이 울타리 안쪽에 있어. 바깥쪽에 있는 것들은 모두 정상이고 전혀 문제가 없어!"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주변에 울타리를 세우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곧바로 안도감을 느낀다. 다음 단계에서 심리 치료사는 환자가 울타리 안쪽의 문제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도록 도움을 준다. 환자는 그렇게 '선택적 변화'를 시작한다. 얼핏 생각하면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할 듯 하지만, 그런 변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환자에게 압박감만 더해줄뿐이다. 하지만 선택적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p54



 표1. 개인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 위기 상태의 인정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개인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개인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사람과 지원 단체의 물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사람의 사례

6. 자아 강도

7. 정직한 자기평가

8. 과거에 경험한 위기

9. 인내

10. 유연한 성격

11. 개인의 핵심 가치

12. 개인적 제약으로부터 해방

-p57


 표2.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국가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국가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국가의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6. 국가 정체성

7. 국가의 위치에 대한 정직한 자기평가

8. 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 위기

9.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10.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11. 국가의 핵심 가치

12. 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p70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개인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요인 12가지를 토대로 국가가 위기를 해결하는 요인 12가지를 설정했다. 다양한 국가적 사례들을 12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꽤 좋은 접근이었다고 생각한다.


 

 핀란드가 타협을 거부한 또 다른 이유는 스탈린이 허세를 부리는 것일 뿐이므로 결국에는 지나친 요구를 거두어들일 것이라 오판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탈린도 핀란드가 허세를 부리는 것일 뿐이라고 오판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처럼 작은 나라가 미치광이처럼 인구가 50배나 많은 국가에 맞서 싸우겠다고 나설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다. 소련의 전쟁 계획에 따르면 헬싱키를 보름 이내에 점령할 작정이었다. 또 전통적으로 핀란드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핀란드를 지원할 것이라고 오판한 것도 핀란드가 더 이상의 타협을 거부한 이유였다. 일부 정치인의 잘못된 판단도 문제였다. 만네르헤임 장군의 경고에도 정치인은 핀란드군이 소련의 침략을 적어도 6개월가량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p94


 핀란드는 소련과 국경을 마주한 작은 나라였다. 1939년 소련은 핀란드를 침공했다. 핀란드는 소련과의 전쟁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소련 역시 많은 군인이 죽었다. 핀란드는 14세 이상에서 50세 까지 자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여자들도 전쟁에 동원되었다. 핀란드의 역사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핀란드도 국가 정체성이 강한 민족이었다. 이런 민족은 끝까지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위를 보면 핀란드와 스탈린은 많은 오판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건데 참 많은 오판이 나온다.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오판들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아무 문제 없이 살고 있다면 이런 수많은 오판을 피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해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제대로 된 판단들은 오판들 보다 더 조명되지 않는다. 아이러니이지만 어쩔 수 없다. 


 

 핀란드는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 그 중 핀란드의 교육제도도 분명 큰 역할을 했으리라.


 따라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가장 똑똑한 졸업생이 교사가 되고, 심지어 대학교수보다 사회적 지위는 물론 보수도 높다. 모든 교사가 석사나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가르치는 방법에서도 많은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그 결과, 핀란드 학생은 문해력과 수학과 문제 해결 능력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 -p117 


 미국에서 교사는 사회적 지위가 낮아 대학 성적이 좋지 않은 졸얼생이 주로 교사가 된다. 당연히 급여도 낮다. 부업을 해야 생활이 될 정도라 한다.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성장한 것도 높은 교육열과 분명 큰 상관관계 또는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다. 


 

 핀란드 역사 이야기, 소련과의 전쟁,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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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1-10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앞으로 읽을 목록에 이 저자의 <총균쇠>가 있어요.ㅋ

고양이라디오 2024-01-10 18:06   좋아요 1 | URL
페크님 오랜만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총, 균, 쇠> 인상깊은 책입니다. 벽돌책이고 중간 중간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깨닫는다>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동물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인간의 유래>에서 다윈은 동물과 인간의 정신 능력이 수준에서 차이가 날 뿐 종류가 다르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동물에게도 우리와 같이 사유, 기억, 언어 능력은 물론이고 심미적 감각까지도 있으며, 인간의 인지가 동물의 인지보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차이는 오로지 그 복잡성에만 있다는 뜻이었다. -p23


 나는 다윈의 위 주장에 동의한다. 그리고 현재 과학의 실험 결과들은 다윈의 주장을 뒷받침해가고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봤을 때도 갑자기 인간에게만 의식, 자유의지, 사유, 기억, 언어, 감정 등등의 능력이 생겼을리 만무하다. 침팬지는 우리와 DNA가 98퍼센트 일치한다. 침팬지들을 보면 인간과 차이점보다 공톰점이 더 많은 거 같다. 프란스 드 발이 쓴 <침팬지 폴리틱스>란 책이 있다. 그 책을 보진 않았지만 프란스 드 발의 책을 3권 정도 읽었다. 침팬지의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침팬지들은 정치적이다. 우리가 괜히 정치질하는 게 아니다. 정치질은 우리의 본성이다. 편 가르고, 서열을 중요하시하는 것은 침팬지와 공유하는 우리의 본성이다. 



 바우어새는 둥지를 장식할 때 재료들을 되는 대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그리는 화가들처럼 원근법의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배열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착시를 위해 수컷들은 잔가지로 꾸며 놓은 둥지 입구 바로 앞에 크기가 제일 작은 재료들을 놓고 입구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제일 큰 재료들을 놓는다. 


 (중략) 연구팀은 바우어새가 예술가라고 결론 내렸다. 인간을 제외하고 예술적 감각을 지녔다고 전적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동물이었다. -p33 

 

 다른 동물들도 심미적, 음악적인 예술적 감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바우어새의 수컷은 자신의 둥

지가 암컷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알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원근법을 고려해서 둥지를 장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고양이의 정신 능력을 탐구하는 과학자들도 방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고양잇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학자들은 별로 없었다. 내가 이야기를 나눠 본 고양이 연구자들은 고양이가 영리하다고, 이를테면 관찰을 통해 아주 기민하게 학습한다고 강조했지만,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인 까닭에 (인지 연구의 필수요소인) 반복 실험에 끌어들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p42 


 독일은 한 연구자는 고양이가 4까지 셀 수 있음을 증명하는 데 딱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실험을 위해 자신이 얼마나 참을성을 발휘해야 했는지 설명했다. 고양이들 중 한 마리가 아침에 딱 한 번 테스트를 받고, 다른 고양이가 오후에 또 딱 한 번 테스트를 받았다고 했다. 고양이는 역시 인간을 집사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다. 주인을 실험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 책에서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에 대한 챕터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이해가 간다. 



 앵무새에 대한 챕터가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앵무새는 형태와 색깔이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같다. 초록색 열쇠와 초록색 컵을 꺼내 뭐가 같은지 물어보면 색깔이라고 답한다. 뭐가 다른지 물어보면 형태가 다르다고 답한다.



 페퍼버그의 연구 이전에는 새는 사물에 이름 붙이는 것을 배울 수 없다고들 믿었다. 1960년대에 노암 촘스키같은 언어학자들은 인간만이 물체를 명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자들은 새가 '같다.', '다르다', '더 크다', '더 작다' 등의 개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알렉스는 테스트에서 고작 20분 만에 열쇠, 컵, 종이 등 여러 물체의 이름표를 말했을 뿐만 아니라, 색깔, 형태, 크기, 재질(울, 나무, 금속)까지 구분했다. '같음-다름' 은 인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개념이다. 그래서 알렉스는 두 사물의 속성에 주의를 집중하고 페퍼버그가 무엇을 비교하라고 하는지, 색깔인지, 형태인지, 재질인지 정신을 바짝 차려 들어야 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판단을 내린 다음 정확한 이름표까지 입 밖에 내서 말해야 했다. 

 (중략) 알렉스는 심지어 영이나 없음을 이해하고 발음할 줄도 알았다. 이제까지 이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동물은 침팬지 두 마리가 전부다. -p138 


 알렉스는 앵무새 중에서도 똑똑해서 어린 앵무새들의 훈련을 지켜보다 어린 새가 단어를 잘못 발음하면 "분명히 말해!" 라고 말한다. 


 

 동물이 자기 종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들의 의사소통이나 발성이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언어와 비슷할 수 있을까? 다윈은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숭이의 울음과 몸짓을 이해하거나 개가 짖는 소리와 표현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67  

 

 동물들끼리도 의사소통을 한다. 돌고래는 지역마다 방언이 있고 짧은 순간에 복잡한 정보를 서로에게 전달할 수 있다. 침팬지들은 단어들을 변형하거나 조합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일단 이 언어를 이해하고 나니까 새로운 요구를 제시해도 단번에 알아듣고 반응했어요. 훈련된 행동이 아니었죠. 아키카마이는 언어의 문법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p291

 

 아키카마이는 돌고래의 이름이다. 돌고래들은 기본적인 문법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영상에서 아키카마이와 피닉스는 하나의 행동을 발명해서 그 행동을 같이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두 돌고래는 수조 한쪽에서 출발해 같이 물속에서 10초 정도 원을 그리며 돌더니 일제히 물 밖으로 뛰어올라 꼿꼿이 선 채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입으로 물을 내뿜었다. 이 모든 행동이 정확히 동시에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p293 

 

 우리는 아직 돌고래들이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들끼리 음파를 이용해 대화를 나눴으리라. 


 

 기억력 측면에서도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동물들이 많다. 인간의 기억력은 아마 제한이 걸려있는 거 같다. 효율이 낮아서 강제로 억제되지 않았을까 싶다. 침팬지는 사진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다람쥐나 새들은 수많은 먹이를 숨겨 놓고 그것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매번 물건을 잊어버리는 내게는 부러운 능력이다. 



 개미부터 개와 늑대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물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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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1-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고양이는 그렇군요. 인간은 집사일 뿐이군요 ㅋㅋㅋ 다람쥐는 도토리 숨겨놓고 위치를 잘 잊어버린다는 데 아니었네요. 이 책 재밌을 것 같아요!! 담아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1-08 00:24   좋아요 1 | URL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써서 제가 쓴 글 다시 찾아봤어요ㅎ

클라크잣까마귀는 가을에 수백군데에 2만개의 잣을 숨겨놓고 겨울과 이듬해 봄에 대부분을 찾아 먹는다고 하네요.

다람쥐는 저의 잘못된 기억이었던 거 같고 그래서 인터넷 찾아봤더니 숨겨진 곳을 잘 찾고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좋다고 합니다. 기억력이 나쁘다는 속설이 있는 거 같습니다ㅎ

근데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에 보다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기 때문에 잘 숨기고 잘 찾아먹는 다람쥐들이 더 많이 살아남았을 거 같습니다ㅎ

꼬마요정 2024-01-08 14:44   좋아요 1 | URL
아, 그냥 속설이군요. 다람쥐는 똑똑하고 기억력이 좋다,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1-08 19:04   좋아요 1 | URL
붕어 기억력 5초, 새대가리 이런 거 대부분 속설인 거 같습니다. 다람쥐도 엄청 똑똑할지도ㅎㅎ

꼬마요정 2024-01-07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품절이네요? ㅠㅠ

고양이라디오 2024-01-08 00:06   좋아요 1 | URL
네ㅠㅋ 저는 알라딘 중고점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구입했어요ㅎ
 
동물을 깨닫는다 - 인간은 모르거나 착각했던 동물의 마음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
버지니아 모렐 지음, 곽성혜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연히 동물에 관한 책을 1년 만에 다시 읽었다. 1년 전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다.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체감 상 3-6개월 지난 거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버지니아 모렐이 쓴 책이었다. 6년 동안 전 세계 11개 나라의 동물 연구 현장에 찾아다니면서 쓴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서평지 <커커스 리뷰>가 '올해의 책' 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1년 전 동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고 많이 놀랐다. 이번에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놀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개미, 꿀벌들은 그렇게 작은 뇌로 어떻게 가르치고 학습하는지 모르겠다. 물고기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아마도 고통을 느낄 것이다. 더이상 붕어 기억력, 새대가리라고 놀리면 안되겠다. 앵무새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앵무새는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의 말을 흉내낼 수 있다. 앵무새와의 대화는 신비롭다. 앵무새는 숫자도 셀 줄 알고 있음과 없음의 의미도 안다. 


 쥐가 웃는다니! 어쩌면 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들이 웃고 울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동물도 자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사례 뿐이지만 동물이 자살한 거 처럼 보이는 사례는 많다. 동물의 자살을 실험할 수도 없으니.


 코끼리의 공감능력, 어쩌면 인간 다음으로 똑똑할지도 모를 돌고래들. 사진 기억력을 지닌 침팬지. 침팬지는 인간보다 단기 기억력이 훨씬 좋다! 침팬지의 사진 기억력이 부럽다. 


 마지막 장은 개와 늑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라 재밌었다. 3만 년 전부터 개는 인간과 함께했다. 개는 동물 중 단언컨대 인간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3만년 이상을 함께한 사이라니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아쉽다. 고양이는 실험하기 까다로운 동물이다. 도무지 제멋대로라서 말을 안듣고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양이가 개보다 지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 동물에 관한 책 개론보다는 각론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 물고기, 새, 개 이런 동물들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다. 집에 개에 관한 책이 있는데 그것부터 읽어봐야겠다! 


 저자 버지니아 모렐이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 번역된 책은 <동물을 깨닫는다>가 다인 거 같다. 좋은 책인데 절판되고 판매부수도 많지 않아서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책은 살아남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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