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책 읽기와 피서를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평이한 단어와 문장들이 차곡 차곡 쌓아서 보여주는 기이하고, 또 슬프게 자학적인 사람들의 서늘한 이야기. 타인이 “오해 할까봐" 자신의 겉모습과 진짜 모습을 계속 변명하는 사람들. 그런데 내 속에도 그 사람들이 있다요? 

스물 몇 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니 매일 한두 편씩 읽으면 칠월도 지나갈겁니다. 사이사이 수박도 좀 드시면서 읽으세요. 


작년에 개봉한다던 셜리 잭슨 전기영화 예고편만 봐도 으스스합니다. 

https://youtu.be/wxMtEean_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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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7-05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은 없는데 뽐뿌당하고 싶은 이 마음 어쩔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박은 큰 거 한 통 있거든요.

유부만두 2021-07-05 17:58   좋아요 1 | URL
뽐뿌 당해주세요. 셸리 잭슨 혼자 읽기 무섭거든요.

붕붕툐툐 2021-07-05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야~ 원서 수박이라니 우리 알라디너들의 꿈의 피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전 괴기스러운 건 안 좋아해서.. 뭐 영어 원서를 못 읽고 그런게 아닌건 아시죠?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6 19:20   좋아요 1 | URL
ㅋㅋㅋ 개취존중합니다. ^^ 그런데 이번 영어책은 정말 문장이 쉬워서 부담을 덜고 도전해 보실만 합니다. 수박은 빼면 안되고요.

북극곰 2021-07-06 15: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댓글들이 하나같이 웃겨요.
아, 급 수박이 너무 먹고 싶네...... 라고 중얼거리며 나가는 북금곰.....

유부만두 2021-07-06 19:21   좋아요 1 | URL
수박을 뽐뿌했군요. ^^;;;;
요즘 자두도 참 맛있는데요.

북극곰 2021-07-07 16:18   좋아요 0 | URL
자두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껍질 부분이 어찌나 신지 막 몸서리쳐져요.
나이 들면 신 음식을 잘 못 먹는다고 하던데.
예전에 어른들이 귤이 셔서 못 먹겠다고 하시던 거 이해가 됩니다. 아, 슬퍼. ㅠ..ㅠ
 

6월 하순에서 7월 초에 걸쳐 어느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제목에서 말하듯 체육관에서 학생이 살해당한다.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인데 후반부에 꽤 길게 사건 관계자들 모두를 모아 놓고 '천재' 전교 일뜽 (빼면 일본 소설은 얘기가 안되나봐요) 오타쿠 남학생이 추리 강의를 한다 (푸아로인줄). 더해서 뽀나스로 이 사건의 배후의 더 나쁜 손, 다른 인물을 폭로한다. 


장마비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읽으면서 창문을 자꾸 바라보게 된다. 빗소리와 선풍기소리와 환풍기 소리 (이 더운 날씨에 국을 한솥 끓이는 중이었다. 집나가고 싶어서)에 정신이 사나웠다. 소설은 만화책 같은 표지(노랗거나 빨간 우산을 쓴 여학생은 안나옴)와 적나라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꽤 정석적인 범죄 추리 소설이 펼쳐진다. 


천재 고딩이 학교 동아리실에서 숙식하는데, 그 방/집에 경찰들이 찾아오자 이 녀석은 가만히 앉아있고 친구 여학생과 후배 여학생이 차를 끓이고 과자를 준비해 대접하드라? 가부장제도 선행학습이니. 범인은 잡았으나, 더 독한 사람이 배후에 있었고, 고3 '의리파' 남학생이 죽었으니 슬픈 일이고, 경찰 아저씨들은 어버버 대머리에 땀만 흘린다. 시리즈로 수족관과 도서관에서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렇게 흉을 봐놓고도 난 아마 다 읽겠지. 여름이니까. 



쾌청한 하늘 위로 작은 구름이 유유히 떠다닌다. 잔 안에 남은 얼음이 상쾌한 소리를 내며 녹았다.
벌써 7월. 여름이 바로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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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7-04 19: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딱 지금 읽기 좋은책이네요^^ 푸와로 아저씨 좋아하는 저로써는 끌리네요...
리뷰 읽다가 가부장제 선행학습에서 빵터졌습니다ㅎㅎ

유부만두 2021-07-05 17:59   좋아요 1 | URL
사람이 죽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장마철에 어울리는 추리/설명 소설이에요. ^^
탐정 주인공 학생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요. (설명하는 장면만 푸와로에요)

붕붕툐툐 2021-07-04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 너무 좋다! 여름에 딱!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07-05 17:59   좋아요 0 | URL
여름 장마철에 딱! 이죠.
 

지옥의 바닥, 얼음에 갇힌 영혼들과 연옥에서 만나는 ‘아라크네’가 인상적이다. (다시 한 번 도레 책은 삼 킬로가 넘어요!)

프루스트는 이리저리 순번이 밀려서 아직 4권 초반, 호텔방에 방금 들어선 고딩 화자는 말이 많다. 기차 여행에 삶은 계란을 먹는 건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고, 스치듯 만나는 여자마다 온갖 휘성 노래 가사의 망상을 펼치는 이 녀석은 여전히 말이 많다. 그런데 얘 말에 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니까. 할머니의 잘못으로 역방향으로 기차를 탄 나이든 하녀 프랑수아즈에게 감정이입하고 우울한 토요일, 빨래가 마르지 않아 더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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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7-03 16: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귀스타프 도레? 그림들이 으스스 하군여! 저 조금전에 유튭에서 조승연작가가 단테 ‘신곡‘ 이야기 해주는거 들었는데 유부만두님 글 보고 깜놀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3   좋아요 0 | URL
오호?! 대단한 타이밍인데요? 그렇다면 미미님께서 단테 신곡 읽으시는 건 시간 문제고요? (막 이런다)

단발머리 2021-07-03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이랑 형광펜 깔맞춤 뭐에요? 너무너무 이쁘잖아요! 225,000원! 눈을 의심했습니다.
‘읽고 싶어요’하고 나중에 스스로 선물 찬스 쓸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 의도를 알아보셨군요. 전에 진초록 표지엔 녹색 형광펜이었지요.
책 값... 대단하지만, 정말 인쇄 상태가 (흑백 판화의 선 하나 하나 생생하게) 좋아요. 무겁고요. 뽀대가 납니다.

scott 2021-07-03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책 유부 만두님에게 땡투 날려드리면 만두 사먹을 가격 (⊙ꇴ⊙)

그렇게혜윰 2021-07-04 07:04   좋아요 2 | URL
진짜 그러네요ㅋㅋㅋ 만두 사드리고 싶지만.....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네요?!!! 만두 만두 만두!

mini74 2021-07-03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격에 많이 놀라고갑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놀랐...어요. (먼산)

moonnight 2021-07-03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앜 단테 25만원@_@;;;; 큰일났어요 사고싶다사고싶다사고싶다@_@;;;;;

유부만두 2021-07-04 18:35   좋아요 0 | URL
큰일났어요. 저 도레 다른 판화집 검색하고 있어요. ㅜ ㅜ

레삭매냐 2021-07-03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테와 도레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가는 ㅎㄷㄷ이구요.

유부만두 2021-07-04 18:36   좋아요 0 | URL
도레의 판화는 정말 생생하네요. 3D 저리가라에요. (해설엔 원근법을 무시했다지만)

vita 2021-07-03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지만 ㅋㅋㅋ 과감하게 포기하고 단테 영문판 사러 가요 언니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7   좋아요 0 | URL
비타님은 단테를 이탈리아어로 읽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vita 2021-07-04 23:08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어로 읽으려면 2년은 더 있어야 할 거 같은데요;;;

그렇게혜윰 2021-07-04 0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테는 도레! 전 그냥 작은 것에 만족하렵니다 가격이 후덜덜^^

유부만두 2021-07-04 18:37   좋아요 0 | URL
작은 거라도 도레는 도레죠. 지옥 연옥 천국 다 쏘다니고 왔더니 저도 좀 후덜덜이었어요. ^^
 

거짓말 보다 힘이 센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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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03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에 방송에서 소개하는 거 봤어요
재미있을것 같던데...^^

유부만두 2021-07-03 14:20   좋아요 1 | URL
네.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미국 2016년 대선과 브렉시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요, 단점은.... 개소리들이 너무 인상적이라 머리에 남는다는 거에요;;; 멍멍왈왈

moonnight 2021-07-03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화이트와인÷책 멋져요 우아하신 유부만두님^^

유부만두 2021-07-04 18:38   좋아요 0 | URL
멋지죠, 제가요? (부정하기 시릅니다) 와인 마시고 막 취해서 애들 한테 개소리 한거 안 비밀;;;;
 

라이트 노벨이지만 소설에 대한 애정이 끓어 넘친다. 라이트 노벨이라서 현실 운운하면서 고교생 등단작가 둘이 같은 반이고, 한명은 수십만부 판매의 베스트셀러 작가에 전교 일뜽이다. 라이트 노벨이라 인간관계가 미니멀하다. 라이트 노벨이라 여고생 몸매 묘사가 하루키 만큼 많다. 라이트 노벨이라지만 지루했다. 스포: 소설의 (귀)신은 안 나온다.

청춘물을 쓰려면 좀 더 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야지. 청춘물을 읽는 독자의 대부분은 충실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지금은 이제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옛날을, 적어도 픽션 안에서 즐기고 싶은 중년층 이상이라고. - P64

"이해해. 여기에 있는 소설이 너를 구성하고 있는 걸…….그것이 어렵지 않게 전해져. 여기에 있는 책은, 전부 다 엄청 사랑받고 있으니까."
"별로……. 그렇지 않아."
사랑받는다.
사람에게 사랑받는 책이란, 어떤 책을 말하는 걸까.
코유루기의 시선을 따라 책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벽 한 면을 덮은, 키가 큰 책장. 이곳에 있는 책이 나라는 인간을 구성한다.
변함없이 시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코유루기 시이나라는 사람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 - P184

그 증거로, 지금은 거의 대부분 출판사가 웹에서 작가를 뽑아서 책을 내기 바빠. 큰 출판사 중에는 자체 웹 소설 투고 사이트까지 만들어서 거기서 작가를 뽑으려고 하기도 해, 이제 프로 작가가 뽑은 신인상의 시대는 끝났어.
앞으로는 틀림없이 프로가 뽑은 프로 작가보다 일반인이 뽑은 일반인 작가의 시대가 될 거야. 아니, 이미 되었어. 대개 일반 문예의 신인 작가는 웹 소설 작가의 초판 부수에 압도적으로 지고 있으니까. - P240

"발행 부수구나."
핵심을 찔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5천 부, 였어요."
"문고본이 5천이라……."
카스가이 씨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힘들겠네."
"저기……. 정말, 놀랐어요……. 1만 부 이하라니 단행본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숫자잖아요……. 문고본이 되어도 그런숫자라니……."
"요즘의 출판 업계는 정말로 가혹하지."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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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7-01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는 초판이 삼천부 이하라고 들었는데…

vita 2021-07-02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일본은 다르네요 초판본 숫자…… 키르케가 더 잼나요? 소설의 신이 더 잼나요?

유부만두 2021-07-02 00:18   좋아요 1 | URL
키르케!!!!!!!! 키르케 입니다.
소설의 신… 은 아휴…. 머 그냥 흔한 청춘물이에요;;;

vita 2021-07-02 00:22   좋아요 0 | URL
키르케 오늘 샀어요 ㅋㅋ 응 읽어볼게요 잘 자요 언니 그나저나 요즘 초딩들은 이 시간까지 안 자고 톡질하네요 에휴 🤦🏻‍♀️ 내일 학교 가면 만날 건데 보고싶어 죽으려고 하네요 켁 그런데 소설의 신_ 좀 유치해도 제목 좋아요 👍🏻

유부만두 2021-07-02 00:2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낚인거죠 ㅎㅎ

moonnight 2021-07-03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고생 몸매 묘사가 하루키만큼 많다 에서 막 웃었습니다ㅎㅎㅎㅎ;;; 약간 끌리려다가 유부만두님 리뷰로 만족하고 패스합니다 호호^^

유부만두 2021-07-04 18:39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 책은 정말 제목으로 사람 홀리고 내용에선 나몰라라 재미 대가리도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오늘 읽은 추리소설 <체육관 살인>은 은근 제대로 된 본격 살인+추리라 (물론 고등 전교 일뜽이 빠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