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제로라도 맛있는 재미있는 글을 내어주는 작가, 이다혜님의 책을 냉큼 구입했다. 지난주 금요일 당일 배송을 기대했는데 Bel Canto 만 오고 어제 월요일에 받았다. 그러니까 토일월 조식을 굶은셈. 어제 읽기 시작해서 오늘 아침에 '생각도 하면서' 마저 읽었는데 내 애정 아침 메뉴 '떡'은 들어있지 않다. 


유학시절 (시)부모님께서 위문상자와 함께 오실 때면 함께 온 냉동 떡들. 남편은 설기류를 난 찰떡류를 좋아한다. 한 덩이씩 꺼내 전자렌지에 데우거나 실온에서 해동해서 커피나 우유 (요즘은 두유)와 함께 먹었다. 배고프면 두 덩이, 어쩔 땐 점심도 떡으로 해결했고 (떡은 결국 쌀로 만드니까) 김치찌개랑 떡을 먹기도 했다. 옛날에 말입니다. 옛날.  


하루의 시작을 만드는 바쁜 손길과 그 전날의 준비와 이 모두를 당연시하는 식구들 (먹는 입들!). 그리고 요즘, 조식 뿐 아니라 중식 석식 간식 야식 모두를 집 안에서 겪어내려니 멘탈이 바스러지는 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 그래, 간단하게 떡 한 덩어리. 차 한 잔.


생활밀착형 주제로 소소하고 또 친근하게 쓰인 엣세이 시리즈들이 많이 보인다. 아무튼이나 이번 띵 시리즈, 또 다른 여러 .... 그런데 책마다 글이 들쭉날쭉이다. 난 아예 이다혜 시리즈나 나오면 좋겠다. 한결 같은 퀄리티에 무한 리필되는 맛있는 이야기들.  저자의 이런 저런 장소의 맛집 경험들도, 책에서 읽은 아침밥상/빵 이야기들도, 영화 속 이야기와 그 모두 아래 깔린 분노의 사회문제들도. 이게 바로 이다혜 책 맛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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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3-31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렇겠어요!! 토닥토닥 그래도 거기는 먹을 떡도 많고 그렇잖아요? 떡볶이도 있고,,,^^;;
저야 집을 내팽개치고 사무실에 나와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하지만,
제가 뭐 먹을지가 골치에요.ㅠㅠ
떡이라도 있으면...좋겠어요. ㅠㅠ
저도 친정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사진처럼 저런 떡을 보내주셨는데...
저는 여러가지 콩 들어간 찰떡 좋아하는데...
맛있겠다요...^^;;;

유부만두 2020-03-31 13:11   좋아요 0 | URL
음식점이 열고 백화점도 영업 하지만 전 집에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마스크 사는 날 시장을 보기도 하는데 제가 유난인건지 너무 겁이 나요. 동네 사시는 친정 엄마께 나쁠까봐 가지도 못하고 전전긍긍.

저도 콩찰떡 좋아해요. 나이들면서 더 맛있게 느껴져요.
오늘 점심엔 수제비 해 먹었어요. 막내 개학은 또 보름 이상 미뤄졌고요....
한숨만 나와요. ㅜ ㅜ
 

읽으려고 챙겨 둔 책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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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3-3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재밌어요, 그래서 블랙앤 화이트??ㅋㅋ

유부만두 2020-03-31 08:04   좋아요 0 | URL
네;;;;
 

표지의 야무진 표정의 아이는 이 책의 주인공 Meave다. 동생 Danny의 서술을 따라가는 소설은 남매가 살던 커다란 저택 the Dutch House에 얽힌 어두운 전설 ... 은 아니고, 집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 그러니까 그 집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탐내고 못 잊어하다가 들어가고 나가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문장은 깔끔하고 묘사도 세련됐다. 재미도 물론 있음. 남매의 이혼한 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친구'라며 새엄마를 데려와 인사 시키고 얼마 후 새 엄마 Andrea가 두 딸을 데리고 이사 들어온다. 그리고 야금 야금 남매의 자리가 (3층 짜리 대 저택이 원래 세 식구에게 딱 맞는 공간이었다고 기억하는 화자 녀석. 대니가 워낙 어릴 때 엄마가 집을 나가서 엄마는 기억에도 없음) 좁아지더니 ... 언급되는 '소공녀' 와 '부처' 그리고 '오뒷세우스' 만큼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후반부 안드레아의 묘사는 얼핏 '솔로몬의 노래'와 '위대한 유산'이 연상되기도 하고. 궁금하죠? 


남매가 나누는 대화에서 부모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날 때 (너무 어려서 몰랐던) 대니 만큼이나 독자도 '오호, 그래?' 하면서 인물들의 모습을 계속 마음 속에서 수정하며 읽게 된다. 갑자기 가난해지거나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하면 가족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흔들릴까. 남매가 돈독하게 서로를 끌어안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건 뭘까, 커다란 결정은 하지만 얼마나 하찮게 내려지고. 이게 슬픈 뽀인트. 


... 그리고 말입니다 ... 재미는 있는데... 김수현 (배우 말고 드라마 작가) 주말 드라마 같은 재미였다. 주인공들은 절대 굶지 않취! 중년의 위기는 당사자만의 프라이버시! 공부 잘하기는 기본에 돈은 착착 붙어줘야 제맛! 몇년 후 해피엔딩, 다 같이 모여서 환갑잔치! 


제목 부터 대 저택 이야기니 만큼 남매가 어떻게 해서 그 저택에 집착하고 살아내고 돈을 불리고 하는 이야기가 많다. 의대와 부동산으로 귀결되는가 해서 씁쓸하지만, 아 그 사이사이 인생사의 큰 사건들, 만남, 사랑, 이별, 잘못된 선택, 살짝 빗겨나가는 관계와 .... 사랑이, 그 순간들이 세련되고 아름답게 모여있는 소설이다. 씁쓸하면서 달콤한 다크 초콜릿 같은. 저 그림 같은 느낌. 그러니까 제 말은요, 싫었는데 좋았습니다. 앤 패칫의 다른 소설 Bel Canto 읽으려고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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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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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코스에게 어머니의 재혼은 재산의 분할을 의미한다. 그의 아버지 오뒷세우스가 돌아와 자신의 정당한 위치, 상속권을 확인해줄 때 까지는 어머니의 재혼 가능성, 불청객들의 구애는 위협일 뿐이다. 외가/어머니의 친정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은 페넬로페의 재혼을 종용하고 텔레마코스는 재물을 내놓아야하는 상황. 어머니라도 여성은 철저하게 재산의 구성요소일 뿐 가족 간의 애정이나 신뢰는 보이지 않는다. 어쩔줄 모르고 슬픔에 젖어 (이미 베틀 짜고 풀기는 들켜버렸고) 두문불출 방에서 울기만 하는 페넬로페는 나약하고 투명한 소품같다.


반면 '고귀한'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는 선량하고 지혜롭다. 의지할 만하고 부지런하며 철학가적 면모도 보인다. 그는 쉬리에 섬의 왕자였으나 (어쩐지) 보모로 일하는 노예 (그녀 자신도 어느 나라 부자의 딸이었지만 납치 당해 노예로 팔려옴)의 간계로 당시의 신분이 되어버렸다. 보모는 자신의 고향땅 포이니케에서 온 '사기꾼' 장사치와 몸을 섞은 후 '홀려서' 주인 왕궁에서 재물을 훔치고, 어린 왕자까지 납치하는 범죄를 저지른다. 그리고 도망가는 배 위에서 보모는 신의 처벌을 받는다. 아르테미스의 활을 맞아 쓰러진 후 물고기 밥으로 던져진다. 어린이/청소년 납치와 노예 매매는 호메로스의 '영웅'들도 숱하게 저지르는 범죄인데 기원전 몇 세기에도 가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일 때에는 이렇게 벌을 받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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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3-25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여성이 가해자일 땐 어김없이 내려지는 심판-_-;;;;;

유부만두 2020-03-26 21:3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아, 여기 또 납치와 노예 매매가 있구나, 했더니 바로 즉결심판이더라고요.

전 지금 오뒷세우스의 복수 직전까지 읽었어요. 흥미진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