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에서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는 여성비하와 불평등에 대해 '참지 않고' 소리 내어 다시 쓴 전래 동화집이다. 

통쾌하기를, 편견을 벗을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말했지만...

하아... 읽어 갈 수록 갑갑증은 더하다. 새로 쓴 이야기도 기대 만큼 새롭거나 강렬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뒤집기 혹은 미러링 아니면 응징을 현실에선 이룰 수 없음을, 옛이야기로 만나는 차별과 편견이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걸 매일 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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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는 국수를 먹는거라고 (책에는 국수 먹으라는 얘기가 사시사철, 절기마다, 날씨마다 나온다.) 콩국수, 비빔국수에 칼국수까지 해 먹었다. 그리고 진짜 여름 이야기, 한여름밤의 꿈을 읽고 NT live 이번주 양식을 챙겨보았다. (이번주 목요일 밤까지 유투브 스트리밍 가능)영어 자막을 띄우고 (잘 안들려요, 영국 영어에 셰익스피어라니!) 관람한 연극은 알고 있던 이야기와 사뭇 다르고 매우 흥겨웠다. 모든 게 한바탕 꿈이고, 잔치고, 난리법석이고, 뭘 그렇게 따지고 그러지 마라..... 이 모든 게 지나가고 그런다. 코로나도 가라 마. 이런 심정. 






NT live의 버텀은 거구의 흑인배우 Hammed Animashaun이 (귀여움으론 문세윤이랑 비슷한 끕) 맡았다. 그는 망측스런 당나귀 탈 대신 귀여운 귀를 달고 나왔고 그를 사랑하게되는 건 티타니아가 아니라 요정의 왕 오베론이다. 이 커플은 거리낌 없이 즐겁고 흥겹게 사랑한다. 사랑의 테마는 Love on Top (비욘세). 그들의 러브 베드가 공연장을 회전할 땐 관객들 (마법의 꽃으로 화관을 쓰고) 함께 환호한다. 


(약에 취해 당나귀 머리와 사랑에 빠지는 요정 여왕 티타니아를 바라볼 땐 안타까움과 죄의식을 느꼈는데 같은 상황에 처한 오베론은 더 여유를 부리고 편안하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남-남 커플은 코메디의 소재로 굳은건지, 아니면 아무리 여왕이라도 티타니아는 새연인에게 복종하는 위치에, 어쩌면 피해자의 위치에 갇혀서 독자의 걱정을 살 수 밖에 없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힘찬 율동과 가창력의 비욘세의 '사랑 노래'에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실제의 남편 넘 제이지.....) 


연극 초반의 근엄한 테세우스 (오베론 역과 같은 배우 Oliver Chris가 연기)는 요정의 세계에 들어오면 관습과 규율 (아버지 뜻에 거역하는 딸은 사형시키는) 따위는 모르고 행복과 사랑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이 숲속의 다른 세계로 들어온 남녀 넷도 엇갈리는 사랑으로 아프고 혼란스럽게 난리를 치지만 결국 사랑을 얻어 현실로 돌아간다. 이번 연극에선 버텀과 오베론, 오베론과 테세우스, 티타니아와 히폴리타의 변화가 주목을 끌었다. 이야기의 열쇠, 사랑의 묘약은 여왕의 손에 있고 유리관에 갇혀 말 없던 히폴리타 (아마존의 여왕이며 새신부)는 소문난 전사에 바람꾼 새신랑 테세우스를 서서히 압도해간다. 그 중심에 축제의 연극-숲속 요정 나라의 법석-현실 세계의 장인 버텀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너무 무게 잡으면 안돼욧! 이건 연극! 축제! 한여름밤의 꿈이라고! 1590년대에 쓰인 작품이 아직도 재미가 있으니 내 취향이 오올드한 걸로 인정합니다. 


다만.


공연에서 배우들이 전부 백인만은 아니고 희곡에서 욕설로 쓰였던 '에디오피아인, 검은피부 (민음사에선 껌둥이로 표기)'는 시대의 변화, 문명화를 함께 해서 다른 식으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벽의 틈 chink는 그대로 나온다. 동양인 배우가 없으니 안 불편했나봐? 두 벽돌을 슬쩍 벌리며 chink라는 단어를 말할 때 관객들은 박장대소. 연극 전체가 말장난이 많고 관객 호응이 마당놀이 수준이라 이해는 하지만, 아시아인 랜선 관객은 그 웃음이 신경쓰였다. 



하지만 퍽이 마지막에 변명을 다시 한 번 한다. 


저희 그림자들이 언짢으셨다면 

이러한 영상들이 보였을 때

잠들어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만 고치시면 다 괜찮죠. 

그리고 가볍고 시시하며

꿈처럼 헛것 같은 이 주제를 

나무라지 마십시오. 여러분,

용서해 주시면 잘해 보겠습니다. 

또한 제가 정직한 퍽인 만큼

노력 없이 얻게 된 행운은

야유를 피하기 위해여

머지않아 보상하겠습니다.

안 그러면 거짓된 퍽이지요.

그러면 안녕히 주무세요.

친구라면 박수 좀 쳐주세요.

그러면 로빈이 보답하겠습니다. (5막1장)


당나귀 버텀, 아테네의 노동자 버텀, 간섭쟁이 연극인 버텀이 압도하고 장난꾼 요정 퍽이 기교를 다하는 한여름 밤의 꿈, 당나귀에 빠져 행복한 꿈을 꾸는 오베론, 사랑의 작대기에 찔리고 맞는 네 남녀. 그리고 그 '틈'이 있는 벽도 허물어 졌다니 마음에서 털어내기로 했다. 지구 반대편의 아줌마. 오늘은 유월의 마지막 일요일. 여름의 과일 수박을 한 통 사야겠다. 음악도 크게 틀어놓고 수박을 썰어 시원하게 머글거시다. 

노래는 물론 비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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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0-06-28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지에는 국수를 먹는 거구나! 국수는 맨날 먹지만 또 핑계삼아 먹어야지 ㅎㅎ

유부만두 2020-06-28 23: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에브리데이 국수이지만 하지의 국수는 특별하니까요. ^^

단발머리 2020-06-28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연극은 이름을 외우면서 봐야할거 같아요. 전 이름이 헷갈리더라구요@@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이 연극 도전했었던 거 기억나고요.
비욘세는 정답이네요 ㅎㅎㅎㅎ 수박도 정답이고요. 저도 오늘 한 통!

유부만두 2020-06-28 23:36   좋아요 0 | URL
비욘세 너무 멋지고 힘차죠!
수박은 이제 끝물인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먹고 있어요.

아, 단발머리님, 이 연극 같이 봐줘요. 정말 재미있고 웃기쟈나요!!!!!

moonnight 2020-06-29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의 리뷰로 영어가 안 들리는(까막귀-_-) 슬픔을 위로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유부만두 2020-06-30 12:54   좋아요 0 | URL
제 리뷰는 부족하고 극히 일부고요,
다양하고 재미있는 리뷰를 문나잇 님 블로그에서도 읽고 있습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근대 한국사진 중
인상적인 어린이들 (이지만 조상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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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는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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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6-21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깔끔하고 정갈하네요. 먹기가 아깝지 않을까요? ㅎㅎ

유부만두 2020-06-24 08: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거에요. 아깝긴요, 후루룩 입니다.
 

이다혜의 <코넌 도일>에서 언급되어서 읽고 싶은 책들. 

당장 지르지 않으려고 리스트를 만들어 둔다.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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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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