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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9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 프리다 휴스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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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정리

《일리아스》를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연결독서하면서, 스승아리스토텔레스는 《일리아스》 주석본에 어떤 주석을 써넣을지상상해봅니다. 아마 그 주석은 스승이 제자에게 보내는 애정어린 당부가 담긴 편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요? 전쟁 영웅이 되고싶었을 것이 분명한 알렉산드로스 3세를 위한 주석은 진정한 영웅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라 추정해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보면 영웅은 힘 좋은 수컷이 아니라 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텐데요. 싸움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전투에 대한 자신감이 과도하게 넘치는 알렉산드로스 3세를 불길한눈으로 바라보는 스승은 《일리아스》를 《니코마코스 윤리학》의일종의 워크북이 되기를 기대했을 것 같습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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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재의 달인 선물을 받았다. 새해에는 건강하게 더 다양하게 또 더 새롭게 읽고 싶다.

가능하면 읽은 책 감상도 조금씩 남기고 싶다. 그게 꼭 요점 정리나 교훈 찾기일 필요는 없고.


"고전을 읽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은 '그래서 요점이 뭔데?'라고 묻는 데 있다."

_유재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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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2-16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점 좋아하는 1인이….. 웃으며 고개 숙이며 갑니다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2-16 09:5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도 찔려서 밑줄 그었어요.
 

미국의 철도와 마천루 건설에 중국 노동자들이 많이 동원되었다는 것은 세계사 시간에 배웠다. (1865년 노예제 폐지의 영향도 크다) 홍콩 역사 박물관에도 '쿨리'의 역사 전시관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1800년대 후반에는 아이다호 광산촌에 중국인 남성노동자 인구가 많았다고 한다. 1882년 중국인 배제법이 제정되고 백인과의 결혼도 금지되어서 이들 남성노동자 무리는 2차대전 중 모두 사라졌다. 아직도 아이다호 광산촌에서는 중국식 설날을 축하한다고 한다. 켄 리우의 단편 <모든 맛을 한 그릇에 - 군신 관우의 아메리카 정착기>는 1860년대 아이다호시티에 등장한 중국인 광부 무리를 둘러싼 이야기다. 


떠돌이 백인 범죄자 듀오가 화재와 강도질을 하며 아이다호시티를 흔들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어서 이 백인 범죄자들은 이 지역의 잠재적 위험이다. 하지만 이질적인 외모의 중국인 남자들 무리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그들은 좁은 공간에 빼곡히 모여살고 텃밭에 이런저런 야채를 키워 먹고 자기들 끼리 이상한 악기를 켜며 노래를 하고 향도 기이한 (하지만 침 고이게 하는) 음식을 해먹는다. 부지런한 이들이 세들어 살아줘서 고맙고 반가운 여관집 주인 잭 시버. 그는 동부에서 교사를 하다가 남북전쟁 후 혼란한 시기에 새로운 인생을 자기 손으로 이루고 싶어 동부에서 처와 딸을 데리고 이주한 사람이다. 한가한 저녁에 딸과 함께 그는 아일랜드 민요 '피네건의 경야'를 부른다. 초등학생 딸 릴리는 편견이 없는 마음으로 중국인 아저씨들을 관찰하고 조금씩 친해진다. 특히 붉은 얼굴에 긴 수염을 가진 거구의 아저씨는 무서운데 은근 친절하다. 사람들은 그 아저씨를 로건, 라오관(관씨 형님)이라고 불렀다. 중국 옛이야기의 관우라고도 했다. 농담이라는데 진담같다. 


혼란한 미국 19세기 말에 중국 삼국지 이야기가 겹친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장생/관우는 새로운 땅으로 온 중국인 노동자들에겐 정신적 구심점이며 신이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지만 선배들이 (여관주인도 아일랜드 출신) 크리스쳔 문화와 질서를 내세우며 후배들을 착취하고 중국인들을 향한 인종차별은 끔찍하다. 로건은 릴리와 친해지면서 관우와 한나라 해우 공주가 '오랑캐' 나라로 시집가서 적응하는 이야기도 한다. 모두가 새 땅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이다. 릴리와 바둑을 (과일과 채소 씨앗을 돌 삼아) 두면서 로건은 상처를 꿰매기 까지 하는데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는다 (화타가 뼈를 깎던 것 보단 안 아프다며). 릴리는 접질린 발목에 침을 놓는 경험도 한다. 릴리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로건과 노동자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의 음식을 맛본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중국 음식 소개와 중국 노동자들의 미국 이민사를 보정을 많이 넣어 희망적인 결말을 그린다. 작가가 11살에 미국으로 이민한 것을 생각하면 그에게도 중국은 이야기와 음식의 중국이며 미국은 기회와 성공의 땅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는 연구소 대학에서 중국과 다른 6개 위험 국가에서 유학 온 대학원생과 연구원 고용을 금지했다. 1882년 중국인 배제법과 다를바 없다.

A new state law is thwarting faculty at Florida’s public universities who want to hire Chinese graduate students and postdocs to work in their labs.

New Florida law blocks Chinese students from academic labs | Science | AAAS


얼굴이 벌건 그 중국 사내는 일하는 동안 거치적거리지 않도록 텁수룩한 수염을 길게 접은 손수건으로 묶은 다음, 손수건 공지는 셔츠 속에 넣은 모양새 였다.

로건의 왼쪽 어깨가 터져 나갔다. 손홍색 피 보라가 등 뒤로 흩날렸다. 따가운 햇살 때문에 릴리의 눈에는 로건의 등 뒤로 장미가 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피 보라는 공중에 아로새겨진 채 흘러내리지도, 퍼지지도 않았다.

"어릴 적에 나는 세상에 오로지 다섯 가지 맛만 존재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세상 모든 기쁨과 즐거움은 그 다섯 가지 맛을 서로 다르게 섞은 것인 줄 알았지. 나중에는 그게 사실이 아니란 걸 알았다. 모든 곳에는 그곳만의 새로운 맛이 있어. 그리고 미국의 맛은 위스키야."

"이야기라고 다 지어낸 건 아니다."

대접에 든 밥 위에는 빨간 소스로 덮인 깍둑깍둑 썬 두부와 돼지고기, 그리고 파와 얇게 썬 여주를 곁들여 구운 검은색 고기가 올려져 있었다. 뭔지 모를 매콤한 향신료에서 풍기는 냄새에 릴리는 눈과 입에 동시에 물기가 돌았다. [...] 릴리는 두부를 조금 더 씹다가 "으아악" 비명을 질렀다. 얼얼한 느낌이 갑자기 조그맣고 뜨거운 바늘 수천 개로 변해 혀를 온통 찔러댔다. 콧속에 콧물이 가득한 느낌이 들었고, 눈앞은 눈물 때문에 뿌예졌다. [...] "그건 마라 라는 맛이다. 촉 땅의 이름을 중국 전역에 알린 얼얼한 매운맛이지. 조심해라, 그 맛은 사람을 살살 꼬드겨서 먹게 해 놓고는 입안 가득 불을 질러 댄다."

섣달그믐 이틀 전, 아옌은 설날 당일에 먹을 만두 수천 개를 만드는 작업에 모든 중국인을 투입하고 지휘했다. 판잣집 거실이 만두 공장의 조립 라인으로 변신하여 몇 명은 한쪽 끄트머리에서 밀가루를 반죽했고, 몇 명은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와 잘게 썬 채소에 참기름을 살짝 쳐서 만두소를 버무렸으며, 나머지는 만두소 한 숟가락씩을 만두피로 싸서 입을 다문 조개 모양으로 조물조물 빚었다. 다 빚은 만두는 양동이에 꽉 채우고 말린 연잎으로 덮어서 추위에 꽁꽁 얼도록 바깥에 내놓았다.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익힐 설날 전야를 기다리며.

"나는 여기서 마침내 세상의 모든 맛을 찾았다. 그 모든 단맛과 쓴맛, 위스키 맛과 고량주 맛, 거칠고 아름다운 남자들과 여자들, 그들이 지닌 야성의 흥분과 불안, 아직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대지의 평화와 고독... 한마디로 말해 정신을 고양시키는 짜릿한 맛, 그게 바로 미국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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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4-01-05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저 법이 말이 되는 것인지! 진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년 아니 올해 대통령 선거도 걱정이고 ㅜㅜ

유부만두 2024-01-05 16:26   좋아요 0 | URL
정말 저 뉴스보고 가짜 뉴스인가 싶었어요. 플로리다 정말 우리나라 대구경북이다.
근데 미국 걱정 할 때가 아님니다. 저 하도 복장 터지는 날들이 이어져서 그냥 뉴스 안보고 살려고 노력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