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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기다리면서 재독한 <폭풍의 언덕>이 내 기억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2월. 

내가 이런 소설을 사랑했었다니?와 나 왜 브론테 소설을 싫어하는 거임? 을 되뇌이며 괴로웠다. 영화는 안 봤다. 외딴 목사 사택에서 언니들과 함께 시와 소설을 만드는 병약한 십대 여성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센의 대여서점>은 책을 소재로 한 에도 시대 소설이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보단 긴장감도 아름다움도 덜하다. 이다혜 기자/작가의 책 이야기는 또다른 책 사재기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좋구나, 이런 사람 나 말고 많다니. 


아와다 야마의 만화는 아슬아슬한 감정과 윤리의 줄타기 같다. 기분이 나쁜데 좋은건 뭔가. 전작 가라오케에서 이미 밝혀진 사토미와 쿄지의 관계. 아이 엄마 자아가 개입하면 영 불편한 이야기가 되버리지만 이들의 관계가 어쩜 보편적인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매우 투박하다. 그런게 또 매력이려니 하지만 시리즈를 더 읽을 것 같지는 않다. 


<Heart the Lover>는 돌돌콩님 유툽에서 강추한 책이라 읽었다. 샐리 루니의 소설과 비슷한 틀을 갖고 있지만 세 사람의 오랜 시간에 걸친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이번엔 와닿는다. 젊은 시절엔 다들 이렇게 아픈 방황과 고집을 겪어야만 하는걸까. 커플링을 끼기 시작한 막내 생각이 난다. 얜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걸까. (지낸다는 건 나이든 사람들의 생각이다) 


<나의 첫 한문수업>은 기대 이상이다. 꾸준함과 성실함이 재미 없다는 편견은 버렷! 어쩌다 시작하는 공부나 일이 이렇게 성과를 맺는 과정을 읽으면서 즐거웠다. <이주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큰 공부가 되었다. 강추. 


마보융의 두 소설은 따로 독후감도 써두었는데 아, 이게 시간 잡아먹는 귀신이라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어서 아침이 되어 이어 읽어야지, 생각을 했었다.


 War saved my life와 인형의집은 독후감 남겼듯이 학대 당하는 여자 아이들 이야기다. 이야기 배경과 인물 표현이 엄청나게 다르다. 


<잃어버린 얼굴>은 신원불명의 시체들 둘러싼 일본 수사극인데, 범죄의 시작이 불륜이라는 게 너무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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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6-03-13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책 많이 읽으셨네요! ㅎㅎ
풍기농서는 전에 유부만두 리뷰보고 찜했고 장안도 찜하려 했는데 절판되었네. 이주사도 읽어봐야겠고 The War That Saved My Life 도 읽어야겠고.... 도서관에서 빌린 이북도 못 읽고 자동 반납되고 있는데.... 읽고 싶은 책은 쌓이는데 요즘 책 읽는속도는 영 안 나고...

유부만두 2026-03-13 16:14   좋아요 0 | URL
장안24시가 정말 재밌는데요. 언니 취향에도 더 잘 맞을거에요. 절판인게 아쉬워요. 저도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었는데 마보융 소설이 이 두 권 말고는 도서관에서도 찾기 힘든 게 있더라고요.

풍기농서랑 장안은 중드로도 나왔는데 제가 조금 훑어본걸로는 중드는 주인공 캐릭터랑 중심 사건 말고는 다 바꿔요. 한드도 원작에서 많이 변화를 주는데 중드는 완전 새 작품 느낌이에요. 드라마로 봤으면 미웠을 캐릭터들이 원작에선 다른 얼굴이기도 해요.

책읽는나무 2026-03-13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월도 풍성한 독서의 달!
폭풍의 언덕 영화는 저도 못봤네요. 여긴 쭈물거리다보면 영화가 없어져 버리는…그냥 왕과 사는 남자 영화로 대체했더랬죠.
책도 다른 출판사 거 집에 있어서 읽어보려 했었는데 그냥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싶어 관뒀죠.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넘 많으니까…하면서.ㅋㅋㅋ
저는 아무튼 스릴러를 읽었었는데 와 이다혜 기자가 읽었다는 스릴러물도 차암…블랙홀이더군요. 요즘 저도 이쪽으로 책 좀 찾아읽게 되네요.^^

유부만두 2026-03-17 09: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이다혜 작가 책은 그저 더 많은 책, 책, 책으로 빠지는 블랙홀이에요.

서울도 영화관엔 왕사남이 대부분이고 큰 멀티플렉스 극장에도 시간대가 애매한 때만 다른 영화들이 있어요.
 

단편 <무겁고 높은> 

훈련중인 아이들이 보였다. 다부진 몸의 아이들이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꼿꼿하게 섰다. 그리고 바벨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내려놓는다기보다는, 내던졌다.

들지 못하던 것을 들면 물론 기뻤다. 하지만 버리는 기분은 더 좋았다. 더 무거운 것을 버릴수록 더 좋았다. 온몸의 무게가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 아주 잠깐, 두 발이 떠오르는 것 같은. 송희는 그 느낌을 비밀로 남겨두었다.

버리려면 들어야 했다. 버리는 것과 떨어뜨리는 것은 아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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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꺼내 첫 장을 넘기는 일은 덩그러니 놓인 옷장의 문을 여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현실에서는 겪지 못할 일들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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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벽두에 큰 일이 많았다. 시간은 주나 달 단위로 뭉텅뭉텅 없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내 시간과 돈과 노력이, 거기다 인생마저 다 부질없고 하찮았다. 시공간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sf를 읽은 탓이려니, 그런 세계로 도망가서 꽁꽁 숨고 싶던 마음 탓이려니 한다. 















정신없는 나의 1월을 <삼체>가 붙잡아 주었다. 재독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이 전자책은 50년 대여로 구매한 것이라 내가 간 다음에도 남아있을거다. 넷플릭스 시리즈는 인물과 설정 등을 많이 바꿔 세 권의 내용을 적절히 섞고 재배치해서 보여준다. 2,3권의 내용도 넷플릭스 (시리즈1)에 등장한다. 소설을 그대로 따라가는 (문화혁명 부분은 빠짐) 중국 제작 드라마 삼체도 다른 ott에 올라있는데 흐름이 느린 편이라 1,2편만 보고 말았다. 삼체 3부작의 정리와 설명은 주호민(주펄)의 유툽 채널에 올라있다. 이 거대한 우주 소설을 완독하게 격려를 해준 <중드 보다 중국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혜윰님 감사해요! 그 책 덕에 다른 중국 작가의 책을 더 찾게 되었고 제 맘은 8세기 중국 장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책임져요.) 


그렇다고 삼국지까지 제대로 읽기는 싫어서 최태성 작가의 요약정리 버전으로 읽었다. 점점 관우가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












무속 관련 소설이 흔한 요즘. 트위터에서 재미있다고 해서 <제>를 읽었다. 투박하고 전형적이다. <미로 속 남자>는 자극적인 장면이 많지만 막상 마무리는 허무했다. 이 두 편은 자극적이지만 놀래키는 맛은 없었다. 











구병모 작가는 내겐 너무 비장하고 어색하다. 그런데 궁금해서 계속 찾아 읽는다. 예전 <버드 스크라이크>는 귀엽기라도 했는데 이번 <절창>은 영 아쉽다. <파과>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칼을 쓰고 피를 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어. 하지만 마지막 그 손수건은 어쩔거래. 


"사람을 읽는다"는 설정은 키시베 로한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키시베 로한이나 죠죠를 좋아한단 뜻은 아님) 





2025년 12월에 만난 새로운 작가 (나만 몰랐던 작가) 하라 료를 이어서 읽는다. 

챈들러 오마주하는 느낌은 계속 든다. 처음 읽었던 <천사들의 탐정> 만큼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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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6-03-10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 ‘삼체‘ 생각보다 재미있었어.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잘했더라고. 시즌 2 기대중

유부만두 2026-03-10 16:19   좋아요 0 | URL
그쵸?!?! 전 넷플릭스 삼체가 처음엔 이해가 안되서 1부는 쉬었다가 다시 보면서 빠져들었어요. 그런데 소설로 읽을 땐 오히려 시리즈가 방해가 되는지 속도가 안났고요. 하지만 소설을 완독한 다음에 생각해 보니 이 모든걸 시각적으로 구현해 낸 게 정말 대단하다 싶어요. 시리즈 시즌2 저도 큰 기대 중이에요.

그렇게혜윰 2026-03-10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삼체 읽은 지 오래돼서 0, x도 사놓고 나니 첨부터 다시 읽어야 하나 싶은데 엄두가. 저도 관우보단 장비가 더 끌려요. 삼국지는 진짜 드라마 재밌어용!!

유부만두 2026-03-10 16:20   좋아요 0 | URL
O, X는 호평이 덜한 것 같아서 안 읽었어요. 삼국지는 여러 버전으로 토막토막 읽었는데 언젠간 긴 호흡으로 읽어야지 (마음으로만) 하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6-03-10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물은 시작하기 쉽지 않은데, 삼체는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넷플릭스를 먼저 보는게 나을지(넷플릭스 이제 막 시작한 사람^^) 책 먼저 읽는게 나을지 모르겠네요.
최소한의 삼국지도 담아갑니다. 1권 읽고 중단한지 어언 20년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6-03-11 10:27   좋아요 0 | URL
삼체 3권 다 읽으실 생각보단 1권만 일단 읽는다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드라마는 1-3권 다 조금씩 나오는 식으로 전개되고요.

책읽는나무 2026-03-11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체 3권을 읽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쿵!ㅋㅋㅋ 이거 이러다 1,2권 내용 까먹을까봐 걱정도 되구요.
저는 책이랑 넷플 드라마 같이 병행해서 읽고 보고 그랬었거든요. 그니깐 책이 더 낫더라구요. 자꾸 비교를 하게 되니깐..ㅜ.ㅜ 근데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멋진 장면들은 저걸 어떻게 찍었을까? 넋을 놓게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일단 책을 모두 완독한 후 넷플 드라마를 봐야겠다 싶어 일단 멈춤했었죠. 시즌2가 나온다니 좀 기대가 되네요. 나중에 몰아서 봐야지.^^
삼국지는 차암…옛날에 이문열 버전으로 읽다가 관두고 황석영 버전으로 1권 읽다가 관두고 또 1권 읽다가 관두고…제게 삼국지는 도원결의가 무진장 펼쳐지는 느낌인 거에요.
최태성 선생 책 요약버전 꽤 유용하겠네요?^^
<제> 저 책 며칠 전에 보관함에 담아둔 책입니다. 한국 미스테리물 책들 검색해보다가 예전에 만두 님 읽고 계셨던 책이었단 걸 발견!
표지가 꽤나 인상적여서 기억나더라구요.ㅋㅋ
<절창>..저는 이 책을 읽고선 제가 구병모 작가의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더랬죠. 그래서 전 좋게 읽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구병모 작가가 또 책을 낸다면 서사보다도 그 만연체 문체 읽으며 허우적 거리려고 또 찾아 읽을 것 같아요.ㅋㅋㅋ
그나저나 손수건? 응? 하다가 아스라히 손수건이 바람에 날아갔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도 같고…ㅋㅋㅋ
오늘의 메모는 하라 료. 네요. 그 추위를 헤치며 도서관에서 대출해 오셨던 하라 료. 맞죠?^^

유부만두 2026-03-11 10:34   좋아요 1 | URL
삼체 전 1권이 오래 걸렸는데 2권은 제일 두껍지만 금방 읽었어요. 제일 박진감 넘칩니다. 3권은 작가도 2권 나온 담에 한참 후에 썼대요.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꽤 달라요.

삼국지. 저도 이문열 황석영을 오가다 고우영으로 완독....
그 담엔 여기저기서 조금씩 (웹툰이랑 유툽이랑 중드 중영) 접하고 있어요.

제. 독후감도 조금 남겼었는데 제겐 너무 식상했어요. 별로 무섭지도 않고요.

구병모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대부분 그 문장을 얘기하더라고요. 전 소설을 읽을 때 문장 보단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따라가는 편이라 (그래서 시를 못 읽어요. 감상법이 너무 어려워요) 구 작가의 진면목을 놓치는 걸꺼에요.

마지막 손수건 딸기...제겐 오셀로 오마주로 보여서 손발이 오글거렸어요. 소설 안에서 셰익스피어 얘길 그리 하더니

하라 료는 도서관에서 이고지고 온 그 작가 맞아요. ㅎㅎ
몇 권 읽었는데 첫 만남 (천사들의 합창)이 제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