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모르고 즐기지도 못하는 내가 에밀리 디킨슨을 읽는다. 그녀의 이름 Dickinson을 처음 들었을 때 찰스 디킨스 Dickens를 생각했다. 성별도 국적도 스펠링도 다른 사람. 디킨스는 좋아했으니 어쩌면, 이라고 생각한 나는 바보. 


그러고도 몇 년이나 (십 년을 몇 번이나) 지났고, 책에서 자꾸 보이는 초상화가 무서워져서 이번에 읽었다. 표지에 혹했는데 새로 한 번역은 아니고 70년대 초판 번역이다. 고풍스럽달까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은 함께 실린 영어 원시를 살펴 볼 수 있다. 원시를 함께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편 씩 읽으면 마음은 차분해 진다. 고독. 홀로 견뎌내는 아니면 즐기는 것. 





영화로 나온 에밀리 디킨슨의 생애를 함께 봤다. 고독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만 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고 말았고 잘못이었다. 그 낙차란.


그녀의 고독과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 그리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우울 보다 더 절실하고 깊은 우울을 만났다. 에밀리 디킨슨이 가진 자신만의 '기준'과 그에 대한 집착은 그녀를 지탱해주면서 파먹어 들어갔다. 영화 초반의 아름다운 화면은 그림 같지만 그만큼 우울을 강조한다. 조카가 태어나는 장면은 나오지만 그 조카와 사이 좋은 관계를 더 보주지는 않는다. 조카와의 일화는 그림책으로도 나와있다. 


영화는 매우 우울했다. 그래서 어젯밤에 폭주하듯 떡볶이 사진을 올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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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3-2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모르지만 제목에 끌리네요. 영화도 궁금한데 우울하다니 좀 두렵ㅜㅜ 떡볶이사진 보러갑니다~@_@;;;

유부만두 2020-03-23 18:43   좋아요 0 | URL
우울한 영화이지만 예쁜 장면이 많아요 (그래서 우울이 더 강조됩니다?;;;;)
또 묘하게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인생 뭘까, 고독과 우울은 뭘까... 떡볶이?
 

사진을 보니까 더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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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3-19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떡볶이보다 소주잔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ㅠ 냉장고 뒤져보러 가야겠어요!ㅎ

유부만두 2020-03-20 06:30   좋아요 1 | URL
저 소주가 그냥 소주도 아니고 유자소주입니다. 향긋하지요.
상상 속에선 더 좋은 맛을 냅니다. (이런)

잠자냥 2020-03-19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 시간에 이런!! ㅜㅜ

유부만두 2020-03-20 06:31   좋아요 1 | URL
지난 밤 잘 견디셨습니까?

단발머리 2020-03-20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 😍😍😍😍😍

유부만두 2020-03-20 06:31   좋아요 0 | URL
우앙. 떡볶이로 대동단결.

초딩 2020-03-20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아 아 먹고 싶어요 ❤️❤️❤️

유부만두 2020-03-20 06:31   좋아요 0 | URL
저도요. 혼자만 안타까울 수 없었어요. 사진으로 함께 ....

moonnight 2020-03-2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맛있겠어요@_@;;; 면사리랑 어묵 듬뿍 넣은 떡볶이 좋아하는데.. 고문이네요ㅠㅠ;

유부만두 2020-03-23 18:4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성공했습니다.
답답하고 갑갑한 나날이라 떡볶이가 더 위로가 되고 있어요. 체중기엔 당분간 올라가지 않습니다. (단호)

psyche 2020-03-23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떡볶이! 딸들이 집에 와서 잠시도 배가 꺼지는 시간이 없다고 툴툴대길래 오늘은 진짜 대충 먹으려 했는데 떡볶이 사진을 보니 마음이 흔들리네.

유부만두 2020-03-23 18:45   좋아요 1 | URL
아이들이랑 같이 있으니 저도 계속 뭔가를 만들어 먹이게 되요.
그런데 심심하니까 더 먹는 것도 같고요. ;;;;

언니, 우리 잘 견뎌냅시다! 모두 모두 건강하게 지내요!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땐, 


기분이 좋을 때 보다는 우울하고 화가 나거나 도망치고 싶을 때였다. 맥주를 곁들이기도 했고 맵기 정도가 세고 강할수록 다음날을 애써 지우면서 더! 더!를 외쳤다. 그런 마음. 떡볶이는 어쩌면 그런 마음.


이 책의 저자는 딱 그런 내 마음을 겨냥해서 제목을 지었고 그 제목에 난 낚였고 제목의 석 자, 떡볶이만 내 마음에 들었고. 그런 느낌.


저자의 상담 내용과 책 말미 짧게 실린 의사의 후기도 그닥 새롭거나 생각할 거리를 주거나 하지 않았고. 뭐, 책이나 저자에 대해 좋게 쓸 게 없다.


그런데 떡볶이를 먹고 싶을 땐, 기분이 좋을 때도 물론 있다. 떠들썩하게 남편, 아이들과 튀김에 라면사리까지 푸짐하게 늘어놓고 (주로 금요일) 토요일 늦잠을 기대하면서 지난 일주일의 '이불킥' 모먼트들을 서로 고백하거나 놀리면서 (큰아이가 함께 할 때는 정말 드물다) 짧고 굵게 떡볶이 파티 후엔 아이들은 게임과 동영상으로 흩어지고 남편과 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졸다가 잔다. 다음날 팽팽해진 얼굴. 


친구들과 독서모임에서도 떡볶이를 자주 먹는다. 재미있으니까. 여럿이서 여러 부재료를 넣고 맵게 끓기를 기다리고 콧물을 닦아내면서 우리 디저트로 뭐 머글까? 얘기하면서 한손으론 벌써 케익 카페를 검색하면서 핸드폰에 떡볶이 국물을 떨구기고 하고.


아, 그런데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 동네 떡볶이 포장마차는 문을 닫았고요. 밍밍한 날에 떡볶이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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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19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별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0-03-20 06:32   좋아요 0 | URL
정말 별로에요. 혹시나 혹시나 하면서 끝까지 꾸역꾸역 읽었지만 떡볶이 먹는 얘기도 안나오고요. 저자의 욕심만 확인했어요. 책을 내겠다! 라는. 결국 2탄까지 냈더라고요.

moonnight 2020-03-2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낚이지 않았음을 뿌듯해하는 일인입니다.ㅎㅎ^^;

유부만두 2020-03-23 18:45   좋아요 0 | URL
베스트 셀러가 설마...였습니다. ㅜㅜ

라로 2020-03-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볶이 사진을 올리셨었나봐요! 봐도 배 안아팠을 듯,,하지만 그래도 안 보겠어욥!ㅎㅎㅎㅎ
사실 저 오늘 시험보고 친구들이랑 멀리까지 가서 맛있는 떡볶이 실컷 먹고 왔어요.
책이야 어떻든 죽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도
불안할 때 떡볶이 만한 음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요. 매콤 쌀쌀한 맛에 다 잊혀져요.ㅋ

유부만두 2020-03-23 18:46   좋아요 0 | URL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라로님 댁 모두들 다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학기 시험 다 잘 마무리하시고요,
항상 멋진 롤모델이셔서 감사합니다.
 

시아버님이 응급실에 가셨다가 입원하시는 바람에 (네, 이 시국에) 아주 무서운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지금은 퇴원하셔서 기력을 회복하신 상태. 그간 면회도 가족들 끼리 왕래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는데 폐렴을 앓으신 적 있는 친정 어머니와는 전화만 하고 있다. 


난 원래 마음이 어두운 사람인지라 죽음, 시체 등이 언급되는 책을 잘 읽었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편이다. 화장터에서 일하고, 장의학교에서 해부와 시체 방부 보존법도 배운 사람이 쓴 글이다. 대학땐 중세 역사를 전공했다고. (마녀, 죽음 등으로 논문 썼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시작으론 어린이 시절 목격한 추락사. 죽음. 이별 등. 


며칠 전 본 영화 <쥬만지>에선 게임 아바타들이 목숨 셋을 가지고 미션을 해결해 나간다. 죽고 뿅 하늘에서 다시 떨어지고 빵 터졌다가 다시 나온다. 그리고 그 마지막 목숨이 다하기 전에 현실로, 게임 밖 오프라인으로 돌아와야만한다. 


나는...그러니까 내 목숨은 아홉은 커녕 셋도 아니고 하나인데. 나이는 벌써 이렇게 먹어버렸고. 강제로 끝나버린 요가와 필라테스는 다시 어깨와 팔 통증을 불러왔다. 조급하다. 이제 얼마나 더 살겠어. 매년 100권을 읽어도 (눈도 침침.... ) 2000권은 읽겠냐고. 


그래서,


이 책은 꽤 적나라하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람이 다양한 상황과 모습으로 죽고, 그 주검이 드러나고 물질적인지, 어떻게 체액 대신 방부액을 시체에 넣고 주검을 마주한 유가족들은 어떤 반응들을 사연들을 늘어놓고 화장로에 버튼을 누르고, 또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남는 것, 사람이었던 그 물질, 혹은 우주의 원소가 어디로 가서 머무르는지 써 놓았다.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하기도 조심스럽고 

이미 읽어서 알게 된 이야기들 중 머리에서 지우고 싶게 역한 부분도 있었고

여러 문화의 여러 장례 의식의 의미를 배워서 의미도 있었다만 

난 이 책을 읽고 슬펐다. 


자연스러운 죽음, 자연스러운 시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시아버지의 병원 생활을 잠시 도와드렸던 감상으론 그저 애처롭고 안타까웠지만 내 자신이 그 처지라면 빨리 생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그냥 놓아달라고 남편에게 이야기해 두었다. 하지만 당신은 내 뒷처리 다 잘 하고 따라오라고. 아우, 왜 눈물이 나냐. 개학이 4월 6일이래서 그런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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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3-1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리 절절하신지요.

메르스 시절 임종도 못하고 바로
화장했다는 이야기가 정말...

30분마다 한 명씩 죽는다는
이탈리아의 현실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책을 읽
을까라는 지적도 그렇고.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개학 연기에 혼이
나가 버렸습니다.

유부만두 2020-03-18 08:26   좋아요 0 | URL
상황이 힘들어서 읽는 책이 더 절실하게 와 닿았어요.
이 책은 죽음과 그 예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책이라
혹자의 평대로 ‘경쾌‘하게 읽을 수도 있지만 추천하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2주 반 더 집안에서 아이들과 복닥거릴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moonnight 2020-03-2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국에; 애쓰셨어요 토닥토닥ㅠㅠ 저도 요즘 부쩍 시력이 안 좋아져서 앞으로 얼마나 더 읽을 수 있을까 더럭 겁이 났어요. 쌓아놓은 책무더기들은 해결하고 가야 할텐데.(그러면서 또 책 주문-_-)

유부만두 2020-03-23 18:48   좋아요 0 | URL
일단 책은 사야 ....읽으니까요. ^^;;;
시력이 나빠지는 게 부쩍 느껴져요. 나이는 어쩔 수 없나요.
왜 진작에 조심하지 않았을까. 후회도 하고 있어요.

무서운 일은 덜컥 닥치고 가까스로 지나도 조마조마 한 나날입니다.
매일 그저 읽고 듣고 먹고 ... 춘래불사춘 입니다.
 

줄거리 보다 배우들!!!!
이 멋진 배우들이 함께 빚어내는 영상에 그저 빠져들었다.

칠레 판 ‘모래시계’나 ‘야망의 계절’ 같아 보이는데 원작 소설을 읽어야 진짜 이야기를 알 수 있겠지. 마술적 리얼리즘이 여기에도 조금 보인다. 전혀 남미 같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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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3-1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토니오 반델라스 빼고,,^^;;

유부만두 2020-03-17 15:33   좋아요 0 | URL
왜요?!! 이 영화에선 정의롭고 혈기 왕성한 (게다가 아주 매력적인) 운동권 노동자로 나오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