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영화는 바뀐 날씨로 모든 게 달라져 버린 세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이 모두를 되돌릴 수있다. 그러니 바른 결말을 위해서 위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 세계를 구하는 일이다. 영웅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영웅이 싫다고 한다면? 그 영웅에겐 원래의 세상은 고사하고 이 엉망인 현재도 다 잃게 되는데. 괴물에게 바쳐지는 제물처럼 모든이를 살리기 위해 아무 말도 말고 희생되어야 하나? 


아니, 그런 건 싫어. 다 필요 없어. 난 살거야. 

이전의 세상은 사라졌어도 나름대로 

다른 식으로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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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영원서와 우리말 번역서가 있어서 원서로 시작했지만 글자가 작다. 노안이라서 안경을 (그것도 돋...) 썼다 벗다 하다가 번역서로 갔는데, 첫 몇 쪽에서 영 걸리적 거리며 속도를 내기 어렵다. 


Fireman 방화수라고요? 이 주인공 방화범 아니었나?

아니었다. 이거 미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그런데 건물이나 지하철 묘사가 요즘이랑 별로 다르지가 않아서 몰랐네. 나는 왜 소방수 방화범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습니까? 그러게? 


1986년 LA도서관 화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책을 읽고 그 전부터 제목만 알았던 '화씨451'을 챙겨두었는데, 책의 장르도 몰랐던 거다. 난 이렇게 무지하고 준비가 덜 된 독자인 걸 고백해야만 한다. 사실 그전엔 화씨451, 너무 뜨거운 연애소설인줄 알았지. 모든 걸 불태우는 사랑! (그런 거 아님) 


이 책엔 실제로 소방수로 일하면서 방화를 저질렀던 인물 John L Orr 같은 사람도 언급이 되어있어서 '화씨451'의 주인공 몬태그를 그런 사람인줄 알았다. (아니라고.) 몬태그는 책을 태워야 하는, 책 태우는 일이 업인 사람이다. 책이 금지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몬태그의 세상은 책 대신 '오락'만 있다. 생각이나 고민이 필요없는 곳이다. 1990년 이후 몇 차례의 핵전쟁에 승리한 이 나라는 평화롭다. 귀엔 라디오를 종일 꽂고 벽에선 영상이 종일 흐르며 편안하게 살면된다. 1920년생 작가의 1953년 소설이 그리는 미래가 에어팟과 유툽의 현재와 겹쳐져서 섬찟했는데 이야기 흐름은 생각보단 투박하다. 책이 금지된 세상!!! 이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주인공의 고민을 펼치는데만 집중해서 디스토피아 세상의 묘사는 그리 세심하지 않다. 하지만 난 2020년에 살고있어서 디테일이 궁금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시작부터 몬태그가 이웃 17세 소녀를 만나 갑자기 속내를 털어놓는게 별로다. 그래도 계속 읽겠다. 


초반 Firefighter가 아니라 Fireman이라고 하는데 (이 두 단어가 구별이 안되기도 하고) 불 끄는 구원투수 김용수가 생각난 것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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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7-1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Fahrenheit 451 HBO에서 봤어요. 근데 저 책 금서가 아니던가요? ㅎㅎ 뭐 암튼.

유부만두 2020-07-18 10:32   좋아요 0 | URL
이 책이 미국 일부 지역에서 금서/검열 목록에 있는 걸 지금 검색해 보면서 알았어요. 내용이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금서로 지정하면서 더 읽기를 바라는 걸까요? 아직 중반부라 다 읽고 생각해볼게요. ^^

유부만두 2020-07-18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18 오늘의 fireman 정우영 간신히 불 껐음

psyche 2020-07-1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영어책은 주로 이북으로 봐. 종이책은 글씨가 너무 작아서 읽기가 힘들다는 ㅠㅠ

유부만두 2020-07-19 16:14   좋아요 0 | URL
그쵸. 하드커버는 좀 나은데 비싸고, 페이퍼백은 글씨가 너무 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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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가 리커버로 나왔는데 검색하면서 영화도 있다는 걸 알았다. 예전 표지로 눈물까지 흘리며 읽었지만 영화는 거리감을 갖고 봤다. 할아버지 레오가 너무 비호감 그럼피 올드맨으로 나오고 뉴욕의 어린 알마는 반가운 얼굴, 영화 <책도둑>의 리젤이다.















할아버지 레오가 어린 알마를 만나는 게 께름칙했지만 (그는 영화 내내 젊은 여자들에게 매우 무례하다) 그가 인생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삶의 역사'를 다시 만나는 데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까, 영화는 사랑과 약속에 악착스레 매달려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에겐 '사랑'이라는 단어가 더 진하고 서럽고 무겁다. 그 사랑의 역사가 아름답지만은 않다.


레오의 슬픈 인생사, 부르노의 진실과 사라진 원고 혹은 기억, 옛 알마의 사정 등과 무엇보다 다 알고있던 이작의 안타까움. 이 모든 게 퍼즐처럼 흩어졌다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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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한 생쥐 첫 읽기책 9
정범종 지음, 애슝 그림 / 창비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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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고양이에 눈길을 빼앗기지 않아야 합니다. 화난, 아니 놀란 고양이가 긴장한 눈으로 노려보는 상대가 주인공이니까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막내 생쥐가 큰일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어찌나 큰 일들이 하나도 둘도 아니고 줄지어 벌어지고 이 작은 친구가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지 읽으면서 막 신이 납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으려 애쓰면서 이야기를 하자면,...


재미있다!

귀엽다!

당당하고 슬기롭다! 

판에 박히지 않았다!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후속편을 기다린다! 


전형적인 셋+객원 삼총사 스타일의 첫 만남과 친구 되기로 시작합니다. 서로 기싸움을 하지만 돕기, 잘못을 인정하고 나누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자존감 뿜뿜 가족끼리 사랑하기 이런 저런 동화책의 '가치'들이 많이 나오지만 너무나 귀엽고 재치있는 말장난과 상황에 다 녹아있지요. 너무 티나게 늘어두면 촌스럽거든요. 새앙이가 사고 칠까 조마조마한데 어째 이 되바라진 아이가 우리집 애 같고 막 그럽니다. 말을 안 듣는데 밉지가 않고 귀여워서 엉덩이 두드려 주고 싶지만 쥐야;;;; 


고양이와 쥐 이야기라고 스쳐 지나가면 안됩니다! 쥐, 라고 어떤 고정관념만 갖고 있으면 안돼요. 그런데 이런 반짝이는 보석이 이미 4년 전에 나와 있었네요. 작은 생쥐가 큰일을 하는데 어떤 큰일 들인지가 하나 하나 나오고요, 큰일 중의 큰일 대장은 역시나 '육아'라는 진실을 확인했습니다. 아, 나는 큰일 하는 중인 아줌마.


7월, 인간에 실망했다면 생쥐 이야기로 (응?;;;) 마음을 위로 받아보십시다. 


됩니다. 위로가. 이야기, 특히 동화가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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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7-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가 되는 동화라니.... 아, 정말 필요한 이야기인데요.
카테고리가 <막내와 읽는다>이네요. 중딩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봐요.

유부만두 2020-07-14 13:24   좋아요 0 | URL
아...아니요. 이 책은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에요.
막내가 벌써 중학생이지만 어린이 책은 그냥 습관처럼 이 카테고리로 정리해요.

동화는 안전하고 솔직한 세상을 주로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요. 현실의 세상 만큼이나 내 마음도 뜻대로 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책 안의 새앙이가 당당하고 솔직하게 친구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걸 따라가면서 위안을 얻었어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