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 이전의 폴 뉴먼은 파스타 소스의 그와 매우 달랐다. 반항아의 상징은 제임스 딘이 아니라 바로 그였다. 소스 병이 아니라 청바지에 (속옷이었던가) 그의 라스트 네임, 뉴만, 새로운 남자가 바느질 될 수도 있었겠지. 아름다운 그의 옆모습! 어느 서재 친구분 감상으론 남편에게 거부 당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때문에 안타까웠다고 했지만, 나는 벅스, 아니 폴 뉴먼의 아름다움과 '서른 살' 젊음과 (아, 내가 서른 살을 젊다, 로 느끼는 날이 올 줄이야.) 아무리 깽판을 쳐도 용서하고 싶은 그 아름다움과 덜 억센 써던 억양과 슬쩍 지나가는 미소가 좋았다? 리즈, 그를 냅둬요.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희곡 보다 더 '아버지'를 위한 부분이 많았고, (견디기 힘든 시댁 식구들은 늘 패키지로 온다) 관객들은 그의 설교를 꽤 오래 들어야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에 감화되어 '새로운' '남자'가, 다음 '아버지'가 되기로 결심한 영화판 브릭은 희곡 대로 고양이에게 덮쳐지는 대신, 고양이에게 감히 명령한다. "문 닫고 이리와."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차> 만큼이나 어른의 이야기다. 욕망과 위선, 그리고 까발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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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4-19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댓글 삭제.
쓰고 보니 19금.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4-19 21:45   좋아요 2 | URL
견디기 힘든 시댁 식구들은 늘 패키지로 온다 : 우주의 원리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사수하시지요, 폴스타프님!
알라딘 원래 19세 이상 사용가능 아닌가요? 푸하하하하하하!

미미 2021-04-19 21:48   좋아요 0 | URL
아 또 놓쳤네요!!ㅠㅇㅠ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4-19 21:49   좋아요 1 | URL
늦은 사람은 못 읽는다는 폴스타프님 댓글. 우린 왜 한 발 늦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4-19 21: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궁금!!

유부만두 2021-04-19 22:28   좋아요 1 | URL
또 엘리자베스 태일러 편 들어주셨어요? 극을 망치실 작정이십니까, 선생님?

Falstaff 2021-04-20 09:07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제가 아무리 주책을 떨어도 이 명품에 작은 스크래치라도 가겠습니까!

유부만두 2021-04-20 09:17   좋아요 2 | URL
영화는 원작과 많이 달랐어요. 역시 리즈 테일러를 아끼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Falstaff 2021-04-20 09:24   좋아요 2 | URL
영화에서 리즈.... 오히려 외모 때문에 손실을 봤을 정도로 명연기를 하지 않나요?
뭐 거의 언제나 최고의 연기를 하지만 특히 <뜨거운 양철...>하고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이 두 배역은 끝장을 볼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미인이라(남자도 포함해서요) 연기력 평가가 좀 박해지는 지난 시절의 대표적인 명배우라고 생각합니다만. ^^

라로 2021-04-20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폴 뉴먼 표 포도 주스요! (분위기 못 맞춰 죄송합니다. 꾸벅)

유부만두 2021-04-20 08:47   좋아요 1 | URL
포도주스!!!! ^^
 

장안에 짜한 소문의 만화책을 읽었다. 제목 봐라;;;;; 


'평범한' 일본 남고딩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묶여있다. 보통의, 하지만 기괴하고 괴롭거나 통쾌하고 매일매일 지겹다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시절. 


표지에서 이토 준지가 떠올랐는데 작중에도 그 언급이 나온다. 음산한 분위기 고딩에게 대놓고 '너 이토 준지 만화 같다'고 말하고 당한 아이는 충격을 받는다. 어두운 모습으로 겉도는 고등학생은 <너에게 닿기를>의 사와코/사다코를 불러온다. 책엔 외톨이, 빵셔틀, sns, 짝사랑, 수학여행, 동경, 집착, 괴담 등이 다 담겨 있다. 경양식 집의 스페셜 종합 메뉴 처럼 다 아는 맛이고 다 읽고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더부룩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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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1-04-18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제분류 틴에이지 순정인데ㅜㅜ 이토 준지ㅠㅠ;;; 저도 읽어볼래욧@_@;;;;;;;

유부만두 2021-04-19 09:55   좋아요 0 | URL
내용이 괴기스럽지는 않은데 그림체가 그래요. ㅎㅎㅎ

붕붕툐툐 2021-04-19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봐라‘에서 빵 터짐요~ㅎㅎ 이게 장안에 소문이 짜한 만화책이군요~👍

유부만두 2021-04-19 09:56   좋아요 0 | URL
여기 저기 입소문이 돌더라고요. 제목 보세요. 넘나 대놓고 꼬시죠.

han22598 2021-04-22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만화책 방안가득 쌓아 놓고 보고 싶어지네요. ㅠㅠ

유부만두 2021-04-23 20:27   좋아요 0 | URL
전 가끔 그래요;;; 이 나이에;;;;
 

L의 운동화
1987년 6월, 혁명의 도화선이 된 한 청년의 죽음이 있었다.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시위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운동화를 복원한 실화를 토대로,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김숨이 그의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소설로 썼다. (알라딘 책소개글)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
그는 스스로를 ‘작품을 치료하는 의사’로 칭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태어나게 한 존재라면, 복원가는 작품이 살아가는 동안 다치거나 노화로 특별한 처치가 필요할 때 이를 치료하는 역할을 맡는다.
책 서두에 나오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한 이야기는 시대의 질곡과 맞물려 있다. 2015년 김겸은 신촌 이한열기념관 전시실에 밑창이 바스러져가는 형태로 누워 있는 이한열의 운동화를 만났다. 1987년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을 때 현장에 있던 바로 그 운동화였다. 운동화는 한 짝뿐이었고 세월 속에 노화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는 운동화 밑창 모양까지 집요하게 추적해 마침내 운동화를 복원해냈다. 기억해야 할 역사를 복원한 것이다. 최근 김겸은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를 복원하기도 했다. (알라딘 책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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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18 0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군요. 굉장히 의미깊은 일일것 같아요. 동시에 마음아픈 일이기도 하고....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 읽어보고 싶어 보관함에 쏙 넣어둬요.

유부만두 2021-04-18 07:42   좋아요 1 | URL
이렇게 여러 곳에서 의미를 지키고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매일 배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 더 나아지질 않는지요. ㅜ ㅜ
 

얼마전 서재 친구들이 언급한 한나 아렌트의 사랑 장면과 비슷한 상황. 옷은 입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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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16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샤르트르 키가 시몬느 랑 비슷하지 않은뎅 ㅎㅎㅎ

유부만두 2021-04-16 11:4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다락방 2021-04-16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링크 거신 두 책 모두 만화책인 거에요?

유부만두 2021-04-16 11:45   좋아요 2 | URL
네. 글이 많은 만화에요. <사르트르> 책이 좋았어요. 보부아르 내용이 많아요. <보부아르>는 성장기 내용 중심이고요.

바람돌이 2021-04-16 1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딸들에게 꼭 꼭 짚어서 알려줘야겠습니다.

얘들아! 결혼하면 절대 안되는 남자 추가한다. 그 이름은 철학자니라!! ㅎㅎ

유부만두 2021-04-16 16:08   좋아요 2 | URL
이 책의 사르트르는 참 찌질해요.

단발머리 2021-04-17 0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른쪽 책에서 친구 쟈쟈 헤어스타일이 전 강렬했어요 ㅎㅎㅎ 오래 기억에 남네요.

유부만두 2021-04-18 07:41   좋아요 2 | URL
저도요. ㅎㅎ
보부아르 어머님도 강렬한 똑단발이시고요.
 
구미호 식당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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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 중 흥미로운 소재라 읽었다.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두 사람, 사십대 셰프 이민석과 열다섯 중학생 왕도영은 삼도천을 건너기 전 여우 서호와 거래를 한다.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포기하는 대신 49일 더 이승에서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은 다른 사람을 쓴 채로, 정해진 장소 밖은 못 나간다.

이민석은 미련이 남아서 다시 이 기회에 예전 살던 동네에 식당을 열게 된다. 얼결에 따라온 도영도 함께. 그들은 49일 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을, 몰랐던 사실을 만나고 49일 역시 너무나 짧은 시간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하.지.만.

이민석은 사십 대에 이십 대 직장 부하에 집착하고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며 스토킹을 하다가 사고로 죽었다. 그는 이번 49일 동안에도 그 집착을 버리지 않고 여자를 따라 다니며 ‘죽어도 넌 내꺼야‘를 외치고 여자를 때린다. 이 폭력은 사랑으로, 이민석이 계획한 ‘사라져 안타까운‘ 미래로 그려진다. 더해서 피해자인 서지영의 거절과 반박, 도피도.

도영은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다. 이 아이가 49일 동안 다시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을 구박했던 할머니나 형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는 정도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미련과 원망을 “갑자기” 내려 놓고 갈 길을 간다. 하지만 이민석이 그동안 행한 폭력에 피해를 본 서지영은 제대로 치유될 수 있을까. 얼마전 스토커에 희생된 일가족 뉴스가 겹치지 않을 수 없다. 역으로 폭력의 피해자인 도영이 할머니와 형을 ‘다른 눈‘으로 보고 진짜 화해, 혹은 용서를 할 수 있었을까.

설정도, 문장의 비유나 묘사도 매우 거칠게 반복된다. 그 껄끄러움은 얇지 않은 책 내내 이어지다가 .... 이야기 끝에 따라 오는 작가의 창작노트에서 정점을 찍는다. 지금은 오십대 후반의 작가가 회상하는 청소년기의 어떤 친구, 가녀리고 부잣집 딸에 자신과 달랐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

시작부터 끝까지 엉성하고 폭력에 대한 ‘알고 보면 사정이 있다‘는 식의 시선이 무섭다. 스토커는 죽어도 폭력 스토커로 돌아온다니. 더해서 저작권 개념 없는 레서피 공유와 49일간 새로운 식재료 공급 없이 이루어지는 식당의 음식도 섬찟한데 200여편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쓴 작가의 내공이 이 정도다. 이 ‘청소년‘ 소설이 2018년 출간되었고 성인판도 있다는 게 진정한 공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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