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로 만든 영화가 곧 넷플릭스에 올라온다. 주인공들 얼굴이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지만 (번역서 표지와도 다르다) 감독님의 이야기는 어떨까 궁금하다. 


내가 예전에 썼던 감상문은  

https://blog.aladin.co.kr/yubumandoo/category/75912403?CommunityType=MyPaper&page=17&cnt=85


http://bookple.aladin.co.kr/~r/feed/77609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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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14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영화로 나왔군요. 주인공 얼굴은 제 상상과도 다르네요. 전 1권 읽다 말았는데….. 책이 어딨더라…..

유부만두 2023-10-14 11:50   좋아요 0 | URL
그쵸.. 너무 나이들어 보여요.
2권도 읽어보세요. 잔잔하게 신파로 흘러갑니다만.

단발머리 2023-10-14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는 저거 파란 거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직 재미있게 읽을 수 없다는 후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0-15 15:10   좋아요 1 | URL
지금이라도 손에 잡으시는 순간, 시간을 잊고 빠져들어 읽으실 겁니다.

책읽는나무 2023-10-15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영화 나왔군요?
적 만두 님 추천으로 다 읽었죠.
착하죠?ㅋㅋㅋ

유부만두 2023-10-16 19:22   좋아요 1 | URL
나무님 감사합니다.(?!?!) 추천 도서를 읽으셨다니 제가 막 고맙고 그래요.
마지막에 눈물 조금 났다/안 났다, 어느 쪽이에요?
저야... 헤픈 독자라 울었거등요.

책읽는나무 2023-10-16 20:23   좋아요 1 | URL
저야 뭐....
울었죠ㅋㅋㅋ
이게 결과가 예상가능한 이야기라 눈물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은근히..^^;;
근데 뭐 눈물을 흘려주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ㅋㅋㅋ
근데 전 마지막에 울었는지 중간부분부터 울었는지 그게 또 기억이 안나네요?
울긴 울었는데 말입니다.^^;;
 

아룬다티 로이가 13년전 발언으로 인도에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8895 


"인도 뉴델리 경찰국은 11일(현지시간) "로이가 13년 전 카슈미르 지역 행사에서 했던 발언은 지금도 문제삼을 소지가 충분하다"며 작가에게 법적 처벌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로이의 13년 전 발언은 인도 북부 카슈미르 지역 분쟁과 연관돼있다. 파키스탄 및 중국령과 맞닿은 이 지역은 종교 및 인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와 물과 기름 같은 관계다. 인도의 힌두교와 달리 이슬람교를 믿는 게 대표적 차이점이다. 그러나 인도의 오랜 앙숙 파키스탄과의 힘의 알력 등으로 인도에겐 정치적으로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카슈미르를 인도령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직접 통치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한다. 로이 작가 등은 그러나 카슈미르를 놓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정부 입장에선 눈엣가시가 됐다."  


아룬다티 로이는 카슈미르에 인도 정부가 '비공식적' 폭력을 행사해 그곳 주민들(대다수는 이슬람교도)이 죽고 다친다고 폭로한다. 정치적으로도 카슈미르 자치를 과격하게 주장하는 이들은 파키스탄의 첩자거나 마오이스트 테러리스트가 되어 폐쇠적인 재판을 받고 처형된다. 다른 한 편으로 인도 정부는 '평화로운' 인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커다란 경제 시장으로 서방 세계와 손을 잡는다. 엄청난 부와 자본이 극소수의 인도 지배층 손으로 간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카슈미르 지역의 댐 건설 개발 및 핵개발 사업은 인도 문화 축제와 눈부신 경제 개발 뉴스에 묻히고 만다. 이런 '고발성' 르포가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에 강한 어조로 담겨있다. 읽으면서 아룬다티 로이의 안위를 걱정했었는데.


1950년대 말부터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경 지역에서는 적대적인 종교, 국가 감정을 고취시키며 관광에도 이용하는 국기하강식이 매일 열린다고 한다. 하지만 카슈미르에는 1945년 인도/파키스탄 독립 이후 폭력과 공포는 계속 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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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스타프/골드문트 님의 중국판 감자, 아니 소금, 아니 복자거나 봉염 엄마 이야기 <샤오홍 이야기> 리뷰를 읽고 <소금>을 다시 읽었다. 지지리 고생과 억울함이 단락마다 턱턱 얹힌다. 해법이 안 보이는 가난과 고생 중 제일 아팠던 건 일하러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봉염의 애타는 장면. 


그는 못 견디게 어머니 품에 자기의 다는 몸을 탁 안기고 싶었다. 그는 목이 마른듯 하여 물을 찾았다. 그래서 봉희가 밥 말아 먹던 물을 마셨지마는 어쩐지 더 답답하였다.

이렇게 자리에 못 붙고 안타까워하던 그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가 무엇에 놀라 후닥닥 깨었다.

[...]

어머니 못 봤다는 말에 더 말하고 싶지 않은 그는 눈이 벌개서 찾아다니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때 뒤뜰에서 무슨 소리가 나므로 벌떡 일어나 뛰어 나갔다. 

저편 뜨물 동이 옆에는 봉희가 붙어 서서 그 큰 머리를 숙이고 마치 젖 빨듯이 입을 뜨물 동이에 대고 뜨물을 꼴깍꼴깍 들이 마시고 있다. 그리고 머리털은 햇볕에 불을 덴 것 처럼 빨갛다. 



젖어멈으로 들어간 하층민 여자가 정작 자신의 아이는 내버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는 건 흔한 소재다. 흑인 유모의 아이들이 굶는 이야기는 모리슨의 소설에도 나오고 김정민 작가의 동화 창작물 <담을 넘은 아이>에서도 유모의 두고 온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유모로 간 엄마 대신 아버지 수발을 들며 갓난 아기 동생과 밉상 남동생까지 돌보는 (만 나이 아니고 옛 나이로) 열두살 여자 아이 푸실이. 계급과 신분, 가난과 성차별에 눈 뜨는 영특한 아이는 용기를 내어 담을 넘는다.....(넘었니) 그 아이의 발받침이 되어주고 어깨를 두드린 건 역시나 교육, 글 깨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혼자의 힘이 아니고 귀한 양반댁 아가씨의 자비심으로만 가능한 이야기. 


올해 멋진 리커버로 나온 책인데 나는 4년 전 초판으로 읽었다. 초등 5학년일 나이의 푸실이가 혹독한 사회 속에서 고생을 하고 온갖 학대를 당하는 이야기는 읽기가 매우 힘들었고 마무리도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옛날 배경의 역사 동화는 흥미롭지만 이토록 엄혹한 상황의 아이를 보는 것은 학대에 일조한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괴로웠다. 밥 굶으며 아버지와 (미운) 일곱 살 남동생의 밥상을 차리는 아이라니. 아이에게 위로란 길에서 주운 책, 읽지도 못하는 책이었다니. 이 아이의 '구원' 혹은 담 넘기가 양반댁 아가씨의 돈과 힘으로 가능하다니 요즘 읽는 여러 동화의 해결이 건물주 할머니인 것(순례주택, 맹탐정 고민 상담소, 헌터걸, 나의 진주 드레스, 연동동의 비밀 등에서. 마법의 선녀님 대신 건물주님인가)과 비슷해서 힘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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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1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을 넘은 아이/벽 타는 아이 헷갈리지 말것

단발머리 2023-10-12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리뷰만 들어도 넘나 가슴이 멕힙니다 ㅠㅠㅠ 에구… 실화 보다 더한 실제 ㅠㅠ

유부만두 2023-10-13 07:37   좋아요 1 | URL
실제는 더 했겠지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는 남아있는 이야기들 보다 더 할겁니다. 그런데 동화에서 고생을 심하게 하는 아이들을 보면 힘들어요. 이게 ‘가난 포르노‘ 류의 글과 어떻게 다를지 고민하게 됩니다.
 

기숙학교에서 공부하던 십대 소년이 어느 날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엄청난 소식을 듣는다. 그의 양아버지가 사망했으며 그의 입양 서류가 정리되어 있지 않아 소년은 이제부터 자신의 원래 이름을 써야 한다. 정이 없고 근엄한 목사였던 양아버지였지만 양어머니의 사망 이후 정신줄을 놓았더랬는데, 입양 절차가 정리 된 게 아니었다니. 게다가 소년은 자신이 자란 영국 웨일스 사람이 아니고 저 멀리 체코 출신의 유대인이다니. 


소년은 이렇게 '진짜'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간다. 우선 학교 서류와 시험지에 아우스터리츠라는 이름을 쓴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글을 쓰면 거짓만 늘어놓는 것 같고 시가와 교외지역을 산책하면 어지러움을 느낀다. 옛건물과 자연을 좋아하는 (이제는) 청년은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두통과 연구 작업의 어려움은 자신의 진짜 과거와 맞서지 않으려는 무의식의 발로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대인 박해가 심해가던 시기, 부모가 영국행 기차에 네 살이던 자신을 태웠던 그 기억이 청년에게 되살아났다. 아름답던 엄마와 보모와 함께 했던 산책길과 다람쥐까지. 이름과 입양 서류, 얼마 안 되는 정보를 쥐고 청년 아우스터리츠는 체코로 떠나 그곳 사무소에 도움을 청한다. 특이한 이름 덕에 몇 안 되는 동명들 중 한 명이 사는 주소로 간다. 그곳에는 한 노파가 살고 있었는데...


<아우스터리츠>는 이런 순서로 진행되지 않는다. 화자 '나'가 만나는 중년의 남자 아우스터리츠는 대뜸 자신의 연구나 기숙 학교 친구네 여름 별장 이야기를, 지금 그들이 서 있는 역 건물의 역사를, 정원의 아름다움과 나방의 섬세함과 비둘기들, 그리고 무덤 비석들의 쓸쓸함과 햇볕의 조각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인간들의 고집과 잔인함 그리고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아우스터리츠는 자신의 진짜 부모를 찾아 나선 여정과 그들을 '찾고' '만난' 이야기를 한다. 시각자료로 책에는 여러 흑백 사진과 그림들이 나온다. 전쟁의 잔혹한 행태, 특히 유대인 학살에 대한 기록과 전시물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러니 아우스터리츠는 '진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걸 전달하는 화자와 작가 제발트는 믿을 만 해 보인다. (난 정말 쉬운 독자) 하지만 텅빈 마음의 아우스터리츠가 가진 '심연'에 대한 이야기는 해답을 찾지 못한다. 시간은 무심하게 흐르고 인간은 계속해서 거대한 건축물과 시설로 옛 기억과 역사를 덮고 입을 닫으며 기억을 왜곡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소설이었다. 주인공 인물이 몇살에 어디에 있는지 집중해서 따라가도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만큼이나 힘든 독서였다. 하지만 놓을 수 없는 책이다. '기억'과 '진짜 자신'이라는 주제로 여러 다른 (어려운) 책들과도 연결된다. 생각나는 건 우선 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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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0-12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책…?

유부만두 2023-10-12 08:14   좋아요 1 | URL
차마 글로 못 쓰는 그 책이요. ㅍㄹ ㅅ ㅌ의 그 시리즈 그 책이요.

건수하 2023-10-12 08:18   좋아요 0 | URL
아! 뭔지 알겠습니다 ㅎ 왜 차마 글로 못쓰는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

유부만두 2023-10-12 08:22   좋아요 2 | URL
제가 그 책을 읽겠다고 2018년 부터 공언 하고 실언 되고 .... 반복이라서요;;;

건수하 2023-10-12 08:48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그 책은 읽어도 읽었다고 말하기 좀 애매한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
 

지루했다면서 하루키 신작을 또 생각한다. 이건 뭐지? 나 이 소설 좋아하는 거야? 만약 내가 그 이전 하루키 소설들을 읽지 않고 이 책 한 권으로 삼십 년 넘는 하루키 월드를 만났다면 그거야말로 효율적 독서 아닐까. 음...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자.


하루키의 주요 인물들은 단 하나의 인생만 경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여러겹의 경험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그들 앞에 놓인 이곳과 저곳 큰 두 갈래길이 더 많은 멀티버스를 펼쳐놓는다. 그들은 그 모든 것의 종합체를 온몸으로 겪는 것이다. 


"그 강줄기가 복잡한 미로가 되어 암흑의 땅속 깊은 곳을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 또한 우리 내부에서 몇 갈래 길로 나뉘어 나아가는 듯하다. 몇 가지 다른 현실이 섞이고 다른 선택지가 얽혀, 그로부터 종합체로서의 현실이 - 우리가 현실로 인지하는 것이 - 완성된다." (223)


이승과 저승, 현실과 이세계, 꿈, 살아있는 인간과 어떤 의식, 육체를 벗어난 기억들이 만나고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이야기는 만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허구추리>라는 기이한 제목의 만화에는 의안, 의족을 한 스무살 여대생 주인공 이와나가 코토코가 나온다.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탐정이기는 하지만 가설에 가설을 얹는 방식으로, 즉 '허구'를 쌓아가는 작가의 방식을 쓴다. 그 과정에 문답을 하며 가설에 반대를 하거나 다른 가능성을 더하는 주변인물들이 나온다. (문창과의 합평이 이럴지도) 탐정 코토코는 종합체로서의 현실/진실/해답/이야기를 의뢰인에게 들려준다.

 

코토코가 주위의 혼령이나 요괴들을 부린다는 점이 반칙 같지만 그녀의 '허구 추리'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녀의 남친(이자 괴인) 쿠로와의 협업 때문이다. 쿠로는 사건 해결 중 위기의 순간에 '자의적 죽음'을 경험하며 (자살이라고 쓰기 애매함) 미래의 가능성 중 하나를 현실로 끌고오는, 죽지 못하는 존재의 특기를 발휘한다. 이렇게 쓰고보니 그야말로 귀신 시나락 까먹는 이야기. 아 그런거 있어요. 


그림은 이쁩니다. 그런데 뭐 이런 이야기를 돈 주고 시간 쓰며 읽고 보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그러게요. 근데 저 감기에요. 연휴 뒤에 감기라니. 나의 종합체로서의 현실은 왜 이모냥입니까. (전 실은 그림자 만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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