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 - 척추, 관절, 허리, 일상의 통증을 이기는 법
황윤권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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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동안 벙커특강을 들으면서 출퇴근하던 날이 있었다.

대상은 강신주의 '다상담' 이었는데

광고에서 '아로니아'와 함께 이 책 광고가 인상깊었다.

인상깊었던 것은 뭔가 말이 되지 않는 제목 때문이었다.

김어준인지 강신주인지가 이 책의 의도에 대하여는 설명을 했는데,

내 귀에는 아무래도 이 제목이 컥컥거리고 걸렸다.

그들도 '내 몸 아프지 않는 습관'이라고 읽기도 했던 것 같다.

 

우선 '아프지 않은'이라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는 형용사이다.

그런데 이 형용사가 '습관'이라는 말과 붙은 상황이 미묘하다.

'공부하는 습관', '노는 습관'처럼 동사의 관형형과는 잘 어울리는 습관이

형용사와는 어울리기 힘든 것이다.

습관이란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을 뜻하는 말이라,

동작이 반복되는 경우에 어울리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귀란 그렇게 민감하다. 

모국어가 뭔가 어색할 경우, 귀가(대뇌의 작용이겠지만) 거슬리게 된다.

귀에 순하게 들리게 하려면 '내 몸을 아프지 않게 하는 습관' 정도로 고쳐 줘야 하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병원의 과잉 진료'에 대비하는 '근육, 관절에 좋은 습관 및 치유법 지침서' 정도가 되겠다.

의사를 믿지 못하는 것보다,

의사가 기계적으로 시키는 검사들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특히 병원마다 다른 디스크 수술이나 인공 관절 수술 같은 것의 문제를 작가는 제기하고 있다.

 

사실 문진과 망진(시진), 촉진과 청진...으로 진행되던 진료의 전통을 따라

의사라고 하면 청진기를 목에 걸고 있는 캐릭터가 아니던가.

요즘엔 그야말로 몇 시간 기다린 끝에 만난 의사는 단 5분 사이에

이러이런 증세가 의심되니 일단 이런저런 검사와 촬영을 하는데 수십 만원을 수납하시오~!

그리고 그 결과 보러 언제 오너라~ 하는 염라대왕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결과를 보러 가면 십중 89 이 검사 소견으로는 이상이 없으니

다른 검사를 더 해봅시다~ 하면서 다시 수납을 하루 가야하는 지침을 내리신다.

 

물론,

이 책은 위험성도 있다.

 근육이나 관절의 고질적인 문제로 형성된 지금의 문제를

전문가와 상담하지 않고 혼자서 스트레칭과 두들기기로 버티다가

더 심각한 지경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책을 알아두고,

팔이 저리다고 목디스크가 아니며,

팔이 아프다고 테니스 엘보가 아니고,

오십견이나 통풍도 생활 습관의 조절로 충분히 예방이나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부하는 것 역시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

 

문제는 나부터도 일단 아프기 전까지는 제 몸을 과신한다는 것이다.

관절이나 근육의 문제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운동 부족과 잘못된 자세의 지속으로 오랜 시간 문제가 축적되어 오던 것이,

결정적인 요소의 개입으로 문제상황으로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스트레칭과 근육 이완 그리고 근육을 강하게 훈련하며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 활용법을 훈련하는 일은

결국 문제까지 번지지는 않게 하거나, 이미 진행된 상황을 호전시킬 수도 있을 일이다.

 

아픈 사람 고치는 화타보다

그 형은 아프기 전에 예방한다고 해서 더 윗질의 의사라고 했다.

 

결국 내 몸이 아프게 하는 것에은 내 잘못도 큰 법이다.

내 몸을 아프지 않게 하는 습관을 들이려면,

적절한 운동, 움직임, 과로나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는

너무도 뻔한 말들이 이 책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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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오사카 (2017~2018년 최신 개정판) Close up (에디터) 3
유재우.손미경 지음 / 에디터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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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만,

낯선 곳에서 모르는 지역을 모르는 말과 함께 주유하는 것도 여행의 별미다.

 

이 책에는 고베, 교토, 나라, 아스카, 고야산 지역의 여행, 쇼핑, 숙박, 먹을 정보 등을

가득 담으려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대학생들이거나 자유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 한 권으로 거의 대부분의 도움을 주려고 편집한

그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그러니 이 책을 주르륵 넘기면서 가보고 싶은 곳을 고르고,

먹고 싶은 것도 고르고,

그런 다음 자유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좋을 듯.

 

그러나 역시 여행은 낯선 곳에서 길도 잃고

슬슬 돌아다니며 시장통 같은 데서 흥정도 하는 그런 재미도 있다.

아무 가게나 쓱 들어가서 기념품도 사고...

 

그런 면에서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토산품(선물) 상점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한국과 중국은 어딜 가나... 판박이형 선물이라... 지역 특산품이랄 것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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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영어 사전 - The Story Dictionary of English Etymology 교양 영어 사전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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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 would not melt in one's mouth

시치미를 떼고 있다. 태연하다

 

이 책을 빌려와서

통독을 할 생각은 애초에 못하고,

드문드문 도대체 이 작자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책을 냈나 뒤적거리다 보니,

강준만은 참 무서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야말로 현대판 다산 정약용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가로세로로 심지어 다닥다닥 붙은 타일 하나하나까지 연구하려 드는

자료 중심의 팩트를 중시하는 그가,

세계 공용어로 치닫고 있는 언어인 영어를 공부하다가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책을 썼겠는가 싶다.

 

그야말로 번역이나 통역 계통이 있는 사람에게는 땡큐할 일이다.

나는 처음에 외국의 어떤 학자의 책을 번역한 것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강준만 지음이다.

 

제목이 The story dictionary of English Etymology... 라고도 붙여 둔걸 보면,

영어 어원의 이야기 사전...

그야말로, 어원과 맥락을 아울러 보겠다는 야심찬 저작임을 알겠다.

 

2012년 1권으로 부족해

2013년에 2권까지 집필한 것을 보면,

복거일이나 누구들처럼,

영어를 공용어로 쓰네 마네 하는 수준의 공상적 상대주의의 잡담을 넘어서는 사고가 아닌가 싶다.

 

어차피 공용어로 갈 수는 없는 영어지만,

또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수준은 한참 뒤떨어진 한국이지만,

지적 저작물의 수준으로는 결코 뒤처지지 않을 문화 선진 한국을 지향한다면,

이런 책은 학자들에게나 번역가들에게 요즘 말로 '꿀'이라 하겠다.

 

난 다행히

학교 도서관에 이런 것들을 구비해 두고

뒤적거릴 수 있으니 행복하다.

 

기억에 남을 몇 가지막 끄적여 보겠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아 낯선 나도 재미있게 넘겨 보게 된다.

물론 분량이 너무도 방대하여 전체를 숙독할 능력은 안 되지만서도...

 

 

have butterflies in the stomach

속이 조마조마하다,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Happiness is as a butterfly which, when pursued, is always beyond our grasp,

but which if you will sit down quietly, may alight upon you.

행복은 좇으면 손에 잡히지 않지만, 감나히 있으면 살며시 내려앉는 나비와 같다.

 

 

I pledge allegiance to the flag of the USA,

and to the republic for which it stands,

one nation under God, indivisible,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 국기 앞의 충성의 맹세

 

sixty-four-dollar question

까다로운 문제, 중요한 문제

 

ask for quarter 살려달라고 빌다.

give quarter 살려주다

 

pop the question 구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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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행군 - 대성당의 비밀/정복자의 군대/아른의 복수
장 클로드 갈, 장 피에르 디오네 외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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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의 비밀, 정복자의 군대, 아른의 복수

세 편의 만화로 이루어진 이 만화를 그리는 데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세밀화처럼 보이는 흑백의 점들과 선들이

수직으로 한없이 솟구치고 싶은 남성성의 실현들은

서로 쟁강거리며 투쟁하지만,

결국 바닥에 깔린 모래들처럼, 시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진다.

 

서사시적 웅장함의 스토리를 바탕에 깔고,

물 위의 대성당을 추구하는 인간이 욕망은

마지막 페이지의 대사와 함께 물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중량과 평형추...

그것은 역사의 균형보다 우세한 걸까,

오만... 아니면 복수(15)

 

인간의 삶은 잔인하고 고독한 시간들을 견디는 것이기도하지만,

시간은 순환하면서 다시 자식을 남기고 부모 세대의 형질은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삶의 치열함과 허무함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강한 의지가

새카만 빛의 면과 선과 점만으로 그려낸 작품이 이 만화인 듯 싶다.

 

그런 삶의 순환성, 고독함과 작은새로 인한 위안...

이런 시가 김소월의 '산유화'다.

늘 '저만치' 떨어진 존재들의 '사이'

'사람 人'들의 '사이 間'

존재의 개념에서 벌어지는 투쟁.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지네.(산유화,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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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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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도 지금처럼 오기까지는

숱한 만남과 충돌이 있었고 그 습합과정을 거쳐 지금도 우리말은 변화중이듯,

영어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이 책은 영국 대륙의 언어에 영향을 끼쳤던 영어의 '계통'부터 시작하여,

현대 미국 영어의 영향까지를 다루고 있다.

 

필립 구든이란 사람의 이야기는 오지랖 넓고 안 뒤지는 구석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지겹지 않고 재미있다.

 

세계사와 얽힌 이야기들과 문학, 정치와 연설 이야기 등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어하며 읽을만 하다.

 

중세 영어의 노르만과 색슨어 이야기도 재미있다.

 

노르만 정복시대에  앵글로색슨어와 노르만 프랑스어의 지위가 달랐다는 점은 가축을 가리키는 단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살아있는 가축은 앵글로 색슨어로,

상에 올리는 고기는 노르만어에서 왔다.

sheep, cow, swine,

mutton, beef, pork

 가난한 앵글로색슨인들이 들판에서 가축을 돌봐야 했던 반면,

상류층 노르만인은 프랑스식 고기 요리를 먹었기 때문.(68)

 

웹스터 영어사전과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내용도 재미있다.

 

웹스터는 미국만의 언어문화를 개척하려는 각오로 똘똘 뭉친 애국자였다.

그는 단순화한 맞춤법과 미국식 단어를 옹호함으로써

점차 세력을 확장하면서 강대국이 될 야심에 가득 찬 미국에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188)

 

마크 트웨인으로 알려진 새뮤얼 클레멘스 이야기는

미국 중서부의 거친 개척 정신을 보여주며, 인종 차별 등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DS 같은 단어도 프랑스에 가면

형용사를 명사 뒤에 쓰는 어순에 따라 SIDA로 표기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런 자잘한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언어에 흥미를 지닌 사람이라면 한번 볼 만한 책이다.

 

CUL8R

 

이것이 씨유 레이러~의 문자메시지 약어라 하니 상상력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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