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오영욱 지음 / 샘터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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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가

로마의 깜삐돌리오 언덕에서 포로로마노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아마존강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기도 하면서 그린 그림들이 많다.

 

여행은 그렇다.

쓸쓸한 시간도 있고

 

 

그래서 이런 그림을 그리나부다. ㅋ

거꾸로 놓으니 좀 덜 야하다.

 

나른한 정오에 그린 그림과

 

 

유럽풍의 건물을 올려다보는 시선과

 

따가운 태양을 온몸으로 쬐는 고독한 시간과

 

 

먼 바다로 향하는 시선을 매어두는 인간의 길과

 

힐링의 시간과

 

응시의 시간을 살아가며 그린다.

 

시간은

누릴 수도 있고

힘겹게 한 순간 한 순간 견딜 수도 있다.

 

그의 그림은

그런 순간들을 포착한 것들이어서

사랑스럽다.

 

힘겨운 사람들에게

힘내라,

이러면서 어깨를 툭, 쳐주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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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소한 구원 -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두 통의 편지
라종일.김현진 지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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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기형적인 근대를 통과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인데,

그 중에서 '교수'라는 직업은 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부제가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32통의 편지'라고 붙어 있는데,

다 읽어본 소감으로는... 글쎄, 이걸 책으로 묶을 만한 것인지... 이다.

 

김현진의 편지가 많이 부족한 것은,

그의 고민이 날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독자를 염두에 두었다면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김현진이 고민을 하고, 라종일이 답변을 해주는 형식인데,

김현진의 고민이 어설프다.

 

나는 그가 글을 좀 쓰는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서는 둘 사이에 오고간 맥락이 쏙 빠지고 멜만 턱하니 나오니 그의 글이 힘이 쏘옥~ 빠진다.

진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징징대는 소리로 들린다.

나는 '나를 안아줘잉~~ '하는 어리광 섞인 징징댐을 싫어한다.

그러니 한탄의 배경이 되는 고민을 좀 탄탄하게 맥락을 잡았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겪었던 구체적인 사건들이 무엇인지는 여기에 자세히 적지 않겠다.

당신은 당신의 고통을 대입하기만 하면 어찌 되었든 옳은 방정식이 될 것이다.(8)

 

이런 것이 힘빠진 책이 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고민과 상담이 책으로 나오려면 좀더 철저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변수가 대입되어 성립되는 식은 <방정식>이 아니다.

<방정식>은 특수한 변수일 때만 성립되는 식이다.

그러니, 이 책은 '김현진'이라는 변수가 해결책을 모색한 '방정식'인데,

'모든 변수' 엑스에 대하여 해결하는 <항등식>으로 오해한 것이 또 하나의 실수 내지 오류다.

이 책은 결코, 항등식으로 기능할 수 없다.

 

김현진은 얼굴도 이쁘고, 글도 잘 쓰고,

한예종(예술계의 서울대 아닌가?) 출신이다.

그런데 외모나 성형에 대해서도 징징댄다.

고민이 많은 듯 하면서 알콜중독에 대해서도 징징댄다.

자살까지 운운한다.

그가 고민이 없었다기보다는, 그 고민이 책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으니 책이 힘이 없다는 것이다.

 

라종일은 서울대 출신에 영국 정치학 박사, 70년대 경희대 교수, 김대중 대통령 시대에 인수위, 국정원, 비서실, 주영 주일대사, 우석대 총장, 한양대 석좌교수... 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라종일은 그의 삶이 겪어온 길이 보여주듯, 권력자의 편에 가까운 철학을 가지게 되어 있다.

언제나 밑바닥에서 짓밟히고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훼손당하며 살아온 '기층 민중'의 아픔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언술들로는,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한다.

 

한국은 조선의 '봉건 사회(양반, 쌍놈의 계급 사회)'가 그대로 유지된 채 식민지가 되고, 전쟁을 겪었다.

서류상으로는 '만인의 평등'이 헌법에 기록되어 있지만, 그냥 기록일 뿐이다.

땅콩 회항이나 정몽준아들의 '미개' 저변에는 아직도 <봉건 의식>이 그대로 있다.

그 상태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 사회를 거치면서 <그들만의 자본주의>가 이식되었다.

그 결과 유례를 살필 수 없는 <재벌 jaebul>이 여기는 아직도 <왕족>의 권위를 누린다.

 

이런 자본주의 사회가 가지는 <도덕적 한계>는 '공정성'과 '가치훼손'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

'공정성'이란 가난하기 때문에 출발선부터 공정하지 못한 한계이고,

'가치훼손'이란 공정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인간적 가치'에 대한 부정의 한계이다.

(좆으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는... 곳이 어찌 공정하고 인격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라종일의 이야기들이 핵심에 닿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의 삶이 가진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다.

<잔인한 자본주의> 한국에서는 '노동, 토지, 화폐'의 상품화가 극도로 전개되어 버렸다.

'노동 조합'을 국가가 법적으로 권력으로 탄압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친기업' 자본주의를 국가가 실행하고,

당연히 못가진자는 '공정'한 대우를 못 받고, '가치를 훼손' 당하게 된다.

'토지'는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이어서 아파트에 층층이 살 수밖에 없다.

'화폐'는 화폐를 낳고 또 낳아서 재벌은 '페이퍼 컴퍼니'로 돈이 돈을 부르는 현실이다.

 

여자를 가장 사기 쉬운 곳이 이 땅이 아닐까?

아이들이 가장 불행하게 사는 곳이 여기 아닐까?

그런 불행한 <잔인하고 폭력적 자본주의> 국가여서 아이를 안 낳는 것 아닐까?

 

그런데 맨날 조사로는 OECD 20개 국가중에 꼴찌라고 보도한다.

나는 저런 눈가림이 싫다. 저런 것을 통계의 사기라고 한다. 속임수...

세계 200개 국가가 있다면, 한국 학생의 불행은 100위권 밖일 것이다.

자살률은 아마 200개 국의 1위일 것이다.

그런데 오이씨디 국가 스물 중에서 꼴찌라니... 덜 불행해보이지 않나?

 

김현진이 '병맛 로맨스'라는 소설을 쓰고 있단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숱한 좋은 말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로맨스가 병맛이다.

 

어떤 문제이건 그것이 발생한 차원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58)

 

민주주의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폭력에 대한 끝없는 저항이 조금씩 걸어온 길을 민주주의라 한다.

라종일의 이야기는 늘 평면적 차원에서 맴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차원 바꿀 필요가 있다.

70년대 지성의 스승, 리영희 선생은 뫼비우스의 띠를 몸소 만드신 분이다.

그런 선생을 라종일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입으로 말하고 있잖나. '불가능하다' 고... 이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들 역시 편안하게 살아오지만은 않았다.

영화 '국제시장'이 보여주듯, '진짜 힘들게 살았슴데이~' 할 만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내가 겪어 봤는데~'의 오류를 그들은 진리로 받아들인다.

요즘 '국정원장 구속'의 어물쩡 무드에 편승하는 '조폭형 어용 노인단체'가 당당하게 저팔계의 위용을 뽐내는 것도,

슬픈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부정 선거를 '애국'과 병치시키는 병맛인 나라다.

 

소이부답 심자한이라...(78)

 

이 나라의 통탄할 만한 현실에는 범접도 못할 어구다.

이태백의 소이부답 심자한...을 뇌까리려면...

처절하게 현실을 부정해본 다음, 더이상 해결책은 없다... 이런 경지여야지...

<잔인한 자본>에 휘둘리는 청년들에게... 심자한...이라니... 병맛이다.

 

그는 대학 총장을 했으면서도 한국 대학의 문제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눈이 맹인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서

 

말하자면 넓은 층의 국민들에게서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바로 문제의 일부분,

 

아니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135)

 

 

ㅋㅋ

헛웃음만 난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우리'라고 말하지 말라. 총장 씩이나 한 사람이...)

조선의 '과거'와도 맞닿아 있다.

개혁이 불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쥐와 닥의 '촛불집회'가 보여주었다.(사진은 혐,짤이어서... 생략)

한국 대학의 85% 이상이 사립대(곧 족벌 경영)라는 데 문제가 있다.

가난한 국민이 제자식 서울대 보내려 혈안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가난한 국민이 제자식 서울대 보내려 사교육 시키지 말자는 말은... 지나가던 견공이 피식~ 할 소리다.

 

한국 사회의 불행이 가져온 결과로 <출산율 최저>의 문제에 <자식 기르는 기쁨>으로 답을 한다.

역시 문제에서 한참 비껴가는 소리일 뿐.

 

 

 

우리가 염려하는 일은

 

우리가 돌볼 수 있는 능력에 비해 인구가 너무 빨리 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213)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낳지는 않지, 굉장한 의료와 영양의 결과 평균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었지,

당연히 가난한 노인이 와장창 기하급수적으로... 탄젠트 그래프로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복지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거늘...

 

리영희 선생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지식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220)

 

 

<잔인한 자본주의>의 썩어버린 과거를 청산하고

건강한 국가를 재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상적 사회주의자'로 치부하는 것은 '가진자의 오랜 버릇'에 불과하다.

아주 교양있게 교수님께서 말하는 것의 본질은,

'니들은 왜 그렇게 폭력적이니? 천한 것들~' 이런 생각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영원한 '갑'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남북한에 모두 여성 지도자가 등장하면 한반도에 마침내 평화가 도래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238)

 

 

가장 무서운 성차별주의자가 '여성은 온유하다'는 인간들이다.

남성은 강하고 여성은 부드럽다... 그것은 망상이다.

과연 '평화'에 0.1밀리라도 다가갔는지, 닥을 보면... 알게 된다.

 

Le vent se lève! il faut tenter de vivre!

르 방     쎄  레브! 일 포  땅떼   드  비브르!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구절이다.

 

일본 소설 '바람이 분다'의 한 구절을 실감합니다.(246)

 

김현진도 병맛이다.

'바람이 분다'는 일본의 '제로센'이라는 '카미카제' 비행기를 만든 사람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한,

군국주의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재수없는 만화 영화의 제목이고,

전혀 맥락에 닿지도 않는 이야기다.

 

아마도 나를 보면, 교수님은 미친 망상 환자로 여길지 모른다.

그래. 그렇게 그들과 민중은 다르다.

그러니,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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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2-1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콕 집어서 쓸 수 없었던 그 부분까지...명확하게 집어내 주시는군요. 속이 시원합니다, 감사~(__)

글샘 2015-02-15 21:31   좋아요 0 | URL
양철 님은 읽어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답답한 현실에 비하여 글이 너무 답답하죠. ^^

아무개 2015-02-1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현진의 새책이라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이렇군요....

글샘 2015-02-15 21:31   좋아요 0 | URL
제가 눈을 흘겨뜨고 봐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멋지다고 그렇게 평을 했던데요...

다락방 2015-02-1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별 하나 리뷰라니.
김현진이라 저도 살짝 궁금했는데(아주 살짝) 기대를 고민 없이 접습니다.

글샘 2015-02-15 21:32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들은 별 다섯도 많더군요
저는 다만... 제가 못마땅한 이야기들에 별을 확 깎은 거구요...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 장치청의 중국 고전 강해
장치청 지음, 오수현 옮김, 정창현 감수 / 판미동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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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의학 이론서, 황제내경.

 

요즘에야 노인들이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야.' 이런 말들을 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수천 년 전에야, 아무리 잘 사는 권력자라고 해도,

하찮은 독감이나 이질에도 쓰러졌을 것이다.

 

차이나(China)의 어원이 되었을 정도로 강력한 통일국가 친(Chin)의 시황제 역시

영원불멸을 기원하기보다는 병들어 죽지 않을 약을 구하려 동쪽으로 사신을 보냈을 것이다.

궁궐을 쌓으면 질병이 넘나들지 못하도록 해자를 파서 물로 막으려 한들,

질병은 인간의 건강을 금세 짓밟았으리라.

 

그리하여, 양생의 비법을 개발하고, 기록하여 남기는 일은 중요한 일이었겠다.

 

이 책은 전통 양생문화의 재건과 대중화를 꾀하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나온 책이니만큼,

황제내경이란 책의 본류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책은 아니다.

 

어찌 보면, 텔레비전의 건강 비타민~ 류의 지식 정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 전통 의학은 양의에 비하여 그 세력이 뒤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 책이 중국에서 가지는 위력은 상당할 수도 있겠다.

중국의 공원에는 곳곳에서 태극권을 수련하는 사람들로 그득하니 말이다.

 

불치이병 치미병이라 하여,

이미 병든 것을 고치는 게 아니라, 아직 병들지 않은 것을 치유한다는 말,

곧 예방의학이 이 책의 핵심이다.

 

소문 81장에서는 인간의 체질과 인체의 본질에 대하여,

영추 81장에서는 생명의 중추 라는 '정기신'의 핵심인 경락과 침구에 대하여 다룬단다.

그런데 이 책은 '생명, 건강, 장수의 비결'을 외과적 처방보다는 사람의 내면에서 찾는다는 특징을 갖는다.

양생을 '내구'라고 하는 말인데, 곧 인체 내부에 '정,기,신'을 다룰 수 있는 기제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

 

법어음양 화어술수

자연계의 변화 법칙에 순응하여 살고,

정확한 술수(양생보건의 법칙)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는 <조화>와 <상호 감응>의 관계를 살피는 책이다.

 

동의보감 같은 책을 이미 읽은 이라면,

쉽게 느낄 수 있는 지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건강 상식들이어서 읽기에 힘들지 않다.

 

다만, 모든 건강 상식 학습의 공통점.

지식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출퇴근 하면서 '알리'의 '365일'을 들었는데,

새로운 경험을 했다.

보통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숨을 내보낼 때(호 呼) 조음기관을 울려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고 여기는데,

호흡을 생각하다가 음악을 들으니,

가수가 숨을 들이쉬는(吸 흡) 소리까지 색색거리며 들리는 것이었다.

시디를 다시 돌려서 들어보니,

이제까지 듣던 소리와는 전혀 다른, 들이쉬며 내는 호흡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플루트를 불면, 복식호흡으로 폐에 숨을 모아놓는 일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적절한 곳에서 숨을 들이쉬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특히나 가늘고 길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대목의 앞에서는

충분한 숨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공기를 내보내서 아름다운 소리를 울려낼 수 있는 것인데,

가수의 호,흡 역시 '호'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흡'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보통 3초에 한 번 호흡한다는데 6초에 한 번으로 늘리라는 제언도 좋다.

호흡을 천천히 하려면, 일단 마음에 여유를 가져야 하는 것.

 

음식 양생의 5원칙, 잡소담온기...도 들어둘 법 하다.

골고루(잡곡) 먹고, 소식하며 자주 먹고, 담백하게 먹고, 따뜻하게 먹고, 기피해야할 것은 먹지 않는다.

 

양생은 생활태도이자 생활방식이며 생활 습관이다.(292)

 

이 책은 황제내경에서 시작하지만, 그리고 경락도 설명하고는 있지만,

정말 콕, 찍어서 가르친다.

 

커다란 조화의 물결을 따라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는 끝내 버리고 다시는 홀로 고민하지 마시게.(277)

 

건강과 양생의 가장 기본 바탕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삶'이다.

그러나, 세상의 물결이 어찌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것인가.

조금만 물결져도 그늘이 생기는 것이 물의 원리거늘...

끝내야 할 곳에서는 끝내 버리라는 말이 신선하다.

강을 건너지 못해 주저하는 아가씨를 업고 건네준 큰스님께,

어찌 아가씨를 업을 수 있냐고 따지는 동자승에게 큰스님은

나는 아까 아가씨를 내려 놓았는데, 너는 아직도 못 내려 놓았느냐~?

하고 되물었듯,

우리는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버리지 못해 마침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간의 몸을 다스리는 책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병원을 가지 마라는둥, 약을 먹지 마라는둥,

아픈 사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리기 십상이다.

허나, 이 책의 저자는 설명과 함께 잊지 않는 가르침을 준다.

 

무엇보다 심계항진, 가슴답답함, 심장혈관, 뇌혈관 질환증세가 나타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274)

 

동양 의학에서 가장 본질적인 목표는 '양과 음의 조화를 이루어 중화'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음양화평지인이 되기 위해 이런 책은

일반인들에게도 손쉽게 읽도록 더 많이 나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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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광수생각 - 개정판
박광수 지음 / 홍익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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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행동은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해를 끼치는 일은 나쁜 행동이다.

그러나... 나쁜 생각은 없다.

생각은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없다.

그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은 그럴 수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생각은 나쁘지 않다.

그저 욕망을... 좀 속된 언어나 드러내기 민망한 용어를 섞어서... 표현할 따름이다.

 

'하고 싶다'거나, '좆같다'는 말은 점잖지 않다.

표준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쓰는 현대 서울말>인데,

'하고 싶다~'나 '좆까'는 교양있어 보이지 않는 말이다.

그렇지만, 점잖지 않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박광수는 세상에 아주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려고 무진장 애쓰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머릿속은 여느 사람들과 비슷한 잡동사니로 가득하다.

다만, 그것을 젠체하고 감추지 않고, 여과없이 드러낼 따름이다.

 

내 '자지'는 여러 사람과 비교해 본 결과 표준사이즈보다 약간 더 크다.

마누라 왈, 자기는 자지라고 쓰기에는 여러모로 안 어울리니 '고추'라고 표기하지?라는 말은

나로하여금 '자지'라는 표기를 더 고수하게 만들었다. 아, 늙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슬픈 것.(191)

 

페니스나 바기나...라고 쓰면 좀 덜 민망하려나?

자지나 보지라는 일반명사는 좀 민망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망 중 가장 강한 것이 성욕일진대,

그리고 요즘엔 초딩들도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판다는 세상인데,

이런 책에 '나쁜 생각'이라고 붙이는 것은 지나치게 도덕적인 체...하는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같아 씁쓸하다.

 

삼청교육대 핵심 멤버라고 욕하니, 자기는 별것아닌 넘이라 괜찮다는 생각은 나쁜 생각일까?

돈만 있으면 여자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나쁜 생각일까?

아마도 잘못된 생각에 가까울 것 같다.

나쁜 생각은 누구나 하게 되지 않는가?

폭력을 써서 강자를 제압하고 싶은 것도,

뉴스에서 세상 참 더럽게 돌아가면, 확 청와대를 폭파시키고 싶은 것도,

아주 야릇한 포즈의 배우 사진을 보면 흥분하는 것도,

누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 생각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남이 그어준 선을 강하게 인식한 것일 듯.

 

그런데, 이런 책을 쓰는 것은,

그래. 과연 이게 나쁜 생각이냐? 이런 상대적 입장의 표현일 듯 하다.

 

머리로만 세상을 배운 자들의 명확한 특징은

세상의 잣대로 '못배웠다'는 사람을 무시한다는 것.

그들이 똑똑할는지는 모르지만 결코 현명하지는 않다.

현명한 사람들에게는 '똑똑한 바보'들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세상을 바르게 볼 줄 알고, 그 세상에 순응하지만

또 어떤 때는 해일과 같은 용기로 세상과 싸울 줄 알고,

자기 변명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미련한 짓 따위 하지 않는다는 것.(197)

 

이런 글을 읽으면 뜨끔하다.

내가 '바보'여서이기도 하지만,

교육이란 이름으로 '바보' 되기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다.

 

꽤나 읽었다고 자부하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지식 쌓기의 목적이 결코

'도야'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크, 뜨끔해라.

'~~ 하는 것들'의 일원인 내가,

'도야'하지 못하는 속내를 어찌 알았누~

이런 나쁜 생각~! ^^

 

자기 변명이 가득한 나쁜 놈과

착하디 착한 사람을 겉으로는 절대 구별해 낼 수가 없다.

하지만 구별하지 못한다고 참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노력을 해야만 우리는 스스로 알을 깨고 참세상을 볼 수 있다.

그러기 전까지 우리는 알 속에 갇혀 바깥을 못보는 그저 '알'인 인생.(233)

 

으아~~~

이 나쁜 놈은 나를 왜 자꾸 욕하는가. ㅠㅜ

'자기 변명이 가득한 나쁜 놈'... ㅠㅜ

바로 나다.

 

비평가,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은 이미 인생의 해답을 알고 있는 듯하다.

진정 노래를 업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 이에게는 음악이 인생이다.

그림을 업으로 알고 사는 이에게는 그림이 인생이고.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을 배웠기에 남의 인생에 별표를 매긴단말인가?

애정 없이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위해 좆도 모르면서 비평하고 있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삽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그 삽질이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건지 모른다.(239)

 

비평이란 것은 그런 한계가 있다.

참으로 비겁한 행동으로 일관했던 강용*라는 전직 국회의원도

썰~에 나가면 비평이란 걸 한다.

삽질도 그만하면 예술인가?

 

물론 비평이란 이름으로 예술을 폄훼하는 비평도 있다.

아니, 요즘 종편이란 이름으로 방영되는 방송들의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아예 비평으로 이뤄져 있고,

그 비평들은 아주 편파적인 여론 조작의 목적을 띠고 돌아간다.

아직도 20%대라는 청와대 지지율은 그런 조작과 날조의 반복에서 나오는 힘이다.

 

그러나, 건전한 비평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사회처럼 '말 많으면 빨갱이'라는 식으로 색깔 논쟁을 벌여온 권력자들은 비평을 싫어한다.

객관적인 듯 말하면서,

수많은 군중의 분노가 쌓인 집회 한 구석에서

관제 데모일 게 뻔한 군복입은 노인들의 쌩쑈를 '맞불집회'라고 명명하는

그런 비평이야말로 '나쁜 생각'의 표본이다.

 

광수 생각은... 좀 민망할 정도로 쌍스러운 표현도 툭툭 등장하고,

점잖지 않은 구석도 있지만,

나쁜 생각은 아니다.

사회를 자기들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하여

이이제이 작전으로 무익한 싸움을 하게 만드는 '어부지리'를 획책하는 무리들의 생각이 '나쁜 생각'이다.

그런 나쁜 생각을 짚어줘야 하는 이들이 '평론가'들이다.

 

가짜 평론가들이 등장하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다.

변희* 처럼 되는대로 지껄이는 자와 '일베'라는 집단에서 역사를 희화하하면서 추악한 쪽으로 몰려다니는 것을

마치 표현의 자유인 양 방치하는 시대는 냉혹한 시대다.

 

'나쁜 생각'은... 나쁘지 않다.

다만, 정확하게 비평하지 못하는 양비론이나 양시론의 객관의 자리는

권력을 쥔 이들이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기능해 온 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방향이다.

 

현대에 나치나 일본의 군국주의는 '나쁜 생각'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독일에서 나치는 '무지 나쁜 생각'으로 치는데,

일본에서 군국주의는 '그게 왜 나쁜데? 애국 아냐?'이렇게 변질된다.

결국, '나쁜 생각'은 사회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합의되지 않은 과거가 너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결과,

그 집합의 명료함이... 너무도 엿장수 맘대로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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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도 - 오기사가 그리는 불행의 미학과 치유의 여정
오영욱 지음 / 페이퍼스토리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오영욱, 오기사, ㅇㅇㅇ

건축을 하는 그는 여행도 좋아한다.

여행은 '길'을 따라 다니는 일인데,

길은 '건설'하는 것이고,

그 생각은 곧 인생의 지도와 맞닿았다.

 

이 책의 재미라면,

인생이라는 길에는,

온갖 생각지도 못했던 황당한 경험을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고,

그것을 보여주는데 두려웁게 보여주기보다 재미있는 유쾌로 보여주어 좋다.

 

그러나... 이 책의 한계는...

인생과 지도는 애초에 유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도는 '목적지'를 염두에 두었을 때나 보는 것이다.

놀이삼이 지도를 펼쳐보는 일은 싱겁다.

허나, 인생에는 '목적지'도 없이 흐르는 길이 있을 뿐이다.

지도에는 여러 가지의 갈림길이 있어도 갔다 되돌아올 수 있으나,

인생에는 이것이 길인지 아닌지도 모를 곳들로 가득하다.

 

내가 가고

사람들이 다니면 길이 된다지만,

그것은 나중 사람들이 만든 말일 뿐이다.

길이 될지, 실종자가 될지는 나중 사람들이 판단할 뿐.

 

그치만, 곳곳에서 만나는 문구들은 재미있고, 씹을수록 맛이나는 육포맛이다.

 

친구란

추억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이다.

좋은 친구란

서로에게 바랐던 게 아무 것도 없었음에도

고마운 일이 계속 생겨가는 사이다.

그리고 좋은 인생이란

자신이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어 있는 것이다.(3장)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내 사람'이다.

때로는 가족이나 형제, 배우자가 '내 사람'이 될 수도 있으나,

가장 가까운 그 사람이 가장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결국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좋은 일은,

내가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려 노력하는 일이다.

 

나는 나의 생각을 바꿀 생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들이 그들의 생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옳았던 것인지는 한 세기 후쯤에 밝혀질지도 모른다.

혹은 모두가 어리석었던 것일 가능성도 의외로 높다.(25장)

 

인생의 어느 켠에서

맞닥뜨린 인연으로

사람은 자기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우리 세대가 '광주'를 생각하면 부르르 치떨리는 분노의 감정을 갖게되는 그런 것.

순전히 그 시대에 그 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갖는 생각이다.

기대를 하지 않고 살라고 성인들이 말하지만,

거기 그 때 살았던 사람들은 기대를 버리기 쉽지 않다.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강의실은

죽은 공간이다.(26장, 니히르반 대학교)

 

학교를 돌아보게 하는 말도 만난다.

죽은 공간...

 

나와는 다른 신념을 가진

정말이지 뇌의 구조가 궁금한 저 사람의 진심이

나의 진심보다 열등하다는 증거는 없다.

서로 자신의 생각을 바꿀리 없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아야할 운명이라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에

나는 나의 신념을 믿되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며 누구보다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 삶만이 내 신념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59장, 신념)

 

다른 사람이 어찌 그렇게 골때리는 생각을 하는지... 한탄을 해도 어쩔 수 없다.

이미 틀어져버린 각도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신념이 있다면, 삶을 그렇게 살아내는 수밖에 없다.

 

 

 

이 그림은 '결혼'이다.

아주 우연히 연결된 관계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관계. 결혼.

 

대부분의 반성은 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망각은 자기애에서 비롯된다.

자신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에

대부분의 반성은 믿지 않는 게 상책이다.(88장, 반성)

 

아이들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자기 생각을 써보라 한다.

인간은 반성하는 동물이 아니기에...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연'을 설명한다.(102, 인연)

 

인연을 영어로 Ties라고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다.

'인'과 '연'이라는 직접적 원인과 간접적 원인을 한 마디로 '타이즈'라고 해도,

그 안에 담긴 아스라한 느낌이 스러지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실수는 주눅이 든 상태에서 저질러진다.

윗사람의 가장 큰 실수는

아랫사람이 실수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110장, 실수)

 

헤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디로 가려하는지

모르는 채

헤매는 것이 문제다

 

삶 자체가 하나의 문제다.

지도를 하나로 묶어서 봐도,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알 수 없는 인생의 지도.

 

이 지도책은 25,000원이다.

좋긴 하지만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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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5-02-0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분 글보다 그림이 더 좋더라구요. 여행다니면서 스케치가 가능한 사람 진짜 부러워요. ^^

글샘 2015-02-08 23:26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림이 예술이죠.
건축하는 사람들이 선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