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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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척수소뇌변성증...
작년 가을, 갑자기 알던 선생님이 휴직을 하셨는데, 비슷한 병을 앓고 계신다.
이제 퇴직 하시고 시골에서 자꾸 말을 안들어가는 몸을 추스르고 계신데... 

고등학교로 진급하는 아야는 꿈많은 여고생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자꾸 넘어지고, 비틀거리며, 급기야는 말도 못 하게 된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야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삶을 누리고 있음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 것 같아하는 아이들에게 징징거리지 말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 

아야가 눈물을 흘릴 때보다는, 오히려 아야가 용기를 내야지, 하는 대목에서
더 눈물이 흐르는 책이다. 

산다는 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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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너를 소리쳐! - 꿈으로의 질주, 빅뱅 13,140일의 도전
빅뱅 지음, 김세아 정리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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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가지 세계가 있다.
밝은 쪽과 어두운 쪽.
데미안은 그 두 세계를 경험하면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밝은 쪽만 보여주는 책과, 어두운 쪽을 조명하려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굳이 나누자면, 앞의 부류에 속한다. 

빅 뱅. 이름 한번 거창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빅 뱅의 <붉은 노을>은 이문세를 다시 살려 놓았다.
80년대 잿빛의 도시에 난무하던 최루탄 가스에 눈물흘리던 젊음들에게
이영훈이란 작곡가가 이문세를 길러서 서정의 눈물을 안겨주었다.
그 이문세를 타고 나오던 빅뱅 아이들의 목소리는 준비된 그룹의 모습이었다. 

물론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 아이들이 멋진 글을 쓸 수는 없다.
오히려 이쁘게 글자 쓰는 일조차 좀 힘든 듯 보이는 자필은 그들의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멋진 말들도 당연히 스토리 작가가 적어 줬을 것이고...
다섯 명이 연리지처럼 자라나는 모습을 세밀하게 멋진 터치로 그려낸 것도 작가의 몫이리라. 

그렇지만, 이 책은 삶이란 게 무미건조하고 무색무취의 밍밍한 물같이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루저'의 쪽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자신과 비슷한 현실에 있던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어딘가에 뛰어들어 본 경험이 들어있는 이야기이기에, 어른들의 꼰대 목소리로 들려주는 <아이들아, 인생은~~> 류의 책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날봐, 귀순이나 대박이야~ 이런 트로트로 익숙한 대성 말고는,
TOP의 강렬한 얼굴이나 빅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살펴 보면서... 나름대로 힘든 과정들을 소화해 낸,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물론... 유명한 양현석의 회사에서 서바이벌 형식의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아이들인만큼, 재능이 있기도 하겠지만, 꿈이란 것은... 쉼표가 생각날 때... 도돌이표를 실행할 줄 아는 것일 수도 있겠다. 

집이 아주 가난하고, 아버지까지 투병중인 아이가 있다.
다른반 아이의 문제집을 소지하고 있다가 처벌을 받기도 했는데...
이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가 세상을 얼마나 무서운 맘으로 바라보고 있을는지... 나는 두렵기만 하다. 조심스럽게 이 책 한 권 사 주면서, 이야기라도 걸어볼 생각이다.
어두운 쪽에 살고있는 아이들에게, 특히 top 최승현의 이야기는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꼰대의 잔소리겠지만, 최승현의 목소리는 형의 소리로 들리기도 할테니... 

른 이들보다 더 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친구들은 사실 아픈 환자와도 같다.
내가 이렇게 아픈데, 내가 이렇게 힘든데,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다고 생떼를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친구들에게는 "네 삶은 그렇게 형편없지 않다."고,
'네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치료해줄 인생의 의사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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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4-1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빅뱅엔 멋진 G드래곤도 있습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꿈을 이루어가는 그들의 삶이 멋집니다.
많은 부분 포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요.
쉼표가 생각날때, 도돌이표를 실행할 줄 아는 것. 아 멋져라~~~

글샘 2009-04-20 15:40   좋아요 0 | URL
다섯 아이들 모두 살펴보니 멋진 아이들이더군요.
아이들이 그런 거 같애요. 알고 보면 하나하나 다 멋진...
근데, 얼핏 보면 사고뭉치같고 의심스럽고... 그렇죠.
아이들은 도돌이표... 중요하지만, 어른들은... 쉼표가 좀... ㅋㅋ
멋진 책입니다. 저도 애들에게 많이 사주려 합니다.

2009-04-19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4-20 15:42   좋아요 0 | URL
글을 쓰신 분이 멋진 말들을 잘 쓰셨더라구요. ㅋㅋ
무슨 사정이 있으셨는지... 궁금하군여.
1원짜리 사고
10원을 내면...
뭘 줄까요??? ㅋㅋ

2009-04-22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09-04-2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기사에서 빅뱅이 책을 낸 걸 읽고서 읽어보고 싶다 했더니 샘은 역쉬 벌써 읽으셨군요. 쉼표가 생각날 때 도돌이표를 실행할 줄 아는 것...여기서 저 한 대 얻어 맞은 듯했습니다. 놀라워요 샘. 샘인 친구들에게 권해줄까 합니다.

글샘 2009-04-21 01:57   좋아요 0 | URL
아, 시험공부하라고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있길래... 압수해서 읽었죠. ㅋㅋ 좋은 책인 셤 끝나고 읽으라고...
정리한 김세아씨 글맛이 제법 좋습디다. 한번 읽어 보셈.
전 사고뭉치 제자들에게 사주고 싶은 책입니다.(역시 이런 책은 범생이 아이들보단 뭉치들이 좋아하겠죠. ㅋㅋ)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표지는 단순하다. 스리랑카의 병사일까... 어느 소녀가 꽃다발 같은 것을 들고 웃고 있다. 모자로 봐선... 병사다. 아직 살아 있을까... 뒷표지에는 어떤 소녀의 뒷꼭지가 담겨있는데, 어깨엔 멜빵과 총같은 사물이 붙어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쉬운데, 세상의 본질을 이처럼 꿰뚫고 있는 책은 드물다.
영화 평론가라는 직업때문일까? 하기야 같은 영화 평론가라도 진중권 평론은 대학 나온 나도 못알아먹을 구절이 많은데... 사토 다다오란 작가는 이 글의 독자를 중고생 정도로,
자기가 중3 정도의 나이에 소년병으로 참가했던 기억을 더듬어,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쉽게 적은 것 같다. 

그의 세계사는 쉽고 정확하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명확한 잘잘못을 구별하는 입장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무미 건조한 것처럼 보이는 세계사 속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모습을 감추는 따위의 거짓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잘 한 것을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을 못했다고 하는 단순한 라인이 이야기의 기본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소련과 중국도 <자기 중심적> 위치에서 전쟁을 펼쳤다.
전쟁이라면 세계의 <슈퍼맨>을 자처하는 우사(USA)도 늘 정의의 전쟁, 평화의 전쟁이란 말도 아닌 소릴 지껄인다. 자기 국민들에겐 늘 좋은 면만 호도하면서... 비열한 전쟁을 감추기 급급해왔다. 

이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평화론>, <평화학>을 가르쳐야 한다.
지난 2월 졸업식장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단 한 마디 했다.
절대로 전쟁터 나가서 사람 죽이지 마라...
아이들이 취직을 잘하는 일도 좋고, 좋은 대학 가는 것도 좋지만,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살인을 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하는 것이 내 20년의 선생 생활의 결론이었던 셈이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참가하지만,
그렇게 멋대로 단정짓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만, 결과는 아니올시다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일단, 외국에 많은 군대를 파견하게 되면, 그 군대를 철수시키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또, 저자는 군산복합체 이야기도 자연스레 꺼낸다.
대기업 무기 장사꾼은 평화주의자를 억압할 듯 싶은 자들을 지원하고, 그래서 <미디어 모노폴리>도 지향한다. 방송법을 개악하여, 미디어가 자기를 지지하는 한가지 목소리만 내 주길 바라는 것. 

소련이 미국과 끝없는 대립각을 세워,
일본의 태평양 전쟁처럼 3차대전이란 과오를 걱정하고 있던 저자에게,
다행히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오류를 속속들이 드러내 보이고 수치를 감내하는 쪽을 선택하는 이성이 있었다...(131) 이렇게 평가한다. 

국익 운운하면서 이라크에 파병한 노무현의 더러운 표정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요즘 용산 참사와 장자연 리스트 등, 정권에 불리한 요소때문에 노무현을 압박하고 있다. 노무현의 상징성은 분명 있지만... 그의 파병보다, 국익 운운한 것에 나는 증오에 가까운 불쾌를 느낀다.)

공업 선진국이 후진국 사람들에게 힘든 일, 단순 노동을 시키고, 차별하는 일은 미래 세계의 <전쟁의 도화선>이 될 거라고 저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그래서 백만이 넘는 이주 노동자를 거느린 대한민국 정부도, 이주 노동자들을 <외교부>가 돌보지 않고, 범죄 용의자처럼 <법무부>의 출입국사무소에서 관리한다.
여수에서 여러 명의 참사가 일어났는데... 정말 무서운 일이다.  

동물들의 투쟁은 생존의 필요 범위를 거의 넘지 않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류가 싸우거나 죽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
아, 전쟁은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김정일이 김대중에게 한 말이 기억난다.
멀고 두려운 길을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그 아름다운 길이... 평화의 시작이 되었던 길이... 다시 막혀버렸다. 

나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 두렵다.
애국심이 두렵고,
평화를 위한 우호의 스포츠가 아닌 스포츠 쇼비니즘이 두렵다.
<우리 나라>를 빙자한 외국인 탄압이 두렵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젊은이를 보내는 이 나라가 두렵다. 

정말, 남쪽으로 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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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먹는 남자 올 에이지 클래식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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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 제목이 The fire eaters다. 불먹는 사람들... 근데, 왜 남자라고 붙였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소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린 것이다. 

60년대면, 아직 2차대전의 상흔이 도처에 깔려있던 시기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대전이 발발하지나 않을는지, 국지전이라도 벌어지지 않을는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시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개구리 해부 시간이다.
개구리에게 영혼이 있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답.
개구리가 영혼을 가졌냐 하는 것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란다. 우리는 개구리를 열어 영혼을 찾아봤지만 그 미스터리는 오히려 더 깊어지기만 했어. 놓친 게 뭘까? 잃은 게 뭘까? 생명이란 무엇이지? (177)

과학과 기술이란 것이 세상에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지. 
전쟁의 위험, 핵무기에 대한 두려움이 과학 기술의 현주소아닌지...
놓치고 있는 것이 뭐고 잃은 것은 무언지, 생명은 도대체 무엇인지... 

전쟁을 겪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불을 먹는 남자를 통하여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은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지만, 그 속에서도 인류가 겪고 있는 고통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여자 애들한테는 근육이 좀 있고 머리도 좀 있으면서 돈을 벌어다 주는 듬직한 남자만 있으면 돼.(66) 이런 발언은 구식이지만, 그러나, 이런 시대가 오히려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모래에 누워 우우 소리를 지르다 깔깔대며 웃었는데 정말 멋진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무 고민없이 들판에서 소리치고 노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시간은 없지 않은지...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지 않게 해 주세요. 절대, 다시는 안 돼요.(84)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세요.(288)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가 하늘로 도착하여 근근히 유지되는 것이 지구인지 모르겠다. 

보비의 친구 에일사가 학교에 안 나간 이유를 들으면서... 학교가 과연 뭔가 가르치는 기관일까...를 고민해 본다.
우리 아빠는 열두 살에 학교를 관뒀어. 오빠는 퇴학당했고, ... 아무튼 아빠와 오빠들은 정말 열심히 일해.,.. 우리 가족은 석탄 캘 장소가 있으니 생계를 꾸려갈 수 있을 거야... 

과연 학교를 제대로 졸업한다고 해서,
개구리의 심장 뛰는 일에 대해서 무얼 알 수 있다는 건지...
이 아이들처럼, 하느님께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는 수준의 지적 능력이면 만족하지 않을지.
전쟁을 일으키는 사탄들에 비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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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푸른도서관 30
배봉기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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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날(이스터 섬은 부활절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스터 섬을 읽다. 

푸르름이 지쳐버릴 듯한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
거기 서있는 슬픈 눈의 거인들의 상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작가 배봉기는 거석 문화 속에 숨은 슬픈 역사를 상상 속에서 활짝 펼쳐 두었다. 

왜 모아이들의 슬픈 거석들은 바다를 향하여 우울한, 또는 뭔가를 끊임없이 기다리는 표정으로 거기 서 있었는지를... 그저 불가사의... 넉 자로 내버려 두지 않기 위하여 작가의 마음 속에 푸른 상상력을 펼쳤다. 

분노와 증오는 무너뜨리는 힘이지, 세우지 못한다. (181)

모아이의 슬픈 표정 속에서 작가가 읽어낸 것은 이런 것 아닐까? 

평화롭던 작은 섬에서,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지배를 표상하기 위하여 세웠던 석상과, 그것을 쓰러뜨리려던 노력의 아쉬운 말미... 

청소년들에게 이 좁은 땅을 벗어난 시원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새로움을 맛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남을 짓밟고 올라 서 보겠가는 하찮은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 결말을 빚는지, 곱씹어 보게 하는 책.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정도라면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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