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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ㅣ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작가 이금이의 첫사랑을 읽다.
학생회 아이들을 데리고 밀양의 한 펜션으로 간부수련회를 가서 1박2일을 보내고 온 뒤라 몹시 피곤했다. 그렇지만, 이금이 선생님의 첫사랑이란 소설을 시작했으므로 졸다 깨서 또 보곤 했다.
이금이의 하늘말나리에서는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었는데, 이 소설에서 주인공 동재의 아버지는 재혼을 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예전에는 결손가정이란 말을 썼는데, 요즘엔 그런 말은 없어졌다. 부모 중 한 쪽이 없다고 결손인 것은 아니란 생각이 보편적인 모양이다.
주인공 동재는 새엄마와 새동생과 갈등이 심하다.
친엄마는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난 상태라 맘붙일 곳이 없었는데...
같은 반 연아와 인연을 맺게 되고, 동생 은재의 도움으로 상당히 진전이 된다.
실제 요즘 아이들의 세태가 어떤지는 내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또 일부 아이들의 행태가 그런 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선물을 하고, 커플링을 끼고, 노래방에서 소위 '고백'을 하며,
그리고는 정식으로 사귀고, 투투데이니, 백일이니를 헤아리는 놀음을 하는 것은...
맘 붙일 곳 없는 요즘 아이들이 어른 흉내를 내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결국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아이들의 첫사랑은 이뤄지지 못하지만,
앞집의 나비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는 또다른 화두를 던져 준다.
10대부터 70대까지의 공통적인 이성에 대한 관심은 만국 공통이라 하지만,
어린 연인들의 물질적 공세와 지나친 격식에 치우친 만남이 진실한 '사랑'의 형성은 인간간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것임을,
그리고 견우와 직녀처럼 사랑에 빠져 게을러 지게 되면, 은하수 건너 마주보며 눈물 흘리게 될 일도 많은 것이 사랑임을... 이 책은 생각하게 한다.
이혼의 강을 건너, 망각의 강물을 들이켠 듯한 어른들과,
원 나잇 스탠드 식의 '사랑 없는 러브'의 세태를 도외시한 풍토에서,
아이들의 성장 소설도 상당한 굴곡을 보일 수밖에 없음은 참으로 아쉽고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학교를 마치고 와서도,
은재처럼 자기 주도적 공부를 하고 독서를 즐기는 아이는 '스따'가 되기 십상이고,
보통 아이들은 노란 승합차를 부지런히 갈아 타면서 온갖 잡다한 학원의 상품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보면,
아이들이 싸구려 사랑 놀음에 빠질 수도 있음을,
하긴, 온갖 매체에서 오로지 <돈을 쓰는 인간만이 참된 인간임>을 웅변하는 세태에서,
아이들이라고 돈놀음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고민하고 있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남과 사랑과, 이성간의 관계와 돈과 부모들의 삶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