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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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소년들의 삶은 피곤하다.
초등학교 때의 환한 교실과 다르게, 중학교부터의 교실엔 그늘이 들 수 있다.
초등학교 때도 교실 밖, 화장실 뒤편 같은 공간이 있지만, 아무래도 중학교부터가 본격 서스펜스가 시작된다. 
그런 이야기 세 편을 실은, '푸른문학상 수상작 모음'이다.

여기 실린 <외톨이>는 남학생들의 교우관계를 잘 그리고 있다.
여학생들처럼 몰려 다니진 않지만,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친소관계가 어느 정도는 있다.
그러다 한 녀석을 놀리기 시작하면 다들 따라 놀리는 데 생각이 없어진다. 놀림받는 친구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 남학생들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생각이 없다.
심각한 왕따 소설은 아니지만, 어쩌다 외톨이가 되는 아이들의 슬픈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외톨이가 되는 일이 그닥 드문 일이 아니지만, 대부분 며칠 지나면 또 해소되지만, 가정에서 따스한 정이 없는 아이들의 경우 외톨이가 되는 경험은 세계로 향한 문을 닫아버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캐모마일 차 마실래?>는 봉사활동 이야기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백사장 청소나 공원에서 담배꽁초 줍기 등의 허드렛일이다.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하지만, 의미있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은 드물다.
장애인 시설에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러 간 아이가 거기서 친구를 만나고 마음을 연다는 이야기다.
시작한 지 15년이 지났는데 아직 정착이 아니라 외면당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봉사활동에 대한 고민도 깊게 해야할 때다. 

<한파주의보>는 한파로 집안의 수도가 얼어붙은 한 가정에 남겨진 어색한 두 사람, 새엄마와 아들 이야기다.
결국 고난을 이겨내고 가까워진다는 해피엔딩인데, 시적인 표현이 멋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의 '삐닥이'들에게 권해줄 법한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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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문지 푸른 문학
김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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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핀 꽃, 冬花의 童話같은 이야기... 

양철 대문집 할머니에게 여섯 살 배기 동화를 떨구고 백 밤을 헤아리라며 도시로 떠난 아버지.
동화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죄도 없이 죄지은듯 살아가는 이웃들을 관찰하며,
앙다문 이를 악물고 살아 간다. 

간질쟁이 장대 아저씨나, 우산과 함께 사라진 인자 아줌마,
열여덟에 아기를 낳는 정희 언니와, 공장장과 사라진 춘자 고모까지...
건넌방의 죽은 듯 누웠던 할아버지와, 외팔이 방앗간 할머니, 막걸리집 할마까지... 

이 땅의 어느 구석에나 버글거릴 무지랭이 민중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겼다.
그 죄인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싫고, 친구도 없이 무채색 삶을 살아오던 동화의 성장기는 과연 아름다운 것이었을까?
거울을 닦고 닦아도 세상은 늘 트미하게 보이는 걸... 

복잡한 만큼이나 알기 어려운 '목숨 수'란 글자는 도무지 운명의 앞길을 가로막기만 할 뿐,
화안하게 보여지는 건 아무 것도 없을 터이다. 

그 어려운 목숨 만큼이나 투명한 것이 <어린 시절의 동화>이며, 그 어린 시절 
겨울에 핀 꽃처럼 시린 과거조차도 '성장통'의 하나로 아련하게 저물어 간다. 

동화가 보았을 법한 별 하나가 생각나는 소설. - 기다림과 아련한 아쉬움이 가득한 '성장 소설', '입사 소설'

별 하나 -- 이동순

개가 짖고
추수 끝난 들판에서
밤바람은 말을 달립니다.
달이 밝습니다.
나는 뜨락에 서서 달빛에 젖습니다.
초롱초롱한 별 하나가
나를 봅니다.
나는 방으로 들어옵니다.
들어와서 다시 생각하니
그 별이 그대인 것을 알았습니다.
황급히 나가 하늘을 보니
이미 그 별은 사라지고
보이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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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별이야 시공 청소년 문학 34
웬디 매스 지음, 장현주 옮김 / 시공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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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불만투성이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더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도 않았는데 태어난 '피투성(내던져진 존재감)'의 존재인 데다가,
뭐 그렇게 잔소리하는 인간들이 많은지...
세상에서 최고던 부모도 이 시기가 되면 쪼잔해 보이기 시작하면서, 불만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세 아이가 있었다.
앨리, 브리, 잭...
앨리는 깡촌에서 야영장에 살고, 브리는 완전 멋쟁이 도시 아가씨, 잭은 뚱땡이에 공부도 못하는 넘. 

우연히 '일식'을 계기로 달빛 야영장에 모이게 되고,
깡촌에 살던 앨리는 도시로 가야하는 걱정을,
완전 도시 소녀 브리는 깡촌에 살아야 하는 좌절을,
의욕없는 몽상가 잭은 세상에서 '매 순간 예쁜' 가장 멋진 앨리를 발견하는 기회를...
서로 나누고 겪으면서 자신의 삶이 보잘것 없다는 생각을 털어 버리게 된다. 

청소년들 이야깃 속에 '별'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제법 많다.
'유리 가면'이란 멋진 만화의 주인공도 별을 사랑하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참 따스한 소설이다... 이런 느낌을 갖게 된다. 

청소년기의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어디로 뿜어져 나가야할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 호흡 고르라고 골라줄 수 있을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의 주인공 앨리가 외계별의 친구들로 삼았던 에타, 페기, 글렌...들이 있었는데, 글렌은 글리제581이란 별에서 살고 있다고 가정하는 친구였다.
이런 이야기를 읽는데, 우연히, 어제오늘 기사에 글리제 581g 에 대한 기사가 뜬 것이다. 신기하다.

태양계 밖, 또하나의 지구, 글리제 581g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9301156171&code=9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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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녀가 죽었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6
나시키 가호 지음, 김미란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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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녀로부터 동쪽 마녀에게... 할머니의 영혼 탈출 대성공! 

학교에서 왕따당한 마이라는 중1 소녀가 가정학습을 결심한다.
그리고는 서쪽 마녀라는 (니시노 마죠, 를 나는 아무래도 서양 마녀라고 번역하고 싶은데...
서양 마녀가 동양 마녀로... 이런 의미가 담긴 말처럼 느껴져서, 아무래도 저 제목이 낯설다.) 영국인 할머니 댁으로 간다. 

서양 할머니는 친환경적 생활을 하고 있고, 마이는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할머니와 교감을 나눈다.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정과 일본 교육이 지향하는 <살아가는 힘>도 얻게 된다. 

그러다 다시 아빠가 일하는 도시로 가서 한 2년 잘 살다가,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시골로 가는데... 

  

포스터 오른쪽에 히라가나로 적힌 말,
할머니,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할머니는 죽으면서, 먼지낀 유리창에 이렇게 썼다.
서양 마녀에서 동양 마녀에로... 할머니 영혼 탈출 대성공!

이전까지는 싫어하기만 하던 겐지씨가 할머니를 위해 은룡초를 가져다 주며 운다.
마이는 그제까지 울지도 않고 있었는데...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잃고 사는 것들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하겠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만나고 싶다.  

학교에서 아픔을 겪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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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1-11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쪽 마녀, 동쪽 마녀의 의미가 그런 것이었군요. 서양과 동양... 어제 이 책 읽었는데 처음에는 큰 감동이 없더만, 다 읽고 나서 다른 분들의 리뷰를 살피고, 특히 글샘님이 올려주신 영화의 장면을 보면서 이 작품이 전해주는 여운을 다시 느낍니다. 영화로 만나보고 싶네요. 자기를 이겨나가는 길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야 할 청소년 시기 아이들이 만나면 좋을 책이네요.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크레이그 실비 지음, 문세원 옮김 / 양철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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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재스퍼 존스가 아니다. 편견을 깨고 진실을 볼 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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