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푸른도서관 51
한결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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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맴맴 운다고 울음소리에 명사 만드는 접미사 '-이'를 붙여 이름을 만들었다.

매미는 굼벵이로 7년인가를 나뭇속에서 살다가,

매미가 되어 며칠을 울다가 죽어간다고 한다.

그 한살이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더 오랜 기간을 나뭇결 속에 파묻혀 산다고도 한다.

 

보통, 매미의 존재를 불쌍하다고 이야기한다.

쓸데없는 오랜 기간동안 나뭇속에서 살다가, 겨우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을 맴맴 울면서 살아간다고 말이다.

그 판단의 기준은 오로지 인간에 의한 것이다.

매미의 일생 역시 '자연스러운 것'일 따름인데,

매미는 한평생을 즐겁게 나뭇속에서 뒹구는 재주를 부리며 굼벵이로 살아가다가,

번식을 위한 짧은 기간을 목청 높여 짝을 부르는 일을 한다고 보면, 매미는 하나도 불쌍하지 않다.

 

한국의 청소년들을 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목적도 없이 오로지 같은 모양의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불쌍한 매미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줘서 편안해 배가 터져 죽겠는 배부른 굼벵이이기도 하다.

그 시선은 모두 어른들의 것이다.

 

어떤 인생이든 살아갈 가치가 있다.

그 삶의 궤적은 비슷한 점이 대부분이지만, 디테일에서는 각기 다르다.

사람의 심리적 결이 다를 수 있기때문에, 같은 삶에서도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세 가정은 모두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

그렇지만, 그 가정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고민은 대부분 비슷하고,

또 많은 경우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고민들이다.

 

아이들은 그 고민들을 공유하는 경험이 중요한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 불행하지만은 않다.

 

여느 성장 소설과 비슷하게 부모의 환경이 열악하고,

가출하여 성장하는 플롯이 식상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다양한 가정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임을 펼쳐 보이는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가정의 문제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권해줄 만한 책.

아이에게 지나치게 매달리는 엄마,

직장에만 매달려 가정을 도외시하는 아빠,

아이를 버리고 떠나가버린 엄마,

직장을 잃고 방황하는 알콜리즘 아빠,

아내를 잃었고, 젊은 시절 주먹깨나 썼지만 성실하게 짜장면을 마는 아빠,

이런 어른들의 삶을 통해서 어른들도 위로받을 수 있고,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어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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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날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1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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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상처 치유에 대한 청소년 소설

 

왜 중2가 문제가 되었는지, 한국의 15년 역사를 뒤집어 올라가 보면 빤히 보인다.

경제 위기 이후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해 졌는지.

그 경제 위기는 한국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세계화에 편승하려고 얄팍한 경제정책에 기댄

자율성 잃은 경제의 부산물임은 쉽게 알 수 있다.

 

영화 '집으로'가 나온 것도 그 무렵이었다.

엄마가 할머니 집에 아이를 유기하고 간다.

영화에선 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오지만, 현실에선 '집으로'가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완료진행형일 거다.

 

직업을 잃은 아버지가 아이를 때리고, 형은 동생을 때리고, 동생은 개를 때린다.

한때 유행처럼 애완 동물을 기른 붐이 일기도 했지만,

'애완'과 '동물'은 창과 방패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순된 역설의 언어들이어서,

'사랑스럽게 데리고 논다'는 뜻과, '자연의 품에서 자유롭게 산다'는 뜻이 어불성설로 얽힌 그 동물은,

결국 비극적 결과를 얻게 된다.

 

대부분의 '애완'을 목적으로 사온 동물이 '유기'로 결말을 맺는다.

유기된 동물들은 거의 '안락사'시키는데,

'안락'과 '죽음' 역시 모순 어법에 충실한 인간의 동지다.

 

동물 커뮤니케이터가 동물 농장에서 신기한 현상을 보여준 일이 있다.

이옥수는 가정 폭력의 문제와, 소통 부재의 상황을, 동물 커뮤니케이터와 연관지어 풀어내려 한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소통의 부재를 낳고,

소통의 부재가 문제를 양산한다.

 

소통의 부재라는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회 경제적 환경>이겠지만,

각 개인의 문제에는 <노력 부족, 방법에 대한 무지>도 담겨 있다.

 

이 소설에서는 소통 부재의 상황과 정신적 혼란을

동물 커뮤니케이터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연관지어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청소년인 자식이 속을 썩여 맨날 욕을 입에 달고 사시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자식에게 권해주기 바란다.

안 보면, 11,000원 버리면 되지만, 읽게 되면 회복의 물꼬를 트게 될 수도 있다.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아이들의 이면에는 반드시 사회적 환경의 문제,

그리고 개인적 해결을 위한 노력 제공 부족의 문제가 함께 한다.

 

그게 복지의 하나인데... 복지를 '거지 밥 주는 거'라고 멍청하게 이해하는 '지식인'들이 너무도 많다.

공부 좀 해야 한다. 그러기에 이 책이 도움이 된다.

공무원들, 특히 복지 관련 공무원들도 이런 책 좀 읽고 고민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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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스러운 그녀 - 테마 2 : 성과 사랑 청소년을 위한 소설심리클럽 2
김해원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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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애매한 나이다.

어린이, 소년도 아니고,

젊은이, 청년도 아니고... 청소년이라니?

그리고 봄(sex)을 새파랗게 누리는 청춘이 아니고,

그저 생각만 해야 하는 '사춘기'라니... ㅠㅜ

 

아이들에게 '성'은 미지의 영역이라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우리 학교에서 실시하는 특강 중에서 가장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호응하던 프로그램이 바로 성교육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아름다운 우리들의 성' 이란 주제로 구성애 선생이 강연했던 적도 있지만,

아직도 청소년들에게 성이란 주제는 아름답지도, 우리들이 것도 아닌,

궁금해 죽겠고, 은밀하며 음침한 소재이고, 야동에서 보듯이 엽기적인 것이며, 그들의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성적인 능력은 예전에 비해 훨씬 활발할 것이고,

어린 나이에서부터 온갖 동영상 등에 노출되어 아이들의 관심은 더욱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고교생이지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간혹은 실수로 임신하는 아이들도 생길 수 있다.

요즘은 임신중절 자체가 불법이기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런 문제들을 소설로 잘 풀고 있다.

 

청소년의 임신 문제.

성폭력의 시작과 파장 문제.

미묘한 스킨십으로 시작하는 이성 교제의 짜릿함.

호기심은 있지만 성적 표현을 할수 없는 아이들의 사랑.

장애인 청소년이 사랑.

경제적 어려움으로 몸을 돈과 바꾸는 청소년들... 그리고 동영상 유포의 문제...

 

이런 것들을 소설로 꾸며 놓아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읽고 토론할 수 있도록 구성해 두었다.

이야기가 짧아서 오히려 아이들이 아쉬워할 것 같다. ^^

 

읽고 나서...를 덧붙여 두어서,

중고생의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독서 토론이 활발한 요즘, 이런 책들이 교사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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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니, 너? - 테마 1 : 자아 정체성 청소년을 위한 소설심리클럽 1
이경혜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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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남자가 8년마다 여자가 7년마다 온몸의 세포가 바뀌게 된다고 한다.

남자는 16살부터, 여자는 14살부터 성호르몬이 나오는 사춘기를 겪게 되는데,

이 시기는 정신적으로 불안이 극에 달하고, 성적인 관심이 지극히 커지며,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삶에 가득 들어차게 되는 시기란 것이 심리학적, 의학적 설명이다.

 

유전자의 움직임이든, 성호르몬의 작용이든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기 쉬운 시기임은 분명한데,

한국 사회의 청소년들은 또다른 억압에 적응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소설집에서는 자아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아이,

부담스러운 기대감을 담은 이름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

가슴이 작아서 살이 쪄서 고민에 죽을 거 같은 아이들,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장의 자리에 서게된 아이,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에 휩싸여 아이를 학대하는 엄마와 사는 아이,

사춘기를 시술로 없애야 할 것처럼 여기는 자들에 대한 판타지...

 

이런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청소년들이 읽고 토론하기 좋은 주제들을 가득 담고 있다.

 

성, 스러운 그녀, 의 성에 대한 담론들과 함께,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를 이끌어가는 소재로 활용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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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반 소년들 카르페디엠 29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양철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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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야만 했던 걸까, 아니면 순전히 우연이었을까.

 

이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세 소년은 필연적으로 만나야 했던 것일까,

아니면, 우연히 어울리게 된 걸까.

 

공부에 시달려야 할 세 소년이,

그것도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 아이들이,

우연히 말라 죽어가는 풀들을 돌보는 원예반에서 모이게 된다.

 

아는 꽃 이름이 늘자 집 근처나 학교를 오가는 길에 갑자기 꽃이 많아졌다.

물론 눈에 띄니까 그런 느낌이 나는 것일 뿐이지 전부터 늘 있던 꽃이다.

하지만 화단이 완성되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반 친구와 마찬가지로,

그때까지 나는 이렇게 풀이나 꽃이 많았다는 것을 정말 몰랐다.

 

관심을 가지면, 눈에 보이는 법이다.

어떻게 보면, 시시할 정도로 이 소설엔 스토리가 없다.

그저 무덤덤하게 꽃을 기르고, 거기서 기쁨과 삶의 의욕을 맛보게 된다는 것인데,

사실, 모든 생명을 기르는 일은 그런 힘을 주는 것 같다.

 

나더러  Green Thumb 이란 이름을 붙인 이가 있었다.

학교에서 죽어가는 말라비틀어진 난초 화분이나 보잘것없는 풀꽃 화분들을 보면,

나는 내 책상 주변에 주워다 두고 매일 물을 준다.

특별히 물주는 요령은 없다.

관심을 가지고 매일 주는 것이다.

흥건히 고여있으면 조금 주고, 바싹 말라있으면 많이 준다.

그러다보면 한달 정도면 풀꽃들이 생생해지게 마련이다.

물론 가망없이 시들어버리는 것도 있지만, 풀꽃들의 생명력은 참 질긴 편이다.

 

이렇게 식물을 기르는 일은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일임은 분명한데,

갈수록 아스팔트 포장이 지구를 덮고 있어 아이들은 원예란 말조차 잊고 살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소설은 더욱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식물을 큰 화분에 옮겨 심으면 갑자기 커집니다.

그걸 보고 늘 생각했습니다.

큰 화분에 옮겨 주기 전까지는 작은 화분에 맞게 답답한 상태로 살아 있었구나 하고...

 

쇼지란 아이는 사람을 마주보지 못하고 박스를 뒤집어쓰고 다닌다.

그렇지만 식물에 대한 사랑으로 세상에 적응하게 되기도 한다.

사람도 작은 공간에서 답답하게 살아 있을 때, 자라지 못하는 법인 모양이다.

 

자기를 알아주는 곳에 가면 사람도 급격히 성장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엔 마치 수미상관처럼 처음의 구절이 되풀이된다.

 

그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만나야 했던 친구였을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래, 그게 발전이다.

필연이든, 우연이든, 상관없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법.

그게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는 것이리라.

 

삶의 의욕을 잃은 중고생이나,

매사 시들하게 여기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청소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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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돌 2012-04-1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 님, 안녕하세요? 저는 <원예반 소년들> 담당 편집자입니다. 리뷰를 읽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 댓글을 남깁니다. 글샘 님의 서평을 읽는 동안 원고를 읽어내려갈 때처럼 마음이 푸근해졌어요. 시든 풀꽃을 통해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던 세 소년의 모습이 전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글샘 님도 그런 마음이지 않으셨을까 감히 상상해봅니다. 이름없이 피어있는 들꽃을 닮은 청소년들에게 이 책이 쉼터가 되기를 바라면서 따듯한 서평을 써주신 글샘 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 드립니다.^^

글샘 2012-04-10 16:09   좋아요 0 | URL
아, 편집자님께서... 영광입니다. ^^
양철북 책이 좋은 점은... 그런 거예요. 마음이 따뜻한 책을 낸다는 거...
아이들이 힘든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려는 책을 낸다는 거...
이 세 아이도 시들한 아이들인데... 꽃을 피운다는 걸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

근데... 편집자 맞네요. ㅎㅎ 글샘하고 님을 띄어쓰시는 거 보니까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