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라 반점의 형제들 카르페디엠 25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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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라 반점.
오사카의 작은 중국집에 두 아들이 있다.
형 헤이스케는 얼굴도 잘 생겨 인기도 좋지만 집에선 아웃사이더다.
집을 떠나고 싶어해서 도쿄로 대학을 가지만 1달만에 그만두고 식당에서 일하며 강사였던 연상의 여인과 데이트를 즐긴다. 

동생 고스케는 마음씨가 넉넉하고 부드러운 순진남이다.
야구와 합창 등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인 것도 모두 여친 덕택이다. 

어쩌면 그들 형제들에게 공부란 아무 것도 아닌 통과 의례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들에게 선생님이나 학교에 대한 추억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 걸 봐도 그렇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청춘은 분명히 연발탄처럼 좌르륵 아름다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thomura hanten seishun 100-renpathu'다 

도무라 반점 청춘 100연발... 

그들의 톡톡튀는 대화와 고민들 사이에서 무엇하나 제대로 반듯하게 정리된 것 없지만,
그리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청춘들이지만,
그들에게 갖춰진 100연발 총탄처럼 세상을 향해 쏠 수 있는 청춘이란 무기가 그들에겐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의 삶에 학교쯤이야 없어도,
친구와 일에서 얻는 보람으로 인생이 100배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는 많을수록 좋겠다. 

44쪽에 형인 헤이스케가 글을 써서 상을 타는 방법을 제시한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잘 요약해서 쓰고 논리에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사춘기 아이가 쓸 수 있는 지극히 솔직한 말들을 적절하게 집어넣곤 했다.
그런 식으로 글을 써서 선생님에게 칭찬받았다. 

사실 이런 방식을 알고 쓰는 아이들이 있다면 글쓰기 상은 휩쓸기 쉽다.
지난 번 실업계 학교에 오히려 이런 아이들이 많았다. 역시 공부는 삶에서 극히 작은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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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의 아버지 푸른도서관 43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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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로 1,2,3학년 학부모 간담회가 끝났다.
내가 나이가 드니 학부모들이 나보다 젊거나 비슷한 경우도 많다.
예전엔 할머니로 보이던 고딩 학부모들이 나랑 비슷하다니... 역시 나이는 상대적인 거다.ㅎㅎ 

나이가 든 게 맞다.
우리반 아이들이 너무 귀여우니 말이다.
작년까진 담임반 아이들이 우리집 아이보다 형이라서 몰랐는데,
아들보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려니 너무 귀여워 어쩔줄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내 새끼처럼 보인다.
월급받고 대충 가르치고 나면 그만인 아이들이 아니라,
한놈한놈이 모두 사연을 가지고 제 삶을 살아가는 인생이란 생각이... 

이 책에 등장하는 연수는 고아원에서 위탁가정으로 입양을 간 아이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살아있기에 멋대로 외국엘 나가지도 못하는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학교에서 공부도 제법 잘 하는 연수는 위탁가정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신경질이 난다.
위탁가정의 아빠, 엄마와 여동생은 참 잘도 해주는데 말이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곳이다.
누군가에겐 참으로 따스한 한 순간,
누군가에겐 죽음이 공포가 밀려드는 순간일 수도 있는 곳.
같은 장소에서 부딪힌 두 사람이 한 사람은 사랑을 한 사람은 절망을 느낄 수도 있는 곳. 

그렇지만, 세상은 또 그렇기때문에 살만 한 곳인지도 모른다.
막힌 곳은 뚫릴 수 있으며, 뚫리면 서로 통하는 곳일 수도 있는 곳이다. 

1등만을 위해서 경쟁하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한 끗이 엄청난 보람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죽음과 삶을 위해서 멈춰야 할 거리가 몇 센티미터에 불과함을 매 순간 깨닫는다면,
한끗 차이는 십조:십조일의 차이정도에 불과함을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암튼, 아이들의 고통이 담겼을지 모를 가정사를 무심하게 넘기지 못할 일이지만,
또 서른 한 명의 애들 가정사에 손을 담글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저 세심하게 관찰하는 일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위탁가정의 아이들을 내가 맡아본 일은 없으나, 결손을 느낄만하거나 해체위기에 놓인 아이들에겐 
좀더 세심한 배려를 나눠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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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3-2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신문에서 보고는 눈길이 갔는데 읽으셨군요.

고딩엄마들이 할머니라...칫. 저두 내년엔 고딩엄마 되네요. 그러고보면 세월 참 빨라요.

글샘 2011-03-20 23:28   좋아요 0 | URL
ㅎㅎ 옛날로 치면 할머니 할아버지 될 나이 맞지 뭘 그래요. ㅋ
세월 빠른 거야 겪어봐야 알죠. ^^

그래도 세실 님처럼 공부도 하고... 초큼 부럽습니다.

세실 2011-03-24 14:04   좋아요 0 | URL
정말 부러우세요????



그럼 박사 하세용^*^

글샘 2011-03-27 20:04   좋아요 0 | URL
네. 진심으로 부러워요. 정말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할 수있다면 박사 아니라 뭐라고 할텐데요...
 
열세 살, 내 마음이 왜 이러지? 사춘기 어린이를 위한 심리 포토 에세이
김민화 지음, 성혜현 그림, 신혜현.강정환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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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교과서엔 성교육을 위한 그림들이 나온다.
과연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교육이랍시고 관심도 없는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참 부질없는 노릇이란 생각도 든다. 

예전에 '유한 킴벌리'에서 장래 고객을 확보하고자 학교마다 돌면서 여학생 성교육을 실시한 일이 있다.
교육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생리대'를 하나씩 나눠줬는데,
우리반의 학급일지 쓰던 여자아이가 '선생님, 전 이거 아직 필요 없는데... 하더니, 엄마나 줘야겠다.'하고 간 일이 있다.
쩝~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면 겪게 되는 심리적 불안을 과연 이 책으로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저런 것에 관심만 더 키우는 결과를 낳는 건 아닌지...  

아이들은 정확하진 않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어른이 되는 길을 모색한다.
요즘엔 인터넷 검색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너무 일찍 성인의 뒷모습을 보고 마는 것도 안타깝다. 

공부, 친구, 성격, 몸 등으로 불안해하는 아이들에게,
선뜻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이 책의 특정 파트를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의문이다.
과연 '성'을 교육할 필요가 있는지, 교육해야 하는 것인지...
성교육보다 먼저인 것은 좋은 세상 만들기여야 하는 것 아닌지...
나쁜 세상에서 아무리 성교육 열심히 해도,
술집에서 하루 벌면, 공장 나가는 것에 비하면 열 배는 벌 수 있는데,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 이런 광고만 때리고 학교에서 순결 교육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한국이 세계에서 출산율 감소가 당연히 1위라는 소식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데,
과연 그 문제가 살기 나쁜 나라여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지점에 다다르면,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도 심각한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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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라 그리고 로사 그리고...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9
벌리 도허티 지음, 고수미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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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너에게'의 작가 '벌리 도허티'의 소설이다.
탄자니아의 '아벨라'가 보는 세상과,
런던의 '로사'가 보는 세상은 너무도 다르다. 

도시 한 복판의 삶과
자연 한 가운데의 삶. 

그렇지만 삶의 궤적은 그 전혀 다른 구도의 삶이 한 점에서 만나게 한다.
그리고 그 한 점 이후로 그들의 삶은 쭉 함께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한다. 

힘든 삶의 역정을 거쳐 입양이 되는 아이 아벨라의 이야기는 가슴아프다.
그렇지만, 입양을 하게 되는 가정의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국처럼 오래동안 가난하여 입양보내는 일이 참 많았던 나라에서,
또 농경문화로 인하여 가족이란 혈연관계가 참으로 비중이 큰 나라에서,
입양이란 문제가 연속극 주제로나 등장할까,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을 읽는 일은... 글쎄...지만,
입양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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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 게임 업계 입문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필독서!
유영욱 지음 / 보리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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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은 만화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요즘 말로,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전자 게임이란 것이 1970년대 문방구 앞의 오락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 오락실, 겜보이, 게임방, 피시방을 넘어 가정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기능성 게임으로 Wii 처럼 운동과 게임을 결합한 것들도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한국은 좀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스트레스 풀 공간이 없는 학생들에게 게임이란 필요불가결 요소다.
그러니 게임에 대한 관심도 많고, 컴퓨터 그래픽 분야도 상상력을 키우기 쉬운 환경이다.
휴대폰의 보급이나, 애플폰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보급도 새로운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미 컴퓨터 학과가 인기를 끈 지가 10년이 넘었고,
각종 게임 관련 전문가들이 세상에 가득 넘칠 듯해 보인다. 

그렇지만, 게임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먹고 살기에는 아직 세상은 너무 춥다.
가진자가 독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같은 작은 나라에서 크기 힘든 산업이긴 하지만, 게임 제작부터 관리까지, 또 게임 업계의 비전과 애로까지가 재미있게 잘 그려진 책이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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