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 나의 아버지 ㅣ 푸른도서관 43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3월
평점 :
지난 주로 1,2,3학년 학부모 간담회가 끝났다.
내가 나이가 드니 학부모들이 나보다 젊거나 비슷한 경우도 많다.
예전엔 할머니로 보이던 고딩 학부모들이 나랑 비슷하다니... 역시 나이는 상대적인 거다.ㅎㅎ
나이가 든 게 맞다.
우리반 아이들이 너무 귀여우니 말이다.
작년까진 담임반 아이들이 우리집 아이보다 형이라서 몰랐는데,
아들보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려니 너무 귀여워 어쩔줄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내 새끼처럼 보인다.
월급받고 대충 가르치고 나면 그만인 아이들이 아니라,
한놈한놈이 모두 사연을 가지고 제 삶을 살아가는 인생이란 생각이...
이 책에 등장하는 연수는 고아원에서 위탁가정으로 입양을 간 아이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살아있기에 멋대로 외국엘 나가지도 못하는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학교에서 공부도 제법 잘 하는 연수는 위탁가정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신경질이 난다.
위탁가정의 아빠, 엄마와 여동생은 참 잘도 해주는데 말이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곳이다.
누군가에겐 참으로 따스한 한 순간,
누군가에겐 죽음이 공포가 밀려드는 순간일 수도 있는 곳.
같은 장소에서 부딪힌 두 사람이 한 사람은 사랑을 한 사람은 절망을 느낄 수도 있는 곳.
그렇지만, 세상은 또 그렇기때문에 살만 한 곳인지도 모른다.
막힌 곳은 뚫릴 수 있으며, 뚫리면 서로 통하는 곳일 수도 있는 곳이다.
1등만을 위해서 경쟁하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한 끗이 엄청난 보람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죽음과 삶을 위해서 멈춰야 할 거리가 몇 센티미터에 불과함을 매 순간 깨닫는다면,
한끗 차이는 십조:십조일의 차이정도에 불과함을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암튼, 아이들의 고통이 담겼을지 모를 가정사를 무심하게 넘기지 못할 일이지만,
또 서른 한 명의 애들 가정사에 손을 담글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저 세심하게 관찰하는 일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위탁가정의 아이들을 내가 맡아본 일은 없으나, 결손을 느낄만하거나 해체위기에 놓인 아이들에겐
좀더 세심한 배려를 나눠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