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스티커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5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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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는 소리뿐만 아니라 냄새까지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어른이 되면 적당하게 움직이면서 해소할 수 있지만,
학생의 경우 수업 시간에 꼼짝없이 교실에서 실례를 할 수밖에... 

그래서 화장실에서 방귀를 뀌는 아이들을 위해서 선생님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삶은 즐겁지만은 않다. 

아이들 역시 머리 복잡한 세상 속의 한 존재인 것이다.
그렇지만, 동화 속에서라도 쉽게 살면 좋겠다.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아이들은 교실에서 방귀를 술술 뀌고
건강한 삶을 누린다.
마지막엔 역시 반전이 따른다.
방귀 상을 받는 아이는 가장 얌전해 보이는 아이였고,
돌아가던 아이가 선생님 수첩을 보니 선생님이 더 많이 뀌었다는 이야기. 

그림도 웃음이 슬슬 퍼지도록 재미있게 그렸다. 

현실도 이렇게 좀 해결책이 쉽게 나오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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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 처음 만나는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데즈카 아케미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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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본 세계지도는 아마도 누나의 사회과 부도였을 것이다. 

그 세계 속에는 뒤죽박죽 선들 사이에 놓인 땅덩어리들이 연둣빛으로 놓여있었다. 

주로 나라 이름 외우기와 수도 외우기를 많이 하며 놀아서 지금도 대략 수도는 외우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아이들에게 다양한 세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지구 상에 얼마나 많은 나라와 문화가 존재하는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시간도 서로 다르게 약속했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그 나라들의 전통 이야기나 인사말도 재미있다. 

즈드라스트브이체...라는 러시어 인사는 처음 들었다.
브에나스 타르데스...는 스페인 인사란다. 

아이들이 보는 만큼, 이 첫 그림 지도책이 어쩌면 평생 남을 수도 있는 강렬한 기억이 될 지도 모르는데,
두어 군데 틀린 글자가 보인다.
전량 회수는 못하더라도, 스티커라도 붙여 판매하는 것이 좋겠다. 

<유럽>편의 핀란드를 <아일랜드>로 오기한 부분과,
<남아메리카>편의 볼리비아의 '유우니 염습지'는 <우유니> 사막의 오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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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대소동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7
조너선 에메트 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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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을이 오고,
청설모 쭈르는 자기네 집 떡갈나무에 변화가 생긴 걸 감지한다. 

빠알간 잎들이 떨어지는 게 안타까워서
도로 나무에 잎들을 되돌리려 해보지만,
바람 한 방에 다 날려버리고 만다. 

엄마가
나무는 가랑잎들을 떨어뜨리고
얼마 동안 휴식에 들어가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돌아올 기약을 하면서,
가랑잎 몇개 줍는데,
아름다운 가랑잎을 든 쭈르가 동생 쪼르에게 남긴 말은, 

"이것 좀 보세요, 가랑잎들의 빛깔이 저녁 노을 빛깔과 똑같잖아요."이다. 

청설모 가족도 참 이쁘고,
무엇보다 노랗고 붉게 물든 나뭇잎들의 빛깔이 폭 빠져들게 이쁘다. 

아이들과 이 가을, 아름다운 빛깔에 빠져들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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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 완역본 올 에이지 클래식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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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집에 유일하게 이 책이 뒹굴고 있었다.
그림도 없던 계몽사 안데르센 동화집을 책장이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야외학습이라도 가는 날이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아이들이 동그랗게 모여서 내 이야기를 듣던 기억도 남아 있다. 그렇게 나에게 이야기를 전해준 책이기에 수십 년만에 읽는 이야기는 새로웠다. 

아이를 기르면서 간략하게 그림책으로 나온 이야기들을 읽었을 때 만날 수 없었던 즐거움.
특히 <눈의 여왕> 속 얼음이 박힌 심장과 눈동자 이야기를 읽노라니 마치 내가 열 살 내기 어린 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제목을 원제목에 가까이 붙여 놓아 새롭기도 하다. 

'인어 공주'는 '막내 인어 공주', '나이팅게일'은 '밤꾀꼬리' 이런 식으로 말이다. 

안데르센 동화집을 어른이 되어 읽으면서,
이 책은 꼭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는 아니고,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묘사의 섬세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생의 의욕을 되찾는 이야기들은 아기들보다는 어른들의 팍팍한 삶에 위안을 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요즘 애매한 것을 정하는 남자, 애정남이 대세다. 

동화는 꼭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편견은 애매한 것 중의 하나다.
동화를 읽고 리뷰를 쓰는 이들은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동화,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님을,
안데르센이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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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8
허균 원작, 박윤규 다시 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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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중학생에게 진로지도를 할 것으로 선발된
커리어 코칭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미래 사회는 끝없는 변신을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날은 무더운데 다들 늘어져 계셔서,
김범수가 부른 '님과 함께' 동영상을 구경했다. 

전문가조차도 변신하지 않으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하는 시대가 되었는가 생각하니 씁쓸하지만,
한편으로 미래가 두렵기도 했다. 

그런 관점에서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조선 후기, 변화하는 세상을 보면서 이 소설의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몹시 궁금했다.
물론 홍길동전은 작가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이 책 역시 구전되면서 새로운 요소가 가미된 부분도 있다. 

임진왜란 이후, 군주제 국가와 양반 사회의 질서라는 중세 봉건 시대적 사고가 금이 가던 시기.
신분제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던 시대를 반영한 소설. 

어린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려운 옛말투를 부드럽게 잘 바꾸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참고하여,
아이들에게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조금 설명이 곁들여 졌더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길동은 모친에게는 '소자'라고 스스로를 칭하지만,
부친에게는 '소인'이라고 칭할 수밖에 없다.
소자는 부모에게 자식이 스스로를 칭하는 법이고, 소인은 상전에게 하인이 일컫는 법이니,
이런 단어로도 호부호형이 금지되었음을 설명하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18쪽의 장충의 아들 '길산' 이야기가 나오는데,
홍길동전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4대왕 세종때이고,
허균의 활동 시대는 조선 14대왕 선조때이고,
장길산은 조선 19대왕 숙종때임을 고려하면,
구전의 삽입 결과임이 비교적 분명한 소재다.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 장길산 이야기는 없앴더라도 무관했겠다. 

중고생들이라도 굳이 한자어가 가득한 고전을 읽을 필요는 없다.
현대어로 쉽게 풀이된 책이나마, 많이 읽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온고지신이라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창의력'에는 반드시 옛것이 도움이 되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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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7-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강의내용 궁금합니다. 저에게도 조금만 나누어주심이......
님과함께 동영상 보면서 샘들 잠이 확 달아나셨을듯. 센스있으신 강사님^*^

글샘 2011-07-04 02:29   좋아요 0 | URL
제 강의 내용은 공부 열심히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학습 기술'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치만 제 자식에게는 가르치지 말라고 해요. ㅋㅋ
부모의 페르소나와 선생님의 페르소나는 다르기 때문이죠.
공부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자식이래도, 공부 이야기 맘편하게 하긴 쉽지 않을 걸요. ㅎㅎ

hakim 2011-07-0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족한 책을 깊이 있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지적하신 길산에 대한 언급은 익히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 서술해 나간 것은
홍길동 연구가인 설선경 교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길산이 조선 숙종조 인물이 아니라
중국 전진시대의 인물이고
운봉산 역시 중국 도교의 성산 가운데 하나임이 수긍되었기 때문입니다.

장충과 길산 부자는 각각 태산과 운봉산에서 도교를 수련하여 한 경지에 올랐으며
그로 인해 아름다운 이름을 남겼다는 것입니다.
조선의 장길산은 임꺽정과 더불어 도적이 대표인데 결코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이런 정황들을 토대로 장황하게 다 설명할 수 없어 간단하게
'저 먼 나라 장충의 아들 길산도..'하고 설명하였던 겁니다.

지적하신 바들을 참고하여 차후에 각주를 달까 생각중입니다.
깊은 독서 감사합니다.

박윤규 드림

글샘 2011-07-10 21:54   좋아요 0 | URL
아, 저자께서 이렇게 왕림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ㅎㅎ
장충과 길산에게 그런 이야기가 담겼군요.
도교의 성산이라 하니 홍길동전과 연결이 잘 되는 거 같습니다.

새로운 걸 하나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