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 작은 집 느림보 그림책 31
김지연 글.그림 / 느림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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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 작은 집이란 책은 독특하게 판화로 이뤄진 책이다.

 

올해가 용띠 해인데, 마침 찬란한 용의 그림이 멋지게 펼쳐지고,

특히 은하수가 되어 펼쳐지는 그림은 환상적이다.

 

어린 아이들이 즐겨 보게 될 그림책인데,

이야기가 간결하고 쉬우며,

우리 옛 이야기가 다양한 그림 속에 녹아 있어

숨은 그림 찾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겠다.

 

민속에 자주 등장하는 봉황과 용, 토끼와 망태 할아범까지

마치 옛날 옛적에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삿된 기운을 몰아내 주는 붉은 기운이 힘차게 그려진 판화이며,

울보 연이조차도 신 나게 오빠와 여행을 떠나게 힘을 주는 그림책이다.

 

주름살로 가득하지만 온화하기 그지없는 할머니의 부드러운 얼굴도 인상적이고,

벅차게 솟구치는 파도나 산줄기의 묘사도 싱싱하다.

 

상상을 좋아하는 머시매들이나,

울다가도 호기심 많은 딸아이들이 좋아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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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4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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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집에는 다섯 편이 이야기가 실렸다.

가장 맘아픈 이야기는 '건조 주의보'다.

가끔 드라이어에 머리를 말리다가, 문득 눈물이 나려 한다.

삶이 너무 건조한 거 아닌가 해서...

 

'이상한 숙제'에서는 '아름다운 사람'을 찾는 과제에 바보를 적어내는 아이의 이야기다.

정말 똑똑한 사람과 바보 사이의 차이는 뭔지...

똑똑한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 당연한 일을 또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게 한다.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감성을 다르게 보지 않는 혜안의 따스함이 읽힌다.

 

'조폭 모녀'에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다정다감한 사랑이,

'몰래카메라'에서는 인간의 허위의식이 동화 속에 잘 녹았다.

 

역시 이금이 선생님의 동화에서는 삶 속에서 진하게 묻어나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얻게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즐겁게 읽으면서

큰 감동을 얻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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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1-0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다양한 독서를 하시는 글샘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글샘 2012-01-12 11:25   좋아요 0 | URL
이금이 선생님 책은 참 좋잖아요. ^^
 
비밀의 화원 올 에이지 클래식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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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살던 어린 아이 메리의 부모는 콜레라로 죽고,
메리는 고모부의 집에서 살기 위해 영국으로 간다.

외롭던 메리는 고모부의 집에서 누구도 돌보지 않는 정원을 발견해 생명과 호흡하는 즐거움을 깨닫는데,
그 와중에 4촌 콜린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병약한 사촌 콜린과 메리는 친구가 되고,
콜린에게 대자연의 건강한 힘을 깨닫게 해주면서 이 소설은 생명력 가득한 소설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쾌활한 생명력을 배우는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어린이의 관점이라면,

친구와의 우정, 건강의 소중함 등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른의 관점이라면,

사고무친이고 가난한 고집퉁이 메리를 바라보는 관점,

병약하고 의지가 박약한 콜린의 삶을 좌절하며 바라보는 관점,

가난한 이웃 소년 디콘과 그의 어머니 소어비 부인이 영위하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은 어떨 때 상처입는가,
그리고 무엇을 통하여 치유를 받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는 명작이다.

 

감기가 들어 쿨럭거리며 퇴근하는 길에
주차장 앞에서 휘드러지게 드리운 개나리 줄거리에

주책맞게도 환하게 피어난 비비 틀어진 개나리 꽃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이 엉망으로 뒤틀려 돌아가니 꽃들조차 제철을 모르는, 철부지로 사는가 싶어 마음이 불편하다.

 

땅을 솎아주면서 물을 뿌려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쑥쑥 자라는 풀꽃들의 삶을 잊고,

그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악취에 고개를 돌리기만 하는 날을 보낸 하루는 슬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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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올 에이지 클래식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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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으로 봤을 법한 빨간 머리 앤.
어릴 때 우리집엔 책이 없었기때문에(아, 한 권 있었다. 박정희 전기, 아마 아버지가 예비군 훈련 가서 얻어온 듯)
이런 책을 읽을 순 없었는데,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나온 판으로 읽게 되었다. 

19세기 낭만적 성장물은 대략 비슷하다.
캔디라든가, 소공녀라든가, 성장 과정이 비슷한 것인데,
불우한 어린 시절(대부분 고아원 출신)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은인, 그렇지만 빠짐없이 겪게 되는 고난과 성공 이야기. 

어른의 시각에서 본 빨간 머리 앤은 좀 달랐다. 

앤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릴라와 매튜는 처음엔 남자 아이의 노동력을 필요로 했지만,
그래서 앤의 엉뚱한 상상력이 빚어내는 사건 사고들에 혀를 내둘렀지만,
사랑으로 앤을 품어 주게 된다. 

앤은 아무리 불행한 현실에 마주쳐도, 즐거운 상상을 하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와 다르게 상상함으로써, 유쾌하게 세계와 맞짱뜨는 것인데,
작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을 생활 속에서 달콤하게 녹이는 것이 삶의 긍정에 얼마나 필요한지를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소녀인 셈이다. 

지금 세상도 그 때의 가난이나 고아의 문제와 무늬만 다를 뿐, 마찬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부모가 있어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대자연과 유리되어 있으며,
물질 문명의 페티시즘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오히려 아이들의 상상력 대신에 물신화된 애니메이션 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곧 유사 캐릭터 상품의 성공과 직결되는 상업성에 다름아니기 때문인데, 
일본인들의 다양한 캐릭터의 양산(포켓몬스터의 수백 종류는 가공할 만 하다.)으로
끝없은 소유욕을 꼬맹이 코묻은 돈부터 훑어대는 현실에 마주하게 한다. 

만약에 나에게 열살 안팎의 딸이 있다면,
매일 시간을 쪼개어 빨간 머리 앤을 나직이 읽어 주고 싶다.
아마 그 딸은 그 시간을 무척 기다릴지도 모른다.
스스로 책을 읽으려 애를 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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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는 귀가 참 밝다 동심원 21
하청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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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을 읽노라니,
어린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동시를 처음 접하던 생각이 든다.
어떤 장면을 만나면 예전에 마치 똑같은 상황을 겪었던 것처럼 데자부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내겐 이 시집의 시들이 30여년 전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색깔이나,
특정한 상황이 그런 마음을 들게했는지 모르겠지만,
새싹이라든지, 풀꽃들에 대한 이야기가 예전 교과서적 감상을 환기했는지도 모르겠다. 

빗방울이 떨어지네 

떨어진 자국마다
송이
송이 

비꽃이
비꽃이 피어나네.(비꽃 부분) 

이렇게 빗방울이 흙바닥에 툭툭 터지듯 꽃피우는 꽃비, 비꽃을 내리기도 하고, 

초록 꽃을
보셨나요 

어디, 어디에
초록 꽃이 있나요 

눈에 보여도
너무 많아
보이지 않는
초록 꽃 

저기, 저기
수만의  
초록 꽃이 피었네요 

꽃처럼 예쁜
오월 나무의 새잎 

초록
초록 꽃들.(초록 꽃을 보셨나요, 전문) 

이처럼 새싹들을 꽃처럼 바라보는 시선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다슬기 잡기'처럼 환경과 하나되어 살아가던 삶의 모습도 오롯이 떠오르고,
에움길(에돌아 가는 길), 산돌림(비구름이 몰려다니던 소낙비) 같은 말도 정겹기만 하다. 

가을날 꽃씨는
이 모든 것을 불러들이고
빗장을 꼭 닫았다. 

까만 꽃씨 하나.(모두 들어오너라, 부분)

자연을 바라보기만 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세상이. 

이 시집은 외갓집도, 외할머니의 옥수수 찐 냄새도 기억 속에 없는 아이들에게
외가가, 외할머니가 되어주려는 노력이 가득한 시들로 빛난다.
그렇지만... 과연 아이들이 무얼 떠올릴지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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