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의 외딴집 - 틱낫한의 명상 소설
틱낫한 지음, 강경화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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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틱낫한 스님께서 쓰신 소설이라 해서 읽어보았더니 역시, 재미는 없었다.

베트남의 예전 시절, 왕과 공주가 수행의 길을 떠나 고결한 삶의 경로를 거친 이야기를 소설화 한 것이다. 전쟁의 슬픔을 간결한 문체로 잘 드러내고 있다. 선소설이라 줄거리의 반전보다는 군데군데 경구들이 읽은만 하다.

"진정한 자유로움이란 나날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 언젠가 누리길 바라는 어떤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롭다고 느낄 수 없다면 훗날 그 어떤 순간에도 느낄 수가 없다."

"세속적인 삶과 자유로운 삶의 차이는 바로 일상의 일을 해나가면서 정신을 온전히 모을 수 있느냐에 있다. 일하면서도 수행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속세에 사는 이들과 다를 바가 하나 없는 것이다."

"이 모든 대자연이 이미 밤의 어둠에 휩싸여 있지만, 깨달은 이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보고 있다.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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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닦기
무산본각 / 정신세계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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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달을 끌다가 이제 개학이 되니 마무리를 짓느라 겨우 읽어낸 책이다. 불교의 이론적 바탕이 전혀 없는 나에게 조금의 불교적 지식은 도움이 되었지만, 내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밭이 워낙 좁다 보니 공부가 별로 되지 않았다. 제목은 마음닦기이지만, 실제로는 불교의 원리를 이론에 입각해서 체계적으로 적으려 한 책이다.

물론 이론보다는 실제 수행에 많이 치중한 냄새가 나기는 한다. 무겁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중간중간 게송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빛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던가 싶다.

한 꼭지라도 분명하게 알지 못하면 많은 지식들은 곧 구름처럼 흩어져 버린다. 틱낫한 스님의 책들이 좋은 점은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지식들에서 유추된 숱한 비유와 이야기들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론의 바탕을 섭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거기에 성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불교의 숱한 개념들을 다루고 있지만, 교과서 들고 수험서 외우듯 할 수 없는 것이 불교공부라 믿고 허투루 공부한 탓에 몇 가지 개념 조차도 머릿속에 정리되지 못했다. 지관쌍수(止觀雙修), 정혜병수(定慧竝修)의 방법들을 설명할 때 위빠사나 명상법의 깨어있음을 강조하고 있는데, 같은 구절을 수십번 반복하는 것은 귀로 들을 수는 있지만, 눈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자세하지 못하고 해가 되었다.

CD를 차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마음을 집중하고 '지금 나는 운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 나는 출발한다. 차가 빨리 가면 나도 빨리가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운전할 수 있게 되는데, 물론 깨어 있어야 이런 생각이 든다. 조금만 넋을 놓고 앞차를 보고 있으면, 차는 너무 빨리 가고 있다. 참으로 나쁜 버릇인데, 깨어 있어야 고칠 수 있다.

생각을 멈추고, 나를 알아차려 주시하라는 가르침은 책에는 쉽게 쉽게 적혀 있지만, 한 순간도 쉽지 않은 것임을 저자부터 잘 알고 있으리라. 나의 정신이 흐른다는 것을 깨닫고 알아차리기란...

<몸의 동작, 언어 행위, 의지 작용>을 모두 주시하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지만, 의지를 갖고 바로 볼 만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다. 나도 모르게 습관에 밴 몸동작, 표정과 말투, 비꼬거나 남을 깎아내리는 표현들, 그리고 비루하고 無明에 가까운 나의 생각과 의지들... 이것들을 주시하고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이미 삶을 반이나 살아버린 나로서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남을 탓하지 말고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의 因은 나로하여 생김이므로...

이 책에는 자신을 주시하는 의식을 문지기에 비유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왕이 다스리고 있는 변경의 도시가 있다. 그 왕국으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대단히 영리하고 경험 많은 신중한 문지기가 있다. 그는 왕국의 백성을 보호하고 적들을 막아내기 위하여 아는 사람은 통과시키고 수상한 사람은 돌려 보낸다. 여기서 말하는 문지기는 빈틈없는 주시력과 마음챙김의 능력을 갖춘 성스러움 수행자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오래 전에 행하고 말한 언행들도 기억하고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훌륭한 문지기와 같이 마음 챙김이 잘 된 성스러운 수행자는 악한 것은 버리고 선한 것을 가꾸어 나간다. 그는 항상 청정심을 유지해 나간다.>는 이야기. 내 마음의 문지기가 얼마나 태만한지... 늘 비판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내 비유로써 말할지니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하는 구절이 숱하게 등장한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숱한 비유로써 말하신 선각자들의 이야기를 귀가 있는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선문답의 경우 뜻을 풀려고 하다가는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만다. 이 책에서 엄청 반복하듯이 <모든 일의 시작과 중간, 끝을 역력명명하게 알아차리고 밀밀면면하고 성성적적하게 주시하면 몸과 마음이 평온해 지고 고요해 진다>고 하지만, 어려운 비유들이 별 설명도 없이 좌르륵----- 펼쳐질 때면 몸과 마음이 평온해 지기는 커녕, 지식의 미망에 빠져 허우적대기 십상이다. 숭산 큰스님의 '벗어버려라'는 이야기처럼, 나를 벗어버리고, 나를 놓아버려야 하지만, 실상 나는 무엇을 벗을지, 무엇을 놓을지 전혀 모르는 불목하니라는 생각만 환하다.

숭산 대선사께 수녀인 미국인 제자가 독참(수행자가 자기가 가지고 공부하는 공안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제출해 직접 스승의 점검을 받는 것)을 청하고, 발가벗고 들어갔습니다. 수녀 왈, "선사님, 어떻습니까?", "다 벗어 버려라.", ".......?????" 수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발가벗은 그대로 한 바퀴 돌아 보이곤, "저는 다 벗었는데요?", 선사의 일갈 : "놓아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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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반야심경
송원 / 상아 / 198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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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틱낫한 스님의 책들을 읽다가, 이십 년 전에 사 두었다가 누렇게 찌들기만 하고 읽지 못했던 반야심경이란 책을 꺼내 들었다. 이십 년 전의 책이라, 맞춤법도 지금과 다르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요즘과는 달리 활자로 식자하던 시대라 틀린 한자도 많고 구절을 빼먹어버린 부분도 있다. 그런 것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요즘 책들은 '복자'가 없지 않은가. 잘못해서 거꾸로 박힌 글자나 누운 글자를 바라볼 때의 인간미란... 나만 취향이 이상한 건지는 모르겠다.

맞춤법이 조금 바뀌고(바뀌었댔자, '읍니다' 가 '-습니다'로 바뀌고 모음조화가 지켜지던 '고마와'가 '고마워'로 바뀐 정도 뿐이다.) 종이가 누렇게 찌들었을 뿐, 반야심경의 풀이는 상세하고 충분했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반야심경을 이해할 수는 없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오직 모를 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간 틱낫한 스님의 책들을 읽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숱한 예시들이 불교의 정수를 이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알고 이해하는 것과 진실로 깨닫는 것 사이에는 빛이 없는 검은 어둠 만큼의 거리가 있다. 그나마 이제 나는 모른다는 것을, 모르면서 아는 체 했던 지난 날들이 부끄러웠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이십 년 전 대학 1학년 생이 이 책을 삼분의 일 읽다가 말았던 것을 지금의 나는 이해한다. 그 때,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알았던 '무명'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던가를... 그리고, 지금은 그 때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무명의 바다에서 헤매이고 있음을... 없는 것을 부여잡고 날마다 집착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것임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젠 행복하다.

새 책이 아니어도 수천 년 전의 부처님이 왜 깨인 인간이었던지를 조금 이해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나를 잊고 살던 내 지나온 반생을 돌아보며 꼭 불교가 아니라도 나를 깨우는 나머지 반생을 살고 싶은 요즘, 나이가 들면 들 수록 고마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고, 질긴 인연을 엮게 되고, 고마운 책들을 고를 수 있게 된다.

반야심경을 초등학생용 노트에 한 번 적어 보고는 조용히 읽어보고 있는데 아들 녀석이 와서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그것이 무상등주로서의 <반야심경>의 가치인가 보다. 의미를 알지 못해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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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틱낫한 지음, 허문명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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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구 도서관에 가면 책을 세 권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 기한은 2주다. 요즘은 주로 틱낫한 스님의 책을 눈에 띄는 대로 빌려 온다. 설이 끼어서 화장실에서 조금씩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여느 책과 다른, 인간에게 가장 큰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반야심경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대목이 나온다. 아주 유명한 대목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구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해했다고 적지 않고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생각이 아직 내 것이 아님을 눈치 빠른 사람은 알고 읽으리라. 그간 나는 이 대목을 알지도 못한채 아이들에게 '님의 침묵'과 함께 가르쳐 왔던 걸 반성한다.

이 책의 원제는 'no death, no fear'이다.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가 우리 번역 제목이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죽음과 두려움은 별개가 아니다. 생로병사의 두려움 중 가장 큰 것이 죽음의 두려움일 것이기 때문이다.

구름은 물과 바다와 호수와 수증기와 습기와 빗방울과 별개가 아니다. 빗방울이 있는 것은 곧 없는 것이고, 구름이 있는 것은 곧 없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파도의 높이와 깊이가 아닌, 바다와 같은 것이다. 파도가 세고 약하고 높고 낮을 수 있어도 바다는 여여하게 그냥 <거기 있음>이다. 이런 비유들을 통해 아무 데서도 오지 않고 아무 데로도 가지 않음을 보여주는 부다, 그는 진정 철학의 완성본이신가. 반야심경 전체를 관통하는 '아니 불'의 부정은 곧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고, 가져서도 안된다는 가르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삶은 항상 <현재 이 순간>에만 의미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일이 가능할 뿐,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는 것은 있을 수 <없음>이다. 중국 당나라 임제 선사의 '물 위를 걷는 게 기적이 아니라 땅위를 걷는 게 기적이다'는 말처럼, 우리가 달나라에서 산소가 끊어져 갈 때 부자가, 천재가 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임을 이 책은 가르친다.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부, 명예, 행복의 본질은 <땅 위를 걷는 것>, 바로 <현재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매일, 매 순간의 수행을 통해, 삶과 죽음도, 있음과 없음도, 늘고 줆도, 높고 낮음도 '없음'을 깨닫는 것. 그것이 마음 공부의 시작임을 조금 알게 된 것 같아 나에게 특별한 이 책. 조용히 제목을 읊조려 본다.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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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2-1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death, no fear라...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네요.
틱낫한 스님의 글은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데..한번 읽어봐야겠슴다...

글샘 2005-02-1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 보세요. 틱낫한 스님의 글은 어렵지도 않게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시는 힘이 담겨 있답니다.
 
틱낫한의 사랑의 가르침
틱낫한 지음, 박혜수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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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은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사랑은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이성에 대한 진정시키기 어려운 감정을 부르는 말이 아니다. 스님은 이 책에서 사랑과 자비, 기쁨과 평정 네 가지를 수행의 목표로 삼는다. 이 네가지가 있다면 슬픔, 불행, 증오, 고독,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그렇다. 사랑은 저절로 오는 것도, 운명처럼 마주서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하는 것이다. 다만 수행을 통해 사랑하는 마음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지율스님께서 단식을 풀게 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내 마음 속에 이런 어리석음이 있었구나... 하고. 지율스님께서 왜 그런 행동을 하고 계셨던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뭔가 꼬여있고 이해할 수 없었던 세계가 툭, 터지는 소리와 함께 조금 열려 보이는 느낌이었달까. 신선한 새로움이었다.

천성산과 금정산은 무생물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으므로, 천성산은 햇빛과, 물과, 우리 조상들과 연관되어 있다. 그 산에 늪이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을 파괴하면 안 되기 때문에 뚫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조금 지출이 더 크더라도, 산허리에 구멍을 뻥뻥 뚫는 것은 자제하라는 큰 원력이었던 것이다. 아직도 내가 그 뜻을 십분의 일, 백분의 일이나 이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서로 사랑으로 충만해 있다가, 결혼을 앞두고는 이 사람이 정말 폭탄이 아닐까?를 의심하다가 결혼하고 나서는 고양이와 개처럼 서로의 생활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을 실감하게 된다. 결혼하기 전에 이 책을 같이 읽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서로 노력할 일을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훨씬 성공적인 결혼 생활에 이를 수도 있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는 법, 깊이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어에는 틴tinh과 나이아nghia가 있다고 한다. 틴은 열정적 사랑이고, 나이아는 그보다 차분하고 이해심이 있으며 보다 충실한 사랑을 뜻한다고 한다. 사랑이 틴에서 나이아로 자연스레 옮겨 가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책 한 권으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기는 어렵겠지만, 사랑의 본질은 상대방을 '참된 본질'의 존재, '그와 같은(탓하다)'의 존재로 알아보는 법을 아는 것이다. 그는 고유의 그와 같은 성질을 가진 존재임을 안다면 내가 굳이 화를 낼 필요도, 패배감을 느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책의 가치는 사랑은 필이 꽂혀서 운명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고, 사랑은 변하는 거라서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충분히 공부할 가치가 있는 것이고, 누구라도 수행을 통해서 다다를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다는 데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는 한 챕터마다 등장하는 멋진 사진들이다. 프랑스의 가구 세공인 출신으로서 히말라야로 떠나 그곳에서 가장 뛰어난 사진 작가 중 한 사람이 된 에릭 발리의 사진 속의 인물들을 보면, 외적인 아름다움에 관심이 전혀 없는 이들이지만, 깊이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긴 호흡, 절대 고요의 경지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틱낫한 스님의 책에 늘 등장하는 꾸밈없는 아름다움, 그런 사진들이 가져다 주는 순수한 맛도 스님의 책에 매료되게 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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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2-0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 순간 필이 꽂혀서 운명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랑은 아예 믿지도 않고, '변하는 거라서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 아직도 누군가를 마음에 품길 겁내는 사람입니다.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글샘샘~ 저 어제 드뎌 연수 끝났답니다. 컴도 돌아왔고. 방학도 일주일 정도 남았고,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글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 ^^ 자주 들러 많이 퍼담겠습니다.

파란여우 2005-02-06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가 틱낫한 스님의 글보다 더 명징합니다. 그래서 추천을 한개밖에 할 수없음이 속상하군요.

책읽어주는홍퀸 2005-02-0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어지네요..그냥 보기만해도 편안해지는 틱낫한스님이 생각나네요..몇년전 가까이서보구선 그냥 살아있는부처같다는느낌였거든요..아,안녕하세요..몇일전 알라딘q하구 여기저기 구갱하다가 추천서재라고 떠있길래 들어와봤네요..그럼 또 놀러올께요~아,사진이 이뻐요..제가 좋아하는 분홍색이 눈에 확 띄어서 자주 올꺼같아요..^^

글샘 2005-02-1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콩님... 보는 순간 필이 꽂히는 사랑. 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은 세른 다섯의 나이에 필이 꽂혀서 스물보다 아름다운 결혼을 했답니다. 그리고 나이아는 사랑이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고, 깊어지는 거라니깐요. 저는 사랑이 있다고 믿고, 아직도 사랑하고 산다고 착각하는 사람입니다.
파란여우님... 님을 속상하게 하신 알라딘을 혼내줘야겠군요.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올 겨울은 틱낫한 스님의 글에 푹 젖어 삽니다.
갈색빵님... 처음 뵙죠? 반갑습니다. 갈색 빵님 사진이야말로 예쁩니다. 자주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