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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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리의 마지막 수업'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을 기회를 얻었다. 원제는 'An old man, a young man, and life's greatest lesson'이었다. 화요일마다 제자 미치와 삶과 죽음에 대한 수업을 나누는 노교수 모리. 그는 사랑과 영혼, 삶과 죽음에 대해 제자 미치에게 강의를 하지만 그의ㅡ 삶은 촛농의 더께처럼 루게릭 병에 굳어가고 있다. 주된 내용은 '모리의 마지막 수업'과 대동소이하다. 아니 거의 같다. 그러나 이 두권을 아직 읽지 않은 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제자의 입장에서 스승에게 느끼는 존경과 연민과 그의 온 생애를 껴안는 찬사가 감동의 물결로 밀려오기 때문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언제 죽을 것인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음은 어때해야 하는가. 주말의 話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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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의 마지막 수업
모리 슈워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생각의나무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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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죽을 것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기분 나빠 하기도 하고, 즐거워 하기도 한다. 흐뭇해 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나서 자기의 대응책을 세우기 마련이다. 모리선생님은 루게릭 병이라는 죽음의 신 앞에서 남은 시간을 현명하게 쓰기로 결심하신 분이다. 죽음에 대한 그의 반응은 역시 두려워하는 것이었고, 모든 삶의 희망을 잃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대응은 온 세계를 죽음에 대한 질문으로 몰고 갈만큼 귀중한 것이었다.

어떤 이는 잡스런 이야기를, 읽을 가치도 없는 이야기를, 별로 잠언이랄 것도 없는 이야기를 책으로 내느냐고 하기도 하지만, 죽음의 앞에 서 보라. 죽음의 앞에 선 사람 옆에라도 서 보라. 얼마나 사는 것이 힘겹고, 부끄러운 일인지를.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인데, 나는 오늘을 얼마나 보람차게 살고 있는 것인가. 차라리 그렇게 살고싶어하던 그 이에게 주고 싶은 하루는 아닐까. 겸허하게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나부터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줄 아는 대응자세를 배우고 싶다. 사실 이 책에 새로운 것은 없다. 다만, 누구나 죽겠지만, 죽음을 맞는 태도도, 죽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 죽음을 눈 앞에 두었을 때, 나는 용기가 없어서 몇 번 찾아 가지도 못했다. 만약 그이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렇다면 매일 찾아가서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도 웃으면서 물어보고, 즐거운 책도 읽어 주고, 모리의 마지막 수업 책이라도 읽어줄 수 있을텐데... 남은 식구들은 걱정말라고,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 땐 왜 몰랐던가. 나의 어리석은 어렸던 마음이 아팠지만, 한 번 한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말자고 다짐한다. 파도는 해안에 부딪쳐 사라지지만, 바다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인류의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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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변한다
달라이 라마 지음, 공경희 옮김 / 문이당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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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색의 주제들(화두)을 다이어리 형식으로 정리해 둔 책이다. 화장실에 꽂아두고 날마다 묵상 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간혹 좀 무거운 주제도 만나지만(전쟁과 평화 같은) 가볍게 내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는 날이면 가벼운 책장을 만날 수도 있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날은 바람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로움을 만날 수도 있었다.

달라이 라마의 관심사가 그렇게도 넓은 데 놀랐다. 처음엔 이 책을 가벼운 수필이나 잠언 모음으로 생각하고 책을 샀는데, 읽다 보니 어떤 글은 좀 재미 없고, 진부하고 그랬다. 그런데 아침마다 몇 장씩 찬찬히 살펴보며 생각에 잠기다 보면 삶이란 게 정말 소중하고, 한 순간도 가치없이 보낼 수는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몸을 돌고 있는 수많은 피톨들에 감사해야 하고, 그 피톨들이 날라주는 산소에게도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내 안의 우주를 늘 바라보면서 침잠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하겠다. 늘 빨리 움직이기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좀 더 느리게 걷고, 차 없이 자주 걸어야 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느리게 사는 것의 소중함을 미리 깨달은 선배들을 닮으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빨리 움직을 필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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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법정(法頂) 지음, 류시화 엮음 / 이레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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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법정 스님의 글을 참 좋아한다. 산이 좋아 산으로 가신 산사람. 법정 스님. 수행자의 근본은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생각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는 무소유의 역리를 실천하신 그는, 진리 탐구의 참 자세를 어렵지 않은 언어로 보여주신다. 이 책은 그간의 단상들을 계절별로 묶어 엮은 책이다. 류시화의 감성과 법정 스님의 이성이 결합된 책이라 할 수 있다. 도라지 한 송이가 하얀 색에서 흙의 정기를 받아 보랏빛으로 살아남을 관조하는 이 시대의 '뜬 눈'의 글을 읽노라면, 삶이 그다지 팍팍하고 재미 없는 것만은 아니란 위안이 가슴을 쓸어 안기도 하고, '너는 누구냐', '너는 어디서 와서,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는 일갈이 들리는 듯도 하다. '모든 것은 변한다.'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시간이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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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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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스님이 구도의 길을 걷게 된 이야기. 이 책을 읽다 보니 두 가지 감정이 교차된다. 우선 한국 불교의 깊이와 크기의 불가사의함. 우리는 얼마나 우리 것을 모르고 부끄러워했던지. 숭산 큰 스님같은 세계적 스승을 모르면서 절집 입장료나 올려대는 욕심꾸러기 스님들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 그러나 한국 불교의 깊이가 들려주는 깊은 울림에 숙연한 느낌이 들었다. 큰 스님의 '선의 나침반'을 구해 읽어보고 싶었다.

다른 하나의 감정은 역시 외국인의 시각이 객관적이다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여러 뭉치로 조각난 민족인지 우리는 나뉘어 있으면서 느끼지 못하지 않았는지. 남과 북으로 빈과 부로 가진자와 못가진 자로 즐기는 자와 즐기지 못하는 자로 새로 뽑힌 노무현 대통령을 믿는 자와 불안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로, 진리를 찾는 이와 독선적 교회에 빠진 사람들로...

우리의 자존을 지키면서 분열상을 극복하기에 도움이 되는 고마운 책이었다. 다만 그의 화려한 출가 이전이 계속 부럽고 조금 아까운 것은 진리를 모르는 나의 어리석음의 소치일 것이다. 달빛은 못 물을 뚫어도 젖지 않고, 대나무 그림자 뜨락을 쓸어도 먼지는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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