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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마셜 지음, 유향란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술격 조사, 라는 퐝돵한 '품사'가 한국에 있다.
미친 짓거리다.
어떤 미친 개가 힘이 아주 세었다. 그래서 그 개는 '야옹'하고 짖었다.
그 다음부텀은... 그 동네 개는 어떻게 짖었을까?
한국이란 나라는... 그 나라 똥개들은 '야옹'하고 짖을 줄 아는 카멜레온 유전자를 안고 있다.
영어에는 수만 개의 '일반 동사'와 "Be"동사가 있다.
독일어에도 수만 개의 "일반 동사'와 "Sein" 동사가 있다.
일본어에도 동사 외에, 조동사로 '데스'를 상정한다.
중국어의 '是'는 널리 쓰이는 동사다.
스페인어를 뒤적거렸더니, 거기도 'Ser'동사라고 특별한 취급을 해 줬다.
라틴어에서 발전한 불어, 독어, 영어권에서는 당연히 <비 동사>라고 불리우는 그 넘을,
어떤 넘이... '조사'라고 불렀다.
아직도,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서술격 조사'라고 배워가지고 온다.
' 이/가, 를, 에, 에서, 만, 도, 조차...'
이런 넘들이 '조사'다.
'이다, 이고, 이지 이면, 일수록, 일락말락, 일똥말똥...'
이렇게 끝도없이 활용하는 그넘을 어느 미친 넘이 앞에 적은 '조사'와 같은 넘인데,
변태같이 '활용한다'고 말했는가.
어렸을 때, 난 생로병사가 네 가지 고통이란 말을 듣고 의아해했다.
역시 어렸던 거다. 늙고 병들고 죽는 건 불쌍한 일이다. 그럼, <생>은?????????
태어나는 건 축복받은 일이라매? 그래서 생일날 잔치도 하잖여? 이랬다.
사는 게 정말 고통스럽던 적이 있었다.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다.
공개된 비밀이던 <과외>자리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명문대'를 다니고 있었지만,
그때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매일 터지는 최루탄과 위장취업 또는 공활이란 막막한 미래와, 이 땅의 비겁한 역사는 치욕스런 하루하루를 내게 떠안길 뿐이었다. 그렇게 세상 모든 고민을 혼자 안고 허탈하게 살았다.
그러다 87년을 맞았고, 졸업을 하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을근들근 싸우면서 20년을 살았다.
아, 이젠 알겠다. 왜 사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인 것인지...
이 책의 제목이 왜 The art of Perseverence인지... 인내의 기술... Keep going...은 앞만보고 가라...인데, 거기 <그래도>가 붙은 이유를...
세상은 뻔히 '동사'인 것도 '조사'로 만들 수 있는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질곡의 역사가 인류라는 종족 옆에 찰싹 붙어 있기 때문이다.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라는 입에 발린 말을 씨불르는 인종들은,
언제나 폭탄을 터트리며, 어린 아이들과 민간인을 잡아 댄다.
아마도... 평화의 적은 어린 아이들인 모양이다. 예수님이 착각하고 계셨던 겨... 아매도...
인디언 할아버지의 조용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책은... 참 좋다.
인생은 오르막길이고,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으며,
힘들기만 한 것이라는 걸 할아버지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들려 주신다.
헛되고 헛된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세속적인 것들을 얼마나 많이 가졌고, 또 가질 수 있는가를 놓고 자신과 남들을 비교하면서 불행의 나락에 빠진다. 가장 많이 가져야 가장 훌륭하다는 생각으로...(77)
그래... 부처님이 말한, "집착"이 바로 이것이다.
예수님이 말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많이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어린 시절(8-10살때...ㅠㅜ)
많이 가지지 못한 나 자신을 너무 싫어했다.(만화를 많이 본 탓이리라.)
어린 아이가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난 낯선 사투리를 쓰는 다섯 살 배기 악동들하고 정말 '친구'를 먹을 수 없었다. 머라캐쌓노... 하는 아이들 앞에서 충청도 말을 쓰는 얼굴 하얀 아이는... 그냥 만화방 안에서 종일 그림 감상이나 해 대야했다. 난 나이는 어렸지만, 이미 노인이었던 모양이다.
죽지 못해 산다...는 푸념이 있다. 아마도, 이 말도 하나의 진리일 것이다.
나는 '킵, 고잉...'을 읽으면서,
죽지 못해 산다... 는 바삭거리는 노인의 거센 숨결을 느낀다.
마침 책 표지에도 회색 톤의 옅은 사막이 서걱거리며 펼쳐져있다.
이 책은 다 좋은데, 단 하나... 단단한 표지로 만든 것과 종이 질이 너무 두꺼운 것이 안 좋다.